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선생이고, 난 학생이야!

모메존2013.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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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를 시골에서 졸업하고 광역시로 고등학교 진학을 하게 됨.

배타고 들어가야하는 섬에서 난 태어나고 자랐음.


우리 섬에는 고등학교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섬을 떠나 자취를 하게되었음 ㅜㅜ


(친언니 둘은 이미 광역시로 자취 생활하고 있었음)


같이 고등학교로 간 친구도 없고 ( 중학교는 학년마다 한반에 최대 20명이 전부였음ㅋㅋㅋ)


실업계와 인문계로 나뉘어 가다보니 같이 간 친구가 없엇음.


난 인문계 고등학교를 갔음.


정말 정말 공부가 하기 싫었는데 친언니들이 "내가 못 다한 공부를 너가 해야한다" 며...


물론 난 공부가 싫었을뿐더러 잘하지도 못했음 ㅋㅋㅋㅋㅋㅋㅋㅋ


1학년을 그냥 저냥 지나보내고 2학년때 이과, 문과로 나뉘는데 난 문과 지원.


난 숫자 정말 못씀. 그래서 산수 수학 이런거 정말 싫어함ㅋㅋㅋㅋ


중학교때까지 난 장래희망이 작가였음. 딴 친구들은 과학자 의사 경찰관 막 이러는데


작가가 되고싶어서 문과를 지원했다고해도 과언이 아님. (지금은 쓸데없는 짓이었지만)

 

암튼 고등학교 2학년때 선생님을 처음 만났음.


언어 선생님이었는데 이름이 멸치액젓의 브랜드와 같으므로 멸치라하겠음.


멸치쌤은 엄청 꼼꼼한 사람이었나봄. 자기 담당 반도 아닌데 반 애들의 생활기록부(?)를


보았는지 몇몇의 특이한 애들한테 관심을 가졌음.


당연히 난 멸치쌤의 관심 대상자였음. 왜냐면 시골에서 올라왔으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


엄마 아빠의 직업이 '농업'이라고 써져있으니 나를 무슨 촌뜨기로 아는지 ㅋㅋㅋㅋ ㅜㅜ


수업 시작하기 전에 ㅇㅇ이는 물갈이 안했니? 너가 살던데보다 공기 안 좋지? 이러면서 ..
(나 중2때부터 광역시 많이 왔다갔다했거든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특이한 선생님이다하며 그냥 저냥 지내고 있었음.


어느날 엄마 아빠가 시골에서 올라오셨음. 난 담임 선생님께 엄마 아빠가 오셨으니 야자 빠지겠다고


허락 받고 나갔음. 운동장을 가로질러 교문으로 가는데 누가 내 머리통을 쥐어박음. 콩!

 

멸치쌤 - " 너 뭔데 야자 안하고 어디 가냐? "


나 - " 엄마 아빠 오셔서 집에 일찍 가요. 담임 쌤한테 허락 받았어요 "


멸치쌤 - " 그래? 데려다줄께 "


대충 이랬음. 그리고 멸치쌤 차를 타고 우리 집까지 갔음. 5분만에 ....;;;


내릴때 내 머리를 쓰담 쓰담하며 저녁 맛있게 먹으라고. 효도하고 내일 보자며 나에게 윙크를 날림.


허.... 왜이러세요 ㅠㅠ 왜 날 꼬시나요 ㅠㅠ


몇달만에 본 엄마 아빠 앞에서 난 콧구멍으로 밥을 먹었음.


그 날부터였나보다. 내가 멸치쌤을 좋아한게.....

 

2학년 초여름즈음

 

멸치쌤은 졸려하는 우리를 위해 김광석의 먼지가되어를 불러주었음.

 

콧구멍 완전 벌렁벌렁대며 멋드러지게 불렀는데 그 뒤로 멸치쌤의 팬이 완전 많아짐.

 

수업 전에 교탁에 음료수 갖다놓는건 기본이거니와 복도 지나갈때 멸치쌤이 보이면

 

슴가 큰 애들은 멸치쌤 팔뚝에 어찌나 문지르던지 -_-

 

어느날 교탁에 올려진 음료수를 보고 멸치쌤이 완전 소리쳤음. 그 음료수 이름은

 

메실맛 모메ZONE 이었음. 다 한글이었는데 '몸에 좋은'을 줄여놓은 것 같은....

 

저때부터 줄임말이나 외계어가 등장한걸까? ;;;

 


암튼 그 음료수를 바닥에 내동댕이 쳤음. 콜라 튀듯이 g랄발광을 하며 캔이 나뒹굴기 시작하고

 

애들 블라우스에 다 튀고 하니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음.

 

누가 이런걸 갖다놨냐고, 내가 언어 선생인거 모르냐고, 이따위 한글을 쓰는 음료수를

 

나보고 마시라는거냐!!!!!!! 이러면서 누군지 나오래 ㅜㅜ

 

근데 어케 나감.

 

 

 

 

 

 

그거 올려놓은 사람이 난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ㅜㅜㅜ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