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에 반가운 분들이 한분 두분 보이네요~하핫. 반가워요 다들!
저도 여기다가 이렇게 글 남길 때는 옛날의 오빠와의 풋풋했던 때를 회상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요~^^ 요즘은 풋풋하다기보단... 뭐랄까요. 찐해진 만큼 풋풋함도 많이 지워졌다고 해야하나요? ^^;
오늘은 못 올 뻔했지만!! 에피소드 하나라도 쓰는게 여러분에 대한 예의일 것 같아서 씁니다~^^ 오늘 편도 알콩달콩 즐겁게 읽으세요. 그럼 음슴체로!!!
1.
꽤 최근 일임. 우리들만 했을 법한 데이트를 하나 소개하겠음. 우리는 종종 서점을 자주 감ㅋㅋㅋㅋㅋㅋㅋㅋ 도서관도^^ 오빠는 교재연구에 필요한 문학 책들 말고도 독서를 즐기는 편이고, 나도 원체 책을 좋아해서 본의 아니게 서점과 도서관이 데이트 장소의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음.
그도 그럴 것이 오빠가 서점을 가야할 땐 나도 따라가고, 내가 가야할 땐 날 따라 오빠가 오니까ㅋㅋㅋㅋㅋㅋㅋㅋ 어쨌든 이 날은 내가 꼭 읽고 싶은 책이 있었다면서 오빨 끌고 갔음.
오빠- 뭘 읽고 싶었는데?
나님- 기다려봐요~ 찾고 있으니까.
오빠- 그래. 둘러봐~ 나도 오랜만에 책이나 읽어야겠다.
나님- 찾았다!!!
오빠도 옆에서 신간 베스트셀러 쪽을 둘러보다가 내 말을 듣고 바로 고개를 돌림ㅋㅋㅋㅋㅋㅋㅋ 난 사실 타우누스 시리즈 광팬임(나 말고도 팬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타우누스 시리즈는 무언가 쫄깃쫄깃 해지도록 나의 모든 걸 쥐고서 읽는 내내 날 들었다 놨다 하는 책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쨌든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바람을 뿌리는 자는 읽었는데 '사랑받지 못한 여자'는 못 읽었던 나는.. 그걸 꼭 읽겠다는 의지로 오빠를 끌고 서점을 갔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니 내가 쥐어든 책은 사랑받지 못한 여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빠- 그거야?
나님- 네! 이게 얼마나 재밌냐면요~
난 분명 오빠의 미간이 꿈틀 하는 걸 보았음ㅋㅋ 하지만 난 개의치 않고 쭉쭉 이야기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우리 오빠는 미스테리물 같은 건 별로 즐기지 않음.... 폭 넓은 사고를 위해 가리지 말고 폭 넓은 독서를 하라던 오빠의 정체는 사실 독서 편식 주의자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쫑알 거리니까 오빠가 내 손에 들린 책을 뺏어서 자리에 내려놓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빠- 그래그래 알았어. 그래서 이게 읽고 싶다고?
나님- 네~
대답 하고 다시 내려놓은 책을 잡으려는데 오빠가 갑자기 내 손등 위에 자기 손을 올림. 뭐하는거지? 라는 생각에 오빠를 올려다보니까 그저 고갯짓만 할 뿐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뭐야 어디서 폼을 잡고 있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빠 손을 탁 뿌리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빠 당황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님- 왜 그런 느끼한 표정으로 쳐다봐요?
오빠- 응?
나님- 비켜봐요. 얼른 계산하게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읽고 싶어서 미치겠으니까.
책 잡고 계산대 쪽으로 가는데 오빠가 내 가방을 잡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멋드리지게 내 팔을 딱 잡아줬으면 좋았을텐데.. 급하긴 어지간히 급했나 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빠- 그건 나중에 너 혼자 읽어ㅋㅋㅋㅋㅋ
나님- ㅡㅡ? 왜요 나 오늘 이거 사러 온거에요.
오빠- 알았는데 그건 다음에 읽어ㅋㅋㅋㅋㅋ
나님- 왜요?
오빠- 그냥.
나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장난하나 지금ㅋㅋㅋㅋㅋ 비켜요. 괜히 장난이야.
오빠- 아 다음에 읽으라고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말도 안되는 실랑이를 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빠도 어이가 없는지 계속 헛웃음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당하는 나도 이젠 짜증보단 어이가 없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님- 이유 말하면 오늘 말고 나중에 읽을게요ㅋㅋㅋ
오빠- 이유?ㅋㅋㅋ
나님- 응.
오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그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좀 그런데. 그냥 안 읽음 안돼?
나님- 왜요? 잔인해요?
오빠- 아니 그건 아니고..
하긴 이런 건 당최 읽질 않았으니 잔인한지 아닌지는 모르겠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럼 이유가 대체 뭘까 싶어서 가만히 웃음 참고 오빠를 올려다 봄. 오빠가 수줍수줍 열매를 드신 것 같이 얼굴이 살짝 빨개짐ㅋㅋ 귀도 빨개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더니 말을 한마디함.
오빠- 그거 제목이 기분 나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목?
오빠- 사랑받지 못한 여자잖아. 그걸 꼭 남자친구랑 와서 사야겠냐ㅋㅋㅋㅋㅋㅋㅋㅋ 옆에 있는 남자친구 기분 나쁘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빠 좀 귀여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난 어이 없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결국 그 날 그 책 못 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애절해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님- 그럼 이 책은 어때요?
오빠- 장난하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그 뒤로 고른 책들은 뭐..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이런 거였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거 말고 다른 거 읽자면서 오빠가 책을 골라줌. 근데 그날따라 오빠 입맛이랑 나랑 안 맞음ㅋㅋㅋㅋㅋㅋ 오빠는 무슨 모모,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흔들리며 피지 않는 꽃이 어디 있으랴(시집) 이런 걸 추천해 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제 읽은 책들인데ㅡㅡ 서로 자꾸 간섭하니까 읽고 싶은 책을 못 읽음ㅋㅋㅋ 결국 우린 각자 읽고 싶은 책 골라서 서점 한 켠에 구비된 쇼파에서 만나기로 함. 근데 우린 꽤나 오래된 책인데 오빠랑 나랑은 그날 같은 책을 골라옴. 심지어 평범한 소설이나 베스트셀러도 아니라 시집을. 신기했음ㅋㅋㅋㅋㅋㅋ 그책은
정호승 시인의 시집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였음.
사실 이 에피소드 중에 쓰려고 했던 부분은 이 부분까진데 여담을 살짝 늘어놓겠음. 정호승 시인의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라는 시에서는 이런 구절이 있음.
*너는 어찌되든지 나만 사랑하고 사랑한다고 말한다. 너는 무엇을 원하는지 너는 무엇이 되고 싶은지 물어 보지도 않는다. 그저 내가 원하는 것만 내 마음대로 네가 되는 것을 사랑이라고 말한다.*
나님은 한껏 감정 잡고 오빠에게 시 한 구절을 낭송하겠다고 함. 오빠는 주위를 두리번 거리더니 사람 없는 걸 보고 어디 해보라고 쳐다봄ㅋㅋㅋㅋㅋㅋㅋ
나님- 너는 무엇을 원하는지 너는 무엇이 읽고 싶은지 물어보지도 않는다. 그저 오빠가 원하는 것만 오빠 마음대로 네가 읽는 것을, 사랑이라고 말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빠는 내가 시를 읽어주나보다 하고 듣고 있다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빵터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낭송이 꽤나 애절했던 모양인지, 결국 오빤 크리스마스 때 선물로 내게 시판된 타우누스 시리즈를 모두 사줬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람들은 사랑을 모른다. 자기 마음대로 사랑하고 사랑한다고 말한다. 너는 어찌 되든지 나만 사랑하고 사랑한다고 말한다. 너는 무엇을 원하는지 너는 무엇이 되고 싶은지 물어 보지도 않는다. 그저 내가 원하는 것만 내 마음대로 네가 되는 것을 사랑이라고 말한다. 사랑하다가 죽어야 하는데 너를 사랑하기 위해 내가 죽어야 하는 것이 사랑인 것을 알지 못한다. 나를 살리는 것은 사랑이 아닌 것을 알지 못한다. 너를 살리는 것이 사랑인 것을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정호승 시인 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