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 나이에 많은 고민끝에 이혼을 결심했어요... 많은분들의 조언 부탁드립니다.

아...2013.02.21
조회8,579

글이 상당히 많이 길어요.

시간이 없으시거나 지루하신 분들께는 먼저 양해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저와 제 와이프는 28의 동갑입니다.

1년 반 정도의 결혼생활을 유지했고, 14개월 된 딸이 있어요.

우리가 결혼을 할때에는 참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26살에 속도위반을 하여 사회에서 자리도 제대로 잡히지 않은 제가 한 가정을 꾸린다는 것에

처갓집보다는 저희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습니다.

처갓집에서는 딸이 원하니까,, 자식 이기는 부모 어디있겠냐며 허락해주셨고,

저희 집에서는 속도위반을 이유로 아직 사회적인 위치도 자리잡지 못한 저나 와이프가

서둘러 결혼을 진행했다가 서로에게 오점을 남길수도 있다는 우려에

결혼보다는 낙태 후 동거를 권유했어요.

저희 부모님 역시 두분 다 결혼에 실패를 경험했고,

자신들을 예를 들며 서두른 결혼을 막고 싶으셨던 겁니다.

 

한번의 파혼위기를 겪고, 우여곡절끝에 제작년 7월에 결혼을 했습니다.

힘들게 결혼한만큼 잘 살아보자며 신혼여행길에 올랐던 비행기는

앞으로 더 힘들 생활을 예고하는 새로운 출발이었어요.

신혼여행지 도착후, 저는 와이프에게 제안을 했어요.

저는 처갓집에, 와이프는 저희집에 각자 전화를 걸어

신혼여행 잘 도착했다고, 어렵게 결혼한만큼 잘 살겠다고 감사하다고 말씀드리자 했죠.

와이프가 먼저 샤워하는 사이 전 장모님께 전활걸어 잘살겠다 감사하다고 말씀드렸고,

전 당연히 제 와이프가 저희부모님과 통화를 했을거라 생각했어요.

 

신혼여행이 끝난후, 처갓집부터 들러 인사드리고, 저희 집에 내려와 인사를 드린후,

저희 부모님, 그리고 저와 와이프, 넷이서 간단히 술자리를 가졌어요.

어머니가 와이프에게 그러시던군요. 신혼여행가서 전화한통 없냐고..

그거야, 여행이 재미있었을테니 시간이 없어 그런것이라 이해하고,

앞으로는 자주는 아니더라도, 1주일에 한번은 시아버지 댁에 들러

빨래도 하고, 밀린 설거지가 있으면 설거지도 하고, 집에만 있지말고

가게에도 가끔 놀러와 서로의 말동무가 되자고 말씀을 하셨죠.

"네 알겠어요, 어머니"라고 말해놓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택시안에서

와이프는 "내가 너희 아버지한테 이혼하라고 했냐.. 왜 나한테 그런걸 시키냐,,"

라며 투정을 하더라구요.

혼자사는 시아버지한테 그정도 할 수 있지는 않냐며, 좋게 생각하자고 전 타일렀죠.

그래도 싫다는 와이프에게 더 얘기했다가 싸움이 될 것 같아 하고싶은대로 하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몇일 후, 퇴근후 와이프는 샤워중이었고, 전 티비를 보고 있었는데

와이프 폰으로 와이프 친구에게 문자가 오더라구요.. 저도모르게 핸드폰을 열어 대화내용을 보는데

그 내용은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와이프가 친구에게 했던말은 저희 어머니를 가르키며

"씨/발년이 지가 뭔데 신혼여행때 전화안했다고 지/랄을 하냐." 고 말을 했더라구요..

순간 멍해져 가만히 있다 모른척 그냥 넘어갔어요.

 

그리고 10일정도 지난 후 와이프에게 간단한 술자리를 제안 후,

당신이 그렇게 기분이 상했던 것은 이해하지만, 그래도 내 어머니인데, 그래서야 되겠냐고 물었죠..

그 말을 들은 와이프는 다짜고짜 따지면서 욕을 할만하니 욕했던 게 아니냐

저에게 내편은 되어주지 못하고, 왜 어머니 입장만 생각하냐고 하더군요..

와이프의 기분은 이해하고, 어머니 입장이 되는것이 아닌 제가 어머니의 아들로써

우리 어머니가 이런 욕을 듣는다는 것이 그것도 상대가 내 와이프란 것이 충격적이다 란 말을했어요.

새어머니지, 제가 자기 배아파서 낳은 자식은 아니지 않냐고 반문을 하더군요.

그 말에 화가나 자리를 일어나 바람쐬러 나가버렸어요. 한시간이 지난후 집을 들어가니

이미 짐싸고 가버렸더라구요.. 어디 간다는 말도 없이, 전화, 문자, 모든것을 단절시킨채..

 

이틀 후 이혼을 요구하는 연락이 왔어요.

동시에, 섣부른 결혼보다는 낙태 후 동거를 제안했던 저희 부모님은,

낙태를 강요했다는 태아유린죄로 소송을 걸겠다고 하더군요.

어이가 없었습니다. 어렵게 결혼했던 이유에 그때까지 식구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있다가

그제서야 부모님께 털어놓았습니다. 이런일들이 있다고, 어떻게 생각하시냐고 조언을 구했죠.

부모님께서도 충격을 많이 받고, 이혼을 어렵게 제안하셨습니다.

이혼을 결심했지만, 행동으로 옮기는데에는 쉽지 않았어요.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기에게도 못할짓인 것 같고,

그래도 제가 선택한 사람, 끝까지 책임지고 싶었습니다.

와이프를 설득했어요, 다 이해할테니 다시 잘해보자고..

그런데 죽어도 저희 부모님은 절대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다고 하는거예요.

다른 사람 부모도 아닌 당신 신랑의 부모라고, 그런경우가 어디있냐 따졌더니

그래도 싫다며, 그게 싫으면 이혼하던지.. 란 식의 말도되지 않는 제안을 하더군요.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이혼을 하면, 부모에 이어 자식까지 이혼했다며 저 집안은 원래 쯧쯧.. 이란 말을 듣게 되지 않을까,

내가 과연 모든것을 이해하고, 와이프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행복해질까,,

아이는 무슨 죄라고, 아이에게까지 고통을 되물려줘서야 되겠나.. 하는 생각들..

 

그래서 전 와이프에게 제 부모님을 등질테니,

앞으로 쉽게 이혼을 요구하는 것도, 제 부모에 대한 욕도 하지 말아줄것을 당부했습니다.

그렇게 처가살이를 시작했어요.

약 6개월간 처가살이를 했는데, 참 지옥이었습니다.

틈만나면 와이프와 장모님은 서로 죽일듯 싸워대고,

서로가 서로에게 무슨년이 어떻니, 죽이니 살리니, 해서는 안될말들만 골라서 하더군요.

장모님께 직접적으로 그런말을 해서야 되겠냐고 하는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와이프에게 엄마한테 무슨 말버릇이냐며 그자리에서 다그쳤더니

왜 자신의 편이 되어주지 않냐며 오히려 저에게 역정을 냅니다..

아무리 당신이 내 와이프라도 누가봐도 잘못한 일을 남편이라 해서 무조건 편이되어줘야 되겠냐고

옳지 못한, 잘못된 일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아라 한 말들이

결국 저희 부부싸움으로 이어져 매번 이혼을 요구 하더군요...

 

현재 저는, 대기업은 아니지만 작지도 않은, 와이프 큰아버지께서 사장으로 계신 회사에

정직원으로, 또 해외현장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데, 이 회사내에는

사장님의 지인이나 식구분들도 상당히 많이 근무를 하고 있어요.(와이프에겐 친척들이죠..)

고졸에, 딱히 내세울 것 하나 없는 제가 할 수 있는건 무조건 남들보다 더 뛰는거라 생각했고,

또 누구보다도 열심히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비록 비공식적인 현장내에서지만 8개월만에 진급도 한것이 그 결과라고 생각하고요..

이렇게 회사생활을 하는것은 제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닌

아무래도 주변에 지인이 많은 처갓집 식구들을 위한 것이라고도 생각했기에 더 열심히 했어요.

그런데.. 부부싸움을 할때마다 장모님과 와이프는 퇴사를 요구하네요.

능력없는 사람 가장노릇하라고 회사에 넣어줬더니 하는짓이 가관이랍니다. 저에게...

말도안되는 일들로 엄마와 딸이, 또는 아빠와 딸이, 싸움을 하고,

딸이 엄마에게 무슨년이니 죽여버리니라는 말을 하는것에 와이프를 다그치고 말린것이..

그것이 그렇게 가장으로써 하지말아야 할 행동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번은, 이런생활에 제 자신이 너무 지쳐, 회사동료들과 퇴근 후 술자리를 가졌는데

기분 탓인지 술을 과하게 마셔 필름이 끊긴적이 있습니다. 일어나보니 혼자 모텔에 잤더라구요.

시간은 새벽 6시인데, 그시간에 출근을 해야하지만,

출근보다 제가 저지른 잘못에 용서부터 구해야되겠다 싶어 처갓집에 갔습니다.

그리곤, 정말 미안하다며, 술을 너무 과하게 마셨는데, 절대 나쁜짓은 하지 않았다고

미안하다고, 다시는 이런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을 했어요.

그때 장모님이 말씀하시길 "어느 년이랑 밤새 어디서 뒹굴고 왔는지 어떻게 알아"라며

몰아세우시더니, 와이프도 그에 동의해 같이 절 죽일듯 몰아붙였습니다.

동시에 또다시 회사 퇴사를 권유를 했구요.

술김에, 홧김에, 그러겠다고, 이혼도 하겠다고, 집을 나섰습니다.

 

약 일주일정도 회사 출근도 않고 친구집에 머물렀어요.

그러던 중 현장소장님께서 직접 연락을 주셔 만났고, 모든것을 털어놓았습니다.

소장님이 그러시더군요. "넌 내 새끼다, 아무걱정말고 나만 믿어라"는 말씀에 너무 감사해서

다음날부터 출근을 했어요. 회사 숙소를 이용했구요.

이틀 뒤 장모님께 연락이 와서, 딸아이가 아빠가 집나간 후 많이 운다고.. 보고싶지 않냐고..

하는 말씀에 또 맘이 약해져, 다시 돌아가 잘못했다고 용서를 구했어요..

그 이후, 단 한번도 퇴근 후 술자리를 가진 적이 없고, 집에서 마시는 술 역시 자제를 했어요.

 

그런데.. 그 실수 이후 단한번도 실수하지 않았음에도 작은 다툼에도 지난 과거를 들춰내고,

부모욕을 시작해서 사람을 아주 미치게 만들더군요.. 와이프와 장모님 두분이서 말입니다.

결국 모든것이 다 제 잘못된 선택으로 생긴 문제라 판단하고 이혼을 결심했습니다.

친권, 양육권, 모든것을 포기해 달랍니다. 양육비 필요 없답니다. 도장만 찍어달랍니다.

저같은 놈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며, 딸아이도 애비란 놈한테 배울 것 하나 없답니다..

또 다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겪은 모든일들을 또 다시 겪으면서 나혼자 맘고생 다하고 끝까지 살아갈 것인가.

지금부터라도 모든것 다 정리하고, 이제부터 나를 위한 새 삶을 살을 것인가..

 

후자를 선택했습니다.

젊은 나이에 이혼남이라는 꼬리표 달고 다니는 것이,

또 부모님까지 등지며 결혼생활 유지에 온갖 노력을 다했던 것에 대한 회의와,

저에게 많이 실망하고 화나있으실 부모님을 다시 찾아 뵙는 것이 두렵고

또,, 다른사람은 몰라도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제 딸아이에게는 미안하지만,

이제부터는 저를 위한 삶을 살아야 겠다고 결심했어요..

 

그런데 딸아이에게 미안함은 쉽게 가시질 않더라구요..

그래도.. 저 지금까지 한 노력이면, 이젠 저를 위한 삶 살아도 되지 않을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