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올해로 대학교에 들어가게 된 13학번! 20살이 된 흔녀입니다.
진심으로 할머니나 할아버지들이 일부러 교통사고 내서 보험금 받아낸다는 거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저희 가족이 당할 줄은 몰랐네요. 황당합니다.
일단 사고상황부터 말씀드릴게요.
저희 집은 그때 내리막길로 가고 있었구요 내리막길 초반부(바로 커브돌고 난 직후)라 계기판 속도가 10k~15m/h? 정도였습니다. 거의 정지 비슷하게 하고 난 후의 속도입니다.
그때 어머니께서 네이게이션에 입력중이셨는데 자꾸 틀리니까 아버지가 그걸 보다가 답답하셨는지 두분이 살짝 말다툼을 하셨습니다.
그때 인도에서 걸어오던 할머니가 갑자기 저희 차 백미러에 그냥 와서 자기 팔뚝(살 많은 부분, 두꺼운 패딩도 입고계심)을 부딪히더라구요. 인도 옆에는 인도와 차선을 구분하는 돌? 일정한 간격으로 한 20~30cm정도 되는 돌이 있었습니다. 일부러가 아니면 차선으로 넘어올 수가 없죠. 그리고 우리 차는 커브 직후라 보통 간격보다 인도에서 조금 더 떨어진 곳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팔을 쫙 펴던가 직접 와서 부딪히지 않는 한, 앞을 제대로 보고 갔다면 정말 부딪힐 수가 없는 거리였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까 약간 말다툼을 하고 있던 터라 두분은 상황을 제대로 못 보셨습니다. 우리가 잘못해서 부딪힌 줄 아셨습니다. 곧바로 차를 세우고 가족이 다 내렸습니다. 부딪힌 할머니는 그 자리에 주저 앉아서 정말 말 그대로
'어버버버버버버 어버버버버버버 어버버버버버버 어버버버버버버버버'
이런 소리를 내고 계신 겁니다.
처음에는 정신적으로 온전한 분이 아니신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곧바로 경찰과 엠뷸런스에 연락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께선 할머니를 감싸 안으시고 괜찮으시냐고, 일단 자녀분들께 연락하실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하지만 그 할머니는 어머니 말은 전혀 들으시고 위에 쓴 소리만 10분인가 15분 정도 계속 내시는 겁니다. 진짜 실제로 듣지 않고는 모릅니다. 우리때문에 할머니가 너무 충격을 받으셔서 갑자기 이렇게 되신건 아닌가 하는 걱정까지 들었습니다. 정말 그 당시에는 무서웠습니다.
대답도 안 하시고 눈은 허공을 보면서 계속 저 소리만 내시고. 그리고 10분 정도 지난 뒤에는 호흡곤란이 온다는 둥 다리가 아프다 허리가 아프다 니네차 타고 병원을 가야겠다고 하는 둥 소리를 지르시면서 자꾸 인도 쪽으로 핸드백을 던지시더라구요. 제가 할머니께 다시 핸드백을 쥐어 드렸는데도 자꾸 던지시더라구요. 솔직히 겁은 났지만 이대로 보내면 더 상황이 나빠질 것 같아 계속 할머니께서 넘어진 상태 그대로 엠뷸런스와 경찰 올때까지 기다렸습니다.(훨씬 가까이 있는 경찰서보다 엠뷸런스가 더 빨리 오더군요.)
할머니께선 경찰과 119불렀다니까 더 화내셨습니다. 이렇게 추운데 날 앉혀놓냐고 빨리 니네차로 병원이나 가자고 하시면서 진짜 계속 핸드백 던지시고 소리 지르시고 그러시다가 경찰이랑 엠뷸런스 오니까 갑자기 조용해지셨습니다. 핸드백도 안던지구요.
일단 엠뷸런스 구조대원 아저씨께서 교통사고 났을 땐 섣불리 환자를 옮기는 것 보다 이렇게 대처해야 한다고 하시면서 웃어주시더라구요. 그리고 아저씨께서 할머니의 상태를 잠깐 살피시더니 어이없다는듯이 웃으셨습니다. 그리고 다 들리도록 크게 말씀하시더라구요. 이런 경우에는 젊은 사람의 경우에는 엠뷸런스를 부르면 데리고 가지도 않는다고요. 전혀 문제 없으시고 멍도 없으시고 관절 무사하고 뼈도 무사하다고 하시더군요.
제 꿈이 경찰입니다. 그래서 교통사고 상황의 대처법이라던가 이런 것에 관심이 많습니다. 일단 저는 할머니께서 이상한 소리를 안하고 그나마 말같은 말을 하실 때 제 폰으로 녹음 시작했구요 어머니 폰으로는 현장 사진 찍고 동영상 촬영도 했습니다. (이 자료들은 쓰이지 않았지만요.;)
제가 사건을 처음부터 봐서 저 할머니께서 인도를 넘어오셔가지고 팔을 부딪혔다고 말했더니 경찰은 진짜 귀찮다는 표정으로 말도 중간에 자르고 이건 증거고 뭐고 필요 없고 어쩔 수 없다고 어차피 차와 사람이 사고나면 무조건 차 손해다 이러면서 그냥 보험처리 하라고 하고 경찰서로 따라와서 조서 쓰면 된다고 하고 경찰차 타고 가더라구요. 진짜 실망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법이 왜 이따윈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 근처에서 제일 큰 병원에 할머니가 검사하시는 동안 부모님께선 조서쓰고 나와서 바로 병원으로 가셨구요. 병원에서 할머니 나오실 때 까지 기다린 뒤 고개숙여 사과하시더라구요. 사건의 전말을 본 저로썬 화가 났구요. 우리 부모님은 잘못하신게 없는데! 인도에 우리 차가 가서 부딪힌 것도 아니고 할머니가 갑자기 튀어나와서 부딪힌건데!
그리고 검사결과 전혀! 문제 없고 정말 건강하시다고 진단 나왔습니다. 일단 교통사고 나면 무조건 경상이고 안다쳐도 2주진단 내리더라구요. 그래서 저희 가족은 할머니니까, 혹시나 나중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 병원에서 좀더 있다 가시라고 그렇게 말 하고 병원에서 나왔습니다.
길었지만 여기까지가 사건의 전말입니다.
그리고 오늘,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보험금 237만원을 지불했다는 통지서가 왔습니다. 어이가 없었죠.
직장인도 교통사고 나면 보험금이 100만원 미만으로 나온다던데 경상도 아니고 정말 건강하다는 할머니가 보험금이 237만원이 나왔다니요. 부모님께서 놀라셔 가지고 보험사에 전화해서 알아보셨습니다.
알아본 결과, 맨 처음 갔던 병원에서 2주동안 버티다가 나왔고 또 뭐 신경통이니 뭐니 이러면서 교통사고 2주 진단 떼서 병원들을 전전하며 입원했다고 하더라구요. 어이가 없었습니다.
뽕을 뺀거죠. 진짜 진심으로 황당하고 살인충동 일어났습니다. 자기가 와서 부딪혀 놓고 보험금은 보험금대로 다 빼간 그 할머니, 진짜.........세상 더럽네요. 우리 부모님만 안쓰럽네요.
제일 짜증난건 경찰이 증거 다 필요 없고 사람이랑 차가 사고나면 무조건 차에 과실이 있다고 처리된다면서 그냥 조서 쓰라고 한 거였습니다. 억울합니다.
아버지께서는 당시 화물차로 운반 작업 하셨는데 무사고 운전 15년 표창장 받으셨거든요. 운전에 있어서는 정말 자부심이 큰 분이셨습니다. 그런데 이번 사고로 15년만에 벌점 생기시고 마음에 상처도 받으셨습니다.
어쨌든 여러분 조심하세요. 일단 길거리에 노인이 다닌다 싶으면 일단 멈추시거나 아예 부딪힐 엄두를 못 내도록 속도를 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순식간의 일입니다. 노인들이 와서 부딪혀요 일부러.
다신 저희 가족 같은 사건을 겪는 분이 없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할머니, 그렇게 살지 마세요. 나이도 드실 만큼 드신 분이 왜 그러시냐구요. 여기선 차마 적을 수 없지만 저 할머니 진짜 욕도 많이 하구 저주도 많이 하구 그랬어요. 너무 억울해서. 나중에 또 어디 아프다면서 우리 부모님한테 돈 뜯어낼까봐 무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