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무관심할때, 사랑은 오더라 *2

EJ.2013.03.01
조회21,957

 

이렇게 글을 남기는 기회가 그다지 많지 않을 것 같아,

 

여러분과 제가 겪은 날들을 공유하기로 했습니다.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기 전에 사소한 일상 하나만 공유하려 합니다.

 

어제는 날씨가 많이 좋더라구요.

 

하지만 전 날씨랑 상관없이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집에 가는데 그날따라 몸이 많이 피곤했지요.

 

그래서 좀 징징 댔더니 얼른 나와보라고 오늘 날씨가 너무 좋다고 들떠 있는 거예요.

 

그러더니, 자기 학교 근처로 와줄 수 있냐고 . 힘든건 알지만 날씨 좋으니 더 보고싶다고

 

그렇게 말 하는데, 어떤~ 여자가 이렇게 말하는 남자를 싫어 할 수 있겠습니까 ㅎㅎ.

 

약간 튕기는 척 하고 바로 달려 갔죠.

 

급행 열차를 타고 가는 도중에도 어찌나 피곤하던지. 꾸벅꾸벅 졸면서 겨우 도착했는데.

 

이남자가 저렇게 예쁜 보라색 꽃을 들고 있는게 아니겠어요.

 

순간 피로가 확 풀리면서 미소를 한껏 머금고 연신 웃어댔죠.

 

매우 좋아하던 제 모습을 보고 자기도 기분이 좋았는지 같이 막웃었습니다..

 

날씨도 좋고. 꽃도 예쁘고 피곤했지만, 결코 피곤하지 않은 날이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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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와의 만남 후 나의 일상은 약간 들떠졌습니다.

 

하물며 혼자 버스를 타고 매일 가던 길도 누군가가 뒤에서 든든히 지켜봐주는 느낌에 포근했구요.

 

그 날은.. 아 그 날은 라이프 오브 파이를 보러간 날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7번방을 얘기하는 가운데, 이 영화를 보러가도 되나. 더 잼있는걸 볼까 하고

 

얘기 했던게 생각이 나는군요.

 

영화는 기대 했던 것 보다도 훨씬 좋았고 밖에 나오자 세상엔 새하얀 눈이 내리고 있었지요.

 

약간 짜증스런 표정을 짓자. 남자가 말했습니다.

 

'우리가 함께 맞는 첫눈이다.'

 

와 평소에 그냥 지나가다 들은 말이면 이런 닭살도 닭살이 없을 텐데,

 

그 말을 듣는 주인공이 본인이 되니 행복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내리는 눈에게 감사할 지경이였으니까요.

 

한참을 돌아다니다 괜찮은 카페에 가서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밥을 먹고 술도 먹었습니다.

 

그렇게 다음을 약속하고 데이트를 끝내고 돌아오는 길.

 

우린 정말 행복했습니다.

 

이렇게 그날을 보내고 난 후에도 우리는 제법 자주 만났습니다.

 

서점에 가서 잔득 책을 사서 반나절동안 같이 책을 읽기도 했고.

 

소문난 맛집을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기도 했습니다.

 

조용한 맥주집에 가서 생맥주를 먹으며 서로 써온 편지를 교환해 잠시 읽은 후 느낀점을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자 나도 모르는 사이 그 사람은 내 일상의 정말이지 전부 아닌 전부가 되어있었습니다.

 

무엇을 하고 먹든지 그 분과 함께할 계획을 세웠고,

 

하루 만나면 다음 날 혹은 이튿날 다시 만날 약속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그 분과의 만남을 한 후 돌아오는 길 전 알 수 없는 공허함에 빠졌습니다.

 

계속 같이 있다가 혼자 돌아오는 길이 쓸쓸해서 일까요.

 

아님 계속 웃고 있다, 무표정 짓는것이 어색해서 일까요.

 

쉴새 없이 떠들던 입이 갑자기 조용해져서 일까요.

 

원인 모를 공허함에 난 이 기분의 원인이 무엇일까 생각했고.

 

기분 나쁜 감정 아님 당연한 건지 모르는 이 순간을 그 분도 겪고 있을까 걱정 됐습니다.

 

결코 좋은것은 아니였거든요.

 

혼자 남았을 때의 갑자기 찾아온 적막.

 

한참 생각 한 후

 

이것의 원인은 '오랜만' 이였던 것 같습니다.

 

전 지난 사람과 이별을 한 후, 혼자만의 세계를 제법 깊게 즐기고 있었습니다.

 

사랑에 대해 무관심이 생길 지경이였으니까요.

 

하지만 결코 이것(즉, 솔로)을 비난하거나 조호하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제가 그랬다는 것을 말하는 것 뿐이니까요.

 

그와 만난 후 부터 잦은 만남이 지속 되니 전 저혼자의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매일 하던 운동이며 독서에도 차질이 있는 것은 고사하고

 

내가 나 자신과 대화하는 법도 까먹은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전 결코 이러한 이유로 사랑하는 그 분과의 이별을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이런 생각을 혼자 품음으로서 그 사람을 내 의식 바깥의 어느 한 편의 자아가

 

밀어버리는 것 역시 아닙니다.

 

단지 이 숨막히고 텅 빈 듯한 허무함에 도대체 왜 이래야 하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답답해 할 뿐입니다.

 

웃기지 않습니까.

 

너무나도 사랑하는 사람과 지금 사랑을 하고 있는데. 왜 난 지금 허무한 것인가.

 

그리고 전 현명하게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혹여나 저 스스로 지금 같은 실수를 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데서 나오는 노파심이 원인이였습니다.

 

이는 지난 사랑의 실패의 원인이기도 했고, 앞으로의 사랑을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에도 있습니다. 

 

현명하게 사랑하기.

 

이게 과연 가능키나 한 말일까요?

 

앨프레드 테니슨이 말했던 구절이 생각납니다.

 

' 사랑하는 일과 현명해지는 일 그 두가지를 동시에 할 수 있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

 

내가 만약 누군가를 사랑하는데, 또 동시에 어떠한 일을 행해야 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행하는 일을 효율적으로 행한후 최대치의 효과를 보기 위해선,

 

정말 슬프지만 사랑은 사치로 하대 됩니다.

 

단편적으로, 이성에게 소모하는 시간만 보았때도 그러한 소비는 다른 한편의 입장(할일)에선 낭비 일테니까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랑을 하고 동시에 낭비도 합니다.

 

이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니까.

 

저는 이사람을 만나면서 내가 가꿔오고 깊어진 세계를 결코 배신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반대로 나의 일생 세계의 법칙 때문에 이 사람을 놓칠 생각은 더더욱 없습니다.

 

그래서 어쩌려고 그러냐구요?

 

그럼 한가지 물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꼭 둘 중 하나만 택해야 하는 걸까요?

 

질문지에 양자택일이라는 문항조건이 있었나요?

 

아닙니다. 이는 사랑을 하는 나 스스로가 만들어낸 철장이며 웃기지도 않는 강압입니다.

 

정답은. 나도 그사람도 모두다 사랑하면 됩니다.

 

사랑하는 당신을 사랑하는 나자신을 사랑하면 된다. 이겁니다.

 

그다지 어려운 일도 또 그다지 외로운 일도 또 그다지 괴롭지도 않은 일입니다.

 

균형을 잡는데 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코 손해보는 장사는 아님에 틀림없지요.

 

그리고 전 사랑하는 그사람에게 제 생각을 편지로 옮겨 주었습니다.

 

다행이도 그사람 역시 저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고 대화로 합일점을 찾아 더욱 풍푸한 사랑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 글을 보는 모든 사랑을 하고 또 예정인 분들.

 

연애를 하는 과정에서 상대에게 희생을 하고 받는 관계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상대를 사랑하는 만큼 동시에 나를 사랑해야지 풍성한 사랑이 될 수 있습니다.

 

 

<사랑 이야기>가 판촌 문예의 주제 인것 같은데 저는 제 일상을 공유함과 동시에

 

제가 사랑을 하는 도중에 생각되고 결심한 내용 역시 중요한 내용이 될 것 같아 이렇게

 

글로 써 보았습니다.

 

재미있게 봐주셨음 좋겠습니다.

 

 

날이 따듯해 지고 있습니다. 폭설로 겨울이 아직 안갔나 싶으면 어느사이 포근해지곤 했던

 

이 정신없던 2월이 가고.

 

이제 정말 봄이 오는 3월이 되었습니다.

 

그럼 좋은 봄날 되시길 바라며..

 

 

 

 

 

 

 

댓글 32

정말로오래 전

Best정말 요즘 제가 딱 하고 있는 생각들이 그대로 적혀있어서 너무 놀랐네요.. 내가 해준만큼 상대가 나에게 희생해주지 않는다는 생각에 내가 이렇게 피해의식에 묻혀사는 꼬인 여자인가 자괴감이 들던 중에 정말 현명한 글 한자락을 보고 너무 놀랐네요. 어느새 내가 더 많이 희생했다는 우월감에 젖어 내자신을 사랑하지 못하고 받는 사랑에 목매게 되어버린 내모습을 보면서, 그리고 이 글을 읽고 스스로를 사랑하고 돌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거, 느끼게 되네요 ㅎㅎ

날쌘돌이오래 전

글쓴이님의 글을 보면서... 뭐랄까 글쓴이님의 글과 사고의 깊이(?)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는 것 같네요ㅎ 그냥 제 생각인데 이별 이후 자기를 사랑하는 방법을 찾아 실천해서... 건전하게 자기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알고, 실천하여 지금 남자친구분을 만나는 것에서 많은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고요... 정말 자기자신과 애인 어느 것 하나 치우치지 않고 골고루 사랑할 줄 아는... 그런 남자라면 누구나 한번 사랑해보고 싶은 여자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ㅎㅎ 앞으로도 쭈~~욱 이쁜 사랑하세요^^

행인1오래 전

남들이 말하는 사랑과는 다른 사랑이라는 의미 맘 한켠을 울리네요

가위바위보오래 전

밑에 분 사는 곳이 어디시길래...여긴 더운데...아무튼 글 잘 읽었습니다 ^^

오래 전

요즘 날씨에 딱 어울리는 글 같습니다....

오래 전

조곤조곤 소곤소곤한 글 너무너무 잘봤습니다^^

진심오래 전

연애라는게 상대방뿐만 아니라 자신도 사랑해야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는거더라구요

사랑오래 전

책을 많이 읽으시나요? 정말 글 잘쓰시네요 ㅋㅋㅋㅋㅋㅋ 여기서 본 글 중에 손에 꼽을정도로 잘 적으셨습니다.

만들레오래 전

책을 내세요

그래그래오래 전

흔히들 여자들은 남자가 관계가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남자에게 기대고 너무 많은 의지를 하려고 한다...여자들은 큰착각을 하지...의지하는게 사랑하는거라고...자기가 남자친구에 의지하는만큼 남자친구가 충족을 못시킨다면 사랑이 식었다 말하지... 아니..난 충분히 사랑이 타오르고 있고 아직도 사랑하지만 단지 니가 나한테 의지하는것을 충족을 못시킬뿐...나도 우리사이가 변하길 바라지만 더이상 고칠수 없다는걸 알게되지...처음에 내가 알고있던 너와 너무도 달라져있었어...나도 의지하고 싶고 받고 싶지만 너는 내가 너에게 올인하기만 바라지...이젠 나의 한계가 왔어..너와 사귀면 일도 공부도 대인관계도 사랑도 아무것도 얻을수 없을꺼 같아...내인생안에 소중한 내여자를 만들고싶었던 거지...내인생을 여자안에 받힐려고 사귄건 아니야.... 의지를 사랑이라 착각하고 포장하지 마.

꼬마오래 전

가장 좋은건 둘 다 하면됩니다 개인적으로 내가 하고싶은 일들 취미생활을 하면서 그 외에 내가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은 여자친구와 함께 하면 됩니다. 시간이 부족하면 조금 덜자고 내가 피곤하면 그만이지요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데 내가 개인적으로 하는 취미나 여가 활동에 대해 애인이 불만을 갖는다면 그건 사랑이 아니지요 소유욕과 집착일 뿐입니다. 정말 사랑하는 이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그 속에 함께 하고 싶어하지 그걸 그만두고 내게 시간을 내라 요구하지 않습니다. 더 쓰고 싶은 이야긴 많지만 퇴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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