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가 이루어진 우주 속 인연

달까지걷기2013.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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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당신이 이 글을 '어쩌다' 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당신과 나는 엄청난 인연임을 증명할 수 있다는 것, 짐작할 수 있는가.

우연이라는 비생산적인 이유로, 엄청난 경우의 수의 사건 중에 어떠한 사건을 계기로, 당신은 60억 인구 중 나를 '어쩌다' 알게 되었으며, 내가 저질렀던, 별들의 수많큼 무수한 몇십 년치의 행위 중, 어떠한 특정 나의 행위로 인해, 타인에게 비호감으로 보일만한 나에게, '어쩌다' 호감을 가지게 되었으며, 오감을 비롯한 무수한 의사소통 방법 중에 '어쩌다' 굳이 '네이트 톡'이라는 문명화가 물든 피상적인 매체로 교감을 하고 있다.
또한 파도처럼 차오르는 다른 이들의 여러 글에 밀려, 이 우연한 글이 모래사장 위의 미약한 끄적임인양 쓸려 사라지기 전에, <당신의 자유의지였던 심각하게 우연히였던간에> 굳이, 365일 중 오늘, 24시간 60분 60초 중 지금, 서로의 접속 시간이 이상적으로 만나, '어쩌다' 이 글을 보고 있으며, 그냥 첫 글귀만 보고, 무시하고 다른 이들의 글로 넘어갈 수 있는 데도 '어쩌다' 이 구절까지 꼼꼼히 다 읽고 있으며, 또한 방금 바로 전의 그 구절을 읽는 순간 나의 거만한 어조에 충분히 거부감이 들 수 있을 만한데도, 어느 정도는 '어쩌다'소름이 돋으며 공감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사건이 연이어 일어날 확률을 수학적으로 계산해 보면 무한소에 수렴하지 않겠는가.

그대에게 <확률적으로 존재할 가능성이 희박한> 나 역시, <확률적으로 존재할 가능성이 희박한> 내 글을 읽어주는, <확률적으로 존재할 가능성이 희박한> 당신을, '어쩌다' 사랑하고 있다.
또한 당신은 바로 전 문장을 보면서,
'에이, 이 사람이 나를 사랑한다니, 말도 안 돼' 라며 비판적으로 찡그리면서도, '사랑'이라는 단어에 얽매여, 처음부터 몇 번은 더 읽고 있지 않는가.
그러다가 한 번 쯤은, 충분히 건방진 어조를 앞세운 비호감인 나에게, 비판이 물든 날카로운 감정을 세우는 대신에,
호기심이라는 인류의 본능과 이성이라는 인류의 무기가 만들어 낸, '어쩌다' 호감으로 변질 된 나에 대한 '흥미'가 쓰여진 종이를, 비행기로 접어, 사이버 시공간의 어디론가 날리고 있지 않는가.
또한, 내가 '어쩌다' 사랑하고 있다는 그대가 본인일 수도 있다며,'어쩌다' 확신 비슷한 감정이 스쳐지나가고 있지 않는가.

지금까지의 <확률x확률x확률x....x확률>이 보여 준 위대한 결과로, 당신은 결국 나의 인연이라는 말에 어느 정도는 수긍하고 있으며, '어쩌다' 지금까지 이 글에 나온 그 많은 단어 중, <인연>이라는 단어에 얽매여,'어쩌다' 나와의 묘한 공상을 하고 있다.

웃으면 그만이다. 내 인연아. 심각해지지 말자.
단지, 당신과 내가 '어쩌다'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믿기지 않을 만큼 대단했다.
또한, 여기까지 그대가 읽어 주고, '어쩌다' 처음부터 다시 여기까지 읽었을 때마다 당신이 가지게 되는, 지금, 이 매번 깊어가는 애틋한 '감정'이 만들어질, 달의 반대편이 우연히 보일만큼의 미약할 확률이, 우리를 더욱더 필연인 인연으로 만들어 준다는 것.
그렇다. 우연과 필연은 종이 한장 차이랄까.

사실 파고들면 들수록 그대와 나의 사랑은 더욱 위대하다. 각자 이 다양한 원소로 이루어진 세상에 못 태어났을 수도 있는데도, 굳이 지구라는 별에, 그것도 여러 생명체 중 인간으로, 네안데르탈인도 크로마뇽인도 중세 암흑시대의 농노도 아닌, 현 시대의 스마트폰 중독자로, 여러 자손의 자손을 거쳐서 태어나 버린 것, 대단하지 않는가. 그것도 두 명이 동시에 말이다.
무엇보다, 가장 울컥할만한 사실은, '어쩌다' 그대가 내가 아는 '그대'로, 내가 당신이 아는 '나'로 태어나게 만든, 우연성이 창조한 운명 에너지의 흐름이다.

잊지말자. 당신과 나는 그저, 온 우주가, 우주 안의 필사적인 모든 방식으로 연결하고자 해서 마주 보게 된, 축복의 유기물이였다는 것 임을.
또한, 잊지말자. 지금 당신과 내가 '어쩌다'만나게 되는 이 순간을 위해 온 우주는 상상도 못할 고된 역사를 지니고 있었다는 사실을.

그렇다고 우주의 눈치를 보느라 긴장하지는 말자. 
오히려. 이 순간 그 누구보다 긴장하는 주체는, 우리 둘과의 만남을 사방에서 지켜보고 있는, 몇십억년의 역사 끝에, 겨우 결실을 맺을 수 있으려나 노심초사하고 있는, 지금 그대를 감싸는 대기에 스며든, 온 우주이기에

설령, 그대가 이 글을 읽고 나서라도, '어쩌다' 다른 흥미로운 글이나, 옆에 감정입자처럼 떠도는 향기로운 커피향을 못 이겨, 혹은 지금 당장 당신 머리위로 낙하하는, 정확히 이 순간을 겨냥하고 백만년전부터 다른 차원 공간에서 날아온 운석이에 깔려, 나와 그대가 '어쩌다' 바로 연이 끊기는 한이 있더라도,

이미 여기까지 읽어 준 단 5분만으로도,
우리는 시공간을 초월한 인연으로서
충분히 아름다운 시간이였음을 잊지말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