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저와 저의 예랑의 상황에 대해 어떡하면 지혜롭게 관계를 잘 유지해 나갈수 있을까 고민하다 글을 씁니다. 스크롤 압박 있어요.
저와 제 예랑은 삼십대 중후반으로 여기는 외국이고요.
아무래도 서로 나이도 있고 또 타지에 있다보니 남친 혹은 애인이라기 보다 이미 가족 같은 관계로 서로 의지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만난지는 일년이 조금 넘었고 얼마전 한국을 다녀가 상견례를 했고 올 6월 결혼을 앞두고 있습니다.
양가 집에서는 다 골칫거리였던 노총각 노처녀를 보내버리게 되어 매우 기쁜것 같았습니다. 덕분에 다행히 결혼식장 과 집문제, 혼수문제에 대해서는 원만하게 절충이 되었고 날씨가 조금 풀리기 시작하면 좀더 본격적으로 진행해 가게 되겠지요.
저의 고민은 일년이라는 짧지도 길지도 않은 시간동안 저와 예랑이 둘다 살이 10킬로 넘게 쪘다는 거예요.
하긴 남녀사이에 정말 어이없고 기가 막히는 일들이 비일비재한 요즘에 고작 살이 찐것이 무슨 고민거리가 되려나 하시는 분들도 있을수 있겠지만 정말 저에게는 심각합니다.
문제는 그저 먹는 식습관 뿐만이 아니라 저희가 의사소통이나 절제하는 능력이 많이 부족해 지는 것 같아서 이런식으로 관계가 어떻게 지속 될수 있을지 고민이 되네요.
이제 봄이지나 결혼을 하면 평생을 살게 될텐데 이런식으로 서로의 건강을 망치면서 유지되는 결혼생활이 과연 어떻게 지속될수 있을지 그게 고민입니다.
정말 저희 사이가 진정으로 평생을 함께 하는만큼 더더욱 돈독한 사이로 발전할수 있으려면 뭔가 큰 변화가 와 주어야 할 것 같은데 과연 그럴수 있을지 고민이 됩니다.
저희 커플은 사이가 참 좋은 편이예요.
노총각 노처녀가 타국에서 어렵게 만난 인연이라 더더욱 끈끈한듯 싶습니다.
그래서 같이 살지는 않지만 결혼도 약속했고 뭐 거의 같이 살다 시피 하며 매일 제가 예랑의 집에가서 저녁을 먹고 옵니다.
그러면 예랑은 복스럽게 잘 먹는 내가 예쁘다면서 이것저것 상을 차립니다. 그냥 차리는 것이 아니라 상다리가 휘어지게 기본메뉴가 2-3 개씩 차립니다. (예를들면 제육볶음, 갈비찜, 해물탕 뭐 이런식으로요. 3메뉴를 한상에 차려요.)
그리고 매일같이 술을 먹습니다. 그것도 가볍게 한두잔 먹는게 아니고 기본이 소주 2병 혹은 와인 2병 아니면 맥주 한팩 (6병) 입니다. 매일같이 그래요.
처음에 저는 무척 좋았습니다. 매일매일이 축제분위기 라면서 좋아했었어요.
저도 타지에서 혼자 자취생활 한 것이 오래 되었고 거의 나는 독신으로 살게 되나보다 하고 생각했었는데 처음으로 누군가가 이렇게 엄마처럼 저를 챙겨주는 것이 그저 감사했었지요.
정말 그 마음은 무척 고맙게 생각합니다.
저는 이곳에서 5시 칼퇴근하는 직장을 다니고 있고 저희 예랑은 주로 재택근무를 합니다.
그러다 보니 또 예랑이 집에서 주로 요리를 하게 되었고 현실적으로 제가 저녁을 준비하는 것이 쉽지가 않더라고요.
퇴근해 오면 이미 다 차려놓고 기다리고 있을때가 많고요. 어쩌다 제가 준비해 차리게 되면 자신이 부족하다면서 이것 저것 더 챙겨 옵니다.
여기서 제가 더더욱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이 의사소통의 문제인데 예랑은 자신이 거절당하는것에 대한 엄청난 두려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정말 별 것 아닌것에 감정을 이입해서 내가 그냥 하찮게 한 말들로 자존심에 상처를 입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요리와 먹는것에 관련된 것인데 제가 예전에 매일 이렇게 많이 먹는 것 부담스럽다. 술도 너무 많이 먹는 것은 싫다. 하고 말했을 때 예랑이 왕충격받아서 완전 인생비관모드로 들어가 헤어질뻔 한적이 있습니다.
막 자기비하를 할때는 자신은 절제도 안되고 음식도 너무 많이 먹고 술도 막 마시는 그런 사람이라며 자기는 저의 인생에 도움이 안되는 사람이라면서 완전 인생 다 산사람처럼 그러고 있었는데 제가 또 어르고 달래서 겨우겨우 다시 만났습니다.
그 일이 있고 난 후부터는 그저 예랑이 해 주는 모든것과 차려주는것에 고맙게 생각해야 한다 다짐하며 맛있게 먹고 기쁘게 지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매일매일 예랑의 집에서 저녁을 먹고 오게 되면서부터 나의 일상이 하나둘씩 무너져 내리는 느낌을 받고 있어요.
요즘은 퇴근해서 예랑네 집에서 저녁+술을 먹고 많이 먹은 상태로 나른해져 그냥 집에와 잡니다.
상상하기 힘들지 몰라도 진짜 매일 매일이 그래요. 아침 점심을 거의 굶는데도 저녁을 워낙 폭식하다보니 마치 삼겹살 돼지가 되어 살을 찌우는 기분입니다.
저는 키가 조금 큰편인데 조금만 살이쪄도 완전 덩치가 큰 무슨 운동선수 같은 모습이 되는 것을 저 자신이 알기에 항상 신경을 썼는데 요즘은 정말 살이 많이 쪄서 거울도 보기가 싫습니다.
또 예전에는 저녁먹고 나서 책도 읽고 시간이 되면 산책도 다녀오고 짐에서 운동도 하고 종종 쇼핑도 하고 친구가 많지는 않아도 종종 친구들도 만나고 영화도 보고 했었는데 그런 나의 생활이 하나도 없어지는 느낌입니다.
우리가 아직 결혼도 하지 않은 사이인데 벌써 결혼한 기분이 들정도예요. 그리고 벌써부터 이런데 결혼을 하게 되면 어떨지 겁이 나기도 합니다.
제가 이런 생활에 종종 위기감을 느껴서 예랑에게 이것저것 얘기를 해 보았지만 전혀 이성적인 대화가 되지 않았습니다.
예랑은 이럴 때 나보다 나이도 많은 오빠면서도 어린애가 떼쓰는것처럼 변해서 감정적으로 나오는 거예요.
그리고 내가 자신과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다른 일들을 중요시 하는것 같다고 하면서 굉장히 섭섭해 합니다.
그런데 예랑 자신도 저를 만나고 나서 아주 심각하게 살이 쪘습니다. 막 사람들이 못알아 보고 그럴정도로 살이 쪘어요.
상견례 때문에 한국을 다녀 오면서도 사람들에게 온갖 얘기를 다 들었습니다. (한국사람에서는 사람들이 살쪘다는 말을 비롯해서 상처주는 말들을 쉽게 하는것 같아요 ㅠㅠ)
그런데 무슨 고집을 피우는 건지 무슨 오기를 부리는 것처럼 더 먹는 것 같고 술도 더 많이 마시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제가 현실을 꼬집어 말하면 굉장히 상처를 받아요.
예전에는 상처받은 것을 티내고 섭섭함을 표현하더니 요즘은 티내지 않으려 굉장히 노력하지만 다 보입니다. 그냥 이 문제를 그저 무시하고 싶은가봐요.
그저 못본척 안그런척 그냥 아무일 없는듯이 계속 이 생활을 유지하려 하는 것 같은데 이얘기를 내가 꼬집어서 말을 하면 또 자기비하 모드로 들어가 자신은 내 인생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이니 자신은 괴롭다며 우울모드로 들어갑니다.
저는 우리 저녁식사 패턴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아마도 저의 예랑도 어렴풋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꺼예요.
자신도 무시할수 없을만큼 살이찌고 체력이 저하되는 것을 느끼고 있을꺼니까요.
그런데 그냥 그 문제에 대해 서로 말하지 않고 버티고 있습니다.
그냥 아무일 없는것처럼 예랑이 넘어가길 바라는 것 같아서 저도 그에대해 말하지 않고 있었어요. 말해봤자 자존심에 상처 받을게 뻔하니까요.
매일 먹는게 너무 부담스러워서 조금만 먹고 안먹으면 예랑은 금새 섭섭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그리고 음식물을 버리는 것을 굉장히 싫어해서 남기지 않으려고 막 억지로 자신도 먹고 저에게도 막 먹으라고 그래요. 제가 그래서 남기기 싫어 억지로 먹지말고 조금씩만 차리라고 하면 그래도 먹을때는 기분나게 먹어야 하지 않겠냐며 모자라는 것보다 남는게 낫다는 모순되는 말을 합니다.
그러다가 제가 어느날은 생각다 못해 한번은 우리 매일매일 저녁 같이 먹지 말고 일주일에 1-2일정도는 나도 집에서 정리도 하고 쉬고 싶기도 하다고 얘기 했다가 엄청 섭섭해 해서 일주일은 삐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러면 저녁을 종종 우리집에서 먹자고도 제시해 보았는데 원체 저희집에 오는 것 자체를 불편해 합니다. 아무래도 자신이 평소에 쓰던 물건들이나 뭐 그런것들이 없어서 그런건지 저의 공간에 자신이 들어오는 것이 불편한건지 몇번 왔을 때 정말 경직자세로 밥만먹고 황급히 떠났습니다.
또 제가 같이 운동을 하자고 꼬드겨 보았지만 고작 운동으로 돈쓰는게 싫다며 체육관은 다니기 싫다고 하고 동네를 조깅하는것도 싫다고 하고, 저녁먹고 슬슬 걸어서 산책하자고 하자고 하면 가는게 다인데 그것조차도 요즘 날씨가 춥다고 싫다고 합니다.
저는 예전에 체육관도 다니고 체계적으로 운동을 배워서 조금 했었는데 예랑은 전혀 그런 경험이 없고요, 운동을 어떻게 체계적으로 해야 하는지 기본적으로 잘 모르는 것 같고 제가 설명을 해 줘서 같이 하자고 하면 싫어합니다.
한마디로 말해 예랑은 본인이 주도권을 쥐고 있어야 마음이 편안한가 봅니다. 본인이 요리도 하고 뭔가 다른 하는것들도 다 본인이 주도하여 자신의 생각으로 나와서 제가 따라가는 형국으로 되어야 편안한데 요즘 제가 자꾸 저의 의견을 말하고 예랑이 하는 요리에 간섭하고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예랑의 자존심을 긁는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예랑은 어떤때는 제가 무슨 의견을 제시하면 그저 묵묵부답으로 무시하고 그냥 자기 뜻대로 막 밀고나갑니다. 자존심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럴때 저는 예랑 자존심을 지켜주고 싶어서 그냥 본인이 하자는대로 다 따라 줍니다. 실은 이번에 한국에 상견례를 다녀오면서도 본인이 하자는대로 다 따라 줬습니다. 물론 제가 원해서 또 예랑을 사랑해서 그런것이지요.
그런데 저의 생각은 우리가 서로 함께 좋은 관계를 계속 유지해 나갈수 있으려면 서로 대화로 상의해서 서로가 행복하고 편안하고 만족할수 있는 사이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텐데 조금 답답한 마음이 듭니다.
예랑은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했고 직장생활을 하다가 2년전에 이곳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집이 경상도 인데 아버지가 엄하시고 굉장히 보수적인 집안에서 자란 것 같아요.
저는 고등학교때부터 외국생활을 했고 집은 서울이어서 상대적으로 한국에 보수적인 가정 분위기에 대해 잘 모릅니다. 어쩌면 이런것들도 서로의 의사소통을 방해하는 문제가 되지 않으려나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또 예랑이 외국생활이 얼마 되지 않아 잘 모르는것들을 도와준것들, 영어가 서툴러 제가 종종 도움을 주곤 했던것들 등에 대해서도 예랑이 고마워 하면서도 한편으로 자존심 상해 하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드네요.
저는 예랑을 만나기 전에 유학생으로 시작된 이민자 생활을 오래 하면서 거의 고립된 독신생활에 익숙해 있었는데 애정어린 대화를 나눌 사람, 따뜻한 체온을 나눌 사람이 없었던 그 팍팍한 삶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가 않습니다.
그리고 예랑이 저에게 지극정성으로 매일 매일 진수성찬을 차려 주는 것이 예랑의 저에대한 마음의 표현이라는 것을 알고 있고 정말 고맙게 생각합니다.
매일 음식 외에도 항상 저에게 잘해주려 신경쓰는 예랑은 정말로 고맙고 세상에 하나뿐인 제가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뭔가 변화가 오지 않으면 조만간 둘중 한명이 폭발해 이 생활은 유지가 되기 힘들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드네요.
서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할수 있는 사이가 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그럴수 있을지 막연한 기분이 듭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건강한 생활을 할수 있을지, 어떻게 해야 매일 매일 저녁문제 및 서로의 건강문제를 감정적으로 몰고가지 않고 원만하고 지혜롭게 해결할수 있을지 지혜로운 분들의 조언을 구합니다.
저는 제가 할수 있는 것들은 거의 노력해 본 것 같아요. 혼자 새벽에 일어나 운동하고 살빼려 몰래 식욕억제제 같은것도 먹었는데 워낙 매일 저녁식사때 폭식을 하게되니 소용이 없어요.
게다가 저혼자 보다는 예랑과 함께 건강문제를 조금 심각하게 생각할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또 뭔가 근본적으로는 예랑의 자존심을 건들지 않으면서 나 자신의 의견도 어필할수 있는 대화방법이 절실한 것 같아요.
예랑과의 살문제 및 의사소통문제
현재 저와 저의 예랑의 상황에 대해 어떡하면 지혜롭게 관계를 잘 유지해 나갈수 있을까 고민하다 글을 씁니다. 스크롤 압박 있어요.
저와 제 예랑은 삼십대 중후반으로 여기는 외국이고요.
아무래도 서로 나이도 있고 또 타지에 있다보니 남친 혹은 애인이라기 보다 이미 가족 같은 관계로 서로 의지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만난지는 일년이 조금 넘었고 얼마전 한국을 다녀가 상견례를 했고 올 6월 결혼을 앞두고 있습니다.
양가 집에서는 다 골칫거리였던 노총각 노처녀를 보내버리게 되어 매우 기쁜것 같았습니다. 덕분에 다행히 결혼식장 과 집문제, 혼수문제에 대해서는 원만하게 절충이 되었고 날씨가 조금 풀리기 시작하면 좀더 본격적으로 진행해 가게 되겠지요.
저의 고민은 일년이라는 짧지도 길지도 않은 시간동안 저와 예랑이 둘다 살이 10킬로 넘게 쪘다는 거예요.
하긴 남녀사이에 정말 어이없고 기가 막히는 일들이 비일비재한 요즘에 고작 살이 찐것이 무슨 고민거리가 되려나 하시는 분들도 있을수 있겠지만 정말 저에게는 심각합니다.
문제는 그저 먹는 식습관 뿐만이 아니라 저희가 의사소통이나 절제하는 능력이 많이 부족해 지는 것 같아서 이런식으로 관계가 어떻게 지속 될수 있을지 고민이 되네요.
이제 봄이지나 결혼을 하면 평생을 살게 될텐데 이런식으로 서로의 건강을 망치면서 유지되는 결혼생활이 과연 어떻게 지속될수 있을지 그게 고민입니다.
정말 저희 사이가 진정으로 평생을 함께 하는만큼 더더욱 돈독한 사이로 발전할수 있으려면 뭔가 큰 변화가 와 주어야 할 것 같은데 과연 그럴수 있을지 고민이 됩니다.
저희 커플은 사이가 참 좋은 편이예요.
노총각 노처녀가 타국에서 어렵게 만난 인연이라 더더욱 끈끈한듯 싶습니다.
그래서 같이 살지는 않지만 결혼도 약속했고 뭐 거의 같이 살다 시피 하며 매일 제가 예랑의 집에가서 저녁을 먹고 옵니다.
그러면 예랑은 복스럽게 잘 먹는 내가 예쁘다면서 이것저것 상을 차립니다. 그냥 차리는 것이 아니라 상다리가 휘어지게 기본메뉴가 2-3 개씩 차립니다. (예를들면 제육볶음, 갈비찜, 해물탕 뭐 이런식으로요. 3메뉴를 한상에 차려요.)
그리고 매일같이 술을 먹습니다. 그것도 가볍게 한두잔 먹는게 아니고 기본이 소주 2병 혹은 와인 2병 아니면 맥주 한팩 (6병) 입니다. 매일같이 그래요.
처음에 저는 무척 좋았습니다. 매일매일이 축제분위기 라면서 좋아했었어요.
저도 타지에서 혼자 자취생활 한 것이 오래 되었고 거의 나는 독신으로 살게 되나보다 하고 생각했었는데 처음으로 누군가가 이렇게 엄마처럼 저를 챙겨주는 것이 그저 감사했었지요.
정말 그 마음은 무척 고맙게 생각합니다.
저는 이곳에서 5시 칼퇴근하는 직장을 다니고 있고 저희 예랑은 주로 재택근무를 합니다.
그러다 보니 또 예랑이 집에서 주로 요리를 하게 되었고 현실적으로 제가 저녁을 준비하는 것이 쉽지가 않더라고요.
퇴근해 오면 이미 다 차려놓고 기다리고 있을때가 많고요. 어쩌다 제가 준비해 차리게 되면 자신이 부족하다면서 이것 저것 더 챙겨 옵니다.
여기서 제가 더더욱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이 의사소통의 문제인데 예랑은 자신이 거절당하는것에 대한 엄청난 두려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정말 별 것 아닌것에 감정을 이입해서 내가 그냥 하찮게 한 말들로 자존심에 상처를 입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요리와 먹는것에 관련된 것인데 제가 예전에 매일 이렇게 많이 먹는 것 부담스럽다. 술도 너무 많이 먹는 것은 싫다. 하고 말했을 때 예랑이 왕충격받아서 완전 인생비관모드로 들어가 헤어질뻔 한적이 있습니다.
막 자기비하를 할때는 자신은 절제도 안되고 음식도 너무 많이 먹고 술도 막 마시는 그런 사람이라며 자기는 저의 인생에 도움이 안되는 사람이라면서 완전 인생 다 산사람처럼 그러고 있었는데 제가 또 어르고 달래서 겨우겨우 다시 만났습니다.
그 일이 있고 난 후부터는 그저 예랑이 해 주는 모든것과 차려주는것에 고맙게 생각해야 한다 다짐하며 맛있게 먹고 기쁘게 지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매일매일 예랑의 집에서 저녁을 먹고 오게 되면서부터 나의 일상이 하나둘씩 무너져 내리는 느낌을 받고 있어요.
요즘은 퇴근해서 예랑네 집에서 저녁+술을 먹고 많이 먹은 상태로 나른해져 그냥 집에와 잡니다.
상상하기 힘들지 몰라도 진짜 매일 매일이 그래요. 아침 점심을 거의 굶는데도 저녁을 워낙 폭식하다보니 마치 삼겹살 돼지가 되어 살을 찌우는 기분입니다.
저는 키가 조금 큰편인데 조금만 살이쪄도 완전 덩치가 큰 무슨 운동선수 같은 모습이 되는 것을 저 자신이 알기에 항상 신경을 썼는데 요즘은 정말 살이 많이 쪄서 거울도 보기가 싫습니다.
또 예전에는 저녁먹고 나서 책도 읽고 시간이 되면 산책도 다녀오고 짐에서 운동도 하고 종종 쇼핑도 하고 친구가 많지는 않아도 종종 친구들도 만나고 영화도 보고 했었는데 그런 나의 생활이 하나도 없어지는 느낌입니다.
우리가 아직 결혼도 하지 않은 사이인데 벌써 결혼한 기분이 들정도예요. 그리고 벌써부터 이런데 결혼을 하게 되면 어떨지 겁이 나기도 합니다.
제가 이런 생활에 종종 위기감을 느껴서 예랑에게 이것저것 얘기를 해 보았지만 전혀 이성적인 대화가 되지 않았습니다.
예랑은 이럴 때 나보다 나이도 많은 오빠면서도 어린애가 떼쓰는것처럼 변해서 감정적으로 나오는 거예요.
그리고 내가 자신과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다른 일들을 중요시 하는것 같다고 하면서 굉장히 섭섭해 합니다.
그런데 예랑 자신도 저를 만나고 나서 아주 심각하게 살이 쪘습니다. 막 사람들이 못알아 보고 그럴정도로 살이 쪘어요.
상견례 때문에 한국을 다녀 오면서도 사람들에게 온갖 얘기를 다 들었습니다. (한국사람에서는 사람들이 살쪘다는 말을 비롯해서 상처주는 말들을 쉽게 하는것 같아요 ㅠㅠ)
그런데 무슨 고집을 피우는 건지 무슨 오기를 부리는 것처럼 더 먹는 것 같고 술도 더 많이 마시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제가 현실을 꼬집어 말하면 굉장히 상처를 받아요.
예전에는 상처받은 것을 티내고 섭섭함을 표현하더니 요즘은 티내지 않으려 굉장히 노력하지만 다 보입니다. 그냥 이 문제를 그저 무시하고 싶은가봐요.
그저 못본척 안그런척 그냥 아무일 없는듯이 계속 이 생활을 유지하려 하는 것 같은데 이얘기를 내가 꼬집어서 말을 하면 또 자기비하 모드로 들어가 자신은 내 인생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이니 자신은 괴롭다며 우울모드로 들어갑니다.
저는 우리 저녁식사 패턴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아마도 저의 예랑도 어렴풋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꺼예요.
자신도 무시할수 없을만큼 살이찌고 체력이 저하되는 것을 느끼고 있을꺼니까요.
그런데 그냥 그 문제에 대해 서로 말하지 않고 버티고 있습니다.
그냥 아무일 없는것처럼 예랑이 넘어가길 바라는 것 같아서 저도 그에대해 말하지 않고 있었어요. 말해봤자 자존심에 상처 받을게 뻔하니까요.
매일 먹는게 너무 부담스러워서 조금만 먹고 안먹으면 예랑은 금새 섭섭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그리고 음식물을 버리는 것을 굉장히 싫어해서 남기지 않으려고 막 억지로 자신도 먹고 저에게도 막 먹으라고 그래요. 제가 그래서 남기기 싫어 억지로 먹지말고 조금씩만 차리라고 하면 그래도 먹을때는 기분나게 먹어야 하지 않겠냐며 모자라는 것보다 남는게 낫다는 모순되는 말을 합니다.
그러다가 제가 어느날은 생각다 못해 한번은 우리 매일매일 저녁 같이 먹지 말고 일주일에 1-2일정도는 나도 집에서 정리도 하고 쉬고 싶기도 하다고 얘기 했다가 엄청 섭섭해 해서 일주일은 삐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러면 저녁을 종종 우리집에서 먹자고도 제시해 보았는데 원체 저희집에 오는 것 자체를 불편해 합니다. 아무래도 자신이 평소에 쓰던 물건들이나 뭐 그런것들이 없어서 그런건지 저의 공간에 자신이 들어오는 것이 불편한건지 몇번 왔을 때 정말 경직자세로 밥만먹고 황급히 떠났습니다.
또 제가 같이 운동을 하자고 꼬드겨 보았지만 고작 운동으로 돈쓰는게 싫다며 체육관은 다니기 싫다고 하고 동네를 조깅하는것도 싫다고 하고, 저녁먹고 슬슬 걸어서 산책하자고 하자고 하면 가는게 다인데 그것조차도 요즘 날씨가 춥다고 싫다고 합니다.
저는 예전에 체육관도 다니고 체계적으로 운동을 배워서 조금 했었는데 예랑은 전혀 그런 경험이 없고요, 운동을 어떻게 체계적으로 해야 하는지 기본적으로 잘 모르는 것 같고 제가 설명을 해 줘서 같이 하자고 하면 싫어합니다.
한마디로 말해 예랑은 본인이 주도권을 쥐고 있어야 마음이 편안한가 봅니다. 본인이 요리도 하고 뭔가 다른 하는것들도 다 본인이 주도하여 자신의 생각으로 나와서 제가 따라가는 형국으로 되어야 편안한데 요즘 제가 자꾸 저의 의견을 말하고 예랑이 하는 요리에 간섭하고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예랑의 자존심을 긁는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예랑은 어떤때는 제가 무슨 의견을 제시하면 그저 묵묵부답으로 무시하고 그냥 자기 뜻대로 막 밀고나갑니다. 자존심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럴때 저는 예랑 자존심을 지켜주고 싶어서 그냥 본인이 하자는대로 다 따라 줍니다. 실은 이번에 한국에 상견례를 다녀오면서도 본인이 하자는대로 다 따라 줬습니다. 물론 제가 원해서 또 예랑을 사랑해서 그런것이지요.
그런데 저의 생각은 우리가 서로 함께 좋은 관계를 계속 유지해 나갈수 있으려면 서로 대화로 상의해서 서로가 행복하고 편안하고 만족할수 있는 사이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텐데 조금 답답한 마음이 듭니다.
예랑은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했고 직장생활을 하다가 2년전에 이곳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집이 경상도 인데 아버지가 엄하시고 굉장히 보수적인 집안에서 자란 것 같아요.
저는 고등학교때부터 외국생활을 했고 집은 서울이어서 상대적으로 한국에 보수적인 가정 분위기에 대해 잘 모릅니다. 어쩌면 이런것들도 서로의 의사소통을 방해하는 문제가 되지 않으려나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또 예랑이 외국생활이 얼마 되지 않아 잘 모르는것들을 도와준것들, 영어가 서툴러 제가 종종 도움을 주곤 했던것들 등에 대해서도 예랑이 고마워 하면서도 한편으로 자존심 상해 하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드네요.
저는 예랑을 만나기 전에 유학생으로 시작된 이민자 생활을 오래 하면서 거의 고립된 독신생활에 익숙해 있었는데 애정어린 대화를 나눌 사람, 따뜻한 체온을 나눌 사람이 없었던 그 팍팍한 삶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가 않습니다.
그리고 예랑이 저에게 지극정성으로 매일 매일 진수성찬을 차려 주는 것이 예랑의 저에대한 마음의 표현이라는 것을 알고 있고 정말 고맙게 생각합니다.
매일 음식 외에도 항상 저에게 잘해주려 신경쓰는 예랑은 정말로 고맙고 세상에 하나뿐인 제가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뭔가 변화가 오지 않으면 조만간 둘중 한명이 폭발해 이 생활은 유지가 되기 힘들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드네요.
서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할수 있는 사이가 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그럴수 있을지 막연한 기분이 듭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건강한 생활을 할수 있을지, 어떻게 해야 매일 매일 저녁문제 및 서로의 건강문제를 감정적으로 몰고가지 않고 원만하고 지혜롭게 해결할수 있을지 지혜로운 분들의 조언을 구합니다.
저는 제가 할수 있는 것들은 거의 노력해 본 것 같아요. 혼자 새벽에 일어나 운동하고 살빼려 몰래 식욕억제제 같은것도 먹었는데 워낙 매일 저녁식사때 폭식을 하게되니 소용이 없어요.
게다가 저혼자 보다는 예랑과 함께 건강문제를 조금 심각하게 생각할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또 뭔가 근본적으로는 예랑의 자존심을 건들지 않으면서 나 자신의 의견도 어필할수 있는 대화방법이 절실한 것 같아요.
지혜로운 분들의 도움이 필요해요.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