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두 줄로 서면 노매너 취급당하네요

지하철라이프2008.08.18
조회24,852

안녕하세요.

저는 인천에서 서대문까지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 하는 평범한 26살의 직딩남입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바쁜사람들을 위해 왼쪽을 비워 두자는 에스컬레이터 한 줄 서기 운동이 있었습니다. 이 운동은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 대한민국 직딩들의 바쁜 생활 패턴 때문에 큰 호응을 얻어 왼쪽은 당연히 걸어 올라가는 라인으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저도 에스컬레이터에선 늘 왼쪽으로 걸어 다녔고, 5년 가량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TV나 뉴스기사에서 에스컬레이터 관련 사고들이 하나, 둘씩 터져나왔고 어느 순간 에스컬레이터 옆에는 두 줄 서기를 생활화 하자는 포스터들이 붙기 시작하더군요.

저도 나름대로 나 뿐만 아니라 타인의 안전도 생각하자는 차원에서 한 번 지켜 보자 하는 마음에 에스컬레이터를 탈 땐 늘 서서 탔습니다. 그래도 혼자 독불장군처럼 지키자고 강요할 수는 없기에 배려하는 차원에서 항상 오른쪽에 탔습니다.

 

그런데 두 줄 타기 운동을 마음에 새기고 에스컬레이터를 타다보니까 전에는 몰랐던 소리가 들려오더군요.

짜증섞인 말투로 '쫌 내려갑시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목소리...

'뭥미?' 하면서 왼쪽으로 뒤를 돌아보니 저보다 두 칸 정도 위에 한 할머니가 서 계시더군요.

그 뒤로 사람들의 표정은 전부 (-_-^) (-_-+ ) 이런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며 할머니를 향해 구시렁 대고 있었습니다.

분명히 그 할머니는 잘못한게 없는데 말이죠. 가슴이 너무나도 씁슬하더군요.

 

그 일이 있은 후 제가 왼쪽에 서서 한 번 타 봤습니다.역시나 저~뒤에서 어떤 아주머니가 대놓고 올라가라고 그러시더군요. 그래서 살포시 비켜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제 뒤에 있던 분들이 쿵쾅쿵쾅 뛰어 올라가시더군요. 저를 한 번씩 쳐다보면서 말이죠...

질서를 지키자고 했다가 눈총받는 순간, 참 울컥하더군요.

 

하지만 그 후로도 에스컬레이터를 탈 때면 일부러 왼쪽에 서서 탑니다. 바쁜 출, 퇴근길엔 지킨답시고 왼쪽에 서서 가다가 밀리고 다른 사람들한테 출근길 부터 짜증을 심어줄 것 같아서 오른쪽에 얌전히 서서 타고요 -_-;;

 

근 6개월간 쓸쓸히 지켜오곤 있지만 이제는 말도없이 뒤에서 오른쪽으로 밀어 붙이고 올라가더군요-_-;;; 그래도 한 두명씩 지키기 시작하면 언젠가는 모두가 안전하게 에스컬레이터를 탈 날이 오겠죠.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물론 바쁘겠지만 타인과 자신의 안전을 위해 작은 것 하나씩 고쳐나가는게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이런 작은 과제하나부터 시작해서 높은 시민의식을 지닌 참된 선진국으로 한 번 가 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