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을 잃어가는 , 지금에서야 말해서 미안하다.

곰씨2013.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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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답답하고 우울한 맘을 감출 길이 없어 글을 남기겠습니다.

 

 

우리가 만난지 6년 , 그리고 이별

참 많은 일이 있었다.

 

너가 미워서 배신감들어서 헤어지긴 했지만

참 좋은 기억이었다.

 

'사랑'이라는 두글자로 미약하게 시작했지만.

참 많은 곳을 보았고 많은 일을 겪었고 많은 것을 느꼈던 그런 6년이었지.

너와 같이 갔던 곳이 생생하고 , 너 얼굴이 지금도 아직도 그대로 남는다.

하지만 미안하게도!

너한테 미련이 남지도, 그렇다고 너가 죽도록 보고 싶은건 아니다.

사실 헤어지기 전에 너에게 말을 하지 못한 한 가지가 참 마음에 걸려서 ,

이렇게라도 이야기를 하면 나중에 너가 왜 말하지 않았느냐고 하면

조금이라도 변명할 거리를 만들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남긴다.

 

우리가 헤어지기 전 2달전 ,

나는 망막 색소 변성증이라는 병을 선고 받았다.

좀 아이러니 하지만, 5000분의 1 이라는 작은 확률 ,

그리고 낳을 수 있는 방법이 정말 희박하다는 그런 통보를 받았다.

 

야맹증이 생겨

다리에 멍이 들어 자주 혼자 낑낑 되었고 ,

저녁에 너가 데릴러 오라고 하면 차선이 흐릿해지는것을

 졸립다 바쁘다는 핑계로 조금은 널 멀리하게 됬지 .

하지만 , 그렇다고 내가 너와 이별을 하려고, 이것을 숨기려고했던 것은 아니다.

조금 나도 그 병에 대해 받아들이고 싶었고,

아직까지 내가 그 병에 결렸다는 말을 누구에게도 하지 못했기에

그리고 하고 싶지 않았기에 말 하고 싶지 않았다.

매일 , 만나자고 투정 부리는 널 뒤로하고 매일 매일 보이지 않는게 많아지는 느낌을 혼자 먹먹히

삼키고 집에만 쳐박혀 있던 날이 많았지.

그런 나를 너는 못 마땅에 하고 이유를 물어 봤지만 차마 정말 이야기 할 수 없었다.

말을 하게 된다면 슬퍼하는 너의 모습이 생겨나고

무슨일이 있더라도 내 옆에 있어 줄거라는 모습이 생각나지만,

더 이상 볼 수 없을 거라는 나의 모습 옆에 있는 널 생각하기란, 너무 가슴이 아픈 일 이었다.

 

단순하게 연애라는 감정으로 생각하는 우리가 아니 었기에 ,

더욱더 말을 할 수 없는 그런 순간이 었지.

하지만 결국 다른 이유로 헤어지게 됬고 그리고 우린 연락조차 한 번 안하는 사이가 됬다.

 

내 편이 되어주지 않는 너가 너무 미워 이별을 고했지만, 사실 그런 이유가 전부는 아니었다.

전적으로 나의 편이 되어주지 않는다면 , 나의 이런 상황을 너가 감내하기란,

그리고 우리라는 이름으로

그런 상황을 헤쳐나가기는 아마 , 정말 어려웠을거라고 생각했기에 미안한 결정을 내렸다.

 

단 한번도 6년동안 그런 말을 해본 적이 없는 나였기에,

그 말을 했을 때 고통은 내가 감내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더라.

 

하지만 , 단 한번도 누구에게 너의 욕을 할 수 없었다.

나에게는 누구보다도 고맙고 소중한 사람이였기에,

우리가 헤어진 이유를 우연히 들은 친구가 아무리 너 욕을 해도, 나는 절대 같이 너를 흉보지 않았다.

오히려, 그냥 웃으며 너를 추억하며 잠기는 시간이 많았다.

 

이젠

어느덧 시간이 흘러 너에게도 다른 사람이 생겼다.

처음엔, 너무 화가나고 귀가 빨개질 만큼 화가 났지만.

술 한잔 하고 담배 한 대 피고 너의 모습을 보니, 걱정이 되더라.

 

참 착한여자여서, 상처도 많이 받을테고.

통금이 있어서, 부모님 눈치도 보일테고,

아직 미래에 확고한 길이 없어서

방황하는 너에게 쉴수 있는 나무 같은 사람이여야 하는데

손이 차니깐 손이 따뜻한 남자여야 하는데.

 

하지만, 정말 괜찮은 사람 같더라,

나처럼 주위에 친구가 많아 너가 뒤로 밀리는 일은 없을테고,

항상 너가 우선인 그런 사람인 것 같아

조금은 다행스럽게 여겨지긴 하더라.

 

근데 미안하다.

난, 너가 보고싶다.

매일 아침마다, 늦게 일어난다고 모닝콜해주는 너가 보고싶고.

반찬 투정부리면, 편식한다고 뭐라고 하는 너가 보고싶고

차에 타면 손 꽉 붙잡아 주는 너가 보고싶고.

 

또 한번 더 미안하다.

미련이 남는게 아니라, 아직 너를 내가 정말 많이 사랑하나 보다.

눈이 보이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한번만 더 너를 보고싶어하는 나를 볼 때마다,

가슴이 먹먹해져서 견딜 수가 없다.

당장이고 너의 번호를 눌러서 달려가고 싶은 마음을 전하고 싶은 미련을 가져서 미안하다.

 

마지막으로, 이렇게라도 너에게 전하는 내가 미안하다.

그리고 이렇게라도 , 너한테 내 소식이 닿아서 너가 옆에 있어주길 바라는 내가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