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간혹 게임에 미친 남편 이야기가 올라오는 게 보이네요. 무지하게 공감하면서도 저 또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갈팡질팡이예요. 하도 답답해서 오늘은 직접 제 하소연을 써보려구요... 이렇게 글이라도 쓰면 좀 풀릴까 싶어서요. 곧 서른이 되는 동갑내기 부부입니다. 연애 시절엔 저도 같이 게임을 해서 피씨방 데이트도 종종 하곤 했지요. 근데 결혼 후 제가 임신을 하여 공기 안 좋은 피씨방에 가기가 좀 그래서 집에서 같이 하자고 컴퓨터도 게임사양으로 맞춰서 새로 사고 계정도 넣어주었습니다. 남편은 술도 안 좋아하고 그렇다고 별다른 취미가 있지도 않아요. 친구들도 많이 만나러 다니는 편도 아니구요. 그러다 보니 퇴근하면 할 일이 게임 밖에 없어요. 집에 오면 씻고 컴터 켜는게 일이지요. 그래도 그저 집하고 회사밖에 모르는 남편... 저것도 못하게 하면 얼마나 답답할까 싶어서 게임하는 거 가지고는 잔소리 한마디 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입덧이 너무 심해서 회사를 그만두고 전 집에서 쉬었는데, 임신 초기엔 저도 같이 게임하기도 하고 괜찮았어요. 같이 옆에서 게임하지 않으면 컴터 방에만 있는 신랑 얼굴도 제대로 못보고 대화도 없이 잠들기 일쑤라.. 더더욱 같이 사냥이라도 다녀보려고 했었네요. 근데 배가 슬슬 불러오니 컴터 앞에 앉아 있기도 힘들고 한번 들어가면 2~3시간은 기본으로 꼼짝 못하고 파티 사냥을 해야 하는 게임이다 보니 못하겠더라구요. 역시나 예상했던 데로 퇴근부터 잘 때까지 컴터방에서 나오질 않아요. 근데 지금 생각하니 그 때가 더 나았던거 같습니다. 현재는 집에서 하면 랙이 있네.. 같이 모여서 해야 재밌네 하면서 피씨방으로 나갑니다. 집에 있으면 담배도 나가서 피고 와야되고 불편하긴 하겠죠.. 전쟁의 서막이 시작되더군요. 금요일 퇴근 후 새벽까지 겜하고 주말은 오후 늦게까지 자고 일어나서 나가면 날새고 들어옵니다. 말이 피씨방 날새기지 이건 외박이나 다름이 없어요. 오전 7시, 8시, 심지어 10시에 귀가해서 또 종일 잡니다. 그렇게 주말 내 낮밤이 뒤바뀌니 일요일 오후에 일어나서 저녁에 또 피씨방을 가고요... 심지어 그렇게 그냥 날 새고 아침에 와서 씻고 출근을 하더군요. 어이가 없었습니다. 당신 좀 너무한거 같다. 적당히 좀 다녀라.. 집에서 해도 되지 않느냐, 하면서 한번 설전을 벌이기도 했구요. 저하고 안 놀아주는 건 크게 서운하지 않았어요. 다리에 쥐가 나도 마사지 받아본 적 없고 배를 그렇게 쓰다듬어 주지 않아도 모르니까 그러려니.. 그치만, 뱃속의 아이가 아빠 목소리 모를꺼 같단 생각에... 헤드셋 끼고 파티사냥 할 때 그냥 옆에 앉아서 볼 것도 없는 인터넷만 뒤적였네요. 마이크로 말하는 아빠 목소리라도 들려주려구요. 어느정도 지나니 아이가 아빠 목소리로 태동반응 하더군요. 근데 문득 너무너무 서럽더라구요.. 태담 해주는게 아닌데 아빠 목소리라고 이렇게 좋다고 반응하고 있는 게 너무 불쌍하고 맘 아프고.. 배는 점점 불러와서 만삭이 되었는데도 밤마다 피씨방 가는 걸 넘어서서, 최근엔.. 아침에 출근한 줄 알았더니 나중에 알고 보니 회사 쉬는 날이었습니다. 신랑이 게임같이 하는 친구들랑 주고 받은 카톡 보고 알았습니다. 출근한다고 나간 사람이 퇴근시간 맞춰서 겜방에서 놀다 온거였어요. 저한테 말 한마디 없이.. 그냥 일하고 퇴근한거처럼.. 그 후 또 다른 카톡에는 아침에 출근하다 말고 연락된 같이 겜하는 형이 야간일 퇴근하고 지금 겜방 간다니까 같이 가요ㅋㅋ 월차 내고 갈게요 ㅋㅋ 라고 답장 보낸 내용이 있더군요. (다니는 피씨방이 회사 근처에 있어요. 그 형은 그 피씨방 근처에 삽니다) 그리고 오늘, 크리스마스 이브이자 제 생일입니다. 더불어 우리 아기는 예정일을 넘겼어요.. 초산이라 좀 늦게 나올 수도 있다고 하네요. 아마 남편은 오늘이 제 생일인 것도 잊은 모양이예요. 어제 새벽 2시 반까지 겜하고 들어와서 아침에 축하인사 한마디 없이 그냥 출근했어요. 근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홈페이지로 접속자 확인을 해보니 딱 회사 도착했을 시간 쯤 되니 접속을 하셨더군요. 전화하니까 전화를 안 받아요... 세번째 거니까 받아서 어디냐니까 회사래요.. 회사치곤 주변이 너무너무 조용하더군요. 혼자 화장실이나 차안에 있는 거 마냥. 그럼 지금 접속한 건 누구냐니까 뭔 소리 하냐고 발뺌하더니 형이 심심하대서 가지고 놀라고 알려줬대요. 그래놓고 너 지금 나 의심하냐, 라고 화를 내기 시작하더군요. 전화로 한참을 말다툼하고 전화 끊자마자 접속자 확인하니 나가고 없어요. 전 나름 심증에 물증 더해서 따져보려 했는데, 일하는 사람한테 전화해서 의심이나 하고 쌈 건다고 너무 당당하게 오히려 화를 내니까 눈물만 나더라구요... 차마 핸드폰 훔쳐봤다고 말도 못하고.... 죄인 된 거 같고... 제 생일이자 크리스마스 이브 날 아침부터 서럽고 화나고 하루종일 울고만 있습니다. 확 집 나가서 퇴근하고 오면 눈에 안 보이는 곳에 숨어버리고 싶은데... 눈도 많이 왔고 예정일도 지났고, 친구들은 크리스마스 이브라고 다들 약속 있을꺼고.. 갈 곳도 없고 만나줄 사람도 없고, 너무 서글픕니다. 이러다 진통오면 피씨방에서 게임하고 있는 사람한테 전화를 해야 할 꺼 같은데.. 상상해보니 너무 자존심도 상하고 기분이 안 좋더라구요. 왠지 바로 오지 않고 하던 사냥 끝내고 올 것만 같구요... 2
만삭 산모 두고 피씨방만 가는 남편
요즘 간혹 게임에 미친 남편 이야기가 올라오는 게 보이네요.
무지하게 공감하면서도 저 또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갈팡질팡이예요.
하도 답답해서 오늘은 직접 제 하소연을 써보려구요...
이렇게 글이라도 쓰면 좀 풀릴까 싶어서요.
곧 서른이 되는 동갑내기 부부입니다.
연애 시절엔 저도 같이 게임을 해서 피씨방 데이트도 종종 하곤 했지요.
근데 결혼 후 제가 임신을 하여 공기 안 좋은 피씨방에 가기가 좀 그래서 집에서 같이 하자고
컴퓨터도 게임사양으로 맞춰서 새로 사고 계정도 넣어주었습니다.
남편은 술도 안 좋아하고 그렇다고 별다른 취미가 있지도 않아요.
친구들도 많이 만나러 다니는 편도 아니구요.
그러다 보니 퇴근하면 할 일이 게임 밖에 없어요.
집에 오면 씻고 컴터 켜는게 일이지요.
그래도 그저 집하고 회사밖에 모르는 남편... 저것도 못하게 하면 얼마나 답답할까 싶어서
게임하는 거 가지고는 잔소리 한마디 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입덧이 너무 심해서 회사를 그만두고 전 집에서 쉬었는데,
임신 초기엔 저도 같이 게임하기도 하고 괜찮았어요.
같이 옆에서 게임하지 않으면 컴터 방에만 있는 신랑 얼굴도 제대로 못보고 대화도 없이 잠들기 일쑤라..
더더욱 같이 사냥이라도 다녀보려고 했었네요.
근데 배가 슬슬 불러오니 컴터 앞에 앉아 있기도 힘들고 한번 들어가면 2~3시간은 기본으로 꼼짝 못하고 파티 사냥을 해야 하는 게임이다 보니 못하겠더라구요.
역시나 예상했던 데로 퇴근부터 잘 때까지 컴터방에서 나오질 않아요.
근데 지금 생각하니 그 때가 더 나았던거 같습니다.
현재는 집에서 하면 랙이 있네.. 같이 모여서 해야 재밌네 하면서 피씨방으로 나갑니다.
집에 있으면 담배도 나가서 피고 와야되고 불편하긴 하겠죠..
전쟁의 서막이 시작되더군요.
금요일 퇴근 후 새벽까지 겜하고 주말은 오후 늦게까지 자고 일어나서 나가면 날새고 들어옵니다.
말이 피씨방 날새기지 이건 외박이나 다름이 없어요.
오전 7시, 8시, 심지어 10시에 귀가해서 또 종일 잡니다.
그렇게 주말 내 낮밤이 뒤바뀌니 일요일 오후에 일어나서 저녁에 또 피씨방을 가고요...
심지어 그렇게 그냥 날 새고 아침에 와서 씻고 출근을 하더군요.
어이가 없었습니다.
당신 좀 너무한거 같다. 적당히 좀 다녀라.. 집에서 해도 되지 않느냐,
하면서 한번 설전을 벌이기도 했구요.
저하고 안 놀아주는 건 크게 서운하지 않았어요.
다리에 쥐가 나도 마사지 받아본 적 없고 배를 그렇게 쓰다듬어 주지 않아도 모르니까 그러려니..
그치만, 뱃속의 아이가 아빠 목소리 모를꺼 같단 생각에...
헤드셋 끼고 파티사냥 할 때 그냥 옆에 앉아서 볼 것도 없는 인터넷만 뒤적였네요.
마이크로 말하는 아빠 목소리라도 들려주려구요.
어느정도 지나니 아이가 아빠 목소리로 태동반응 하더군요.
근데 문득 너무너무 서럽더라구요..
태담 해주는게 아닌데 아빠 목소리라고 이렇게 좋다고 반응하고 있는 게 너무 불쌍하고 맘 아프고..
배는 점점 불러와서 만삭이 되었는데도 밤마다 피씨방 가는 걸 넘어서서,
최근엔.. 아침에 출근한 줄 알았더니 나중에 알고 보니 회사 쉬는 날이었습니다.
신랑이 게임같이 하는 친구들랑 주고 받은 카톡 보고 알았습니다.
출근한다고 나간 사람이 퇴근시간 맞춰서 겜방에서 놀다 온거였어요.
저한테 말 한마디 없이.. 그냥 일하고 퇴근한거처럼..
그 후 또 다른 카톡에는 아침에 출근하다 말고 연락된 같이 겜하는 형이 야간일 퇴근하고 지금 겜방 간다니까
같이 가요ㅋㅋ 월차 내고 갈게요 ㅋㅋ 라고 답장 보낸 내용이 있더군요.
(다니는 피씨방이 회사 근처에 있어요. 그 형은 그 피씨방 근처에 삽니다)
그리고 오늘, 크리스마스 이브이자 제 생일입니다.
더불어 우리 아기는 예정일을 넘겼어요.. 초산이라 좀 늦게 나올 수도 있다고 하네요.
아마 남편은 오늘이 제 생일인 것도 잊은 모양이예요.
어제 새벽 2시 반까지 겜하고 들어와서 아침에 축하인사 한마디 없이 그냥 출근했어요.
근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홈페이지로 접속자 확인을 해보니
딱 회사 도착했을 시간 쯤 되니 접속을 하셨더군요.
전화하니까 전화를 안 받아요... 세번째 거니까 받아서 어디냐니까 회사래요..
회사치곤 주변이 너무너무 조용하더군요. 혼자 화장실이나 차안에 있는 거 마냥.
그럼 지금 접속한 건 누구냐니까 뭔 소리 하냐고 발뺌하더니 형이 심심하대서 가지고 놀라고 알려줬대요.
그래놓고 너 지금 나 의심하냐, 라고 화를 내기 시작하더군요.
전화로 한참을 말다툼하고 전화 끊자마자 접속자 확인하니 나가고 없어요.
전 나름 심증에 물증 더해서 따져보려 했는데, 일하는 사람한테 전화해서 의심이나 하고 쌈 건다고
너무 당당하게 오히려 화를 내니까 눈물만 나더라구요...
차마 핸드폰 훔쳐봤다고 말도 못하고.... 죄인 된 거 같고...
제 생일이자 크리스마스 이브 날 아침부터 서럽고 화나고 하루종일 울고만 있습니다.
확 집 나가서 퇴근하고 오면 눈에 안 보이는 곳에 숨어버리고 싶은데...
눈도 많이 왔고 예정일도 지났고, 친구들은 크리스마스 이브라고 다들 약속 있을꺼고..
갈 곳도 없고 만나줄 사람도 없고, 너무 서글픕니다.
이러다 진통오면 피씨방에서 게임하고 있는 사람한테 전화를 해야 할 꺼 같은데..
상상해보니 너무 자존심도 상하고 기분이 안 좋더라구요.
왠지 바로 오지 않고 하던 사냥 끝내고 올 것만 같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