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스케치북에 담긴 이야기들.2

25남2013.02.22
조회26,538

 

1.피렌체의 노을
이탈리아 여행에서 찾아간 도시 피렌체의 중앙에는, 거대한 돔(쿠폴라라고 부른다)이 인상깊은 두오모가 있었다.
좁은 골목골목길을 지나다가, 갑자기 나오는 넒은 광장과, 그 광장 중앙에 우뚝 솟은 거대했던 꽃의 성당..
르네상스가 피어나던 시절의 피렌체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나름 상상하며 꼭, 두오모 꼭대기의 전망대를 올라가봐야겠다고 다짐했었던 
나였지만, 노을이 질 시간대가 다가오자 수많은 사람들이 대기줄을 서기 시작.
이러다가는 노을을 볼 수 없겠구나, 싶은 마음에 찾아낸 차선책은, 두오모의 종탑에 오르는 것이었다.
그리고 꼭대기에서 본 것은, 노을이 지기 시작하면서 황금색으로 물들기 시작하던 피렌체의 주광빛 지붕들과,
그 가운데에서 빛나던 거대한 쿠폴라...! 
사실, 정작 돔의 꼭대기에 올라간 사람은 제일 아름다운 돔은 보지 못하는구나,
라는 당연하고도 어려운 진실을 깨달았던 날이었다.
 여담이지만, 여행이 끝나고 한참 후에야, 냉정과 열정사이를 보았고 ( 배경이 피렌체이다.)
혹시 돔 위에 오르는 사람들은 누군과와 언젠가 그곳에서 만날 약속을 이미 했었던게 아닐까..라고 생각도.

 


2.우리의 2013년.
처음으로 맞았던 외국의 새해는, 밀란에서 이탈리아 남자를 만나 살고 계시던 고모네 집이었다.
외국에서 피붙이를 만난다는 느낌은 그만큼 각별하고, 따듯한 추억이었는데,
작고 예뻣던 옥탑방인 고모네 집은 넓은 테라스가 기억에 남는다.
(영어도 한국말도 못했던 이탈리아인 고모부는 그날 하루종일 자신이 찍은 테라스의 2년간 모습을 내게 보여주었다. 나는 다른 사진을 보여주실 수 있냐고 묻고 싶었으나 이탈리어를 하지 못하는 관계로 그저 가만히 있었던 기억이 난다.)
정확히 새해가 되는 순간, 우리 셋은 테라스에서 샴페인을 따고, 저 멀리 밀라내 시내에서 펼쳐지는 불꽃놀이를 감상.
 사실 시내와는 떨어져 있어 실제로 보이던 불꽃놀이는 정말정말 작았으나, 나름 안락한 새해맞이었음에는 틀림이 없다.
그리고 그날 밤, 내 그림을 좋아해주셨던 고모를 위해 
자기 전에 몰래 그림을 그렸었다.
-불꽃을 작게 그리면 실망할지도 몰라..
두뇌 풀가동으로 최대한 큰 불꽃을 그려놓았던 이 그림은,
지금도 밀란의 고모 집 액자에 걸려 있다.

 

3. 브리스톨의 항구
어학연수를 하며 지내던 도시는 영국의 브리스톨이라는 곳으로, 
그곳에 자리잡은 작은 항구에는 항상 다양한 어선이 정박해 있었으나
아무도 그 배를 타고 출항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던 기억이 난다.
영국에서는 해가 너무 빨리 져 버려서,(겨울에는 4시면 어둑어둑해져 버린다.)
그림을 그리다 말고 돌아갔다가,
며칠 후에나 생각나서 다시 가본 장소에는 그 모습 그대로 배들이 정박해 있어서 놀랐었던.

 


4.Love from random

동네 길을 가다가 만난 작은 가게는

할머니 한 분이 혼자 책을 읽으며 지키고 계셨고

마치 초등학교 앞 문방구를 떠올리게 하는

연예인 카드,저렴한 사탕,초코렛 등이

약간은 너저분하게 깔려 있었다.

와, 여기도 이런 곳이 있구나.

이국에서 옛 문방구시절 아폴로를 끊어 먹던

향수를 느낄 줄은 몰랐는데..

빈티지한 느낌이 흘러넘치던 그 가게의 이름은

Love form random 이었다.

이렇게 예쁜 이름은

아까 책을 보시던 그 할머니가 생각해 낸 이름인걸까..






/부끄럽지만 또 올립니다이것들은 잠깐 영국에 어학연수갔을때 그렸었던 그림들이에요 ㅎㅎ

http://blog.naver.com/hongly8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