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때문에 힘들어요. 제가 못된 딸인가요?

튼튼맘2012.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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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1주년에 이번달이 출산달을 맞이한 30대 초반 가정주부입니다.

아기 만날날을 설레면서 지내야 할 시기에 친정 엄마때문에 너무 힘들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저는 1남 1녀의 연년생 장녀로 태어났습니다.

무뚝뚝한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에게 불만이 많은 어머니 밑에서 커왔습니다. 부부싸움이 잦은 집이어서 어릴때 늘 불안했었는데...

뭐. 그래도 자식 끝까지 책임지고 키워주신 은혜는 감사할 따름이지요.

자식 버리는 부모도 있으니까요.(이건 우리 엄마가 가끔씩 하는 말씀입니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집은 아닙니다.

지금 수도권 아파트 한채와 몇천만원의 여윳돈이 전부이고 연금이나 뚜렷한 보험도 없습니다.

아버지가 벌이가 시원치 않았습니다.

안정치 못한 직장으로 어머니가 많이 힘들어 하셨지요.

그래도 어머니가 돈 버신 적은 없습니다.

지금 저희 아버지는 막노동 비슷한 일을 하시면서 생활비를 유지하고 계십니다.

어릴적 연년생으로 자녀를 두신 우리 어머니는 너무 힘들어서 저를 외가집에 맡겨두시기도 하고 남동생만을 챙기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6살인 저에게 이렇게 묻곤 하셨죠

"동생이 너무 귀엽지 않니? 쪽쪽"

그때 동생은 5살이었습니다.

정말 어릴적에 어머니 닮은 동생만 이뻐라하고 저는 할머니(엄마에게 시어머니)닮았다고 엄청 구박하셨지요.

근데 커가면서 제가 좀더 성숙하고 공부도 좀 더 잘하니 저에 대한 대접이 좋아지고 중고등학교때는 대화도 통하고 딸이니 더 의지가 되셨던지 제 방에서 잠도 많이 자고 제게 의지도 많이 하셨어요.

고2 때인가 IMF 그마저 불안했던 아버지의 직장을 잃고 저는 학교에 친구들 앞에서 과감하게 국가 장학금을 받아가면서 고등학교 학비를 지원받았습니다.

그때 경기교육감에게 감사의 편지도 쓴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용돈도 안받으려 하고 되도록이면 가정 경제에 제가 피해를 끼치고 싶지 않아서 눈치보면서 살다가 대학을 가게되었습니다.

 

공부를 중고등학교때는 잘 하지 못해 지방 국립대로 가게되었는데 부모님께 죄송하더군요.

그래도 국립대라 학비가 저렴해서 다행이었지요.

4년 내내 장학금 꼬박꼬박 받고 다녀서 한학기에 80만원인가를 내고 학교를 다녔던 기억이 나네요.

학비는 꾸준히 부모님이 내주셨습니다.

저희들 학비로 마련해놓은 돈이 있기도 했었는데 생각보다 제가 돈을 많이 안가져간다고 하셨어요.

용돈은 왠만하면 아르바이트를 해서 충당을 했고 한번은 목돈으로 알바비를 받아서 100만원은 어머니께 드린 적도 있어요.

그 당시에는 제가 돈버는게 스스로 즐겁고 어머니께 칭찬받고 싶어서 목걸이와 시계도 그 당시에 비싼걸로 해드린 기억도 있구요.

그러다 졸업을 했습니다.

제가 교사자격증이 있어 교사가 되고 싶었는데 그게 어려운 일인거 다들 아시죠?

임용고사의 벽은 높고 경제사정은 힘들어 학원 다닐 여력은 없고...

어머니는 제가 졸업하고 바로 임용고사 합격해서 선생님이 될 줄 아셨나봅니다.

다 제가 능력이 없어서 겠죠...

그래서 학원강사로 1년 돈벌다가 한 1년 반을 공부를 했었습니다. 제가 모은 용돈으로 해보려고...

그런데도 잘 되지 않았죠.

결국 학원강사로 자리매김하면서 제가 모은 용돈 남은거 200만원을 어머니께 드렸어요.

다른 집 딸들은 25살 이후로 다들 집에 용돈도 주는데 너는 공부한답시고 못한다고 핀잔하셨거든요.

그리고 27살부터 31살까지 저 알뜰살뜰 돈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31살 가을 결혼할때는 5천만원정도가 되더군요.(많은건지 적은 건지 모르겠어요. 각자의 기준이 있으니...)

뭐랄까...

돈이라도 모아야지 안그럼 세상에 가족에게 무시당할 것 같은 자격지심이 저를 많이 힘들게 했고.

저의 상황을 보고 오래동안 사귄 남자는 저를 버리기도 했던 상처때문에 돈에 대한 집착이 심해졌습니다.

직업군도 학원강사라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저를 위축시켰으며 어머니도 가족들도 저의 직업을 아쉬워하셨죠.

 

암튼 5년동안 적금 보험 연금도 넣고 집에다가 20만원씩 돈도 드리고 생신때마다는 더 드리고 행사때마다는 제가 돈도 좀더 드리면서 지냈습니다.

솔직히 제가 부모님께 많이 한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더 어려운 집도 있고 그래서 더 많이하는 효녀 딸도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정말 그 동안 맘고생을 보상받는 기분을 느낄만큼 너무 좋은 남자를 또 좋은 시댁을 만나 결혼을 했습니다.

신랑도 같은 학원강사인데 좀 능력이 있어 벌이가 괜찮습니다.

지금은 공부방을 운영중인데 학생들도 많고 고등부 수학이라서 그런지 밥벌이는 잘 하고 있습니다.

또 시댁은 여유로운 집안이라서 저희 결혼할때 전세집도 해주시고...

신랑도 벌어놓은 돈이 저보다 훨~씬 많더군요. 저랑 동갑인데도요.

또 중요한건 시댁이 생색을 안냅니다.

정말 편하게 해주십니다.

용돈 드리는 것도 없고 매번 얻어먹는데도 늘 조심스러워하시고...

생각해보니 며느리로 너무 죄송한게 한두번이 아니네요.

신랑도 남들이 보기에는 어쩔지 모르겠지만 너무 가정적이라 집밖에 모릅니다. 밖에서 술먹고 놀고 그러는거 보다 저랑 집에서 편히쉬고 노는 것을 좋아해요.

세상에서 제일 편한사람이 또 제일 좋은 사람이 저라고 하니까요.

그래서 가정주부로 살고 있어도 심심하거나 외롭지가 않아요.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부터입니다.

 

제가 결혼할 쯔음 제 남동생이 공무원이 되었습니다.

저희 부모님이 꿈에 그리던 공. 무. 원!

솔직히 사위감을 크게 탐탁하게 여기지 않으셨습니다.신랑은 서울사람인데 신랑 부모가 전라도라는 것과 안정치 못한 직업군에 크게 좋아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제 남동생은 그 대단한 9급 공무원이 되어서 얼마나 어깨에 뽕이 들어가기 시작하시던지.

거기다가 사귀는 아가씨도 9급 공무원입니다. 내년에 결혼한다고 하는데.

그 아가씨네 집안도 공무원집안입니다. 그러면서 사위한테 우리는 당당하다, 처가집 신경안써도 된다 하셨지요.

 

제가 작년에 첫애를 유산했습니다. 허니문 베이비였는데 9주만에 유산이 되었지요.

결혼하자마자 임신까지 되고 입덧이 심해 힘들었는데 저희 어머니는 단 한번도 반찬을 해주시지 않고 오히려 제가 시집가서 외롭다 우울하다 또 몸살까지 걸려다면서 김장 도우러 오라하고 김치 줄테니 10만원들고 오라고 하시더군요.

그러다가 유산했더니 그럴수 있다고 또 가지면 된다고 크게 걱정은 하지 않으셨어요.

결혼하고 저는 어머니께 다달이 용돈을 드리지 않았습니다.

결혼할때 어머니가 해주신게 없거든요. 장농하나 해주셨어요. 또 제가 다니는 학원이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아 월급이 밀렸거든요.

결혼 바로 전에 에어컨 한대 사드리고 제가 드린 100만원으로 옷을 다 사입었습니다.

결혼할즈음에 저보고 결혼하고 남은 돈 친정에 놓고 가라고 하더군요.

남편이 알면 안된다고...마누라 돈 탐낸다고...

휴....

물론 안 놓고 갔습니다. 그 돈 놓고 가면 다시 준다했지만 아마 놓고 갔으면 동생 밑천으로 들어갔을꺼 같네요.ㅠㅠ

제돈은 오로지 혼수밖에 들어간거 없습니다.

신랑이 저의 4배는 해온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난 일년동안 어머니가 제가 했던 행동들이 너무 비수로 꽂혀 가슴이 아픕니다.

우선 아들 자랑을 하셨습니다.

공무원이면 걱정없다 앞으로 40대에는 500씩번다더라.

더군다나 만나는 아가씨까지 동생을 아주 비행기를 태우시더군요.

남동생.

대학교 내내 알바도 안하고 집에 용돈 꼬박꼬박 받고 장학금 받지도 않고 자취한다고 엄마가 전세도 해주고 졸업해서도 공무원셤 본다고 2년을 돈 안벌더니 결국은 다행이도 해냈지요.

남동생 저보다 4배정도의 돈을 들이고 학교다녔다고 했어요.

그런데 공무원되자마자 조건 좋은 여자 만났다고 여자네 집안이 좋아서 그 여자 잡겠다고 지금 결혼을 하겠다고 합니다.

저는 돈 좀 모으고 부모한테 효도도 좀 하고 가라고 해도 그 여자 잡아야 된다고 결혼하겠답니다.

그래서 지금 천만원 모았나? 그 돈으로 결혼한다고 여자네 집에서도 보태줄거라고 합니다.

어머니는 남동생에게 2천만원 정도 지원해주실꺼고 청약도 200만원 넘게 어머니가 넣어주실겁니다.

그래요.

아들이니까.

저는 출가외인이지요.

딸은 시집가면 남이지요.

 

저는 솔직히 동생이 공무원 되어서 이제 부모한테 잘하고 조카 태어나는데도 좀 관심가져주고 그러길 바랬습니다. 그런데 결혼한다고 하고 어머니는 그런 아들에게 응원해주십니다.

그 여자친구한테 잘하라고, 둘이서 엄청 놀러당기고 엄청 돈 쓰고 있습니다.

 

제가 신랑한테 잘하고 밥도 맛있게 해줄려고 하니까 어머니는 자기한테는 밥한번 제대로 해준적도 없으면서 신랑한테는 어지간히 밥 잘 차려준다고 핀잔부리십니다.

결혼할때 저희 신랑한테 반지나 목걸이를 바랬는데 신랑이 안해줬습니다.

근데 저희 어머니도 신랑한테 양복한벌이라도 사주지도 않으셨습니다. 제가 알아서 하랍니다.

그래도 사위도 자식인데 싼거라도 해줬으면 제가 좀 덜 민망했을텐데...

 

그리고 저희 시댁이 크게 바라지를 않아서 사돈끼리 교류도 없었습니다.

주고 받은게 없지요. 그런 부분도 섭섭하셨나봅니다.

또 신랑이 좀 보통이아니라 돈을 잘 모아서 집을 장만했습니다. 보금자리가 당첨되어 내집장만의 꿈을 이루었는데 그래도 좀 대출을 받아야됩니다. 크게 부담스러운 건 아닙니다. 아직 젊으니 충분히 감당할 수 있구요.

그런데 그런 신랑이 마음에 안드나봅니다.

너무 심하게 돈모아서 욕심부려 집산다고 하고 공부방 운영한다고 거기도 돈들어가고(그 돈은 시댁에서 일부 지원해주셨습니다.)독하다고 하십니다.

그러면서 남동생이 여자네 집 부모 연금이 얼마네 따지고 집 평수가 얼마네 따지면서 좋아라하는것은 기특한가봅니다.

또 남동생은 다달이 용돈을 드리는데 그것도 일년도 안되었는데도 동생은 돈주는데 넌 안준다고...

그동안 했던 제 공은 대체 어디로 간걸까요?

남동생은 그동안 안하다가 일년도 안되게 20만원씩 용돈 드리는 것에 대한 공이 큽니다.

 

 

입덧이 심해서 고생을 좀 했는데 애기가 까칠한가부다. 사위닮아서 애가 까칠한가부다 그러십니다.

또 사위가 잘해야 이 뱃속에 아기한테 잘 할것 같다고 하십니다. 당신 손주이기전에 사위자식이라서 그런가봅니다.

그래서 제가 임신 내내 입덧에 식도염에 골반통증으로 고생해도 아프다는 소리도 못하겠고.

물론 어머니는 반찬해오신 적도 없고.

 

 

올해 제주도 가느라 여행경비 좀 드렸네요.

어머니 환갑이시거든요.

동생이랑 합쳐서 120만원 반반 60씩 드렸습니다.

그리고 추석이 겹쳤는데 어머니가 추석때 따로 돈 안줘도 된다고 해서 선물세트만 드렸더니 나중에는 돈 10만원이라도 줄줄 알았는데 섭섭하다고 하십니다.

남동생도 안줬는데 저희집에게만 그러십니다.

 

어머니가 저희 집에 오면 저는 두렵습니다.

음식이라도 해놔야하고 돈이라도 뽑아놔서 드려야할 것 같고, 집에 음식이나 간식같은거 싸서 보내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요즘 제가 왕래를 하지 않으려 하니 또 섭섭하신가봅니다.

 

또 올해 김장때 어김없이 오라고 하셔서 갔습니다.

물론 배가 불러서 일은 많이 안했지만 설겆이좀 하고 도와드리고 돈 조금만 드렸지요.

저도 짜증나서.

그리고 김치 한통 받아왔습니다.

 

우리 아이 태어난다고 친정해서 해준거라곤 9만원짜리 이불입니다.

잘난 공무원 남동생은 조카가 딸인걸 최근에 알았습니다. 관심이 없는 거지요. 선물이요?

그 딴거 없습니다. 돈없답니다. 여친하고 25만원짜리 뮤지컬은 봐도 첫조카 만원짜리 베넷저고리는 없는거지요. 진짜 남동생 학생때 제가 용돈도 주고 생일 선물도 몇번 주고 그랬는데....ㅠㅠ

이제 다음달에 친정에서 몸조리할텐데 두주에 50만원, 미리 선불도 달라십니다.

물론 다 해드려야 하는데 신랑 보기가 너무 민망합니다.

 

시댁은 정말 친정과는 정~반대거든요.

정말로 정~반대.

내리사랑의 극대화를 보여주시는 집안.

여유도 있으셔서 그렇지만 가풍이 그렇습니다.

 

어머니는 저보고 딸이니까 편해서 이런저런 이야기 편하게 하는 거지 예민하게 듣지 말라십니다.

또 시집가서 어머니 못 도와주는 거 늘 미안하게 생각하라십니다.

정말 전 나쁜딸이고 예민한 딸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