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초봉초봉 하는지 알겠네요.

예신272013.02.25
조회14,356
안녕하세요. 어느덧 직장 생활 4년차 이제 결혼을 앞둔 흔한 직장입니다. 현재 나름 유망한 IT 벤쳐 회사에서 근무 중입니다. 제가 대학은 한국내에서 명문대라고 할 수 있는 대학을 나왔지만, 과가 취업보다는 고시 공부에나 어울릴 만한 과를 나왔습니다. 사실은 저 스스로도 고시 공부를 할마음을 대학 내내 가지고 있었지만, 집안 사정이 어려워 지는 바람에 하던 고시 공부를 때려치고, 취업 전선에 뛰어 들었습니다. 
그동안 고시만을 바라보고 달려와서 그런지 가지고 있는 스펙이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집안을 건사하기 위해 빠르게 취업한다는게 쉽지는 않더군요. 내로라 하는 대기업을 들어가기 위해서 필요한 스펙을 쌓을 시간도 돈도 없어서, 무작정 저를 받아주는 조건의 회사에 들어가서 경력을 쌓자라는 결심을 했습니다. 
다행히도, 이런 저의 절박함과, 그래도 고시공부를 하면서 쌓은 잡다한 지식과 언변, 근성을 높게 사준 회사에 초봉 3000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3000... 벤쳐 회사, 그때까지만 해도 20명 남짓한 회사에서 결코 적지 않은 돈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벤쳐회사가 성공하면 앞으로 연봉도 많이 뛰고 경력도 화려해 질거라는 부풀은 희망은 정말 현실과는 동떨어진 얘기였나 봅니다. 정말 열심히 일했다고 생각했지만, 회사의 연봉 인상률이 많아봐야 10%라는 걸 처음 연봉갱신 계약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나마도 인사평가를 좋은 등급으로 받아 매년 7%씩 연봉이 올랐지만, 물가가 하루가 멀다하고 오르는 이 시대에 정말찔끔 찔끔 오르는 월급으론 결혼 자금 모으기도 빠듯하더군요 ....
주변에 대학 동기 및 선후배를 보면 저학년때부터 저희과가 고시말고는 답이 없다는 거알고, 진작에 경영, 경제 복수 전공을 해서 금융계나 대기업에 취업한 친구들, 고시 공부에 성공해서 변호사가된 친구들.... 일단 시작 부터가 연봉이 저보다 최소 1000만원 이상은 높더군요. 그러다보니 같은 7%인상이어도 저는 200~300오르는 반면 이친구들은 350~450오르고... 점점 격차는 누적되고 ... 왜 대한민국에선 돈 있는 놈이 돈을 더 버는지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
물론 제가 어느정도는 배부른 소리를 하고 있다는 거 알아요. 또한 그냥 연봉은 연봉이지만 회사를 다님에있어서의 전반적인 만족도와 성취감은 높은것 같습니다. 다만 다소 현실적인 얘기를 좀 해보자면, 취업하면서 너무 욕심부리지말고 눈높이를 낮추란 말 많이 하잖아요... 일해보고 4년이 지난지금... 물론 분수에 안 맞는 과도한 대기업 욕심은 안 좋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연봉은 높게 받고 들어가는게 좋게다라는 생각도 동시에 듭니다. 중소기업이요? 저희 회사 벤쳐회사중에서는 복리후생도 좋고 사장님 마인드도 좋습니다. 대기업 들어가신분들... 그들 만의 고충이 있고, 많이 받는 만큼 많이 부려먹는 다는거 압니다. 하지만 저뿐만 아니라 주변에 눈 낮춰서 중소기업 들어간 친구들이 다들 시작은 미미하지만 노력해서 회사 키우고 경력 인정 받아서 연봉도 많이 올릴려는 부푸른 꿈을 가지고 들어가지만 대한민국의 현실에서는 너무 너무 어려운 일입니다 .
중소기업이라고 해서 회사가 다 어려운것도 아니고, 그 회사 사장들은 오히려 떵떵거리고 잘만 살지만, 직원들에게는 어떻게 해서든 적게 주려는게 중소기업 상당수의 사장들의 마인드 인거 같아요. 그리고 중소기업은 진짜 대기업에 비해 일정한 연봉체계가 투명하지 않아서, 동결해버리면 노조도 없고, 나 혼자 외쳐봤자, 너 아니어도 줄서있다는게 조직 문화에 팽배해 있는것 같습니다. 
그냥 어떻게 보면 신세한탄한 격이 되버렸네요. 어려서부터 저의 노력을 탓하지 않고 사회를 탓하는 걸 엄청 비겁한 태도라고 생각해왔지만, 먼저 고생한 선배들이 왜 그런얘기를 입에 달고 사는지 이제는 조금 이해하겠네요. 돈있는 놈이 돈 벌고 없는 놈은 빚만 생기는게 내가 몸담고 있는 사회라는 게 정말 씁쓸합니다 . 
오늘 새로운 정권이 들어섰는데.. 제발좀 이제는 위정자들이 이런 서민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우리 사회의 구조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진심으로 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