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9일 - 3

고양이눈2013.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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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 1일.

눈을 떴다.

꿈속엔 아무 것도 아무 것도 없었다.

검은 화면만 가득찬 꿈.

도대체 이게 뭐지?

이런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내 능력이 사라져버린 것 인가?

 

아무것도 집중할 수 없었다.

 

능력이 사라졌다면...

이제 앞으로 난 어떻게 살아야하지?

 

하루 종일 난 망연자실하여 거실을 배회했다.

이런 내 모습이 썩 유쾌하지만은 않았던 선영은 내 눈치를 보며 슬금 슬금 나를 피했다.

 

그렇게 밤이 오고, 난 또 꿈을 꿨다.

 

2016년 3월 2일의 꿈...

또 검은색의 꿈이다.

도대체 이게 뭘 의미하는지 알 수가 없다.

 

 

 

난 성민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다.

성민은 한걸음에 내게 달려와줬고, 다른 무언가를 본 게 없냐며 나를 다그쳤다.

 

한동안 아무말 없던 성민은 내게 다이어리를 가지고 오라고 했고, 난 성민에게 다이어리를 건냈다.

 

누구에게 한번도 보여준 적 없는 다이어리였다.

 

성민은 우선 다이어리에 적인 오늘 2015년 3월 2일 날에 해야 할 일들을 체크했다.

 

성민 : 눈이 오는 오후 쯤 선영이랑 쇼핑. 3월에... 눈이라...

 

성민은 눈이 오지 않는 창문을 쳐다보며 다이어리를 읽어나갔다.

그리곤 이내 나를 돌아보곤 뭔가 알아냈다는 듯 소리쳤다.

 

성민 : 그래! 조금씩 바꿔보자...

 

나 : 뭘?

 

성민 : 오늘 해야 할 일... 크게 미래를 바꾸지 않는 일들 아주 조금씩 바꿔보자고.

         너 오늘 선영이랑 쇼핑이라고 되어있잖아. 그래... 눈이 오는... 오후.

 

성민은 시계를 들여다보며 다시 창밖을 쳐다봤다.

 

성민 : 선영이 빨리 준비시켜... 눈 오기 전인 오전에 빨리 나가서 쇼핑을 해...

         큰 줄기를 바꾸기엔 미래가 크게 바뀔 수 있으니깐 작은거부터 좀 움직여보자.

성민은 안방문을 열고 거실에 앉아있는 선영을 향해 둘이 쇼핑이라도 다녀오라며 소리쳤다.

나도 엉겹결에 준비를 마치고 급하게 준비를 끝낸 선영을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선영 : 오빠, 갑지기 무슨 쇼핑?

 

나 : 이제 슬슬 봄옷 준비도 해야하고...

 

어색하게 말 끝을 흐리는 내게 뭔가를 느낀 듯 선영은 더 이상 묻지 않고 내려가는 엘리베이터 층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선영과 내가 건물밖에 나서는 순간...

 

선영 : 오빠... 눈와... 웬일이니...!!! 호호호호호호호

 

선영은 한동안 내리지 않았던 눈을 보는게 마냥 신기한 듯 눈밭에 뛰노는 개마냥 신나했다.

줴길...

 

난 선영에게 다가가 거칠게 선영의 팔을 낚아채곤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왔다.

성민은 그 사이 창문에 메달려 눈이 오고 있는 걸 확인하곤 놀란 눈으로 나를 맞이했다.

 

성민 : 이게 뭐냐?

 

나 : 모르겠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미래만 바꿀 수 있는건가?

 

성민 : 그래서?? 선영이를 그냥 데리고 오면 어떡해?

 

나 : 그럼 어떡해!! 신발...!!!

 

 

성민은 급하게 자기의 외투를 챙겨입더니 내 팔을 잡아끌었다.

 

성민 : 선영이랑 안 되면 나랑 가자.

         다른 건 다 가만히 놔두고, 선영이랑 간걸 나랑 가보자...

 

난 팔만 끌어올려진 상태로 한동안 바닥만 멍하니 쳐다보다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심정으로 성민의 뒤를 따랐다.

 

나 : 저 백화점인것 같아... 아니.. 확실해.

 

성민은 운전할 기운조차 없는 나를 데리고 백화점으로 가 꿈속의 기억을 더듬어 그날의 쇼핑 목록을 구매했다.

 

피곤했다.

과연 이것이 무슨 도움이 될까?

 

 

 

 

 

 

 

눈을 떴다.

기억이... 난다.

검은 화면을 리플레이 해서 보니...

겨우 겨우... 새벽으로 넘어가는 시점의 내 모습이... 아니 정확히 말하면 배경이 보인다.

선영은 내 앞에 서서 피를 뒤집어 쓴 채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꽤나 복잡한 술집 번화가 같은 곳이다.

복부가 예리한 무언가에 찔린건가? 욱신 거리며 무언가가 빠져 나간 것 같이 시원한 아픔이 죽을 듯 밀려온다.

난 내 몸을 내려다보니 두 손으로 내 복부를 감싸고 있다.

그 와중에도 난 내 손목에 차고 있는 시계의 날짜를 확인한다.

 

 

3월 1일 새벽 12:01

난 시계를 확인하고 온 몸에 힘이 쭉 빠짐을 느끼곤 바닥에 꼬꾸라졌다.

 

그 이후.... 암흑.

 

 

 

 

그렇다. 난... 죽었다.

내 능력이 사라진게 아닌... 난 죽은것이다.

더 이상 보여줄게 없었던것이다.

 

 

성민이 이른 아침부터 찾아왔다.

난 쾡한 얼굴로 성민을 맞았다.

그리곤, 성민에게 꾼 꿈을 얘기해줬다.

 

성민은 당황해하며 고개를 꺄웃거렸다.

 

성민 : 오늘이 3월 3일... 그런데 니 시계는 3월 1일 이었다고?

 

나 : ㅇㅇ 확실해...

 

성민은 한참을 생각하더니 말을 이어갔다.

 

성민 : 너가 죽은 그 시점부터 그 이후의 시간은 존재하지 않으니...

         3월 1일만 줄기차게 보여주는거네.

         어짜피 넌 2월 29일을 볼 순 없는거고...

         다행히... 우리가 어제 미래를 조금 바꾼 탓에... 바뀐 1분이란 시간을 보게 된 거고...

 

난 알 수 없는 한기에 몸을 감싸고 둥글게 몸을 말았다.

 

성민 : 좋아... 그럼.. 오늘은 무슨일이었지? 하나 하나 바꿔보자...

 

나 : 어제 우리가 바꾼 미래 때문에 어짜피 적어놓은 미래가 약간씩 어긋나 있을꺼야.

 

성민 : 우선 해보자...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진 말자!

         너도 너의 능력이 어떻게 발현되는지 모르잖아?!!!

 

난 모든걸 포기하고 싶었다.

내가 이렇게 야금야금 미래를 바꾸면... 언젠간 그 해가 내게 돌아올 것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난 바닥을 쳐다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고, 성민은 내 어깨를 두 손으로 힘껏 잡아쥐고는 나를 회유했다.

 

 

성민 : 어짜피 그대도 있어도 1년 후에 죽어. 뭐라도 해보고 죽는게 났지 않겠어? 선영씨를 위해서라도?

 

선영이...

훗...

내가 죽는 마당에 선영이가 뭔 대수랴...

 

성민 : 오늘 넌 나랑 경마장에가서 3번 창구에서 마권을 구입하고 거기서 칠백만원을 따게 되어있네.

         가자!!! 오늘 무조건 7백만원이 아닌 돈을 따면 돼.

 

나 : 관둬. 부질없다.

 

성민은 무기력한 나를 힘으로 끌어내어 차에 태웠다.

 

 

성민 : 나중에 나한테 형님 감사합니다. 라고 인사나 해라.

 

난 마지못해 성민을 따라가는 척 했지만 몸과는 다르게 난 살고 싶었다.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성민은 나를 살리겠다는 의지에 불타올랐는지 어제 오늘 나보다 더 열심히 뛰어다녔다.

한편으론 그런 성민이 고맙고, 또 고마웠다.

 

 

성민 : 저기냐...?

 

성민은 3번 창구를 가리키며 이미 마킹된 마권과 내 지갑의 돈을 꺼내 3번 창구로 더벅더벅 걸어갔다.

성민의 차례가 오고 창구에 돈을 넣으려는 순간!!!

난 성민의 어깨를 잡아챘다.

 

나 : 아니야... 이 손이 아니야.

 

난 창구를 뒤로하고 성민의 귀에 대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

 

나 : 꿈속의 손은 화려한 네일관리를 받은 손이었어.

      거기다...  반지가 없어.

      내 꿈속의 손과 맞지 않아.

 

성민은 어짜피 꿈을 바꾸러왔는데 그게 무슨 대수냐라는 식으로 나를 힐끔 쳐다보곤 돈을 창구로 넣었다.

하지만, 마권을 접수하려는 손은 나오지 않고...

안에서 여자둘의 대화내용만 아슬하게 들려왔다.

 

여자1 : 언니.. 미안.. 미안.....

 

여자2 : 너 미쳤어? 시간은 지켜야 될 거 아냐. 매니저님 화 단단히 나셨어.

 

여자1 : 어제 그이랑 혼수 보러 백화점 갔는데 때아닌 눈이 와서 눈길에 작은 접촉사고가 났지 뭐야..

          그래서 나랑 그이랑 침 좀 맞고 오느라... 미얀 미얀...

 

여자2 : 많이 다쳤어?

 

여자1 : 뭐 결혼 전 액땜했다 쳐야지 뭐... 매니저님한테 내가 잘 말할게.. 나 땜에 고생했어. 언니.. 미얀... 들어가봐...

 

여자2 : 너 요새 결혼 준비한다고 바쁜 건 아는데 담에 또 늦음 안 된다.

 

그리고 작은 창구 밖으로 나오는 손.

화려한 네일아트에 화려한 보석이 박힌 반지를 낀 손.

 

성민은 나를 놀란 눈으로 쳐다봤고, 난 이 상황이 앞으로 변화될지 무서워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성민은 돈을 밀어 넣고 마권을 구입했다.

 

그리고, 우린 3백 만원을 따곤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 성민은 주방에서 술을 홀짝이고 있고, 난 선영을 불러 앉혔다.

 

나 : 선영아... 당분간 엄마한테 가있어.

 

선영 : 오빠. 요즘 무슨 일 있어? 계속 성민 오빠랑 붙어 다니고... 무슨 일인데.?

 

나 : 아니.. 별일 아냐. 성민이랑 사업하나 해볼려고 하는데 집에 자주 못 들어올 것 같아서...

      아무도 없는데 너만 나두고 밖에 돌아다니는게 마음 쓰여서 그래...

      여기...

 

 

난 두툼한 돈 봉투를 선영에게 내밀며 엄마랑 오붓하게 여행이라도 다녀오라고 말했다.

 

선영의 얼굴에 크게 웃음이 올라오더니 이내 이마를 찡그리며 울상을 지었다.

 

선영 : 오빠 사업한다면서 이렇게 큰 돈을 나한테 줘도 돼?

 

나 : 오빤 돈 많잖아. 너 이거 주고도 사업 차릴 정도 여유는 있으니깐... 어서 넣어둬.

 

선영 : 혹시... 다른 여자 생긴 건 아니지?

 

선영이 눈을 흘기며 감시의 눈으로 날 쳐다봤다.

 

그런 그녀의 표정이 귀여워 난 선영의 볼을 꼬집고는 꼬옥 안아줬다.

 

어쩜 그녀가 나의 마지막을 함께할 여인인데...

그 아픈 장면을 봐야할 여자인데...

라는 생각에 내가 미소 누나에게 느꼈을 아픔을 선영에게 느끼게 해준다는게 마음이 아파왔다.

(미소누나 : 내가 짝사랑했던 여자 / 미래를 바꿔서 죽게 만든 첫사랑-판엔 없음)

 

선영은 큰 케리어 1개를 꽉 채운채 한번씩 들린다고 약속을 하고는 엄마의 집으로 들어갔다.

그런 선영의 뒷모습을 나와 성민은 물끄러미 쳐다보며 쓴 미소를 지었다.

그날 잠 성민과 난 앞으로 어떻게 미래를 바꿔나갈 것인지 한참을 얘기하다 그대로 꼬꾸라져 잠이 들었다.

 

 

 

 

 

 

선영 : 오빠!!!!!!!!!!!!!!!!!!!!!!!!!

 

하이톤 여자의 비명이 내 눈을 번쩍 뜨이게했다.

뭐지?

 

난 위를 올려다봤고, 심하게 흔들리는 눈동자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바닥에 깨져있는 유리파편들...

그리고 내 품에 안겨 쓰러져있는 한 남자...

그 남자와 나 사이에 강처럼 흘러내리는 핏줄기.

 

난 흠짓 놀라 그 남자를 던져버렸다.

 

그리고 선영을 쳐다봤다.

 

선영 : 오빠... 괜찮아? 괜찮은거야?

 

선영은 나의 상태가 괜찮음을 확인하고는 희미한 미소를 띄었다.

그리곤 선영은 이내 눈을 내 몸 어딘가에 고정하고는 비명을 질러댔다.

난 왜 그러냐고 선영에게 묻고 싶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선영은 내게 달려들어 두 손으로 감싸았다.

 

이때 옆으로 뒹굴려졌던 남자가 일어나 선영을 제압하기 시작했고 선영은 비명을 지르며 내 목에 피를 지혈하려고 그 남자와 몸싸움도 불사했다.

난 둘의 몸싸움을 보며 점점 의식이 혼미해져갔다.

 

목에 박힌 유리때문인지 고개를 떨구기도 힘들었다.

 

 

 

 

 

 

성민은 아침에 커피 두 잔을 내려 한잔을 내게 내밀었다.

 

 

난 이제 거의 습관적으로 어제 있었던 꿈속의 이야기를 성민에게 전했다.

우린 괴한에게 습격을 받았고, 선영은 그런 날 살리려고 애를 쓰더라는 것.

하지만 그녀의 안부도 확인하지 못한 채 죽어버린 내가 너무 한심하다는 것도 전했다.

내가 죽어나가는 마당에 선영의 안부가 뭐가 그리중요할까 싶지만...

웃긴 건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라서 그런지 내 죽음이 그렇게 와닿지 않았다.

더 희안한건...

하루 하루를 살면 내 죽음과 가까워짐에도 불구하고... 하루 하루 지나니 더 현실감이 떨어지는것도 사실이었다.

 

 

 

성민은 다이어리를 꺼내들었다.

 

성민 : 다행히 지금 우리가 하는것들이 너를 위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거야.

         너가 왜 죽었는지... 알 수 있게 되는것만으로도... 좋... 아니 예방할 수 있게 되는거니깐.

 

난 과연 그럴까? 라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그냥 함구하였다.

나쁜 쪽으로 풀려나간다해도...

성민의 말대로 어짜피 모르고 죽는것보다 뭐라도 알고 죽는편이 속 편할 것 같긴하니 말이다.

 

성민 : 오늘은... 오늘 날 만나기로 되어있네.

         저녁에 술 한잔 하고... 뭐 별거 없네.

         좋아... 그럼. 낮술부터 시작하자.

 

성민은 사람 좋게 웃어보이며 냉장고를 열어 한 병 남아있던 소주를 깠다.

 

성민 : 쉬지 말고... 저녁까지 먹어야한다.

 

성민은 다짐이라도 받듯 내 눈 앞에서 술병을 흔들었고 난 여유를 찾은 웃음으로 대답했다.

그렇게 눈뜨자마자 시작한 술자리는 저녁을 향해 달렸다.

 

그렇게 날이 어둑해지자 난 술기운에 이른 잠에 들었고 어제와 같은 꿈을 꾸었다.

단, 나를 습격했던 그 남자는 어디에도 없었다.

 

성민과 난 그 남자가 이 일을 풀기 위한 유일한 열쇠임을 직감했다.

그 사람만 찾아낸다면 어쩌면 내가 살 수 있지 않을까?

조금씩 바꾸는 현실에서 미래가 조금씩 바뀐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도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

 

 

 

 

그렇게 성민과 난 다섯달을 동거동락하며 미래를 바꾸어 나가도록 노력했고, 우린 꽤 길게 꿈을 연장하는 쾌거를 이뤘다.

 

그리고, 그 남자의 얼굴도 봤다.

그래봤자 잠깐이지만.... 몇 일 동안 그의 얼굴을 외우려고 노력했기에 이젠 스쳐 지나만 가도 그가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을 것 같다.

성민과 난 그의 몽타주를 작성해 흥신소에 거금을 들여 그를 찾아달라고 부탁을 했다.

아는 건 성별과 얼굴뿐이어서 쉽게 찾을 수 없다고 했지만 우리가 지급한 착수금에 그들은 충성을 다하겠다고 전해왔다.

 

이대로 간다면 하루를 버틸 수 있을꺼고... 하루를 버티면 어쩌면 다시 예전처럼 모든 걸 다 돌려놓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기대감도 생겼다.

 

 

 

 

띵동

 

샤워하고 있는 나를 대신해 성민이 문을 열었다.

 

선영 : 성민오빠?

 

선영은 집에서 해온 반찬을 보자기에 담에 양손 무겁게 들어오며 성민이를 보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선영 : 오빤 집에도 안가고 매일 여기서 살아? 울 오빠는?

 

성민 : 씻어.

 

선영 : 사업은 잘 되고 있는거야? 매일 둘이 붙어다니면서 여자들 만나고 그러는거 아냐?

 

성민 : 정우가 그럴놈이냐??!!

 

 

성민은 선영이 싸온 반찬을 풀어보며 집게 손가락으로 반찬을 하나씩 맛보고 있었다.

 

성민 : 너희 어머니 음식솜씨가 좋으신데?

 

선영 : 계속 얻어먹고 싶음 허튼짓 안하는게 좋을꺼야.

 

 

선영은 성민에게 으름장을 놓으며 내가 샤워중인 욕실문을 열었다.

 

밖에 선영이 와있었던걸 몰랐던 나는 벌컥 열리는 문에 소스라쳐 놀랐고 이내 선영임을 확인하고는 거품이 묻은 몸을 씻어나갔다.

선영은 내 나체에 익숙한지 변기 뚜껑을 닿고 그 위에 앉아 내 모습을 찬찬히 쳐다보았다.

그런 그녀의 시선에 욕정이 일어났고 젖은몸으로 그대로 선영에게 다가갔다.

선영은 그런 나를 웃음으로 저지하며 꺄르륵꺄르륵 웃어댔다.

선영의 윗옷을 다 벗겨내고 그녀의 젖가슴을 움켜졌을때 선영은 내 손목을 힘주어 잡으며 밖에 성민오빠 있어. 라며 나를 진정시켰다.

성민 이 변태새끼는 우리의 정사를 보기라도 할 셈이었는지 선영의 말에 대꾸하듯이 문밖에서 헛기침을 해댔다.

난 선영의 목을 살짝 깨물며 선영의 젖가슴을 쎄게 한번 움겨지고는 선영에게서 뒤돌아섰다.

 

 

 

벌써 5개월째다.

선영을 안지 못한지...

하지만, 나보다 성민이가 더 고통이겠지.

나야 내 인생때문이라지만... 성민이는 나 때문에 저렇게 독수공방하는걸 보니 저놈의 외로움이 느껴져 치가 떨려왔다.

 

선영은 샤워를 다 마친 내게 수건을 건네주고는 밖으로 나가 내가 입을 옷을 챙기기 시작했다.

 

난 발가벗은 채로 방으로 들어와 선영이 주는 옷을 받아들고는 선영에게 입맞춤 하는걸로 선영과의 오랜만의 인사를 대신했다.

 

 

 

선영 : 나 내일 엄마랑 필리핀에 다녀올려고...

 

나 : 여행?

 

선영 : 응.

 

난 화장대 위에 놓인 화장품을 얼굴에 찍어바르며 거울로 비치는 선영을 바라봤다.

 

 

나 : 몇 박 몇 일?

 

선영 : 4박 5일 일정이긴 한데... 거기 예쁜 섬도 있다니깐 가는김에 괜찮으면 다 둘러보고 올까해...

 

나 : ......................................좋겠네.

 

선영 : 그래서 그런데... 말야.

         뭐... 다 얘기해놓고 물어보는것도 웃긴데... 다녀와도 되지?

 

나 : 뭐야... 다녀오겠다고 통보하고 물어보는거야?

 

선영 : 그게 아니고....

 

선영은 뭐가 미안한건지 몸을 이리저리 베베 꼬며 말을 이어갔다.

 

선영 : 오빤 사업준비땜에 바쁜데 난 이렇게 놀러다녀도 되나 싶어서 말야.

 

난 그런 선영을 거울을 통해 한참을 들여다보고는 뒤돌아 선영에게 말했다.

 

 

나 : 서비스 확실히 해주면...

 

선영은 치!라고 혀를 차더니 이내 내게 달려들었다.

 

 

 

------------------------- 19금 -------------------------

지금까지 시뮬레이션화 되어있던 당신의 상상력을 응원합니다.!!

 

 

난 선영을 오랜만에 팔베게를 해주고 누워 한동안 천장을 바라보고 누워있었다.

선영은 꽤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이며 귀엽게 내 위로 올라와 수줍게 입에 키스했다.

 

 

선영 : 나 사랑해....?

 

나 : ............................... 사랑해.

 

선영의 눈이 반짝이며 말했고, 그녀의 눈을 보곤 절대 부정적인 말을 내 뱉을 수 없다고 생각한 나였다.

 

 

선영은 내 위에서 미끄러지듯 내려가 옷을 주섬주섬 입었다.

그녀의 그런 뒷모습을 보니 뭔가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선영 : 오빠도 빨리 옷입어... 성민오빠한테 창피해죽겠다.

 

이제야 성민이 생각난건지 선영을 서둘러 옷을 입고 누워있는 내 몸 위로 옷을 우겨 넣었다.

난 선영이가 입혀주는 대로 신생아 마냥 몸만 뒤척거리며 옷을 입었고...

옷을 다 입고 나선 선영이가 먼저 나가보라며 내 엉덩이를 애기 엉덩이 다루듯 툭툭 쳐내며 문 밖으로 밀어내었다.

 

 

성민은 거실 쇼파에 앉아 나를 향해 손을 이용한 욕과 섹스에 관련된 제스춰를 마구 쏟아냈고, 나 또한 성민의 제스춰를 따라하며 서로 욕을 해대고 있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선영이 빼꼼히 문을 열고 나와서는 서둘러 집으로 돌아갔다.

 

 

 

선영 : 오빠... 나 다녀올게... 다녀와서 연락할게 나쁜짓 하지 말고... 성민오빠두요...

 

난 선영을 엘리베이터까지 데려다 주고 다시 거실로 돌아왔다.

 

성민 : 야. 오늘 있었던 일만으로도 충분히 미래를 바꿔놓으셨다.

         오늘은 넌 이대로 쉬어도 되겠다...

 

성민은 뭐가 그리도 못마땅한지 내 지갑에서 수표 한 장을 꺼내들고는

 

성민 : 나도 코나 풀고 올게... 개 새끼야 집 잘지켜라...

라며 나가버렸다.

 

이럴줄 알았으면 선영을 빨리 보내는게 아니었는데... 아쉬움은 컸지만 5개월만에 처음으로 있는 휴가 같은 날이라 푹 쉬고 싶단 생각도 들어 그냥 쇼파에 누워 tv 채널만 돌려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