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비행기값 빌려달라시는 엄마

2013.02.19
조회4,564
안녕하세요~카테고리가 맞지 않는것 같은데.. 딱히 쓸만한곳도 없고 여기에서 제일 현실적인 조언을 얻을 수 있을것 같아서 올려봐요.
우선 저는 20대 중반 대학원생이구요. 엄마, 아빠, 언니, 늦둥이 남동생이 있는 가족의 둘째에요.
제가 중학교 1학년이 됬을때 대기업에서 높은 자리를 맡고 계셨던 아빠께서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실직을 하게 되셨고 (다른 기업으로 옮기시려다가 상황이 이상하게 꼬였던걸로 알고 있어요) 그 후에 우리 가족은 지금 살고 있는 이 나라로 이민을 오게 됬어요.
여기에서 엄마 아빠 두분다 정말 힘들게 생활하셨고 한국에서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노동일 하시면서 지금도 힘들게 돈을 버십니다.
저는 부모님께서 말도 안통하는 이 나라에서 얼마나 힘들게 우리를 키우셨는지 알기 때문에 제가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고등학교 1학년 후로는 용돈을 받아본 적이 없어요. 대학교 등록금도 장학금 + 대출금으로 다 해결했고 지금 다니는 대학원도 오히려 학교에서 돈을 받으면서 다니고 있습니다. 대학교때는 한달에 6만원 정도씩 나오던 핸드폰비 빼고는 부모님께 손 벌린적 한번도 없고 지금은 독립해서 살고 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부모님께 완전히 독립한 상태에요.
학부때 빚낸 등록금 대출금 한 2천만원 조금 못되게 있구요. 지금은 대학원생으로 아직 학생이기 때문에 대출금 값기 시작하진 않아도 되구요. 대학원에서 생활비 다 하기에도 조금인 돈을 받지만 어쨌든 그 중에서 조금씩 떼어서 저금을 하고 있어서 지금 한 4백만원 정도 모아놓은 돈이 있어요. 제 목표는 박사학위 수여 받을때까지 2천만원을 모아서 대출금을 정리하고 직장생활을 할때부터 버는 돈은 다 모을 수 있게 하는거에요.
문제는 몇년전에 부모님께서 조금 무리를 해서 집을 사셔서 그 뒤부터 한달 생활비나 집 유지비를 빼고나면 항상 마이너스가 된다고 하시더라구요. 처음엔 모아놓은 돈이 있어서 괜찮았지만 그게 쌓이고 쌓이다 보니 지금은 외식한번 하는게 부담이 될 정도여서 마지막으로 다섯가족이 다 같이 외식한지가 꽤 됬네요.
저를 제외하고 언니는 이제 경제적으로 독립할 시기가 됬기 때문에 부모님께 많은 부담이 되진 않지만 막둥이 남동생은 아직 한창 커가는 시기다 보니까 돈이 많이 들어요. 여기는 한국처럼 사교육비는 없지만 동생이 운동하는걸 좋아해서 거기에 돈이 좀 들어가는 편이에요.
그런데 이번 봄에 한국에서 저의 이종사촌오빠가 (엄마의 오빠의 아들이) 결혼을 하게 되었고 외할아버지께서도 건강이 많이 안 좋으신 편이라 엄마께서 한국에 나가시게 되었어요. 집에 여유자금이 없는 탓에 이 돈도 외삼촌과 외할머니께서 부쳐주셔서 나가게 되신건데.. 문제는 엄마께서 저한테 전화를 하셔서 동생을 같이 데리고 나가고 싶은데 저한테 도와줄 수 없냐고 물어보시더라구요. 동생을 같이 데리고 나가고 싶은신 이유는 엄마가 나가실때 동생 방학 일주일이 딱 껴있어서 집에 혼자 두고 가면 게임만 할것 같다. 그 시간에 차라리 같이 한국에 데리고 나가서 사촌들도 보여주고 얘기해보고 하면 모든걸 보는 시야를 더 넓혀 줄 수 있을것 같다. 
제 동생이 어린나이에 여기 와서 사촌들도 없고 저랑 언니빼곤 딱히 올려다보며 배우며 자랄 수 있는 멘토같은 사람이 없어서 부모님께서 항상 아쉬워 하셨거든요. 동생이 한국에 3-4년전에 한번 나간적이 있는데 그때는 너무 어려서 그런걸 잘 깨닫지 못할 시기였구요.
저도 작년 여름에 대학교 졸업하고 한국에 처음으로 갔었는데 그 때 저보다 나이 많고 더 성공한 사촌들과 얘기해보면서 시야도 넓히고 많이 배우고 왔거든요.
엄마께서도 동생이 더 배우길 원하는 마음은 충분히 알겠고 지금 적절한 기회가 왔으니 그걸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은 알겠지만..
저는 그 백이십만원 정도 되는 돈이 몇달치 생활비고... 그리고 우선 제 빚도 있는데 집에 뭔가 급한일이 생긴것도 아닌데 그 정도의 돈을 덜컥 드린다는게 참 쉽지 않네요.
우선 엄마한테 집에 급한일이 있는것도 아니고 그건 무리인것 같다고 말씀드리고 끊었는데마음이 편하지 않아요...
제가 잘 한거 맞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