퍼즐 맞추기와 같은 남과 여

헤어짐2012.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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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후 여러가지 생각을 하던 중 우리의 만남과 헤어짐을 마치 퍼즐맞추기와 같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각자 인생을 퍼즐맞추듯 살아간다. 가족퍼즐, 직장퍼즐, 친구퍼즐 등등.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형성하면서 하나씩 퍼즐이 늘어나는 것이다.

 

한 남자퍼즐이 있었다. 자신의 가족퍼즐에서 자신의 옆자리에 퍼즐이 하나 비어있다. 이 비어있는 자리에 꼭 맞는 여자퍼즐을 구해서 맞춰넣고 싶었다. 그러던 중 그 자리에 꼭 맞을 것 같은 여자퍼즐을 구하게 된다.

 

그 여자퍼즐과 자신과의 옆면을 우선 맞추던 중 서로의 모난 부분 때문에 몇번 빼서 사포로 갈고 다시 맞추기를 반복 했다. 그래도 이 정도면 전체적인 퍼즐을 완성하는데 별 무리가 없을 것 같아서 여자퍼즐과 앞으로 함께 퍼즐을 완성하기로 약속한다.

 

그리고 그 여자퍼즐을 이제는 자신의 가족퍼즐에 끼워보는데 잘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여자퍼즐의 모난 부분을 갈아내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여자퍼즐에게 모난 부분을 사포로 갈아달라고 했다. 여자퍼즐은 이미 남자퍼즐과 맞추는 과정에서 자신의 많은 부분을 갈아냈다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의 가족퍼즐에 맞추기 위해 남자퍼즐의 모난 부분은 얼마나 갈아냈냐며 따졌다.

남자퍼즐은 그렇다고 내 가족퍼즐을 갈아서 여자퍼즐에 맞출 수도 없기에 여자퍼즐의 모난 부분을 갈아내야 한다고 했다.

 

여자퍼즐은 나도 모난 부분이 있다는 건 안다. 하지만 이것을 갈아내는게 쉬운 일은 아니니 사포질 하는 것을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남자퍼즐의 모난부분을 같이 갈아내면 좀더 퍼즐맞추기가 쉬울 것이니 같이 사포질을 해 보자고 말했다.

 

하지만 남자퍼즐은 새벽까지 강행되는 직장퍼즐맞추기와 가족퍼즐맞추기를 병행하느라 많이 지쳐있었다. 게다가 남자퍼즐의 가족퍼즐들은 여자퍼즐의 모난부분에 대해 많이 못마땅해 했다. 모난부분을 사포질 한다고 해서 퍼즐모양이 쉽게 변하는 것도 아니니, 애초에 모나지 않은 퍼즐을 가져오길 바랬다.

 

남자퍼즐은 여러가지 면에서 여자퍼즐과 잘 들어맞았고, 단지 몇개의 모난 부분 때문에 여자퍼즐과 퍼즐맞추기를 포기하는게 망설여졌다. 하지만 그동안 여자퍼즐과 퍼즐을 맞추던 기억을 떠올려 보면 역시나 사포질 한다고 해서 쉽게 여자퍼즐의 모양이 바뀔 것 같지 않았고, 여자퍼즐을 자신의 가족퍼즐에 맞게 갈아내는 것도 무리이며,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다. 그래서 자신의 가족퍼즐과 맞지 않는 여자퍼즐을 버리기로 한다. 그렇게 남자퍼즐과 여자퍼즐은 같은 퍼즐을 맞추는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

 

여자퍼즐은 그 이후 자신의 모양을 다시 되돌아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동안 남자퍼즐과 맞추기 위해 자신의 퍼즐을 갈아냈다고 생각했지만, 다시 보니 아직 덜 갈린 부분도 있고, 사포질 하는 시늉만 했을 뿐 갈리지 않고 그대로인 부분도 있었다. 자신의 퍼즐의 모난 부분은 갈 생각도 안하고 내 퍼즐만 갈라고 요구했던 남자퍼즐의 모습도 다시 생각해 보니 여기저기 갈려진 부분이 있어 보였다. 직장퍼즐과 가족퍼즐을 맞추려 왔다 갔다 하느라 구겨지고 너덜너덜해진 남자퍼즐의 모습도 보였다.

여자퍼즐과 꼭 들어맞는 남자퍼즐도 있을 것이고, 더 화려한 모양에 빳빳한 남자퍼즐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퍼즐의 크기가 커서 구지 여자퍼즐의 모난부분을 갈지 않아도 되는 남자퍼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자퍼즐은 이전 남자퍼즐과 서로의 움푹 패인 곳은 서로의 둥글게 튀어나온 부분으로 채워주고, 서로의 모난 부분도 함께 사포질 하며 그렇게 퍼즐을 완성해 나가고 싶다.

 

한달 후면 남자퍼즐의 직장퍼즐 맞추는 일이 다시 정상적으로 한가해진다. 그리고 서로의 퍼즐맞추는 일을 그만두게 된지 3개월이 지나게 된다. 그때쯤이면 서로의 너덜너덜해진 퍼즐도 어느정도 빳빳하게 회복될 것이고, 자신의 모양을 되돌아 보았다면 모난 부분도 많이 다듬어져 있을 것이다. 그때 남자퍼즐에게 다시 나와 함께 퍼즐맞추기를 하자고 손을 내밀고 싶다. 남자퍼즐도 그 손을 다시 맞잡아 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