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니가 볼지안볼진 모르겠지만 니랑 그나마 남은 연결고리가 이곳뿐이라서 그냥 쓴다. 우리는 지금 헤어졌는데 지금은 연애중 카테고리에 쓰자니 좀 그렇지만 여긴 뭐든지 감추고 숨겨야했던 우리가 유일하게 다른사람들과 시간과 추억을 공유했던 특별한 곳이라서 그런지 애착이 가고 그렇네. 니도 그렇제? 우린 여기서 울기도 했고 웃기도 했잖아.
기세좋게 시작은 했는데 막상 뭐라고 해야될지 잘 모르겠네. 밥은 먹었어? 잠은 잘 잤고? 최근들어 입맛도 없어지고 밤잠도 설치는 니 모습을 볼때면 겉으로는 싫은소리만 튀어 나갔지만 사실 엄청 걱정했었다. 왜 걱정이 안되겠노 사랑하는 사람이 힘들어하는데. 그게 나때문인걸 알아차리는건 좀 오래걸렸지만. 너 하나 떠났을뿐인데 왜이렇게 허전하냐. 동네가 텅빈 느낌이다. 내내 몸속에 커다란 풍선하나가 있었는데 그게 터져버린 기분이라고 말하면 이해하겠냐
한동안 우리가 왜이렇게 되야만 하는지를 곰곰히 생각해봤어. 만약 그게 내가 남자고 너도 남자라는 그 사실 하나가 다였다면 난 모든걸 감수하고서라도 니를 끝까지 잡았겠지. 하지만 내가 도저히 그럴수 없었던건 니를 붙잡아두면 둘수록 내옆에 두면 둘수록 난 맘편하고 행복하겠지만 니는 아닐거란걸 늦게나마 알게되서
좋아해서 미안하다고, 내인생을 썩어문드러지게 하고있어서 미안하다고 말하는 너를 왜 그땐 그렇게 윽박만 질렀었는지. 더 보듬어줄걸. 더 들어줄걸. 더 이해해주고 더 생각해주고 더 같이있고 더 사랑해줄걸. 처음에는 니가 곧잘하곤했던 저 말들이 전혀 납득되지 않았지만 다 끝나버린 이제서야 감이온다.
너한테 못해준것밖에 기억이 나질않는 내자신이 한심하네. 내가 뭔갈 실패하고 놓치고 할때마다 괜찮다고 기운내라고 항상 웃어주면서 말해주던 니가 이젠 없는걸 알면서도 그래서 후회해봤자 나만 더 힘들어질걸 알면서도 자책을 멈출수가 없다. 넌 어때? 니 기억속에 나는 어떤사람이야? 내가 잘해줬었나? 어째 너 울게만든 일밖에 생각이 안나냐. 난 니가 너무 좋았는데. 아직도 좋은데. 그 무조건적인 마음이 나도 신기한데. 너무 막무가내로 좋아한게 우리를 이렇게 만든건가
진짜 제일 ㅈ같은게 뭔지 아냐? 내가 아직 니를 좋아하고 있는데 헤어져야 한다는건 둘째치고, 너도 아직 날 좋아하고 있다는걸 난 너무 잘 알고 있는데 내가 할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는거야. 어떻게 되돌릴수있는 구실이나 명분같은게 하나도 없다는게 진짜 미치겠다고.
지금 날 제일 마음아프게 하는건 그렇게 가깝게 지내면서 하고싶은 말이 많이 있었는데 난 니가 떠나는걸 그냥 지켜보기만했고 뭘해야될지 전혀 몰랐단거야. 하루종일 그런생각을해. 내가 조금만 더 빨리 알았다면 뭔가가 달라졌을까? 니마음을 조금만 더 빨리 이해했다면 우린 헤어지지 않았을까? 자기가 없어져도 아무일도 없었던것처럼 잘지내야 된다는 말을 할때 그때 알았어야 했는데. 위태롭게 웃는 니얼굴을 봤을때 그때 잡았어야 했는데.
미안하단말도 이제 안할란다. 미안한만큼 더 고마워할게. 고맙다. 너랑 사랑하는동안 살면서 처음으로 알아간것들이 많아. 바라만봐도 좋다던가, 옷고르는 시간도 아까워서 대충 아무거나 걸쳐입고 뛰어나가게 된다던가, 허구한날 하는 뽀뽀에도 몇년씩 설렐수 있다던가, 나도 유치한 질투를 할수 있다던가, 한사람의 웃는얼굴에 하루는 너끈히 행복할수 있다던가, 가만히 마주보고 있으면 심장뛰는 소리가 나도 들릴만큼 크게 난다던가, 평생 함께이고 싶다는 느낌같은거. 넌 내 모든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밥 잘 챙겨먹어야돼. 잠 안와도 하루에 몇시간씩이라도 꼭 자고 닌 환절기에 감기 한번씩은 꼭 걸리니까 조심하고, 아직 눈 덜녹아서 길바닥 많이 미끄러우니까 안넘어지게 조심하고. 이것저것 당부하고싶은게 많은데 그냥 그만쓸게. 닌 씩씩하고 똑똑하잖아. 혼자서도 잘할거라고 믿는다. 몇년뒤에 친구들한테서 너 잘지내더라 여전하더라 그런 소리 꼭 듣게해주라. 무조건 잘지내야돼. 나보다 덜 아파하고 덜 슬퍼하고 더 행복해야돼. 내 마지막 부탁이다. 이정돈 들어줄수 있지?
[동성] 대충 입고 나와라
안녕. 니가 볼지안볼진 모르겠지만 니랑 그나마 남은 연결고리가 이곳뿐이라서 그냥 쓴다. 우리는 지금 헤어졌는데 지금은 연애중 카테고리에 쓰자니 좀 그렇지만 여긴 뭐든지 감추고 숨겨야했던 우리가 유일하게 다른사람들과 시간과 추억을 공유했던 특별한 곳이라서 그런지 애착이 가고 그렇네. 니도 그렇제? 우린 여기서 울기도 했고 웃기도 했잖아.
기세좋게 시작은 했는데 막상 뭐라고 해야될지 잘 모르겠네. 밥은 먹었어? 잠은 잘 잤고? 최근들어 입맛도 없어지고 밤잠도 설치는 니 모습을 볼때면 겉으로는 싫은소리만 튀어 나갔지만 사실 엄청 걱정했었다. 왜 걱정이 안되겠노 사랑하는 사람이 힘들어하는데. 그게 나때문인걸 알아차리는건 좀 오래걸렸지만. 너 하나 떠났을뿐인데 왜이렇게 허전하냐. 동네가 텅빈 느낌이다. 내내 몸속에 커다란 풍선하나가 있었는데 그게 터져버린 기분이라고 말하면 이해하겠냐
한동안 우리가 왜이렇게 되야만 하는지를 곰곰히 생각해봤어. 만약 그게 내가 남자고 너도 남자라는 그 사실 하나가 다였다면 난 모든걸 감수하고서라도 니를 끝까지 잡았겠지. 하지만 내가 도저히 그럴수 없었던건 니를 붙잡아두면 둘수록 내옆에 두면 둘수록 난 맘편하고 행복하겠지만 니는 아닐거란걸 늦게나마 알게되서
좋아해서 미안하다고, 내인생을 썩어문드러지게 하고있어서 미안하다고 말하는 너를 왜 그땐 그렇게 윽박만 질렀었는지. 더 보듬어줄걸. 더 들어줄걸. 더 이해해주고 더 생각해주고 더 같이있고 더 사랑해줄걸. 처음에는 니가 곧잘하곤했던 저 말들이 전혀 납득되지 않았지만 다 끝나버린 이제서야 감이온다.
너한테 못해준것밖에 기억이 나질않는 내자신이 한심하네. 내가 뭔갈 실패하고 놓치고 할때마다 괜찮다고 기운내라고 항상 웃어주면서 말해주던 니가 이젠 없는걸 알면서도 그래서 후회해봤자 나만 더 힘들어질걸 알면서도 자책을 멈출수가 없다. 넌 어때? 니 기억속에 나는 어떤사람이야? 내가 잘해줬었나? 어째 너 울게만든 일밖에 생각이 안나냐. 난 니가 너무 좋았는데. 아직도 좋은데. 그 무조건적인 마음이 나도 신기한데. 너무 막무가내로 좋아한게 우리를 이렇게 만든건가
진짜 제일 ㅈ같은게 뭔지 아냐? 내가 아직 니를 좋아하고 있는데 헤어져야 한다는건 둘째치고, 너도 아직 날 좋아하고 있다는걸 난 너무 잘 알고 있는데 내가 할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는거야. 어떻게 되돌릴수있는 구실이나 명분같은게 하나도 없다는게 진짜 미치겠다고.
지금 날 제일 마음아프게 하는건 그렇게 가깝게 지내면서 하고싶은 말이 많이 있었는데 난 니가 떠나는걸 그냥 지켜보기만했고 뭘해야될지 전혀 몰랐단거야. 하루종일 그런생각을해. 내가 조금만 더 빨리 알았다면 뭔가가 달라졌을까? 니마음을 조금만 더 빨리 이해했다면 우린 헤어지지 않았을까? 자기가 없어져도 아무일도 없었던것처럼 잘지내야 된다는 말을 할때 그때 알았어야 했는데. 위태롭게 웃는 니얼굴을 봤을때 그때 잡았어야 했는데.
미안하단말도 이제 안할란다. 미안한만큼 더 고마워할게. 고맙다. 너랑 사랑하는동안 살면서 처음으로 알아간것들이 많아. 바라만봐도 좋다던가, 옷고르는 시간도 아까워서 대충 아무거나 걸쳐입고 뛰어나가게 된다던가, 허구한날 하는 뽀뽀에도 몇년씩 설렐수 있다던가, 나도 유치한 질투를 할수 있다던가, 한사람의 웃는얼굴에 하루는 너끈히 행복할수 있다던가, 가만히 마주보고 있으면 심장뛰는 소리가 나도 들릴만큼 크게 난다던가, 평생 함께이고 싶다는 느낌같은거. 넌 내 모든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밥 잘 챙겨먹어야돼. 잠 안와도 하루에 몇시간씩이라도 꼭 자고 닌 환절기에 감기 한번씩은 꼭 걸리니까 조심하고, 아직 눈 덜녹아서 길바닥 많이 미끄러우니까 안넘어지게 조심하고. 이것저것 당부하고싶은게 많은데 그냥 그만쓸게. 닌 씩씩하고 똑똑하잖아. 혼자서도 잘할거라고 믿는다. 몇년뒤에 친구들한테서 너 잘지내더라 여전하더라 그런 소리 꼭 듣게해주라. 무조건 잘지내야돼. 나보다 덜 아파하고 덜 슬퍼하고 더 행복해야돼. 내 마지막 부탁이다. 이정돈 들어줄수 있지?
이젠 울지말고 웃어. 사랑한다 내 열일곱 열여덟 열아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