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 대충 입고 나와라

지구2013.01.03
조회14,959

이 글은 동성애에 관한 글입니다
동성애에 불쾌감을 가지신 분들은
읽지 말아주실것을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2012년 마무리 잘하셨어요? 저흰 마무리는 못했지만 새해시작은 잘한것같기도해요. 작년12월은 진짜 엄청 추웠네요 저희한테는요. 솔직히 저번글에서 애인이 댓글 쓴거보고 거의 반포기상태였는데 여러분들이 댓글 달아주신거 전부다 천천히 한번더 읽어봤는데 갑자기 막 기분이 이상해지는거에요. 항상 외면받는 사랑을 하고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나보다싶고. 뭔용기가 생겨서 다짜고짜 부산가는 기차표 두개 끊었네요. 그리고 다른친구 시켜서 단거한테 전화걸어서 어디앞에서 만나자고 시켰어요. 어차피 내가 걸면 받지도 않을테니까

 

 

 

제가 나가니까 놀라서 도망도 못가더라고요. 괜찮대놓고 얼굴살은 쫙 빠져가지고. 하고싶은말이랑 해주고싶은말이 되게 많았는데 아무생각도 안났어요 얘도 그동안 나랑 똑같았을거를 너무 잘아니까. 어디 앉아서 얘기하면 사람들한테 들릴까봐서 그냥 걸으면서 얘기하자고 했네요.

 

 

 

나-잘지냈나

 

단거-어

 

나-학교도 다빠지고 양아치네

 

단거-지는 얼마나 모범적이라고

 

나-니보단 낫다

 

단거-ㅋㅋ

 

나-오랜만에 봤는데도 안어색하네

 

단거-친구니까

 

나-친구?

 

단거-친구지

 

나-니 연말에 뭐 계획있나

 

단거-아니

 

나-카면 내랑 어디좀가자

 

단거-어디

 

나-부산

 

단거-뭐?

 

나-부산 해돋이 보러

 

단거-내가 거길 니랑 왜같이가는데

 

나-친구니까

 

 

 

당황하더니만 계속 싫다고 안간다 그러길래 기차표 벌써 끊어놨다 니가 안가면 생돈 날리는거다 1월1일 새벽6시 기차니까 나오던지 말던지 알아서해라고 하고 왔네요. 지금까지의 고집을 봐서는 안나와도 이상한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좀 많이 불안했는데 그날 보니까 나왔더라고요. 고맙기도하고 귀엽기도하고... 기차타고 가는데 기분이 되게 이상했어요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목적으로 가는거였으니까요. 제가 막 뒤척이니까 좌석 뒤로 넘기는 버튼?손잡이?찾아서 넘겨주는데 그런 사소한 배려가 또 진짜 얘다워서 괜히 반갑기도하고

 

 

 

부산은 의외로 가깝던데요. 바닷가라서 확실히 덜춥기도하고. 급하게 나오느라 핫팩이나 목도리 못챙겨왔는데 얘 추위 잘타는데 어떡하나 싶었는데 안추워서 다행이였어요. 이런 분위기로 어디 멀리 가기도 좀 그래서 그냥 바로앞에 해운대 갔는데 일출시간 지나서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더라고요. 그중에서도 최대한 사람 없는데로가서 가만히 앉아있었어요 분명히 할말 정리해서 종이에 적어보기까지 했는데 대학면접 보는거처럼 머리가 새하얘져서 입이 안떨어지더라고요.

 

 

 

단거-할말있음 빨리해라

 

나-이제 그만해라

 

단거-뭘

 

나-됐으니까 이제 그만해라 그만해도 된다

 

단거-뭐를

 

나-지금 니가하고있는거 이게 씨1발 미친짓이지 뭐하자는건데 지금 이게 사람사는거가

 

단거-지금이 뭐 왜 난 존1나 살만하다 전보다 훨씬 더 살맛난다

 

나-약 팔지말고 제대로 말해봐라 니 진짜 괜찮나

 

단거-당연하지

 

나-내랑 헤어지고 좋은점 다섯개 말해봐라

 

단거-잔소리 안듣는거랑, 안귀찮은거랑, 남들 신경안써도 되는거랑

 

 

 

말을 다 못하고 고개를 숙이더라고요. 울고싶은데 맘대로 울지도 못해서 조용히 눈물만 툭툭 떨어뜨리는데 그게 얼마나 속이 쓰리던지. 미안하기도 하고... 안아주고 싶었는데 그러지도 못해서 답답하고 짜증나고 왜 그상황에서 할수있는게 아무것도 없는건지. 헤어지던 그때도 그렇고 저때도 그렇고 왜 나는 아무것도 못했는지. 그래도 조금이라도 솔직한모습 보니까 괜히 안심되고 다행이다 싶더라고요. 근데 우는거는 더 못볼거 같아서 그냥 고개를 돌렸어요

 

 

 

나-안괜찮은거같은데

 

단거-진짜 괜찮은데..이게 왜이러지

 

나-○○아 이제 됐으니까 그만해도된다

 

단거-추워서 눈시려워서 이러는거다

 

나-되도않는 소리좀 그만하고 제발 솔직하게 말해봐라 아무도 뭐라하는사람 없으니까

 

단거-니 진짜 왜그러는데 내가 괜찮다는데 니가 뭔데 다 아는것처럼 말하는데

 

 

 

눈 시뻘개져서 막 짜증을 내는데 착잡했어요. 바닷가 보는데 커플분들 많더라고요. 같이 웃고 떠들고 사진찍고 손잡고 걷고 껴안고. 처음으로 부럽다는 생각을 해봤어요. 여태껏 그런거 한번도 해본적 없었는데 그냥 갑자기 막 부러워지는거에요. 뭐 큰건 안바랬어요 그냥 저사람들처럼 아무 걱정없이 같이있고 싶었어요 같이있는 동안만큼은 걱정같은거 불안같은거 없이 지내보고싶다 그런생각 우린 왜이래야만되나 그런 쓰잘데기없는 생각도 들고

 

 

 

나-닌 뭐가 무서워?

 

단거-뭐?

 

나-닌 뭐가 무섭냐고

 

단거-니가 힘들어지는거

 

나-그게 다가

 

단거-어

 

나-왜 니생각은 안해?

 

단거-내같은건 아무래도 상관없다 내가 잃어봤자 뭘 얼마나 잃을까봐

 

나-야 근데 어떡하지 난 지금 너무 힘든데

 

단거-내가 그랬잖아 시간 지나면 된다고 지금 처음이라서 그런거라고 몇개월이될지 몇년이될지 모르겠는데 참으면 참아진다 나중에 편하게 살려면 니나 제발 그만해라

 

나-몇개월? 몇년? 니를 어떻게 그동안에 잊는데? 우리가 뭐 심심해서 만났나 몇년? 지1랄하지마라 난 평생 니 못잊는다 뭘먹든 뭘하든 니생각이 날거고 그래 니말대로 여자를 만났다쳐도 니랑 비교하게 될거다 하다못해 결혼을 해서 애를 낳아도 니밖에 생각이 안나겠지 그게 더 못할짓 아니가? 니랑 이대로 헤어지고나봤자 평생 누굴 완전히 좋아하는일같은거 없을거다

 

단거-니가 그걸 어떻게 아는데

 

나-니는 그럼 어떻게 아는데? 괜찮아질거라고? 그걸 어떻게 알아? 내가 지금 안괜찮다잖아 내가 지금 너무 힘들다잖아 니는 어떨지 모르겠는데 난 요새 사람사는것같지가 않다 차라리 차에치어서 죽고싶다 진짜 세게 박아서 어디하나 잘못되기라도 하면 니가 쳐다라도 봐줄까 그런생각도 한적있다 진짜 그런생각하면 안되는거 나도 잘 아는데 그럼 어떡하는데 니가 나를 안봐주잖아 ○○아 나좀봐봐 니 내가 나중에 남들한테 싫은소리 안듣게하려고 고생 안하게 하려고 그러는거라했제

 

단거-응

 

나-이번엔 내가 직접 말해줄게 니 눈 보면서 말해줄게 잘들어라 난 남한테 더럽다 정신병자다 이런소리 안듣고 눈치안보고 사는것보다 그냥 니랑 같이있는게 비교도 못할만큼 행복한거다 그러니까 제발 다시한번만 생각해봐라 우리 싫어하고 욕하는사람도 많겠지만 우리 응원해주시는분들도 이렇게나 많아

 

 

 

전편이랑 전전편에 여러분들이 댓글달아주신거 인쇄해갖고 가져갔었어요. 얘 성격에 자기결심 굳히려면 절대 안읽었을테니까요. 이게뭔데 하면서 보더니 읽으면서 아예 줄줄 울었음. 눈에서 한번에 저렇게 물이 많이 나올수있나 싶을정도로. 이거 니가썼제 니가 말투바꿔가면서 다 썼잖아 그러길래 아니라고 진짜 다 직접 달아주신거라고 말해주니까 종이 꾹 잡고 놓지를 못하는데 괜히 저까지 울고싶고

 

 

 

단거-니 후회할건데..

 

나-그딴걸 왜하는데

 

단거-남들처럼 밖에서 손도 못잡고 어디 같이 많이 가주지도 못하고 자랑도 못하고 신경써야될게 한두개가 아닌데

 

나-치아라 필요없다 뭐 어쩌라고

 

단거-난 소유욕도 심하고 외로움도 잘타면서 표현은 제대로 못하고 성격 여러모로 나빠서 니 엄청 피곤할걸

 

나-내 좀 평생 피곤하게 해도 그리고 누가 니보고 성격 나쁘다카든데 내한텐 니가 최고다 니보고 뭐라하는사람 다 데려온나 줘패줄게

 

단거-까고있네

 

나-우리가 사는거지 남이 대신 살아주는거 아니잖아 우리 하고싶은대로 한번만 해보자 어?

 

 

 

저말 다하고 나니까 야이 병1신새1끼야 하면서 펑펑 우는데 이거뭐...ㅋㅋ웃으면 안되는데 자꾸 입근육이 말을 안들어가지고. 최대한 멋있게 말해주면서 잡고 싶었는데 늘 그랬듯이 되는대로 지껄였네요. 그래도 속으로 제발제발 진심 전해져라 하면서 말했던게 효과는 있었나봐요.

 

 

 

참 신기해요. 저 작은애가 제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을수 있다는게. 3년전 예비소집일 이후로 제인생은 완전히 바꼈어요. 좋게도 바꼈고 안좋게도 바꼈어요. 분명한건 뭐가 어떻게 됐던간에 전 지금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란거에요. 뭘 어쩌겠어요 이래야만 사람사는거같고 숨통도 트이고 밥도 넘어가고 잠도 잘오고 웃을수도있는데

 

 

 

아직 힘들어해요. 많이 불안해하고요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은가봐요. 저는 진짜 너무하다싶을정도로 단순한게 좀 있어서 저희만 좋으면 그만이란 생각으로 그렇게 사는데 제애인은 제가 안하는 걱정까지 자기혼자 다 하는거같아요. 최대한 그런거 생각안하게 제가 잘해야겠죠 좋은데도 같이 많이 가보고 맛있는것도 많이 먹고 재밌는것도 많이 보고. 자신있어요 그런거는. 남들처럼 똑같이는 못해줘도 남들만큼은 해줄거니까요. 얘가 용기내준만큼 저도 숨기는거없이 진심으로 대할거에요

 

 

 

그리고 전부터 꼭 해드리고싶은 말이 있었는데. 고맙습니다. 진짜로요. 저희글 읽어주신분들도 감사하고 댓글로 응원이랑 충고 적어주신분들 마음으로 응원해주신분들 정말로 감사합니다 한분한분 직접 보면서 진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은데 그럴수는 없으니까 저희마음 전해드리고싶은데 제가 글을 잘 못써서 그런지 어떻게 잘 표현이 안되네요 단거가 눈알 빠져라 몇번씩이고 읽어봤다면 이해가 되실까 싶습니다 저야 뭐 셀수도없이 읽었고요. 제가 용기낼수 있었던것도 저희가 제자리로 돌아올수 있었던것도 전부 여러분 덕분이에요 진짜 정말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또 괜히 저희때문에 같이 맘고생해주신분들께 너무 죄송하고 다음에는 좀 밝게 글써서 올게요. 전만큼 아니 전보다 더 사랑하겠습니다

 

 

 

한동안 니 웃는걸 못봤네. 계속 울게만 만들고. 내가아는 노래중에 니가 웃을때마다 불꽃이 튀는걸 볼수있다는 가사가 있는데, 나도 그렇다. 난 니 웃고있는 그 얼굴이 좋아. 무슨일이 있어도 웃었으면 좋겠고 웃게해주고싶어. 우리가 남들이랑 조금 다르지만 그만큼 다른 행복도 많이 느낄수있잖아. 조심스럽지만 그만큼 사소한거에도 고마워하고 조그만거에 설렐수있잖아. 맞지? 난 니만보면 떨려서 죽을것같아 니가 너무좋아 그건 앞으로도 그럴거야. 내일 니 볼수있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행복해지네 내일 대충입고 나와 시간아까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