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그들이 낸 상처..아직도 아물지 않고 있어요.

꿈이였으면..2012.12.15
조회1,378
안녕하세요? 눈팅만 하다가 처음으로 글을 쓰게 된 28살 여성입니다. 혼자 끙하고 고민하고 참다 못해 여러분께 제 이야기를 공개해요..좀 기니까 바쁘신 분들은 읽지 마세요..
사람들은 절 보고 "사랑 많이 받고 자랐구나, 막내 아니니?" 라면서 저처럼 행복해 보이는 사람은 없다고 하죠. 워낙 밝고 씩씩해서 고생 안 해봤을 것 같다고 해요. 어렸을 때도 밖에서는 이쁨을 많이 받았습니다. 노래하고 춤추면서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게 좋았으니까요.
저는 겉으로는 화목하고 정상적인 가정에서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아버지의 외도도 알콜문제도 없고 어머니도 취미생활을 여러 개 하면서 편하게 잘 사세요. 그러나 저는 어릴 적부터 받은 충격들로 아직도 괴롭습니다. 
남들에게 보이는 게 너무 중요하고 큰딸로서의 희생을 원하는 어머니와 자신의 말에 무조건적인 복종을 요구하는 다혈질 아버지 사이에서 저는 분풀이 대상이었습니다. 연년생인 여동생과 비교도 많이 당했어요. 동생은 착하고 (=조용하고) 얼굴도 이쁜데 저는 게을러서 머리 좋은 것도 못 살린다고 성격도 더럽다고...그 아이는 부모의 보호를 등 뒤에 지고 제게 욕설을 지껄이고 무시했습니다. 셋이 똘똘 뭉쳐서 저를 욕하고 비웃습니다.
가족이라는 단어를 들을 때 부정적인 감정이 들 정도로 아주 고통스러운 세월이었지만..뇌리에 팍 박혀 지울 수 없는 기억들을 힙겹게 꺼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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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쓴 육아일기를 보면 저는 2살 때부터 맞았지만..제가 기억나는 건 6살 때쯤 동생이랑 싸워서 맞은 겁니다. "넌 언니니까 참아야지! 왜 동생을 괴롭히고 그래!"라면서 철로 된 옷걸이로 무자비하게 맞았습니다. 그때는 동생이 정말 어리고 약한 줄 알았습니다. 돌이켜 보면 1살 차이일 뿐인데..
초등학생 3학년 때는 학교에서 버스 타고 학원에 가는 길에 졸다가 종점까지 간 기억이 있습니다. 그 때는 어두운 저녁에 어디인지도 모르는 곳에 혼자라서 너무 무서웠는데 다행히 어떤 분이 경찰서로 데려다 주셨습니다. 1시간 쯤 뒤에 엄마가 단단히 화가 나서 찾아왔습니다. 체면을 중시하는 엄마는 그 분들께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하고 집에 와서 저를 마구잡이로 팼습니다. 학원도 빼먹고 자기 걱정시켰다고..
지금도 보면 깜짝 놀라는 먼지털이개. 자. 옷걸이. 골프채 등등으로 수없이 맞아서 초등학생 4학년 때 처음으로 자살에 대한 생각을 했어요. 유서도 쓰고 아파트에서 뛰어내리려고 하니까 갑자기 무서운 거에요. 아플 것 같고...그래서 그만뒀지만 그 이후에도 자살에 대한 생각은 꾸준히 했어요...
우리 집이 이사를 많이 해서 초등학생 때 전학을 많이 다녔는데 얼굴이 이쁘고 눈치빠른 동생은 친구도 잘 사귀고 학교생활을 잘 했습니다. 저도 저학년 때는 아무 문제 없이 새로운 학교에 잘 다녔어요. 제가 6학년 때 시골에서 서울로 이사와서 생긴 일이에요. 전에 학교에서 반장을 한지라 발표도 열심히 하고 선생님 말도 잘 들었어요. 그런데 그게 새로운 학교 반장한테 밉보여서 저는 왕따가 되었어요. 물론 집에는 말도 안 하고 꾹 참고 다녔죠. 어느날 집에 가는데 갑자기 그 반장남자애가 저를 길에서 배를 주먹으로 10대 정도 패고 도망 갔어요. 너무 놀라서 아픈 것도 모르고 집에 갔어요. 도착하자마자 울음이 나오더라구요. 
어머니가 무슨 일이냐고 와서 제가 이야기를 하니 "못난놈..학교에서 왕따나 당하고..동생은 잘만 지내는데"라면서 저를 오히려 혼냈어요. 그리고 나서 며칠 후에는 선생님한테 불려가서 그 얘기를 들었다면서 창피하다면서 저를 때렸어요. 아무도 저를 위해 주지 않는구나라고 생각하고 일주일 뒤에는 약을 많이 먹고 자살 시도를 했어요. 먹고 있는데 어머니가 와서 제지하면서 뺨을 때리고 팼습니다. 이제 죽고 싶은 마음도 없을 만큼 기력이 없어서 몇달간은 기가 죽어서 살았던 것 같아요.
중학교에 가서야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좀 나아진 듯 했어요. 그런데 그때 아버지가 실업을 당했어요. 어머니는 잔소리를 해댔고 그럴 때마다 아버지는 중학교 1학년인 제게 와서 고함을 지르고 화풀이를 했습니다. 저도 사춘기고 너무 힘들어서 같이 말대꾸하면 저를 때리곤 햇습니다. 아버지는 어머니는 절대로 안 때렸어요. 그게 범죄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화가 나면 제게 와서 "지 애미랑 똑같은 녀석"이라면서 발로 마구 짓밟고 때렸어요. 주말에는 아침부터 맞는 게 일상다반사였어요. 저는 1평 정도 되는 옷 보관하는 골방에 들어가서 문을 못 열게 의자로 막고 하루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고 피하다가 울다 지쳐 쓰러져 자곤 했어요. 그리고 나오면 또 한바탕 얻어맞고 방에 들어가서 또 울었습니다..
사춘기 때는 혼자 있고 싶잖아요. 방문을 닫아 놓으면 와서 문 닫는 게 제일 싫다고 윽박지르다가 패고...수도 없이 많이 맞았습니다. 나중에는 문을 부수고 아예 문을 제거해놨습니다...그래서 저는 일기도 못 썼고 첫 생리를 했을 때는 엄마가 아닌 사촌언니한테 얘기할 정도로 비밀도...사생활도 없는 청소년기를 보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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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2 때 처음으로 어떤 오빠가 저를 좋아해서 집으로 전화를 하곤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엄마는 매몰차게 전화하지 말라고 하고 저를 혼냈습니다. 남자는 정말 믿으면 안 되는데 어린 애가 그러냐고. 저는 미련하게도 엄마 말을 듣고 그 오빠한테 이제 연락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20대까지 남자는 나쁜 놈이라는 엄마의 논리대로 살았죠..아버지의 폭력에 남자기피증이 생긴 것도 한 몫했구요. 심지어 제가 경기도집에서 지하철로 2시간 걸리는 대학에 갔을 때도 다른 친구들은 서울에 좋은 대학 갔다고 오피스텔에 원룸 구해주고 하는데 저는 남자 만날까봐 걱정하는 것도 있고 그냥 다니라고 해서 3년 동안 열심히 다녔습니다. 그래서 집-학교-집 생활만 열심히 해서 동아리..연애 이런 기억이 없네요. 너무 미련하게도 바보 같이 청춘을 날렸습니다.
그런 반면에 동생은 집 근처 학교에 다니면서 부모 몰래 자기 하고 싶은대로 다 하고 다녔어요. 남자들이랑 술도 많이 마시고 농구동아리 매니저도 하면서 맨날 놀러다녔죠. 동생은 저한테 미X년, 씨X년, 등 상스러운 욕설을 하고 제 옷과 돈을 몰래 가져가는 등 미운 짓을 많이 했습니다. 대놓고 무시도 많이 했구요. 부모도 싫어하고 남자도 없고 성격파탄이라고 뭐라고 하면서 제가 열받아서 되받아치면 어머니나 아버지 뒤에 숨거나 일러버립니다. 그러면 또 제가 맞았죠. 언니가 동생한테 뭐라고 한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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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20살 때부터 용돈을 100원도 받지 않았습니다. 고3 수시 입학하고 도너츠/아이스크림점 알바를 시작했는데 부모는 그걸 보고는 제게 학비 빼고 일체 돈을 주지 않았습니다. 어학학원비도 제 돈으로 냈구요.. 오히려 동생에게 제 몫까지 얹어 용돈을 줬습니다. 걔가 화장품이랑 명품 살 사이에 저는 통신비랑 헬스비 내려고 알바 하나 더 뛰었습니다. 대학 들어가 처음 배우는 어학 전공이었는데 어학연수는 제 돈으로 가기 너무 벅차더라구요. 그래서 상대평가에서 점수도 저조하고 해서 말했더니 쓸데없는 돈지랄이라고 공부나 열심히 하라고 해서 그냥 평범한 성적으로 졸업했습니다. 배신감 느낀 건...2년 뒤에 동생에게 미국 어학연수 10개월 보내주고 그 전후 비싼 영어학원까지 2년 보냈다는 거죠..
저는 평소에 알바하고 공부하고 휴학하고 해서 대학을 졸업해서 당시에 너무 공부하고 싶었던 대학원에 합격했어요. 이게 해외 교환공부도 있고 해서 학비가 비쌌습니다. 아버지가 학비가 너무 높고 네 나이에 돈 벌어서 부모 먹여살려야지 무슨 대학원이냐고 해서 취직이나 하라고 했습니다. 원래 음악을 하고 싶었을 때도, 어학전공으로 연수로 어학공부하고 싶었을 때도 항상 제 앞길을 가로막았기 때문에 정말 억울하고 분통 터졌지만 어쩔 수 없이 포기했어요. 돈도 없고 취직준비하려고 다시 집에 들어가 살았습니다. 당시에 취업시장이 최악이라서 취직하기가 어려워 알바하면서 계속 취직준비를 하였습니다. 그 와중에 또 아버지에게  "인간쓰레기..사회에서 필요없는 존재"라면서 폭언을 듣고 나중에는 또 발로 밟았습니다. 엄마도 "쯔쯔쯔"라면서 옆에서 거들고 동생은 콧방귀 끼고...참 죽을 맛이었습니다. 20대 중반 여성한테 왜 그러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도 없고 이해하기도 싫었는데 폭행이 계속되고 "악마새끼 나가죽어라. 결혼해서도 남편한테 맞고 살 새끼"라는 말을 들으니 도저히 못 참아서 짐 싸들고 고시원으로 갔습니다.
당시에 동생은 아버지한테 졸라서 편입학원에 등록한 상태였구요...그래서 또 1년 동안 공부하는지 커피 마시면서 연애하는지 학원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너무나 절망적이라서 동생의 편입학원에 한번 가보고 자료를 봤습니다. 그리고선 굳이 공부를 대학원에서 할 필요가 있나..학부에서 다시 하면 되지 라는 생각이 들어서 편입시험을 독학으로 준비했습니다.
다행히 합격하여서 저는 25살 다시 대학교 3학년이 되었습니다. 학자금대출로 학비와 생활비를 빌리고 제 인생에서 이렇게 행복한 날이 있나 싶을 정도로 열심히 잘 살았습니다. 또 뭐가 좋다고 주말마다 집에 찾아가서 밥도 얻어먹고 욕도 얻어먹었습니다. 아버지는 천하의 바보라면서 왜 다시 대학에 가냐고 제게 여태까지 내준 4년간의 학비 도로 뱉어내라며 고함을 지르고..동생의 학원비, 입학금, 학비, 생활비는 계속 주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다시 4학년이 되었고 저는 27살의 나이로 한 대기업에 취직하였습니다. 직장이 생기니 이제 은행에서는 큰 돈을 빌려주더라구요. 그래서 처음으로 원룸을 구했어요. 여름에는 바퀴벌레가 나오고 지금은 추워서 텐트 치고 살고 있는 작은 방이지만 저의 보금자리이죠. 이사가기 전에 부모 집에서 짐을 싸는데 엄마가 또 한바탕 소란을 피웠어요. 짐이 너무 많다고 다 갖다버리라며. 그래서 저는 안된다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데 또 아버지가 와서 시끄럽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다가 엄마 목소리가 듣기 싫다며 제가 원인이라며 갑자기 이놈새끼가 죽으려고...라면서 주먹으로 머리를 내리치고...또 바닥으로 던져서 발로 밟았어요. 순간, 2년만에 처음 맞은 거지만 너무나 익숙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이 27살에 직장인 여성으로서 아버지에게 구타받고 있는 걸 이상하게도 받아 들이고 있던 제가 너무 싫었어요. 
그래서 저도 같이 물건을 던지고 나와서 경찰에게 신고했습니다. 여경찰은 그렇게 큰(?) 어른이 피해자라는 걸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본인이 신고하신 거에요?라며 저와 아버지를 경찰서로 데리고 갔고 아버지는 충격을 받은 듯 조용했습니다. 경찰서에서 진술하고 있는데 어머니가 고모와 같이 왔습니다. 어릴 적부터 저를 참 이뻐하시던 분이었고 본인의 동생이 하던 짓을 전혀 모르셨던 분이라 많이 놀라셨습니다. ...어머니의 목적대로 고모는 제게 "그래도 아버지인데 신고하면 되겠니"라며 하소연하셔서 처벌이나 벌금 등 아무 일 없이 집에 왔습니다. 어머니는 자꾸 남부끄럽게 불효스럽게도 아버지를 신고하냐고 제게 뭐라고 했고..저는 방에서 며칠간 앓아 누웠습니다. 그리고는 월요일부터는 다시 제 자취방에서 회사에 다녔죠.
1년이 지났습니다. 주말에 가끔 집에 가면 예전과는 달리 손찌검과 아주 심한 폭언은 없습니다. 경찰서에서 본인이 저지른 폭언과 폭행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안 아버지...제가 완전히 독립하고 나서부터 집에 잘 가지도 않도 정도 안 주니까 섭섭했던 어머니는 이제 제게 너무 잘해줍니다. 매일 안부문자도 하고 제 자취방에 귤이나 먹을 것 가지고 오기도 하고 그럽니다. 남들이 무엇을 잘못해도 그들 편만 들던 부모는, 남들이 아무리 칭찬해도 큰딸 깎아내리기에 바빴던 부모는 이제 저를 루저로 보지 않습니다. 저는 너무 당황스러우면서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없던 일로 치고 용서하기에는 겪은 일들이 너무 수치스럽고 힘들고 억울합니다. 과거의 기억이 저를 계속 괴롭히고 있고 그 여파로 다른 사람들의 화목함을 보면 너무 부러워서 배알이 꼬이는 제 자신도 싫고...친구나 남자도 못 믿어서 친밀한 관계도 없고...너무 정신이 힘들어서 얼마 전에 심리상담을 받았는데...여태까지 제가 잘못해서/나빠서 가족을 괴롭히는 줄 알았는데 오히려 제가 너무 불쌍한 피해자임을 깨달으니까 더 미쳐버리겠고 그렇네요.
 저와 한살 차이나는 여동생은 그와중에 부모 기준에서 참 나쁜짓 (제가 했다면 죽도록 맞거나 호적에서 파일 만한) 을 많이 했는데...부모는 오냐오냐..하면서 오히려 눈치를 봐요. 둘다 편입했기 때문에 저와 비슷한 시기에 졸업하고 작은 회사에 들어갔는데 3-4개월마다 때려치우고 아직까지 집에 살면서 떵떵거리면서 사네요. 남자도 집에 데리고 와서 걸리고 담배도 피다가 걸렸는데 부모는 그냥 아무말도 안 하고 '얼마나 힘들면 저러겠니..'라며 냅두래요. 제가 기가 막혀서 동생한테 머라고 하면 부모가 "너 동생한테 열등감 있니..피해의식 있니"라면서 오히려 저 이상한 사람을 만들어요..어머니 차를 끌고 다니면서 아버지 돈으로 주유하고 자기가 돈 버는데도 집에 얹혀살면서 라텍스 침대 사달라..맛있는 거 먹고 싶다..이러면서 뭐 얻어내고. 
더 웃긴 건..부모는 얘는 시집갈 돈 모으고 있으니까 돈 못 쓰게 해야한다면서 사회생활하는 동생에게 자꾸 뭘 해줘요. 제게는 오히려 달라고 요구하고..저는 월급에서 생활비 떼고 학자금 갚으면 남는 게 별로 없는데...저는 시집갈 사람 아닌가요...툭하면 남들은 부모에게 용돈 주는데 큰딸인 너는 해주는 게 없다면서 불평하고..
변한 건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폭력에서 1년간은 벗어나 있었다 뿐이지..지금 상황이 너무 싫어서 답답해 미치겠습니다. 저는 잠자리가 바뀌면 밤새 못 잘 정도로..남들의 슬픈 얘기를 들으면 같이 울어줄 정도로 감수성이 풍부하고 매우 예민합니다. 이런 제가 27년 동안 끔찍한 일을 당했고...앞으로 나아질 게 없다는 절망감에 정말 몸서리 치도록 괴롭습니다. 남자친구도 오래 사귀면 버림 받을 것 같고 결혼하면 아버지 말대로 남편에게 맞고 살 것 같고 내 자식도 때릴 것 같고...지난 날들과 앞으로의 미래가 참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