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놀랐네요
글 쓰고 첫날 조회수도 거의 없고 댓글도 하나도 없어서 3편 쓸 생각도 잊고 있었는데 며칠 후에 2편
조회수가 갑자기 이렇게나.. 여자친구가 말해주지 않았으면 영영 모를뻔 했습니다.
3편 기다리신분들이 그래도 계신것 같은데 늦어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댓글들 다 읽어보았는데 아기를 '새끼'라고 한 표현에 대해서 열화와같은 비난이 쏟아졌네요.
전 원래 아기들을 '새끼'나 '새거'라고 부르는게 더 친근하고 귀여워서 자주 써왔었는데 안좋은
어감으로 느껴지나 봅니다.
앞으론 오해를 살 수 있는 말에 대해서 항상 조심해야겠네요.
절대 그분들의 아기에 대해서 낮추어 보거나 함부로 말하고자 하는 '새끼'의 어감으로 쓴 것은 아니었고 저 애기들 많이 좋아합니다(울때는 싫어요). 2편에서 썼듯이 몰래산타로 불우한 환경의 친구들
찾아가기도 했었고 어린이집에서 봉사활동도 했었습니다.
1편 http://pann.nate.com/talk/317533415
3편 http://pann.nate.com/talk/317556346
7시 20분에 맞춰놓은 알람을 듣고 일어난다. 새벽에 깨서 보았던 창밖의 풍경이 아직 꿈 속 같다.
나갈 채비를 하고 끝없어 보이는 눈밭을 달리는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다보니 나의 첫번째 목적지
Rovaniemi역에 정시에 멈춰선다.
인포메이션 센터에 우선 버스 정보와 이것저것 물어본다. 아저씨가 지도와 버스 시간표를 가져와
펜으로 체크해가며 친절히 설명해 주신다.
시내가 기차역에서 상당히 가까운 모양이다. 걸어서 시내로 나가보기로 하고 그대로 길을 나선다
(이 때 짐을 기차역 라커룸에 맡겼어야 했다..).
산타마을로 바로 가지 않고 시내로 나갔던 이유는 이곳에 세계 최북단에 위치한
맥도날드가 있기 때문이다!
핀란드의 E마트쯤 되는 것 같은 K마트. 나중에 이발로에도 있었고 TV에서 광고도 자주 나왔다.
스페인에 있을 때는 google maps로 어디든 찾아 갈 수 있었지만 외국에 나오면 내 핸드폰이
안되는 관계로 지도에서 봤던 방향쪽으로 무작정 돌아다녔다
아직 어두운 작은 도시에서 최대한 불빛이 몰려있는 곳을 향해 30분정도 헤매다 보니 저 멀리
너무나 익숙한 간단한 한끼 칼로리의 대명사 황금색 M이 보였다!
Northernmost.. 드디어 왔구나. 물론 매장 안의 디자인이나 빅맥의 맛은 똑같았지만 다른 맥도날드와
달리 언제 어디서나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 아니기에 특별한 느낌이었다.
여행자로 보이는 사람에게만 주는건지 이런 엽서를 두 장 주었다. 마음에 든다.
See you sooooooon Northern Light!!
매장을 나서니 슬슬 날이 밝아오기 시작했다. 이곳은 오전 9시 반 정도부터 밝아지기 시작해서
오후 3시 정도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낮에도 해가 중천에 뜨는 일은 없으나 주변이 온통 눈으로 하얘서 꽤나 밝았다.
오른쪽에 보이는 빨간 간판. 중국음식점이다. 어딜가나 있는 중국식당, 대단하다.
횡단보도를 기다리면서 짐을 챙기다가 장갑을 떨어뜨렸는데 옆에서 '너 장가뿌!'라며 알려준다.
일본인 관광객들이다.
줄곧 하던 생각이었는데 정말 일본은 이미 여행의 다음단계로 넘어간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가는 서유럽을 졸업하고 북유럽이나 남미, 아프리카 등등으로 향하는 사람들.
로바니에미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뭐니뭐니해도 Santa Claus Village일 것이다. 산타를 컨셉으로 한
관광지는 이곳저곳 많지만 세계 어디에서나 편지에 'Santa Claus에게'라고 적어 보낸 편지가
도착하는 곳은 이곳이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공인된(?) 산타의 주소지인 셈이다.
기차역으로 돌아와 배낭을 사물함에 맡겼다. 산타마을로 가는 버스나 내 최종 목적지인 Ivalo까지 가는
버스 모두 기차역 바로 앞에서 출발한다고 한다.
산타마을로 가는 왕복 버스 티켓을 끊고 버스를 탔다. 티켓을 버스기사님에게 바로 살 수 있어서 좋았다.
가는길에 일본인 관광객 여자 둘이 타고 다다음 정거장에서 또 일본인 여자 두명이 탔다.
산타마을을 일본인이 먹여 살린다고 하더니 크리스마스가 지난지 얼마 되지 않아 비수기 일 것
같은 지금에도 일본인들을 참 많이 보았다.
약 25분정도 버스를 타고 가니 산타마을에 도착했다. 내려준 곳은 기념품점이 몰려있는
단지로 들어가는 바로 입구..
마드리드와 파리의 크리스마스 마켓을 보고 난 후였지만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기념품들은 언제 봐도
참 예쁘고 기분이 좋아진다.
이곳의 특별한 것이라면 루돌프의 모델인 Reindeer관련 상품들과 왠지 장인이 만들었을 법한
손칼들이 많았다.
산타마을은 북극권(Artic Circle)에 걸쳐서 위치해 있다. 이곳에 오면 사람들이 땅바닥에 표시된 북극권
circle의 양쪽에 양다리를 걸치고 사진을 찍는데, 내가 갔을땐 땅에 쌓인 눈에 가려있어 그러지 못했다.
야생 미끄럼틀(?)이 군데군데 설치되어 있어서 아기들을 데리고 온 관광객들이 미끄럼틀을 태워주며
노는데 훈훈하고 보기 좋았다. - 눈사람 옆에 미끄럼틀에서 내려오려는 아기.
루돌프(Reindeer)가 끄는 산타의 썰매를 타는 곳도 있었는데 돈도 돈이고 혼자 타기도 그렇고 해서
타지 않았다.
이곳에 산타가 있다.
산타를 만나러 Santa is here! 라고 느낌표까지 적혀있는 건물로 들어갔다. 이때 시간이 12시 정도였는데 마침 직원이 나와 산타가 있는 곳으로 들어가는 문을 닫더니 Santa will be back 라고 쓰여져 있고
시간은 12시 40분을 가리키고 있는 시계를 설치한다.
할 수 없이 엽서를 먼저 쓰기로 했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있는 것중에 하나는 바로 엽서다. 이곳에 위치한 산타 우체국에 가면 수십종류의
엽서가 있는데 이 엽서를 사서 부치면 이곳만의 특별한 산타 스탬프를 찍어서 보내준다.
엽서의 가격은 보통 1유로에서 1.8유로.
또 재미있는 점은 여기 두 개의 우체통이 있는데 한쪽 우체통에 넣으면 당일 보내지고 그 옆의 우체통에 넣으면 그 해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서 배달이 된다.
전세계에서 온 편지들을 읽고있는 요정들.
이곳에 앉아 나도 내 소중한 사람들에게 엽서를 썼다.
엽서를 쓰는 동안 일본인 단체 관광객들 두 팀이 왔다갔고 중국인 관광객들도 몇 명 왔었다.
물론 다른 나라 관광객들도 많이 왔다.
점점 컴퓨터로 작성된 글씨에 익숙해져 가는 세상에서 손편지는 참 따뜻한 맛이 있다.
나는 이런 아날로그가 좋다.
더군다나 이런 특별한 곳에서 그 사람 한사람 한사람을 생각하며 고른 엽서에 편지를 쓰자니 더 행복했다.
...행복한건 좋은데 돌아가는 버스 시간은 다가오고 산타도 만나야 하는데 뭐이리 엽서쓰는건
오래 걸리는지 말을 마음껏 못쓰고 글씨도 휘갈려 날림으로 써버렸던게 큰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전세계에서 산타 앞으로 보낸 편지들
한국에서 보낸 편지들도 있었다. '남쪽'이 Finnish로 써있어서 찾기 힘들었다.
생각보다 상당히 많았다.
서둘러 엽서를 보내고 다시 산타의 집으로 갔다. 아까 닫혀있던 문 안으로 들어가니 뭔가 신비스럽게
꾸며져 있다.
이곳이 산타의 방. 이 안에선 개인 사진촬영이 금지다. 우연히 내 바로 앞차례 세 명이 내가 이번 여행,
핀란드에서 유일하게 본 한국인분들이었다. 나중에 얘기해보니 그분들도 교환학생으로 유럽에서
공부중이신 분들이었다.
드디어 내차례가 되고.. 방으로 입장, 드디어 산타를 만났다!
"I knew you were real!!"
나는 크리스마스가 너무 좋다. 아주 어렸을 적부터 크리스마스는 내게 내 생일보다 더 신나고
기분좋은 이벤트였다.
그리고 2011년 크리스마스에는 '몰래산타'라는 서울시 주최 프로그램에서 직접 산타가 되어 어려운 가정형편의 아이들에게 찾아가 선물을 전해주기도 했다.
산타와의 만남은 생각보다 짧았다.
30초정도 대화를 하고 사진을 찍은 후 준비해간 산타에게 하고 싶었던 부탁을 하고 약속을 받고
방을 나왔다.
"If I coming back with my children, whould you say you remember me?
" Of course!"
산타와의 만남을 촬영한 비디오 USB가 49유로, 함께 찍은 사진을 25유로에 살 수 있었다.
너무 비싸단 생각이 들었지만.. 원래 사려고 했던 거였고.. 사진을 샀다. 이제 나는 나중에 내 자식들에게 산타는 진짜 있고 아빠는 산타를 만났었다고 공식적으로(?) 말할 수 있게 되었다.
푸근했던 산타 할아버지와의 만남을 뒤로하고 로바니에미 기차역으로 돌아왔다.
시간은 오후 2시 20분정도, 이발로로 가는 버스 출발시간 까지는 한시간 정도가 남아 기차역 바로 옆에
붙어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메뉴들이 일본어로 병기가 되어있었다.
무엇을 먹을까 하다가 소테 Reindeer라고 설명되어 있는 메뉴를 주문했다.
안그래도 이번 여행에서 꼭 한 번 Reindeer를 먹어보려고 했었다.
이 루돌프들은 너무나 귀엽고 순하지만 동시에 여기 사람들에게는 식량이고 가죽이고 중요한 재산이다.
난 아직 음식 사진 찍기가 민망해서 사진은 안찍었는데 나중에 구글에서 내가 먹었던 것과 정확히 똑같은 구성의 음식의 사진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으깬 감자 가운데에 소테한 레인디어 고기를 담고 우리나라에서도 먹어본것 같은데 이름을 모르는
빨간색 조그만 열매들과 오이절임 슬라이스. 내 입맛에는 안맞았다.
가격은 약 15유로. 21000원 정도.
밥을 먹고 락커룸에 보관했던 짐을 챙겨 이발로행 버스에 올랐다. 가격이 50유로, 약 71000원..
북유럽의 물가에 눈물이 났다.
어찌됐든 이제 마지막 목적지 Ivalo를 향해, 오로라를 향해 출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