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는 남자 귀신 이야기야자다가 가위를 눌렸는데, 눈을 떠보니 웬 남자가 내 발목을 툭툭 걷어차고 있었어. 기분이 나빴는데 그날은 무척 피곤했던지라(당시에 나는 지인의 조언을 받들어서 합기도를 배우고 있었어) 그냥 누워 있었어.발을 차는 것 말고는 별다른 살의도 안 느껴졌고. 남자는 40대 초반쯤으로 보였고, 와이셔츠에 정장바지 차림을 한 마른 체구였어. 전형적인 아버지 세대의 모습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친근감에 더 겁이 안 났던 것 같아;;내가 발목을 채여도 그냥 가만히 있으니 그 남자가 한숨을 내쉬면서 투덜거리더라. 가야 되는데 내가 비켜주지를 않는다고. 난 뭥미? 했지.. 하지만 왠지 죄책감이 들어서몸을 굴려서(..;; 일어나기 귀찮았다 ㅋㅋㅋㅋ) 옆으로 좀 비켰어그랬더니 남자가 피식 웃곤 내가 다리를 뻗었던 자리로 걸어갔어그러더니 뒤를 슥 돌아보고 갑자기 XX이 잘 부탁해. 라고 하는거야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XX이는 내 친구 이름이었거든;; 그 친구는 아버지가 오랫동안 해외에 나가 계셨기 때문에나는 그 친구 아버지 얼굴은 본 적이 없었거든.순간 허? 하면서도 긴가민가해서 일단은 그냥 잤다.그리고 며칠 뒤에 친구가 진짜로 울면서 전화를 한거야. 자기 아버지 일터에서 사고로 돌아가셨다고. 난 정말 놀랐지; 하지만 그 애 아버지가 어떻게 날 알고, 하필 왜 날 찾아왔을까 싶더라.그래서 친구를 진정시킨 뒤에 조금 물어봤어.그랬더니 자기 아버지랑 채팅을 몇 번 했었는데, 그 때 내 얘기를 가장 많이 했다고 집주소도 알려줬었다고.. (걔네집이 우리집 맞은편 아파트였거든) 그래서 그런 것 같다더라. 사진도 보여줬었다니 내 얼굴도 알아볼 수 있었겠지..지금도 그렇지만 그 친구하고는 정말 둘도 없는 사이거든.진짜 맘이 쓰려서 나는 그 애 아버지 장례식에도 참가해서 진심으로명복을 빌었고.. 그 때 처음으로 사람이 죽는게 이렇게 슬픈거구나.라는 걸 알았어. 그래도 그 친구 지금은 잘 살어...ㅋㅋ..아무튼 첫번째 가위눌림은 끝.이제 두번째 얘기를 시작할 건데 이건 좀.. 웃길지도 모르겠다;; 두번째 가위눌림은 첫번째 일이 있고 나서 한 두달 쯤 지난 뒤의 일이었어.아마 12월이었던 걸로 기억해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 나와 동생은 한 방을 썼어.난 잠버릇이 고약했기에 바닥에서 잤고, 동생은 내 옆에 라꾸라꾸침대를 펴고 그 위에서 잤지.12월이라 바닥에 난방도 뜨시게 해놓고 자고 있었는데갑자기 추우면서 몸이 저릿저릿한거야. 그래서 아 또 누구야. 싶었지.. 눈을 뜨고 슬쩍 보니까 동생 침대 위에서 웬 여자가 무릎을 세우고 앉아서 날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었어.20대 초-중반쯤 되어 보였고, 긴 곱슬머리가 예쁘장하게 허리까지 내려와 있었어.하얀 원피스에 볼레로도 예뻤고 전체적으로 하늘하늘하고 가냘픈 인상이라 기억에 남아. 눈도 무지 컸어 정말 예뻤다.. 아마 내가 남자였다면 홀렸을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지금도 들 정도로;그 여자는 나랑 눈을 마주쳤는데도. 별 반응없이 그 큰 눈을 깜빡깜빡 하더라. 그리고 오- 하는거야. 여기까진 그냥 '뭐여?' 정도였는데 그 다음이 ㅋㅋㅋㅋㅋㅋㅋㅋ 으으 ㅋㅋㅋ 나 진짜 그 여자 귀신이 가장 인상깊어서 대화도 거의 다 기억하고 있어 몇 년이나 지난 일인데도..그 여자가 처음 한말은 이거였다."너 좀 귀엽다~"..... 뭐라구요? 난 황당해져서 저 글자 그대로 말했다뭐라고요? 라고.그랬더니 여자는 입을 손으로 가리고 정말 요조숙녀처럼 웃더니허공을 날다시피;; 해서 덮치듯이 내 위에 포개졌어;;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일인데다가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 난 그저혼줄을 놓고 있었다 그 여자는 그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내 얼굴을 더듬더듬하는데이 느낌이 참.. 사람 손이 아니라 서늘한 냉기? 안개? 그런게 훑는 느낌이라소름이 끼친다;그리고 그 손길이 점점 나..나의.. 슴가로 내려가는겨;; ㅠㅠㅠ 그래놓고 내 슴가를 쿡쿡 찌르면서진짜 "진짜 귀엽다~ 고백하고 싶어~"저 그대로 말했다. 난 이쯤 되어선 이미 정신줄이 끊어지다 못해 뿌리까지 뽑힌 상태였고... 진짜 무섭기보다 황당해져서 말도 안 나오더라;; 근데 그 여자가 점점 얼굴을;; 나한테 가까이 들이대는거야순간 나는 전날 본 드라마가 떠오르면서 아니이것은 설마 키스...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순간 정신이 번쩍들어서 여자를 밀쳐내고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아니 밀쳐냈다는 표현은 좀 안 어울리려나.. 그저 허공에 삿대질한 셈이니까...아무튼 그러면서 뭔 짓이냐고 말하는 내ㅔ 목소리는 거의 울먹이고 있었다 아아... 나의 병크란...ㅠㅠ 그랬더니 그 여자는"싫어어~?" 하는데정말 아찔할 정도로 예쁘고 청초했다. 그 와중에 그렇게 느낄 정도면웬만한 남자는 진짜 아후... 그냥 홀렸을거야..콧소리 섞어서 일부러 앙앙대는 것도 아니고 태생적으로 귀엽고 때묻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런 타입이었다어쨋건 그렇게 말한 여자는 갑자기 침대위의 내 동생위에 주저앉았어;; 그래놓고 한다는 말이자기랑 안 사귀어주면 내 동생한테 붙어서괴롭히곘다는거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난 순간 벙쪄버렸다 이 사태를 어이할꼬 하는 심정에... 나는 그저 울고싶은 심정에 그러지 말라고 애원을 했지하지만 그러니까 여자는 더 재밌다는 얼굴로그럼 내 애인 해주는 거야~? 하는데 미치겠더라 정말....귀신이라 때릴수도 없고 뭔 말을 해도 사귀어달라고만 하고 아오 ㅠㅠ그때 그 처음의 단발머리 여자애가 어디선가 나타났다이제부터 단발머리를 단발이라고 할게. 이름은 처음부터 끝까지 몰랐으니 실제로 단발이라고 불럿다(.. 단발이는 심히 빡친 표정으로 여자애한테 대뜸 삿대질부터 했다.이년이 어디서 난리냐고 빨리 꺼지지 못하겠냐고스레 정주행한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 단발이는 생긴건 그렇게 안 생겼는데욕을 엄청 푸지게 한다..;;; 그랬더니 그 여자는 어머 너 얘랑 사귀는 거야? 라는거야..난 직감했다. 이쁘고 연약해보이지만 강적이구나. 하고단발이는 어이없어하면서 색귀가 어디서 나대냐고 엄청난 욕설을마구 퍼부어댔다. 레알 누구랑 말빨배틀해도 안 밀릴 기세였어....난 그저 이게 뭔사태야 하는 카오스에 빠져서 멍때리고 있었고.. 내가 보기엔 거의 광적인 독점욕, 소유욕 때문인 것 같았어.아무튼 그 욕을 다 들어먹고서도 여자는 멀쩡한 얼굴이었다그러더니 갑자기 우는거여... 자기는 남자가 너무 싫다나;;나는 그저 어머니 여긴어디 나는누구인가요 상태였고단발이는 인상 팍 구기면서 어디서 질질짜냐면서 계속 욕을 퍼붓고... 그런 상태가 계속되다보니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루즈해지면서나도 정신이 좀 돌아왔다.단발이는 내가 뭐라고 할까봐 직접적으로 싸우진 않고 계속 욕만 퍼붓고 있었고.. 여자는 계속 울기만 하고...결국 짜증이 난 나는 일단 단발이를 조용히 시키고 얘기나 들어보기로 했어 얘기를 들어보니 이 여자도 굉장히 불쌍한 처지였다.스레더들 예측대로 이 여자는 동성애자였어. 외모가 예뻤기에 남자들에게 고백도 많이 받았지만 자기는 여자만 골라서 사귀고 다녔다더라 물론 비밀리에. 아마 시간상으로는 80년대 후반~90년대 중반이 아닌가 싶어 그러다가 사귀었던 여자 중 하나가 어떠한 일로 앙심을 품고 퍼뜨려서 매도당하고살던 동네에서 완전히 따돌림받는? 그런 신세로 전락했다고해그런 와중에 동네 청년 하나가 자기를 여러번 강간한 끝에 죽여버렸다고.. 자기는 그거때문에 남자가 너무 싫었고동시에 여자랑 꼭 한번 제대로 사귀고 싶었다는거야자기가 살던 때에는 호기심으로 접근한 여자들만 많았다고.-_-;; 다 듣고 나니 어이와 어처구니가 달아났다... 얘기를 듣고 나니 불쌍하긴 했지만그렇다고 내가 무턱대고 그 상대가 되어줄 수는 없었다그러기엔 난 너무나 유리멘탈 ㅠㅠ...단발이는 옆에서 그러니까 이지 그 외모 갖고 남자랑 못사귀고 어쩌고 하면서계속 나불거리길래 아 좀 닥치라고! 라는 식으로 화를 좀 냈던 것 같다. 그렇게 고민하던 와중 내 머릿속에 엄청난 묘책이 떠올랐다!그래. 단발이도 여자였지.^^.... 이 나불거리는 년을좀 떼놓자..^^...그때 나는 정말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머리도 좀 짧게 깍고다니고 운동하고성격도 좀 남자같은 면이 있어서 냅다 레즈로 오해한게 아닐까 싶기도하고..아무튼 난 단발이한테 니가 그렇게 잘났으면 이 여자좀 구제해줘라는 식으로 말했고 단발이는 머ㅜ이년아? 라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다그 시선은 지금도 잊지를 못한다.. 내가 단발이랑 같이 있으면서 본 표정 중에 가장 황당하고 가장 웃기고 가장 일그러져 있었어.. 나는 움찔했지만 애써서 평정을 가장하고니가 그렇게 잘났으면 구제시켜보라고 병시나 라는 식으로 말하면서살살 약을 올렸지그리고 여자한테도 같은 귀신이 더 좋지 않냐고 늙지도 않잖음! 하는 식으로 같은 논리로 설득을 시도했다.. 한참을 설득한 끝에 여자는 저런 타입은 힘든데.. 라고 했다오예. 좋아. 길이 보인다!단발이는 거의 사색이 돼서 다시 욕을 퍼부었지만 페이스가 흐트러진게 내 눈에도 보였었다... 여자는 나한테 가까이 와서 날 만져보려고 손을 뻗었지만걔는 귀신이고 나는 사람... 그냥 통과했지여자는 또 울먹하는 얼굴을 하더니 단발이한테 시선을 돌렸다그리고 엄청 예쁘게 말했어.. 한번만 안아주면 안되겠냐고단발이는 순간 말을 뚝 그쳤다 단발이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 군말없이 여자를 안아줬어그래봐야 둘다 귀신이기에 좀 폼은 어색했지만여자는 그걸로 만족했나봐내가 정말 잘못했냐고 그게 큰 잘못이냐고 하는데 내가 다 먹먹하더라단발이는 년아 남자랑 좀 사귀어보지 어휴 순진하긴.. 하면서도 위로는 해 주더라. 너 츤데레 과였냐...그러니까 여자가 단발이한테 딱 3일만 시간을 달라고 그랬어.3일만 자기랑 진심으로 사귀어주면 미련이 없을 것 같다고. 정말 애원을 하는데 난 차마 거절은 못하겠고겸사겸사 단발이도 떼어놓을 겸. 단발이한테 3일만 고생하라고 했어단발이는 너 두고보자 라고 하면서도 순순히 여자를 데리고 사라졌어;그리고 난 3일간 일반인의 삶을 만ㅋ끽ㅋ했다.3일 뒤에 돌아온 단발이는 어째선지 예전보다는 전체적으로 좀 누그러져 있었어 여자는 미련을 풀고 저승으로 무사히 갔다고 하더라.고맙다는 인사도 전해들었고.. 왠지 내가 다 뿌듯하더라단발이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한 일주일간은 정말 놀랄 정도로 조용했어.그러더니 어느날 갑자기 평상시로 돌아와서 나한테 버럭 화를 내더라..;; 무당도 아니고 목사나 신부, 중도 아니면서 함부로 한 풀어주려고그러는 거 아니라고..어설프게 영안이나 타고난 것만 믿고 그랬다가는자기 한 풀어주길 원하는 귀신들이 떼거지로 몰려들어서 평생 시다바리로살아야 할지도 모른다고 화를 냈다..;특히나 어설픈 무당기질은 반항도 잘 하지 못하니까 먹잇감이 되기 딱 좋다고.그 기질을 통해 사람의 생기를 먹어치우면? 흡수하면? 그게 곧 귀신의 힘이 된다는 거야. 그래서 난 너도 내 생기 먹어치우려고 그러냐? 라고 말했고이년은 찔렸는지 입을 다물었던 걸로 기억한다.-_-;;;참, 그리고 지금 생각났는데.. 위에서 누가 물어봤는데영끼리 융합하는 건 잘 모르겠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보통은 불가능하다고 듣긴 했어. 이년은 그 후로도 내가 조금만 틈이 생기면 날 아주 갉아먹으려고 들었으니까. 위험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야; 단발이는 그 뒤로도 거의 내 수호령처럼 굴면서날 여러번 지켜주기는 했지. 그거까지 다 풀려면 아직 멀었지만..그것도 내 생기를 언젠가 혼자 다 처 ㅋ 묵 ㅋ 하려는 엄청난 야망(...)때문이었고... 후...아무튼 두번째 가위눌림 이야기는 여기서 끝.
(괴담)궁금이의무서운이야기 [단발이3]
첫번째는 남자 귀신 이야기야자다가 가위를 눌렸는데, 눈을 떠보니 웬 남자가 내 발목을 툭툭 걷어차고 있었어. 기분이 나빴는데 그날은 무척 피곤했던지라(당시에 나는 지인의 조언을 받들어서 합기도를 배우고 있었어) 그냥 누워 있었어.발을 차는 것 말고는 별다른 살의도 안 느껴졌고.
남자는 40대 초반쯤으로 보였고, 와이셔츠에 정장바지 차림을 한 마른 체구였어. 전형적인 아버지 세대의 모습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친근감에 더 겁이 안 났던 것 같아;;내가 발목을 채여도 그냥 가만히 있으니 그 남자가 한숨을 내쉬면서 투덜거리더라. 가야 되는데 내가 비켜주지를 않는다고.
난 뭥미? 했지.. 하지만 왠지 죄책감이 들어서몸을 굴려서(..;; 일어나기 귀찮았다 ㅋㅋㅋㅋ) 옆으로 좀 비켰어그랬더니 남자가 피식 웃곤 내가 다리를 뻗었던 자리로 걸어갔어그러더니 뒤를 슥 돌아보고 갑자기 XX이 잘 부탁해. 라고 하는거야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XX이는 내 친구 이름이었거든;;
그 친구는 아버지가 오랫동안 해외에 나가 계셨기 때문에나는 그 친구 아버지 얼굴은 본 적이 없었거든.순간 허? 하면서도 긴가민가해서 일단은 그냥 잤다.그리고 며칠 뒤에 친구가 진짜로 울면서 전화를 한거야. 자기 아버지 일터에서 사고로 돌아가셨다고. 난 정말 놀랐지;
하지만 그 애 아버지가 어떻게 날 알고, 하필 왜 날 찾아왔을까 싶더라.그래서 친구를 진정시킨 뒤에 조금 물어봤어.그랬더니 자기 아버지랑 채팅을 몇 번 했었는데, 그 때 내 얘기를 가장 많이 했다고 집주소도 알려줬었다고.. (걔네집이 우리집 맞은편 아파트였거든) 그래서 그런 것 같다더라.
사진도 보여줬었다니 내 얼굴도 알아볼 수 있었겠지..지금도 그렇지만 그 친구하고는 정말 둘도 없는 사이거든.진짜 맘이 쓰려서 나는 그 애 아버지 장례식에도 참가해서 진심으로명복을 빌었고.. 그 때 처음으로 사람이 죽는게 이렇게 슬픈거구나.라는 걸 알았어.
그래도 그 친구 지금은 잘 살어...ㅋㅋ..아무튼 첫번째 가위눌림은 끝.이제 두번째 얘기를 시작할 건데 이건 좀.. 웃길지도 모르겠다;;
두번째 가위눌림은 첫번째 일이 있고 나서 한 두달 쯤 지난 뒤의 일이었어.아마 12월이었던 걸로 기억해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 나와 동생은 한 방을 썼어.난 잠버릇이 고약했기에 바닥에서 잤고, 동생은 내 옆에 라꾸라꾸침대를 펴고 그 위에서 잤지.12월이라 바닥에 난방도 뜨시게 해놓고 자고 있었는데갑자기 추우면서 몸이 저릿저릿한거야. 그래서 아 또 누구야. 싶었지..
눈을 뜨고 슬쩍 보니까 동생 침대 위에서 웬 여자가 무릎을 세우고 앉아서 날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었어.20대 초-중반쯤 되어 보였고, 긴 곱슬머리가 예쁘장하게 허리까지 내려와 있었어.하얀 원피스에 볼레로도 예뻤고 전체적으로 하늘하늘하고 가냘픈 인상이라 기억에 남아.
눈도 무지 컸어 정말 예뻤다.. 아마 내가 남자였다면 홀렸을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지금도 들 정도로;그 여자는 나랑 눈을 마주쳤는데도. 별 반응없이 그 큰 눈을 깜빡깜빡 하더라. 그리고 오- 하는거야. 여기까진 그냥 '뭐여?' 정도였는데 그 다음이 ㅋㅋㅋㅋㅋㅋㅋㅋ 으으 ㅋㅋㅋ
나 진짜 그 여자 귀신이 가장 인상깊어서 대화도 거의 다 기억하고 있어 몇 년이나 지난 일인데도..그 여자가 처음 한말은 이거였다."너 좀 귀엽다~"..... 뭐라구요?
난 황당해져서 저 글자 그대로 말했다뭐라고요? 라고.그랬더니 여자는 입을 손으로 가리고 정말 요조숙녀처럼 웃더니허공을 날다시피;; 해서 덮치듯이 내 위에 포개졌어;;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일인데다가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 난 그저혼줄을 놓고 있었다
그 여자는 그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내 얼굴을 더듬더듬하는데이 느낌이 참.. 사람 손이 아니라 서늘한 냉기? 안개? 그런게 훑는 느낌이라소름이 끼친다;그리고 그 손길이 점점 나..나의.. 슴가로 내려가는겨;; ㅠㅠㅠ
그래놓고 내 슴가를 쿡쿡 찌르면서진짜 "진짜 귀엽다~ 고백하고 싶어~"저 그대로 말했다. 난 이쯤 되어선 이미 정신줄이 끊어지다 못해 뿌리까지 뽑힌 상태였고... 진짜 무섭기보다 황당해져서 말도 안 나오더라;;
근데 그 여자가 점점 얼굴을;; 나한테 가까이 들이대는거야순간 나는 전날 본 드라마가 떠오르면서 아니이것은 설마 키스...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순간 정신이 번쩍들어서 여자를 밀쳐내고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아니 밀쳐냈다는 표현은 좀 안 어울리려나.. 그저 허공에 삿대질한 셈이니까...아무튼 그러면서 뭔 짓이냐고 말하는 내ㅔ 목소리는 거의 울먹이고 있었다 아아... 나의 병크란...ㅠㅠ
그랬더니 그 여자는"싫어어~?" 하는데정말 아찔할 정도로 예쁘고 청초했다. 그 와중에 그렇게 느낄 정도면웬만한 남자는 진짜 아후... 그냥 홀렸을거야..콧소리 섞어서 일부러 앙앙대는 것도 아니고 태생적으로 귀엽고 때묻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런 타입이었다어쨋건 그렇게 말한 여자는 갑자기 침대위의 내 동생위에 주저앉았어;;
그래놓고 한다는 말이자기랑 안 사귀어주면 내 동생한테 붙어서괴롭히곘다는거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난 순간 벙쪄버렸다 이 사태를 어이할꼬 하는 심정에...
나는 그저 울고싶은 심정에 그러지 말라고 애원을 했지하지만 그러니까 여자는 더 재밌다는 얼굴로그럼 내 애인 해주는 거야~? 하는데 미치겠더라 정말....귀신이라 때릴수도 없고 뭔 말을 해도 사귀어달라고만 하고 아오 ㅠㅠ그때 그 처음의 단발머리 여자애가 어디선가 나타났다이제부터 단발머리를 단발이라고 할게. 이름은 처음부터 끝까지 몰랐으니 실제로 단발이라고 불럿다(..
단발이는 심히 빡친 표정으로 여자애한테 대뜸 삿대질부터 했다.이년이 어디서 난리냐고 빨리 꺼지지 못하겠냐고스레 정주행한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 단발이는 생긴건 그렇게 안 생겼는데욕을 엄청 푸지게 한다..;;;
그랬더니 그 여자는 어머 너 얘랑 사귀는 거야? 라는거야..난 직감했다. 이쁘고 연약해보이지만 강적이구나. 하고단발이는 어이없어하면서 색귀가 어디서 나대냐고 엄청난 욕설을마구 퍼부어댔다. 레알 누구랑 말빨배틀해도 안 밀릴 기세였어....난 그저 이게 뭔사태야 하는 카오스에 빠져서 멍때리고 있었고..
내가 보기엔 거의 광적인 독점욕, 소유욕 때문인 것 같았어.아무튼 그 욕을 다 들어먹고서도 여자는 멀쩡한 얼굴이었다그러더니 갑자기 우는거여... 자기는 남자가 너무 싫다나;;나는 그저 어머니 여긴어디 나는누구인가요 상태였고단발이는 인상 팍 구기면서 어디서 질질짜냐면서 계속 욕을 퍼붓고...
그런 상태가 계속되다보니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루즈해지면서나도 정신이 좀 돌아왔다.단발이는 내가 뭐라고 할까봐 직접적으로 싸우진 않고 계속 욕만 퍼붓고 있었고.. 여자는 계속 울기만 하고...결국 짜증이 난 나는 일단 단발이를 조용히 시키고 얘기나 들어보기로 했어
얘기를 들어보니 이 여자도 굉장히 불쌍한 처지였다.스레더들 예측대로 이 여자는 동성애자였어. 외모가 예뻤기에 남자들에게 고백도 많이 받았지만 자기는 여자만 골라서 사귀고 다녔다더라 물론 비밀리에. 아마 시간상으로는 80년대 후반~90년대 중반이 아닌가 싶어
그러다가 사귀었던 여자 중 하나가 어떠한 일로 앙심을 품고 퍼뜨려서 매도당하고살던 동네에서 완전히 따돌림받는? 그런 신세로 전락했다고해그런 와중에 동네 청년 하나가 자기를 여러번 강간한 끝에 죽여버렸다고..
자기는 그거때문에 남자가 너무 싫었고동시에 여자랑 꼭 한번 제대로 사귀고 싶었다는거야자기가 살던 때에는 호기심으로 접근한 여자들만 많았다고.-_-;; 다 듣고 나니 어이와 어처구니가 달아났다...
얘기를 듣고 나니 불쌍하긴 했지만그렇다고 내가 무턱대고 그 상대가 되어줄 수는 없었다그러기엔 난 너무나 유리멘탈 ㅠㅠ...단발이는 옆에서 그러니까 이지 그 외모 갖고 남자랑 못사귀고 어쩌고 하면서계속 나불거리길래 아 좀 닥치라고! 라는 식으로 화를 좀 냈던 것 같다.
그렇게 고민하던 와중 내 머릿속에 엄청난 묘책이 떠올랐다!그래. 단발이도 여자였지.^^.... 이 나불거리는 년을좀 떼놓자..^^...그때 나는 정말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머리도 좀 짧게 깍고다니고 운동하고성격도 좀 남자같은 면이 있어서 냅다 레즈로 오해한게 아닐까 싶기도하고..아무튼 난 단발이한테 니가 그렇게 잘났으면 이 여자좀 구제해줘라는 식으로 말했고 단발이는 머ㅜ이년아? 라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다그 시선은 지금도 잊지를 못한다.. 내가 단발이랑 같이 있으면서 본 표정 중에 가장 황당하고 가장 웃기고 가장 일그러져 있었어..
나는 움찔했지만 애써서 평정을 가장하고니가 그렇게 잘났으면 구제시켜보라고 병시나 라는 식으로 말하면서살살 약을 올렸지그리고 여자한테도 같은 귀신이 더 좋지 않냐고 늙지도 않잖음! 하는 식으로 같은 논리로 설득을 시도했다..
한참을 설득한 끝에 여자는 저런 타입은 힘든데.. 라고 했다오예. 좋아. 길이 보인다!단발이는 거의 사색이 돼서 다시 욕을 퍼부었지만 페이스가 흐트러진게 내 눈에도 보였었다...
여자는 나한테 가까이 와서 날 만져보려고 손을 뻗었지만걔는 귀신이고 나는 사람... 그냥 통과했지여자는 또 울먹하는 얼굴을 하더니 단발이한테 시선을 돌렸다그리고 엄청 예쁘게 말했어.. 한번만 안아주면 안되겠냐고단발이는 순간 말을 뚝 그쳤다
단발이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 군말없이 여자를 안아줬어그래봐야 둘다 귀신이기에 좀 폼은 어색했지만여자는 그걸로 만족했나봐내가 정말 잘못했냐고 그게 큰 잘못이냐고 하는데 내가 다 먹먹하더라단발이는 년아 남자랑 좀 사귀어보지 어휴 순진하긴.. 하면서도 위로는 해 주더라. 너 츤데레 과였냐...그러니까 여자가 단발이한테 딱 3일만 시간을 달라고 그랬어.3일만 자기랑 진심으로 사귀어주면 미련이 없을 것 같다고.
정말 애원을 하는데 난 차마 거절은 못하겠고겸사겸사 단발이도 떼어놓을 겸. 단발이한테 3일만 고생하라고 했어단발이는 너 두고보자 라고 하면서도 순순히 여자를 데리고 사라졌어;그리고 난 3일간 일반인의 삶을 만ㅋ끽ㅋ했다.3일 뒤에 돌아온 단발이는 어째선지 예전보다는 전체적으로 좀 누그러져 있었어
여자는 미련을 풀고 저승으로 무사히 갔다고 하더라.고맙다는 인사도 전해들었고.. 왠지 내가 다 뿌듯하더라단발이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한 일주일간은 정말 놀랄 정도로 조용했어.그러더니 어느날 갑자기 평상시로 돌아와서 나한테 버럭 화를 내더라..;;
무당도 아니고 목사나 신부, 중도 아니면서 함부로 한 풀어주려고그러는 거 아니라고..어설프게 영안이나 타고난 것만 믿고 그랬다가는자기 한 풀어주길 원하는 귀신들이 떼거지로 몰려들어서 평생 시다바리로살아야 할지도 모른다고 화를 냈다..;특히나 어설픈 무당기질은 반항도 잘 하지 못하니까 먹잇감이 되기 딱 좋다고.그 기질을 통해 사람의 생기를 먹어치우면? 흡수하면? 그게 곧 귀신의 힘이 된다는 거야.
그래서 난 너도 내 생기 먹어치우려고 그러냐? 라고 말했고이년은 찔렸는지 입을 다물었던 걸로 기억한다.-_-;;;참, 그리고 지금 생각났는데.. 위에서 누가 물어봤는데영끼리 융합하는 건 잘 모르겠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보통은 불가능하다고 듣긴 했어.
이년은 그 후로도 내가 조금만 틈이 생기면 날 아주 갉아먹으려고 들었으니까. 위험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야;
단발이는 그 뒤로도 거의 내 수호령처럼 굴면서날 여러번 지켜주기는 했지. 그거까지 다 풀려면 아직 멀었지만..그것도 내 생기를 언젠가 혼자 다 처 ㅋ 묵 ㅋ 하려는 엄청난 야망(...)때문이었고... 후...아무튼 두번째 가위눌림 이야기는 여기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