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과 세월이 살아 숨쉬는, 헌책방으로~

이민영2013.01.14
조회59

 

인문학 열풍, 에세이 열풍 등 최근 많은 책들이 출판되고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그 만큼 책이란 것들이 많이 출간되어 나오며, 사람들은 새로 나온 책들을 구입해 소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책이란 것도 옷과 전자제품등과 같이 시대라는 유행을 타기 때문에 금방 열기가 식기 마련입니다. 그렇게 열기가 식어 사람들의 손에는 잊혀지고 책장의 보이지 않는 곳에 꽂혀있거나 쌓여있게 됩니다. 더 시간이 지나면 소장자의 추억과 세월이 담겨져 있는 헌 책이 되어 계속 소장되거나 헌책방으로 흘러들어가게 됩니다.

추억과 세월이 살아 숨쉬는, 헌책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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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과 세월이 살아 숨쉬는, 헌책방으로~

▲ 신촌의 대형 중고서점 '알라딘'은 많은 젊은이들에게 각광받고 있는 중고서점중의 하나이다. ⓒ 2013.01. 신촌

최근 그런 헌책, 중고책들을 전문적으로 파는 대형 중고서점들이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그런 대형 서점들은 빠르게 따라가는 많은 젊은 사람들의 입맛에 맞춰 더욱더 대형화되고 전문화 되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이런 중고서점들은 상품화가 되지 않는, 그리고 사람들이 잘 사지 않는 중고책들은 취급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말 그대로 판매와 수익을 극대화 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서점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딱히 아쉬운점도 없고 어떻게 보면 책을 소비하는 소비자들에게는 매우 유익한 공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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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 많은 종류의 책들이 쌓여있는 헌책방의 모습 ⓒ 2013.01. 신촌

그런데 최근 이런 대형 중고서점들이 들어서면서 우리들에게 친숙했던 헌책방이라고 불리는 서점들은 점점 잊혀져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똑같은 중고책을 사고 파는 정겨운 곳인 헌책방을 우리들은 무심코 지나치는 일이 많아지고 있는 것일까요? 많은 궁금증이 들었던 가운데 필자는 직접 신촌 헌책방 골목을 탐방해보며 직접 느껴보기로 했습니다. 물질주의가 난립하고 있는 이 시대에 우리가 좀 더 신경써야 할 부분이 무엇일까 생각해보기 위해 신촌의 유명한 헌책방 "공씨책방"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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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책계의 교보문고 같은 장소. 신촌의 "공씨책방"을 찾았다. ⓒ 2013.01. 신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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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방의 입구에서부터 대형서점에서 눈에들어오지 않았던 수많은 책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 2013.01. 신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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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없지만 그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는 책들이 많이 꽂혀있었다. ⓒ 2013.01. 신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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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못 건드리면 금방 무너질것 같이 쌓여있지만 그 자체만으로 가슴 설레게 하는 곳이었다. ⓒ 2013.01. 신촌

탑처럼 쌓인 책들이 가슴을 설레게 하는 곳 "헌책방"

신촌역에서 큰 길로 조금만 걷다보면 만날 수 있는 "공씨헌책방". 신촌의 많은 헌책방들 중 이곳을 택한 이유가 있다면 좁지만 많은 책들과 LP,레코드 등을 보유하고 있고 터줏대감처럼 오랫동안 이 곳의 변화를 몸소 느껴왔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헌책방의 외관과 외부에서부터 헌책방의 냄새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예전 동화책부터, 한자로된 사전들, 먼지가 쌓이고 겉표지가 닳은 책들이 나를 반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내부의 모습은 더더욱 그랬습니다. 가방을 메고 있다가 몸이라도 돌리려하면 책들이 와르르 무너질 것 같아 조심스럽게 걸어야 했습니다. 그렇게 메고 있던 가방을 내려놓고 조용히 책들 사이에 앉아 많은 책들을 보고 있노라면 수 많은 책 냄새에 취해 가슴이 설레여 오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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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들 중에서 내가 볼 책은 어디에 있을까?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 2013.01. 신촌

나도 몰랐던 숨겨진 보물들을 찾다

대형 중고서점과는 다르게 헌책방에는 정말 많은 종류의 책을 볼 수 있습니다. 장르는 같으나 출간된지 오래된 책부터 최근의 책까지 다양하게 볼 수 있어 꼭, 책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박물관 같았습니다. 빠르게 흘러가는 시대에 적응이 되어버린 우리들은 최근에 나온 많은 책들의 홍수에 묻혀지내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유행이 빨리 바뀌고 세상이 돌아가기 때문에, 그리고 새로운 것들을 좋아하는 우리들 때문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이렇듯 "이 작가의 책 재밌더라","요즘 어떤책이 베스트 셀러야?" 하며 신간코너에서 책을 찾는 모습을 헌 책방에선 보기 힘든 모습입니다. 조금만 둘러보고, 쌓인 책들을 하나하나 보다보면 원래 내가 찾던 책이 아닌 잊혀져있던 책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아직도 이 책이 있었나?" 하며 어렸을 때 읽었던 것들도 보이고, "이런 책도 있었구나" 하면서 보았던 책들이었습니다. 정말 나도 몰랐던 숨겨진 보물들이 넘치는 곳인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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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가에 반도 안되는 가격. 손으로 직접 적은 가격표가 정겹다. ⓒ 2013.01. 신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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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주인이 표시해 놓은 듯한 연필자국. 보는 사람이 있어야 책도 가치가 있다. ⓒ 2013.01. 신촌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닌 가치를 팔다.

모든 서점에서 파는 책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가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손을 거친 책들은 그 것만으로 가치가 배가되는 것 같습니다. 왜나하면 그 책을 읽었던 사람의 생각들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입니다. 중요하게 생각해놓은 부분에 동그라미도 치고 줄도 그어 놓았으며, 접어놓았던 부분도 이곳에서는 그 자체만으로 가치있습니다. 물론 이런 것들이 없는 책도 있지만 흔적은 남아있기 마련입니다. 그런 책들을 구매해서 읽는 것이 어쩌면 새책을 읽을 때 보다 감동이 더 할 수 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꼭 생각을 공유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아서 그런 듯 싶습니다. 이렇게 서점, 특히 헌책방은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닌 가치를 파는 곳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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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고 책들만큼이나 많이 쌓여있던 헌 음반들과 LP판. ⓒ 2013.01. 신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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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씨책방"을 운영하고 계신 장화민 사장님과 잠깐의 대화를 할 수 있었다. ⓒ 2013.01. 신촌

Q. 공씨 책방을 운영하신지 얼마나 되신건가요??

90년대부터 신촌에 자리를 잡아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처음 생긴 것은 경희대학교에서 이모부가 72년도에 설립하셨었고, 청계천 광화문에서 하시다가 90년대에 돌아가셨습니다. 그 이후 없어질 위기를 맞아서 고민하다가 제가 직접 이 가게를 이어받게 된 것입니다.

Q. 헌책방은 주로 어떻게 책이 들어오나요?

책을 증정받는 기자님들, 은퇴하신 교수님들, 개인적인 사정에 의해서 책을 정리하는 분들을 통해서 책이 들어옵니다. 요즘엔 오래 소유하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인지 중고책들은 꾸준히 들어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Q. 요즘 헌책방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이 있나요?

요즘엔 집에서 클릭만 하면 책이 배송되는 인터넷 시대가 되었기에 오는 사람이 많이 줄었습니다. 예전엔 직접 발품을 팔아야 했습니다. 그렇게 직접 절판된 책이나 구하기 힘든 책들을 직접 와서 찾아가고 구해가곤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젠 인터넷 중고서점에 없는 것들이 있을 때에만 찾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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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릭 한번으로 다되는 세상 속에서 더 새로운 세상을 보게 해주는 곳. ⓒ 2013.01. 신촌

Q. 어떤 책이든지 다 매입하시는 건가요?

웬만하면 모든 책들이 다 소중하기 때문에 매입하는 편입니다. 알라딘 같은 대형중고서점들은 돈이 되는 책들만 구입합니다. 최근에 책이 나왔더라도 인기가 없어 안팔리는 것들은 사지 않기 때문에, 책을 팔려던 학생들이 퇴짜를 맞고 이곳에 오곤 삽니다. 시간이 오래되서, 인기가 없어서 안사는 책들도 제가 봤을 때 좋은 책들은 하나하나 다 구입하곤 합니다.

Q. 책을 가까이 해야하는 이유는?

요즘엔 스마트폰이나 전자책 등을 볼 수 있도록 편리하게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책장을 넘기는 감촉은 따라올 수가 없습니다. 말 그대로 전자책들로 글은 볼 수 있지만 나의 내면을 보기엔 힘들다는 것이죠. 또한 책은 내가 해보지 못한 간접경험을 많이 해줄 수 있습니다. 그렇게 마음의 양식이 하나하나 늘어나고 나의 내면을 탐구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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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책을 찾을 때의 기쁨은 소비자나 판매자나 같은 마음인가봅니다. ⓒ 2013.01. 신촌

Q. 헌책방을 운영하면서 가장 보람있을 때는?

손님들이 원하는 책을 찾아줬을 때가 가장 보람있습니다. 어디에서도 구할 수 없는 책들을 이 곳에서 내가 직접 찾아줄 때의 희열은 이루 말 할수가 없죠. 그럴땐 보물을 발견했을 때 처럼 기쁩니다. 정말 헌책방을 운영하는 것은 제 운명인 것 같습니다. 내가 알지 못했던 책이 들어왔을때 전 또 한번 보람을 느끼고 행복해집니다.

Q. 젊은 사람들이 중고책을 찾아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요즘 젊은 사람들은 모험심, 탐구정신이 많이 부족합니다. 또한 인터넷이나 서점을 통해 구입한 책들 밖에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헌책방에 오는 것이 힘든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귀찮고 힘들지만 헌책방에서 책을 찾다보면 "어? 이런것도 있었네?"하며 새로운 책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옛 사람의 모습들을 볼 수도 있고, 찾는 과정에서 내 마음을 한번더 정화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탐구 자체만으로도 모험심과 탐구정신이 조금씩 나아져 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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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가지 종류의 책을 판매하러온 여학생. 그녀를 친절하게 맞아주는 사장님의 모습. ⓒ 2013.01. 신촌

Q. 책을 찾는 많은 학생들에게 인생 선배로써 조언을 해주신다면?

요즘엔 사회 분위기가 몰라도 될 것들을 너무 많이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예를들어 연예인 열애설 같은 것들 말이죠. 그렇기에 몰라도 될 것들을 많이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정보의 홍수속에서 진정으로 자신이 알아야 할 것이 무언인지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새책이 되었든, 중고책이 되었든 꼭 책을 가까이 해서 나에게 필요한 것들을 얻어가시기 바랍니다.

또 조언 해주자면 남의 아픔도 내 아픔으로 생각하고, 남의 가슴을 아프게 하지 말며. 남을 배려하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의 아픔은 내 아픔과 다르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꼭 같이 공감하고 같이 더불어 살아가셨으면 합니다.

추억과 세월이 살아 숨쉬는, 헌책방으로~

▲ 책은 있는 것 자체만으로 가치있고 소중한 보물입니다 . ⓒ 2013.01. 신촌

 

 

존재 자체만으로도 가치있는 헌책. 그리고 헌책방.

책은 묻혀있고 닫혀있으면 가치가 없는 죽은 무생물입니다. 그렇지만 사람이 다가가 그 것을 피고 눈을 맞추면 새 생명으로 살아납니다. 그렇게 우리 곁에는 숨겨진 보물들이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몰랐던 보물들을 찾으며 그 책들에게 새 생명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헌책방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있는 것 같습니다. 추운 겨울. 평범한 대형서점이 아닌 따뜻하고 정겨운 헌책방으로 가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무심코 지나쳤던 헌책방에서 다시 한번 나 자신을 되돌아 보는 것은 어떨까요?

 

 

 

 

 

 

 

 

출처: 영삼성

[원문] [대전조/이지훈] 추억과 세월이 살아 숨쉬는, 존재 자체로 의미가 있는. "헌책방"으로..

http://www.youngsamsung.com/culture.do?cmd=view&seq=68452&tid=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