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잘 헤어진걸까요?

에휴 2012.12.28
조회934

 

 

 

 

안녕하세요? 슴두살 흔녀입니당.

판이나 톡을 눈팅만하고 댓글 한 번 남겨본 적도 없던 제가 글을 쓰게 되네요ㅠ.ㅠ

다름이 아니라 남자친구와 헤어진게 잘한걸까.. 해서 글 남겨봅니다.

 

 

남자친구는 25살이구요, 남자친구와는 1년 정도 만났어요.
1년 동안 울기도 많이 울었지만 그래도 웃었던 기억도 많습니다.
다만, 일방적으로 제가 많이 힘들었어요.

 

 

남자친구는 전 여자친구가 나이트 죽순이라서 상처 받은 일들이 꽤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저한테 집착이 강했습니다.
썸남썸녀 때부터 연애초까지 카톡 답이 1분이라도 느리면 바로 전화가 오고, 전화를 받지 않으면 받을 때까지 걸어요. 최대는 56통이었네요.
이게 너무 힘들어서 딱 잘라서 말했어요.
나는 연락을 못할 상황이면 미리 못한다고 말을 한다, 그리고 행여라도 미처 그런 말을 못한다 할지라도 다른 짓 안하니 걱정말라, 난 이런게 싫다. 라구요.
남자친구도 수긍해서 그 부분은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헤어지기 전까지도 여전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의심도 하는 편이예요.
저 이 나이 먹고 한 번도 나이트 안가봤습니다. 클럽은 일 년에 한 두번 친구 생일이나 이럴 때 가는 편이구요, 술자리도 한 두달에 한 번 갈 정도예요.
그런데도 여자친구들끼리 있으면 뭐하냐, 뭐하는데 답이 느리냐,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보니까 어디 같던데 거긴 왜 갔냐 등등.
모든걸 남자로 연관 지어서 생각하고, 의심하고, 추궁하더라구요.
이것도 지쳐서 몇 번 화내도 고쳐지질 않더라구요.

심지어 아르바이트나 채용 정보 등을 보고 있으면 "이런거 주변에 남자 많지 않아?" 라고 말하며 은근히 눈치를 주곤해요. 그리고 인턴이나 사회생활하다보면 회식 이런거 당연한건데.. 그런 자리에서 폰 안보는게 신입으로써는 예의인데 미친듯 연락옵니다. 그리고 어쩌다 연락이라도 한 번 하면 난리가나요.
그 스트레스가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안 겪어보시면 모를테죠.

 

그러면서도 어쩌다가 반대로 제가 장난삼아 '딴짓하지마' 등 웃으며 이야기하면 정색해서 화를냅니다. 지금 생각하니 어이가 없네요..

 

 

또 사생활을 존중하지 않아요.
연애초에 제 핸드폰을 연락처, 메모, 문자, 카톡, 사진 등등 제 몰래 다 훔쳐본게 걸려서 엄청 화를 냈었어요.
그 후로 폰을 건드리진 않는데 매일 매일 문자, 카톡, 전화 목록은 꼬박 꼬박 검사합니다.
심지어 가족끼리 주고 받은 문자까지도 보곤 했어요.

 

 

그리고 꿈이 없습니다.
제가 잘났다거나 그런 의미로 하는 말 절대 아닙니다.
다만 요즘 대학생들 자기 꿈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거 솔직히 당연한거잖아요.
단 한 번도 그런 모습을 본 적이 없습니다.
고등학교 수준의 영문법 조차도 자리 잡혀 있지 않길래 겨우 겨우 달래서 토익 학원 데려가면 딴 짓하기 일쑤고...
대학교 3학년생이 공모전이나 이렇다 할 무언가에 참가하지도 않고...
거기다 학점은 3.5조차도 안되요. 그러면서 학교 안가는 날에는 하루 종일 먹고 자는게 거의 대부분의 일과입니다.
저를 만나야지만이 외출을하고, 생산적인 일을 하지 않아요.
심지어 아직도 장래희망을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기분에 따라 원하는 직업이 바껴요.
저보다 오빠지만 가끔은 너무 한심해서 답답할 때가 생기더라구요.

 

 

또 단 한번도 데이트나 여행에서 계획을 짜온 적이 없습니다..

거창하고 큰걸 바라는게 아니라요, 이동시에 버스 번호라던가 그런건 알아올 수 있는거 아닌가요?

하나부터 열까지 제가 다 체크하고, 남자친구는 그냥 몸만 옵니다.

 

 

가장 결정적인건 금전 문제입니다.
저 한 달에 용돈 교통비와 학원비 정도 받습니다. 그것도 공짜로 받는게 아니라 매번 밤새워 가며 공부해서 과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그로 인해 받는 성적 장학금이 있기 때문에 받습니다.
학교까지 통학하는데 왕복 2시간이 좀 넘어요. 그래서 평일에 학교 마치고 학원까지 다녀온 뒤 집에 오면 보통 11시에서 12시입니다.
때문에 평일에는 아르바이트를 못하지만 주말에는 아르바이트를합니다. 그걸로 용돈 벌구요. 한 달 평균 40만원 정도 받습니다.
이 안에서 적금 넣고 나면 남는 돈은 그렇게 많지 않아요.

 

반면 남자친구는 오로지 용돈입니다. 용돈이 한 달 평균 40~50만원 선이구요. 남자친구도 마찬가지로 학교까지 통학을 하느라 평균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됩니다.
저보다 일찍 마치는 편이긴하지만 미대생이라서 가끔은 몇일씩 밤샘 작업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그래서 시간도 부족하고 피곤한거 누구보다 잘 이해합니다.
하지만 공강 요일 포함해서 주말에는 앞서 말했듯이 하루 종일 먹고 자는게 거의 대부분이네요. 피곤하다는 이유로요.
그렇게 아르바이트 할 생각 조차 안합니다. 그러면서 돈은 늘 부족하다고 징징대요. 도대체 왜 부족한건지 저로써는 이해가 안갑니다. 교통비, 식비, 담배값 외에는 유흥 등 즐기지 않거든요.
재료비는 부모님께서 따로 주시구요.

 

 

그래서 1년 동안 데이트를 돌이켜봤을 때 80%~90%를 제가 다 부담했네요.
"나 오늘 교통카드 밖에 없어" 라고 말할 때도 있구요. 심지어 교통카드 충전할 돈조차도 없는 경우도 있구요.

시간이 흐르면서 이 일로 힘들어질 무렵, 가장 얄미울 때는 제 주머니 사정 생각조차 안하고 비싼 음식을 고른다거나 금전적으로 돈이 많이 드는 일들을 하자고 졸라요.
어디 저는 하늘에서 공짜로 돈 떨어집니까? 헤어질 쯤에는 그렇게 돈까지 모자라고 시간 없이 피곤해하면 작품이라도 인정 받던가 왜 늘 혼나고 학점은 엉망인거지? 라는 생각까지 들더라구요.

 

 

그 외에도 담배로 인한 거짓말들, 1년 동안 친한 친구들을 소개해줄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도 소개시켜주지 않은 일들 등...

 

 

솔직히 누구보다 사랑 받았던건 사실입니다. 저 또한 후회 없을만큼 사랑했구요.

하지만 이런 생활들이 1년 동안 반복되다보니 사랑으로 이해했던 것들도 지치고 힘이들어 얼마전 헤어지자고 통보했습니다.
그 날 당일은 괜찮은 듯해보이더니 다음날부터 계속해서 애원하는 문자가 오네요.
그 모습을 보니 안쓰럽기도 하고, 제가 죄인인 것 같은 기분 듭니다.

그렇게 죽고 못살만큼 사랑했는데 한 순간 남남이 되버리는게 허무해서 슬프기도 하구요.

저.. 잘 헤어진 것 맞나요? 일방적으로 제가 힘든 것만 생각하는 제가 이기적인건가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