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추가.감사합니다.)너무 많이 먹는 아내. 안쓰럽습니다.. 해결방법이 있을까요? (아내도 보여줄겁니다.)

디셈버2013.01.07
조회389,561

어제 퇴근후 저녁먹고 아내와 함께앉아 글을 확인했습니다.

둘다 참 많이 울었습니다. 댓글 써주신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하나도 빠뜨리지않고 모두 읽었습니다.

아내는 감정이 잘 안가라앉는지 컴퓨터앞에서 일어선뒤에도 화장실에서 한참을 울었습니다.

일단 쉬운것부터 하나씩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어제밤 장인어른께 전화드려 주말에 저녁약속을 잡았습니다. 혼자 뵐까 하다가 저와 장인어른의 문제가

아니라 와이프와 장인어른의 문제기에 아내도 함께 가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마음에만 담아두고 있던 문제들 말씀드리라고 했습니다. 아내도 그러겠다고 했구요.

그리고 먹고싶은 음식들이 떠오르면 쓰라고 작은 수첩도 하나 주문했습니다. 

그 음식들은 이제 제가 아내와 함께 먹을겁니다. 댓글들중에 제일 제마음에 와닿았던게 일주일에 한번

정말 먹고싶었던거 배가 부를때까지 함께 먹어주라는 댓글이었습니다.

 

아내혼자 있는 시간이 되도록이면 없도록 노력할거고, 함께 있는 시간에 아내가 먹고싶어하는걸 같이 먹을겁니다. 밑에 베스트댓글에 올라오신 님의 남편분처럼 예쁘다 예쁘다 난 당신이 건강하게 잘 먹는게 좋아 라는 말도 함께 하면서요.

병원은 제가 좀 더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집근처 정신과에 전화하니 이런케이스의 환자를 케어한 경험이 없는 느낌이었고 좀 더 전문적으로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아볼 생각입니다.

 

따뜻한댓글들 감사합니다. 혼자 가지고있기에는 너무 무거운 고민이라 올린글인데 공감해주시는 분들과 걱정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참 힘이 됐습니다.

 

오랜시간 압박과 스트레스로 힘들었을 만큼 이제는 앞으로 오랫동안 제가 계속 말해줄겁니다.

어떤 모습의 당신이든 여전히 내눈에는 처음 만나던 그날의 당신이라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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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좀 길겁니다..귀찮으신분들은 뒤로가기 하셔도 됩니다..

 

아내가 안쓰럽기도 하고 답답한마음에 글올립니다. 악플은 삼가해주세요. 아내에게 보여줄겁니다.

저희는 결혼1년이 조금 안된 신혼부부입니다.

와이프는 올해 28살이고 저는 32살입니다.

연애를 4년정도 했는데 쭉 장거리연애였던지라 2~3주에 한번꼴로 데이트를 할수있었고, 그때만 해도

몰랐습니다.

참고로 와이프는 174cm에 55~55반정도 입는편으로 말랐습니다.

일단 먹는양이 상상을 초월합니다..

평일엔 서로 출근을하고 퇴근해 집에와서 저녁을먹고 대화나누다가 같이책읽거나 뉴스보고

둘다 다큐를 좋아해서 한두편 보다가 잠드는 편입니다. 저는 한번 잠들면 누가 업어가도 모를정도로 깊이자구요..

 

처음 목격한건 일이 바빠서 토요일날 출근했다가 오후에 잠깐 집에 들렀는데, 아내는 자고있었고

거실에는 먹은흔적들이 있었습니다.

미XX피자에서 피자, 파스타, 홈샐러드 먹은것 같았는데 남은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싱크대에는 찜닭포장용기 있었구요(닭뼈로 찜닭추정) 라면끓여먹은 냄비도 가스렌지위에 있었구요.

아내가 청소를 정말 열심히 하기 때문에 평소에 이렇게 먹은걸 늘어놓거나 하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침실문여니 화장대위에 예감이랑 빼빼로먹다남은거, 새우깡 빈봉지 있었습니다.

아내가 일어나면 절 보고 놀랄까봐 정말 서류만 가지고 살짝 나왔습니다.

그러고서 1시간30분쯤 뒤에 퇴근을했고 퇴근해서 집에가서 같이 저녁먹었습니다.

맥주한잔 할까? 했더니 좋다고 웃길래 집앞 호프집에가서 모듬꼬치에 생맥주2잔정도씩 먹고 들어와서

샤워하고 전 잤습니다.

 

그뒤로 분리수거할때나 쓰레기통비울때 유심히 보게됩니다.

보통 분리수거는 아내가 정리해놓은걸 제가 출근길에 아침에 내놓고 가는데

상자는 아내가 잘 포개서 한박스에 정리해놓기때문에 꺼내서 내고 할 필요가 없습니다.

분리수거하러나가서 (일주일에 한번 아파트분리수거입니다.) 상자를 열면

제가 모르는 치킨상자, 피자상자, 족발포장용기 이런게 엄청 나옵니다.. 비닐봉지지도 꺼내서 보면

과자봉지가 정말 엄청납니다.

 

 

 

그렇게 두어달정도 지나고 아내에게 저녁에 외식하자며 불러냈습니다.(아내가 퇴근시간이 저보다 빠릅니다.) 패밀리레스토랑 가서 저녁 먹으며 아내한테 물었습니다.

나랑 식사할때 불편하냐고.. 그랬더니 와이프는 절대로 아니라며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묻길래

전에 집에 잠깐 들렀을때 본거하며 분리수거때 본걸 얘기했습니다.

아내가 잠깐 말이 없더니 설명을 해줬습니다.

 

 

 

어려서부터 장인어른께서 여자는 무조건 늘씬해야 된다는 얘기를 입에 달고 사셨고,

집에서든 외가쪽이든 친가쪽이든 밥을 먹으려하면 항상 와이프밥공기의 밥을 반정도 덜어내셨다고 합니다. 그러니 작게 퍼든 많이 퍼든 무조건 반공기는 장인어른께서 덜어내셨던거죠.

간식거리 먹는걸 못봐하셨고 치킨,족발 같은것도 시키면 항상 한두조각 정도밖에 못먹었다고 합니다.

라면은 무조건 반개, 계란도 못넣어먹었구요.

이부분은 저도 대충은 알것 같았습니다. 처가집에 가면 항상 장인어른께서는 아내에게

"살은 좀 빠졌냐" 라고 질문하셨고 아내는 웃으면서 "그대로에요" 라고 대답하는데, 그때는 그냥 흘려 들어서 잘 몰랐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 말들이 다 압박같은거였습니다.

 

그렇게 아내가 기억하는 어린시절부터 중고등학교, 대학생활을 집에서 하면서 아내의 머리속에는

"아빠가 없을때 무조건 많이 먹어두자" 라는 생각이 자리잡았고 그게 어느덧 '사람이 없을때' 로 바뀐겁니다..그러니 식구들이 모두 와서 저녁을 먹기전에 아내는 식구들이 오기전에 집에서 밥을 미리 많이 먹어두는겁니다.. 장인어른이 휴가나 일이있어서 아내보다 먼저 귀가하시는 날에는 떡볶이나 순대 튀김등등을

사다가 아파트 층계계단에서 허겁지겁 먹고 들어간적도 있다네요..

 

 

 

문제는 많이 먹기만 하면 상관없습니다..

먹은걸 다시 게워낸다고 합니다. 좀 더 먹고싶고, 아니 좀 더 많이 먹어둬야할것같아서 먹고나면

게워내고 또먹고..게워내고 또먹고..그게 이젠 습관이 되버린겁니다..

 

 

너무 안쓰럽습니다..

옆에서 조절해주며 같이 힘이되고싶은데 제가 만약 먹는걸 제어하게 되면 다시 장인어른의 반복이 될까 걱정스러워 그냥 아무말도 못하고 모른척 넘어갑니다. 그 얘기를 들은뒤로는 분리수거할때도 그냥 눈물이 날것 같습니다. 혹시나 제가 와이프보다 일찍 들어가면 또 먹는게 부담스러울까봐 일부러 늦게 들어갈때도 있습니다. 저랑 같이 저녁먹을땐 아무리많이먹으라고해도 멋적게 웃고넘기고 적게먹으니까. 차라리 저 없을때 배불리 먹어두라는 생각에서였는데 그것마저도 먹고 다 게워냈을걸 생각하면 또 안쓰럽고 걱정되고 안타깝고......

 

 

다른사람과 먹을땐 많이 못먹겠답니다. 죄짓는기분이랍니다.

 

 

 

 

병원에 가자고 하면 상처받을까봐 넌지시 병원얘기를 꺼내기만 했는데 아내눈이 그렁그렁해지길래

그냥 당신이 힘들어보여서 그렇다고 하고 넘겼습니다.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아내가 상처받지 않는 선에서 해결할수있는 방법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