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일베를 한 유저가 말하는 '일베의 정체성과 실체'

프레데릭2013.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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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도 일베를 하다가 문득 네이트판에 '오늘의 유머' 사이트가 논란이 되고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이 글은 예전부터 정리해 두었던 글입니다. 최근 일베가 2012년 대선 이후 사회적으로도 많은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저는 2년 넘게 일베를 하다가 (눈팅만 했지요) 작년 7월에 '정보글' 작성을 목적으로 아이디를 만든 유저입니다.

 

인터넷 상에서는 대부분의 유저들이 진보 성향을 띄는 데다, 진보 성향의 언론 기자들로 인해

 

제가 다니는 사이트인 '일베'가 '이유 없이' 욕을 먹는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물론 근거가 있는 비판 및 욕은 일베가 반성하고, 고쳐나가야 될 부분이겠죠)

 

정작 '일베'를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가며 욕하는 사람들은 일베를 들어와 보지도 않았거나(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안다는 듯이 말하죠) 들어갈 필요도 없다고 하고는 마치 일베 유저보다 일베를 잘 아는 듯이 이야기합니다.

 

작금의 실태가 매우 안타까워, 그동안 일베에 대해서 써 두었던 글을 여기에다가 적습니다. 내용이 길기 때문에 읽지 않으실 분들은 스크롤을 넘기셔도 됩니다.

 

저희와 대척점에 있는 모 사이트 분들은 해명은 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정신 승리'만 계속하시던데, 반성하는 자세를 가지셔야 겠습니다.

 

* 자유로운 의견 및 비판 환영합니다. 무엇보다 네이트 판에서는 자신과 정치성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단을 먹이진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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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을 기점으로, 일베가 무섭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일간베스트 저장소는 현재 방문자 수를 기준으로 디시인사이드에 이은 커뮤니티 사이트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디시인사이드가 여러 갤러리들로 나뉜 사이트임을 감안한다면 일베는 동시접속자 수만 2만 명이 넘는 명실상부 국내 최대의 커뮤니티인 셈이다.

 

하지만, 타 커뮤니티 사이트와 기존 인터넷 관념과는 상당히 이질적인 일베 내의 문화는 기존 인터넷 이용자들에게 반감을 넘어, 혐오의 감정까지 불러일으킨다. 일베라는 사이트가 어떠하기에, 사람들은 그토록 일베에 대해서 혐오감을 가지는 것일까? 이 글을 통해 이 부분에 대해 중점적으로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일베에서 유저들이 추구하는 것은 간단하다. '순수한 감정'에 충실한 것. 여기서 말하는 순수는 '착한, 때 묻지 않은,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의 뜻이 아닌, 원천적인 감정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어떤 종류의 원천적인 감정을 일베 유저들은 쏟아내는가?

 

바로 웃음과 욕구 등에 대한 감정이다. 이들은 '웃음의 소재에는 제한이 없다'라는 생각으로 소재의 범위를 고인과 장애인, 원색적인 성적 발언으로까지 확장시킨다.

 

기본적 사회화와 윤리 교육으로 인해 의식의 바탕이 마련된 사람들이라면 당연하게 의식의 기저에서 웃음을 억제하려는 현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이런 게시물을 보는 순간에는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입을 열며 웃게 된다. 일베는 일상 소재들을 넘어 이러한 감정들과 욕구들마저 숨김없이 드러내며 희화화한다.

 

일베와 일베 유저들의 정체성에 대해 더 깊게 들어가려면, 먼저 이 사이트의 탄생 배경을 살펴봐야한다. 본래 일베는 '디시인사이드 갤러리'의 베스트 게시물들을 저장하던 사이트에서 시작했다. 당시 디시인사이드에서 '웃긴' 게시물들이 탄생하던 곳(수도라고 일컫는다)은 '코미디 프로그램 갤러리'와 '국내야구 갤러리' 등이었다. 이 갤러리들이 일베의 조상 격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갤러리들의 특징들 중 주목해야 할 것이 서로 간의 존대어 금지, 제약이 걸려있지 않은 웃음 소재이다. '어디서 초면에 존댓말이야'라고 말할 정도로 이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병신'으로 두었다. 현실 세계에서는 사는 곳도, 학력도, 재력도 다른 사람들이지만 인터넷 내에서는 다 똑같은 병신들이라는 것이었다.(물론 예로 든 갤러리 외의 다른 갤러리들은 서로 편하게 대화하자는 취지로 반말을 하기 때문에 디시인사이드에는 존대어를 쓰는 갤러리도 있고, 그렇지 않은 갤러리도 있다)

 

'웃음에 그 대상이 한정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들은 병신이므로 재미를 추구하는 것에 병신 짓이 빠질 수 없다.'

 

이 두 갤러리의 후손인 일베는 이 관념을 이어받아 더욱 발전시킨다. 일베에서는 모두가 장애인이며 병신이다. 이 때문에 일베에서는 현실 세계에서 장애인인 사람들도 차별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심지어 장애인들이 자신의 복지카드를 인증함으로써 자신의 장애를 스스로 희화화하는 게시물조차 목격된다. 일면에서는 인터넷 내의 진정한 평등이 이루어진 유일한 사이트일 것이다.

 

운영자 또한 예외가 아니다. 운영자를 그린 상상화에서 운영자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으로 그려지며, 유저들은 운영자에게 아무 이유 없이 원색적인 욕설과 비난을 일삼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게시물이 삭제되거나, 글쓴이가 차단을 당하는 일은 없다. 즉, 일베에서 운영자는 말 그대로 사이트를 운영하고 광고, 성인물 등의 불법적인 게시물들만 관리할 뿐, 다른 유저들과 다를 바가 없는 또 하나의 장애인인 셈이다.

 

그러나 일베는 디시인사이드가 몰락해가는 과정들을 지켜봤기 때문에, 디시인사이드에서는 볼 수 없는 몇 가지 규칙들이 있다. 일베에서는 운영자의 닉네임 외에는 서로의 닉네임을 언급하는 것이 금지되며, 여자임을 밝히는 것 또한 금지된다. 일베 내에서의 친목 활동 역시 금지된다.

 

그 동안의 사이트들은 일련의 과정을 반복해왔다. 양질의 자료를 올려 주목받는 유저가 나타나게 되고, 그 유저는 다른 유저에 비해 대우받게 된다. 그러면 그 유저들을 중심으로 친목 활동이 일어나게 되고, 그러한 친목 활동으로 인해 그들만의 '은어'나 '규칙'이 생겨나기에 새로 들어오는 유저들은 배척당한다. 이는 커뮤니티의 고립과 붕괴를 초래하게 되기에 일베에서는 친목 활동 뿐 아니라 서로의 닉네임을 직접 언급하는 것조차 금지된다. 그로 인해 몇몇 베스트 유저들은 자신이 유명해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수시로 닉네임을 바꾼다.

 

여성임을 밝히는 것을 금지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의 이유다. 여성임을 밝히지 말라는 것은 여성은 일베를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여성들도 일베를 하되, 다만 자신이 여자인지 밝히지 말고 일베를 하라는 것이다. 여성임을 밝히는 순간 그 여성과 친해지려는 수많은 남성유저들이 댓글을 달고, 이로 인해 여성유저가 다른 이들보다 높은 위치에 섬으로써 ‘장애인 문화’와는 다른 불평등적인 문화가 형성되어 커뮤니티의 붕괴로 이어지기에 부득이한 경우가 아닌 이상 여성임을 밝히는 게시물이나 댓글은 엄청난 욕을 먹으며 원색적인 비난을 받는다. 남성들이 '나 남자인데'라고 말하지 않듯이, 여성들 역시 '나 여자인데'라고 글을 쓰지 말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일베의 탄생 배경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와 같은 이유들로 인해 보통 사람들은 기존의 시선으로 일베를 보면 기겁을 할 수 밖에 없다. 글에는 심심치 않게 욕설과 음담패설을 찾을 수 있고, 고인마저 유머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물론 ‘나 여잔데’라고 글을 썼다가 타 사이트와는 다르게 쏟아지는 비난들로 인해 일베에 대해 무수한 고정관념을 가지게 된다. ‘일베는 여성혐오 사이트야.’ ‘일베는 네오나치와 다를 바가 없어.’ 이런 비난들 중 가장 정확히 들어맞는 비난은 바로 이것이다. ’일베는 병신들만 모인 사이트야.‘

 

다음은 일베가 가지고 있는 정치적 성향에 대해 알아보자. 일반인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일베를 이해할 수 없어하는 이유 중 하나가 위에서 언급한 ‘병신 문화’와 결합된 ‘보수 성향’이다. 대다수의 커뮤니티 사이트와 다르게 일베는 강한 보수 성향을 띄고 있다. 이 때문에 일베에서는 박정희와 전두환, 이명박, 박근혜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며(이승만에 대해서는 유저들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특유의 병신문화와 겹쳐 김대중과 노무현, 김정일, 김정은 등의 사진을 합성하고 희화화한다. 진보 성향을 띄고 있는 대부분의 사이트에서는 결코 찾아 볼 수 없는 광경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일베의 정체성을 만든 장본인들은 바로 기존 인터넷에서의 진보 성향 네티즌들이다. 기존에 보수성향의 네티즌들은 진보성향 네티즌들에게 철저히 외면당하고 억압당해왔다. 민주주의의 본질은 상호간의 대화와 토론에 의한 합의임에도 불구하고 권위주의를 부정하는 진보 성향의 네티즌들은 그들의 독특한 80년대 운동권 역사의식을 바탕으로(정작 자신들은 운동권 세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또한 산업화 세대는 더더욱 아니다) 그들 자신에게 ‘윤리’라는 명목의 새로운 권위를 부여했다. 따라서 자신들은 계몽되어 있는 깨어있는 시민들이며 그들은 자신과 다른 기준을 가진 사람들을 무지몽매하다고 규정짓고는, 보수성향의 네티즌들을 ‘교화’시키려고 하거나 사이트 밖으로 추방시켰다. 그리스의 유산인 도편추방제가 에게 해를 넘어 21세기에 대한민국에서 부활했다. 그들은 박정희를 욕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정당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노무현을 욕하는 행위는 고인에게 반하는 행위이며 이단으로 간주한다. 결국 그들에게 있어 온라인의 민주주의란 현실에서 소수라고 느끼는 사람들이 사이버 내에서 다수가 된 뒤 소수인 사람들을 억압하는 새로운 유형의 권위주의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한나라당이 과거에 자행했던 법안 날치기 통과와 다를 것이 없다.

 

이렇게 각 사이트에서 배척당한 보수 성향 네티즌들이 모인 곳이 바로 일베였다. 일베는 조상인 국내야구 갤러리와 코미디 프로그램 갤러리가 보수 성향을 띄었기 때문에 자연스레 보수 성향을 가지게 되었고, 일베에 정착한 네티즌들은 보금자리를 찾은 양 금세 녹아들기 시작했다. ‘계몽된 사람들’의 폭력에 시달렸던 보수 성향의 네티즌들은 자신들이 다수인 일베에 모여 이윽고 ‘민주화’라는 숭고한 단어에 폭력을 가하기 시작한다. 일베에서 비추천=민주화라는 공식이 성립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일베가 성장하기 시작하자 다른 네티즌들은 자신들과 지극히 다르다는 이유로 일베에 대해 반감을 나타내며 국내야구 갤러리나 정치사회 갤러리에 붙이던 ‘벌레’라는 단어를 일베에도 적용시키며 현실 속에서는 비참하게 살아가는 지식도 없는 사람들이라고 조롱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한 반감으로 나온 것이 최근의 ‘학력인증’ ‘직업인증’ 대란이다. 이 대란을 통해 일베 유저들은 자신들이 계몽주의자들이 생각하는 것과 다르게 고학력자나 선망 받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일베 유저들은 계몽된 사람들을 증오하며 이에 정확히 반하는 ‘반문화’적인 콘텐츠들을 양산한다. 일베 유저들은 계몽주의자들이 가지고 있는 이중성을 혐오한다. 따라서 일베에서는 이런 계몽주의자들의 이중성을 조롱하는 게시물들을 많이 목격할 수 있다. 또한 일베 유저들은 진보 성향 네티즌들의 논리 없는 ‘감성 들먹이기’를 싫어한다. 이것은 예전 광우병 선동 사건에서부터 발아하기 시작한 계몽주의자들이 자기들의 역사의식을 공유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진실을 모른다는 명목으로’ 무식하다고 낙인찍는 엘리티즘에 대한 반감이다. 따라서 일베에서는 팩트(일베 유저들이 사실이라는 한국어 대신 팩트라는 영어를 쓰는 이유 또한 진보주의자들의 엘리티즘에 대한 반감에서 비롯된 것이다)가 없는 자료는 철저히 민주화(반대)당하며, 조작된 게시물이나 자료를 저격(해당 게시물이 조작되었음을 입증하는 행위)하는 저격수들이 존재한다. 일베에서 사실과 무관한 선동글은 저격수들에 의해 저격당해 곧바로 민주화 세례를 받는다. 저격의 대상 역시 정치뿐만 아니라 유머, 정보 등 다양하다.

 

또한 일베는 극한의 자유를 추구한다. 따라서 성인 자료나 광고 행위 등을 제외한 모든 게시물들은 삭제되지 않으며, 운영자 역시 일베에 되도록 개입하지 않는다. 따라서 일베에서는 음담패설이나 욕설, 고인드립 등의 자유마저 보존되기에 어떤 면에서는 가장 순수하며 꾸밈이 없는 웃음이 만들어질 수 있다.(이는 디시인사이드와 일베에서만 보이는 특징이다)

 

일베에서 전라도를 욕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의 이유다. 조상인 국내야구 갤러리가 전라도를 조롱해왔던 것도 일베 내의 전라도 혐오의 원인 중 하나이지만 일베의 전라도 혐오의 이유는 정치적 측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선거에서 패배한 계몽주의자들은 지역주의를 들먹이며 전라도를 성역으로 받들고 영남권을 욕한다. 그래서 일베 유저들도 지역주의를 들먹이며 전라도를 욕한다. 결국 전라도 혐오자들이 일베에 모였다고 하기보다는 조상 사이트로부터 물려 받은 전라도에 대한 감정이 일베 내의 이슈화와 사회화를 통해 증폭된, 반문화의 일종이라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할 것이다. 일베 내에서 ‘전라도’라는 땔감은 타 사이트에서의 ‘경상도’라는 땔감과 마찬가지로 사이트의 결속력을 강화시키는 촉매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또한 일베에서는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대접을 받으려는 여성들을 원색적으로 욕한다.(흔히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이 일베는 여성 혐오 사이트라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일베는 여성을 혐오하지 않는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대접을 받으려는 그 이중성에 증오를 쏟는 것이다) 이점을 보통의 네티즌들은 이해하지 못하는데, 사실은 예전부터 몇몇 사이트에서 존재했던 이런 부류인 여성을 혐오하는 현상이 일베의 극한의 자유도와 결합하여 더 심해진 것뿐이다.

 

일베의 일련의 아방가르드적인 반문화 추구는 당연히 기성문화를 향유하는 사람들에게 반감을 일으킨다. 따라서 사람들이 일베를 욕하는 것 또한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일베를 욕하는 사람들을 나는 존중한다. 다만 그렇다고 일베를 하는 유저들을 자신에 비해 하등하다고 단정 짓는 오류를 범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일베의 정체성이 바로 그런 엘리티즘에 대한 반문화이자 안티테제이기 때문이다. 물론 일베가 다른 사이트에 비해서 우월한 것도 절대 아니다. 일베는 다른 사이트와 성격이 다를 뿐, ‘사람’들이 모인 다른 사이트와 똑같은 하나의 커뮤니티 사이트일 뿐이다.

 

일베 역시 다른 사이트와 마찬가지로 그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 일베 유저들은 계몽주의자들의 권위주의에는 저항하지만 박정희와 이명박의 권위에는 굴종하는 모습을 보인다. 다문화국가를 반대하지만 국제결혼을 지향한다. 또한 디시인사이드와 달리 일베(추천) 시스템으로 인한 욕심으로 인해 더 과격하고, 비논리적이며 심지어는 베스트로 가기 위해 자유를 넘어 상식에서 벗어난 나머지 5.18 운동마저 조롱하며 군부를 추종하는 등의 모습마저 보인다. 기존의 장애인 문화와 안티테제를 넘어서서 진심으로 보수 세력에 경도되는 과정을 지금 일베가 걸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일베가 성장을 거듭하면서 저 연령층의 네티즌들이 많이 유입되었으며, 이들은 자신의 사상이나 생각, 논리가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채 아무 이유 없이 맹목적으로 진보 세력을 혐오한다. 일베가 혐오했던 ‘좀비’와 ‘선비’들의 행동을 새로 유입된 저 연령층의 일베 유저들이 반복하는 것이다. 이러한 한계들은 일베가 풀어가야 할 앞으로의 숙제일 것이다.

 

이렇듯, 일베는 타 커뮤니티와 마찬가지로 장단점이 모두 존재하는 곳이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일베에 들어오지도 않았으면서, 일베를 잘 모르면서 일베에 대해 모함을 하고 험담을 한다. 일베 초창기 때부터 일베를 봐 왔던 유저로서 참으로 개탄스럽다. 그들이 모함하고 험담하는 주장들은, 대개 ‘문제의 게시물을 일베가 퍼왔을 뿐인데 일베가 욕을 먹거나’, ‘일베 내에서도 민주화(반대)를 받고 비난을 받은 게시물을 마치 모든 일베 유저들의 생각이라는 식으로 일반화를 시키거나’, ‘그들 스스로 일베를 비난하기 위해 허위로 지어낸 것’ 일색이다. 실제로 일베에 들어오면 요리 관련, 철학/예술/과학/역사/상식 등의 정보 관련, 동식물 관련, 유머 글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물론 일베가 원인을 제공한 게시물들에 대해서는 일베가 반성해야 될 부분이 있다. 그러나 먼지 털어서 안 나오는 집 없다는 옛말대로, 타 사이트들의 글을 샅샅이 뒤져보면 다른 사이트들 역시 잘못을 저지른 유저들이 상당수임을 알 수 있다.(일일이 열거하기가 어려워서 생략하는 점을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

 

학력인증 대란과 2012 대선을 통해 급부상한 일베를 속칭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은 이제야 일베를 분석한답시고 신문과 방송에서 각종 그럴듯한 수식어를 붙인다. ‘일베를 하는 사람들은 몰락한 중산계급일 것이며, 이들이 자신들의 사회적 불만을 친노 세력에 전가하고...’

 

나는 자신 있게 다 틀렸다고 단언할 수 있다. 일베를 하는 이유는 단순히 ‘재미있어서’, ‘나와 정치성향이 비슷해서’라는 두 가지 이유이지, 유저 서로간의 출신이나 신분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이 글 역시 완벽하지 않다. 일베라는 이단아가 탄생하게 된 사회적 현상의 원인을 분석하는 것은 매우 어려우면서도 무의미한 작업이고, 일베를 알고 시작하게 된 이유 역시 사람 개개체가 다르듯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일베와 일베 유저의 탄생과정과 정체성에 대해 적어보았다. 결국 네티즌들이 서로간의 낙인이나 편견 없이 건전한 담론을 생성하기 위해서는 소통이 필요하다. 일베 역시 타 커뮤니티와는 달리 그 법칙이 이질적일 뿐이지, 본질적으로는 같은 사이트이며, 따라서 소통 역시 가능하다. 네티즌들이 일베 유저들을 일베충이라고 규정짓는 순간 진성 일베충들이 그들을 홍어로 규정짓는 것과 다를 게 없어진다. 서로 소통이 될 리가 만무하다.

 

난 일베를 정당화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다만 일베 유저로서 일베의 탄생 원인에 대해 그동안 관찰해온 것들을 적어보았다. 일베는 다른 커뮤니티의 멸망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그 결과를 규칙에 반영했지만 단 하나, 저 연령층의 유입으로 인한 논리 부재로 인해 멸망하게 되는 수순은 막지 못하는 것 같아 너무 안타깝다. 작금의 일베를 보면 확실히 예전만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