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직전의 저희 부모님..어떻게 해야 하나요.

어쩌다2013.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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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카테고리에 써야 되는지 살펴보다 결혼하신 많은 분들의 조언을 얻고자 여기에 올립니다. 

저희 부모님은 결혼하신지 25년 정도 지났어요. 알콩달콩까지는 아니더라도 '자기야, 여보' 이런 호칭을 쓰면서 잘 지내오셨구요. 여태껏 큰소리 치면서 싸운 적도 없으셨고요. 

우선, 부모님을 소개하자면, 아빠는 좋은 말로 하면 끈기가 있는 성격이고, 나쁜 말로 하면 고집이 약간 셉니다. 나이가 들면서 조금은 자기주장을 굽히기도 하시지만, 여전히 싫은 건 안 하려고 하세요. 또, 비밀이 많아요. 이것만 빼면 자상하고 정말 좋은 분이세요. (담배도, 술도 전혀 안 하시고 욕설이나 폭력을 쓰시지도 않으세요). 엄마는 여느 어머님들처럼 수다떨기를 좋아하세요. 잘 웃으시고요. 다만 이것저것 간섭을 하려 하세요.


오늘 엄마가 제 방으로 오시더니 더이상 아빠를 견디기가 힘드시다며 한참을 울먹거리시면서 하소연 하다 가셨어요.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1. 위에서도 밝혔듯 아빠는 자기 속마음을 엄마한테 얘기하지 않아요. 또, 가정경제가 어떻게 유지되는지, 한 달 수입은 얼마인지(아빠가 건설업계에서 일하셔서 월급 이런 개념이 아니에요) 빚은 얼마가 있는지.. 등등도 숨기려 하세요. 
2. 아빠가 고집이 있으시다보니 엄마가 하나하나 간섭하기 지치셨대요. 아들을 키우는 거 같다고.. 하다못해 격식있는 자리에서조차 등산복을 입으신다구요..
3. 엄마는 아빠의 듬직한 모습을 보고 반해 결혼하셨대요. 근데, 결혼 몇 달 후부터 그 환상이 깨지면서 도리어 엄마가 아빠를 챙겨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네요. 이 때문에 20여년을 힘들게 살아오셨대요. 
4. 아빠가 바람을 비우거나 방탕한 생활을 해서가 아니라 그냥 엄마는 아빠랑 살기가 힘드시대요. 외사랑 같다고. 너무 외로우시다고..


그런데 문제는 저 또한 엄마한테 어떠한 조언을 해 드릴 수가 없었다는 거에요. 아빠를 닮아서 표현이 너무 서툴어요. 유난히 엄마한테는 틱틱거리고.. 속으로는 안 그런데도 겉으로는 짜증을 내고.. 속마음은 얘기하지 않고.. (아빠도 밖에 나가서는 많은 분들께 인정받고 사세요. 하루종일 나갔다 집에 들어오시면 지치시니까 말이 없어지시는 거 같아요.) 

제가 보기엔 아빠도 저처럼 단지 표현이 서투신 거 같거든요. 가끔 말없이 엄마 어깨를 주물러 주시기도 하고 저와 동생에게 '엄마가 힘들테니 잘 해드려라' 라는 말을 많이 하세요. 


솔직히 저는 아빠도 엄마가 이해가 가는 상황이에요. 아빠와 성격이 비슷하고, 여자로써는 엄마 입장도 이해가 가고.. 엄마가 아빠한테 이혼을 요구하기 직전인 거 같은데, 이런 상황이 처음이라 도저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당장 내일부터 설 연휴인데 막막하네요.. .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