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장요!

의성촌놈2013.03.01
조회63
2012년 8월달쯤에, 어느 봉사캠프에서 널 처음 봤었지. 기억나?
그때까지만해도 난 봉사에 별로 관심은 없었어. 그저 봉사시간 채우려고, 인맥 좀 쌓으려고 신청한 봉사캠프였지.
그런데 널 딱 보니까 아무 생각도 안 들더라 정말. 그냥 널 만나려고 봉사캠프에 갔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렇게 멍하게 있는 동안에 조를 짜더라고. 아 제발 부처님 하느님 행님 제발 같은 조에 편성해줘요. 같은 조 안되면 당신네들 죄다 해고여.
아 내 기도를 들어주셨나봐. 같은 조가 됬네. 하하하하핳핳
조가 나뉘고나서 조끼리 모여 조장도 짜고 조이름도 짜고 했지.
이 때야, 니가 나한테 호감이 갔다고 했던 때.
조선생님께서 누가 조장할래 하실 때 내가 손 번쩍 들고 "저요, 제가 부조장할께요."
다른 애들이 내 실없는 개그에 와하하하면서 웃을때 살짝 미소짓던 니 얼굴이 아직도 생각난다.
그렇게 부조장이 되니까 조원들한테 말걸 기회도 자주 생기면서 유난히 너에게 말을 많이 걸었어. 눈치챘었을까.
그 이후로 2박3일간 봉사활동를 하면서 내가 봉사를 하고 있는건지 널 관찰하고 있는건지 의심될 정도로 너에게만 눈길이 가있었어.
이틀째 날에는 친구폰으로 니 번호도 받으면서 아주 그냥 대놓고 표현을 했었지. 소심한 내가 어떻게 그랬는지 기억도 안나.
그렇게 삼일째 되는날 우린 결국 헤어졌지. 집에 도착하자마자 아버지께 폰사주세요 마음에 드는 여자애 생겼어요 라면서 말씀드리니까 그냥 사주시더라.
그렇게 폰도 생기고 너랑 카톡도 주고받으면서 몇주가 지났어. 그때는 공부를 했던지 카톡을 했던지.
8월 26일이야. 내가 고백한 날. 여자 한번 만나본 적 없고 여자랑 대화 자체도 적었던 터라 내가 뭐라고 말하면서 고백한지도 모르겠어. 그런데도 넌 받아줬었어.
좋더라. 진짜 정말 완전 좋았어.
우린 서로 비슷한 점이 많았어. 취미라든지 성격이라든지.
달팽이를 키우는 니가 좋아서 달팽이가 좋아지고 강아지 키우는 니가 좋아서 강아지가 좋아지고 책읽기 좋아하는 니가 좋아서 책이 좋아졌어.
비맞는 거 좋아하는 너때문에 나고 비맞는거 좋아하게 되었어.
또 니 장래희망이라던 작가와 사회복지사. 그래서 이제 나 글쓰는거 좋아하고 봉사하는 거도 좋아해.
그리고 아직 너를 좋아해.
그런데 우린 왜 이렇게 됬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