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지기 친구, 제 고민 좀 나눠주세요.

2013.02.26
조회145
안녕하세요 토커님들?
평소에 판을 즐겨보는 24살 먹은 여자입니다.
토커님들 중에 현명하신 분들을 간혹 뵌 것 같아 제 고민도 한번 털어볼까 합니다. 길어도 꼭 읽어주시길 부탁드릴게요.

이야기를 시작하기 앞서, 저는 이제껏 살면서 딱히 이렇다할 고민도 해본 적 없고 여자지만 화장, 네일, 옷, 남들의 시선, 하다못해 친구의 연애 같은 것도 전혀 관심없는 무신경한 여자입니다. 물론 친구들 고민같은 건 관심을 갖고 들어주지만 연애사는 내 일 마냥 들어줘도 결국 지들 맘대로 하길래 관심껐습니다ㅋㅋ

서론이 길었네요. 앞서 말한듯이 지구야 돌거라~ 난 내인생 산다 라는 마음가짐을 갖고 평탄히 사는 제게 요즘 스트레스를 주는 주인공은 고등학교 시절 친해진 5년지기 친구입니다.
처음에는 이 친구가 마냥 웃기고 귀엽고 꾸미는 거 좋아하는 줄만 알았는데, 사이가 더욱 깊어지고 비밀도 공유하는 사이가 되면서 참 마음이 여리고 슬픈 친구인 걸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친구에게 의지하는 편이 아닌 거의 얘기 들어주고 하는 편이라 이 친구도 예외 없이 고민을 나눠주고 그렇게 지내왔습니다. 유독 이 아이는 애착이 가고 신경이쓰이는 친구였습니다.

시간이 흘러 대학생이 되고 우리는 비록 다른 학교였지만
여전히 자주 보고 사는 얘기 하며 가족 같은 사이로 지내고 있었습니다.
친구는 본래 사교성이 좋지는 않아서 입학하고 과생활도 안하고 과친구도 없어 고민을 하던 차에 동아리에 들어 즐거운 생활을 하는 것 같아 마음이 놓였습니다.
저는 대학교 친구들과 노느라 정신이 없어 이 땐 잘 만나지 못했죠ㅋㅋ 그렇게 1년이 흐르고 친구는 왜인지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도 틀어지고, 동아리 몇몇 친구들과도 틀어지더군요.
같은 고등학교 동창인 다른 친구들은 제게 아직도 걔랑 만나냐고, 걔 얘기 자기 앞에서 하지 말라고 그러다가 저랑도 어찌어찌 틀어지게 돼버렸는데 그 때도 알지 못했습니다.
물론 답답한 면이 있긴 하지만 질색을 할 정도는 아닌 것 같았거든요. 주위에서 그럴수록 그 친구가 불쌍했고 저는 마음을 더 주었습니다.

그렇게 3년이란 세월이 흐를 동안 제가 변한건지 친구가 변한건지,
다른 친구들이 왜 이 아이를 떠났는지 이해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저 나름대로 고민도 많이 했구요...
예를 들자면 이 아이는 왜이렇게 세상이 편하지가 않은지, 왜 이렇게 남의 시선을 신경쓰는지, 외모에 집착하게 되었는지
한 마디로 왜 저러는지 말입니다.
이 친구는 고등학교 때 부터 남자인 친구를 가진 아이들을 부러워했었고 자신도 가지려고 노력했었습니다. 남자들의 생각같은 걸 알고 싶었겠죠? 다~좋습니다.
그런데 최근들어 사람을 점점 빡치게 만들더군요.
이성 문제로 고민하길래 성심성의껏 답변해주고 길을 알려주면 며칠 뒤에 '남자애한테 물어봤는데~' 이런식으로 말하며 결국 그 남자애 말대로 하고 그러더군요. 처음 몇번이야 그렇구나 하고 치웠는데 계속 저러니 그럴거면 나한테 얘길왜하나 싶고 짜증도 나더라고요ㅋ
오래저부터 애인을 만들고 싶어해서 소개팅을 참 많이 했는데 아직 결실을 못 맺어 슬퍼하는 게 안타까워서 최근에 한 소개팅은 뭔가 진전이 있어보여서 정말 잘 되길 빌고 이남자에 대해 수다도 떨고 그러다가 남자가 별 관심 없어 보인다길래 카톡 대화를 봤는데 진짜 별 관심 없어보이길래 뭐 다음에 볼 때 확실해지겠지 하며 같이 얘기하고 그러다가,
남자가 연락이 없자 슬퍼보이기에 위로해주고 하니 우울하다며 칩거하다가 이틀뒤쯤 카톡이 왔는데 또, '남자애한테 물어봤는데~' ㅋ 화가 났습니다.
마치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 남자인것 같아서, 자기 혼자는 판단 할 수 없는 것 같아서, 좋은 말만 듣고 싶어하는 것 같아서요. 하지만 또 참았습니다.
몇년 간 수없이 많이 연을 끊을까 했지만 나없으면 어쩌나....
충고를 해 주는 친구도 친구지만 끝없이 자기 편이 되주는 친구도 친구가 아닐까, 나한테 맞춰주기를 바라는 것 자체가 이미 친구가 아닌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맘을 고쳐먹고 또 고쳐먹었습니다. 고작 저런걸로 끊어버리기엔 긴 인연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요즘, 정말 미쳐버릴 것 같습니다.
싸이에 나힘드니 말좀걸어달라 라는 냄새가 확 나는 다이어리를 한번씩 써요.
but, 그런 글에 반응하는 감성주의자는 아니라서 놔뒀습니다.
며칠 전 카톡이 오더군요.
xx야 니가 너무 보고싶다 라고. 무슨일인지 물어봤죠. 씹혔습니다.
어제 새벽에 또 글 끄적거려놓길래 있었는데
저녁쯤 또 힘들어죽겠단 뉘앙스로 오더군요.
무슨일인데?랬죠 그랬더니 아니래요ㅋㅋㅋ아무것도ㅋㅋㅋㅋㅋ
그래서 그럴거면 운을 띄우지마라. 짜증나니까 라고하고는 헛소리하다가 넘겼습니다.
또 카톡이 왔네요? 너만있음돼 라고.ㅋ
그러니까 무슨일이냐고 라니... 씹혔습니다. 2시간뒤쯤에 또 이상한 글 끄적거려놨구요.

대체 저한테 왜이러는걸까요?
이젠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해야할지....
아깐 너무 짜증나서 막퍼부어볼까도 했는데
그럼 안그래도 친구도 없는데 더 우울해할까봐 참았습니다.
토커님들 조언좀해주세요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