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군인은 남편감으로 어떤거 같나요???

crewmin882013.03.01
조회5,853
안녕하세요 !전 판을 즐겨보지만 글은 정작 몇번 써본적없는 26살 주부입니다. 오늘도 눈팅을 하던 중에... 군인에 대해 안좋게  말씀하시는 분이 있어서... 왠지 발끈한 맘에 글을 써봅니다...
판에선 늘 남녀간에 다툼이 잦고 군대와 출산이 비교가 되곤 하죠. 예비맘의 입장에서 여성의 임신과 출산을 소중히 생각하지 않는 글은 참을 수가 없죠.ㅜㅜ

하지만 반면에 종종 군인들이 무시당하고 하찮은 존재인것처럼 보여질때가 많이 있는것 같습니다.그런 모습들을 보고 있자면 군인의 아내로, 마음이 많이 아프고 안타깝습니다.그래서 조금이나마 남편을 포함한 군인분들에 위로가 되고, 군인을 사랑하는 분들도 응원을 하고 싶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좀 길더라도 이해해 주세요^^;;;

 제 남편은 올해로 7년차가 되는 흔히들 말하는 직업군인입니다.군인과의 연애는 참 많은 이해심이 필요하죠... 연애시절에도 뭐가 그리바쁜지 연락도 제대로 못하고,자주 만나지도 못할뿐더러 데이트하는 와중에도 항상 부대에서 연락이 올지도 모른다며 전화를 손에서 떼지 못하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답답하고  속상해서 싸우기도 많이하고 헤어질까도 몇백번을 생각했었죠.
남편과의 결혼은 꿈에도 생각하지 하지않았습니다.  TV를 봐도 주변을 둘러봐도 군인을 반기는사람은 없었으니까요... 대학교 다닐 때는 학교에서 군인처럼 하고 다니는 ROTC들 정말 질색하던 여자입니다... ; 그땐 잘 몰랐으니까... 그랬거니 변명을 해봅니다.
남자들... 사실 우리 여자에 대해 잘모르잖아요. 관심사도 다르고. 이해하려하는 마음도 연애초반에나있지 지날 수록 무감각해지는거. 생각해보면 남자친구와 군대에 대한 제 모습도 그와 별반 다르진 않았던것 같아요.
그렇지만 명절때 남편 못이겨서 처음 인사간 시댁에서 시아버님을 처음 뵈었을때 아버님께서 하신말씀에 마음을 돌렸죠. 시아버님께서는 하고싶은것도 많고 보고싶은 것도 많은 요새 젊은 아가씨가 군인인 당신의 아들만나는게 힘들다는것 다안다 하시면서  당신께서는 그래도 남편을 군인조종사로 만드신게 인생에서 가장 뿌듯한 일이라시더라구요.
 저희 시댁쪽은 보훈가족입니다. 지금도 거실 벽에 훈장이 떡하니 걸려있죠. 지금은 돌아가신 남편의 할아버님과 두 동생분들은  6.25전쟁에 나가셔서  모두 훈장을 받으셨대요. 그리고 아버님도 군인을 나오셨고 남편도 군인이 되면서 예전에 3대가 군대를 갔다온 가족이 라고 상패도 받은 평범하지만 가만보면 뼛속까지 애국자인 집안입니다.
그게 저와 무슨 관계가 있겠냐마는전 왠지 그게 믿음직스러웠고 결국엔 결혼까지 하게 되었습니다.처음 부대관사로 이사가면서 걱정도 되고겁도 많이 났지만...  관사 아주머니들께서 동생처럼 챙겨주시고 마트도 같이 가주시고 반찬도 주시고 병원도 같이 가주셔서 복직하기 전까지 정말 감사히 잘 지냈습니다.
하지만 정작 신혼에 늘 바쁘고 피곤한 남편이 너무나 원망스럽더군요...남편이 매일 새벽같이 출근해서 밤늦게나 되서야 녹초가 되어서 들어와선 비상대기 근무를 들어가야한다며 금새 또 나가는 모습을 보며 첨엔 이해하기가 어려웠고,신혼이고 주말엔 같이 나들이라도 가고 싶은데 주말이고 평일이고 가리지않고 무슨 근무가 그리많은지 비행기 옆에서 늘 대기하고 있고, 전화도 잘 안되고,그러면서도항상 미안해하는 남편을 보며 저도 참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언젠가 남편이 샤워하고 나왔을때 늘봐와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온 몸에 울긋불긋하던 반점들이 중력때문에 핏줄들이 터져서 그렇게 된것이란걸 알게 된 이후로, 보일러가 꽁꽁 얼어버려서 친정으로 피신가 있는 동안 한겨울에 차가운 쇳덩어리 조종석 안에서 덜덜 떨며 비상근무를 섰다던말을 듣고, 중력훈련을 하면서 숨쉬는 것조차 고통스러워하면서 일그러진 남편의 얼굴을 보면서,남편에 대한 원망이 존경과 감사함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저도 일하고 와서 늦게까지 잠을 자고 일어나다보면 유리가 깨질듯이 하루종일 시끄러운 전투기 소리에 잠이 깹니다. 하지만 이 소리가 있어서 우리 가족이 모두 안전한거야 라고 말하던 남편의 말처럼...지나가다가 멀리 하늘의 비행기 구름만보여도, 비행기 소리만 들려도 우리 남편과 대대 조종사분들이 생각나서 괜히 맘이 뭉클하고. 자랑스러워요.

 아직도 남편이 하는 일을 다알진 못합니다. 하지만 남편을 그리고 군인을 알게 될수록  제 남편이, 우리나라 군인들이 정말고생하고 있구나... 정말 감사한 일이구나 하는걸 깨닫게 됩니다.사실 우리나라는 군인에 대한 대우나 인식이 좋지 않음을 피부로 느낍니다. 그런데 결혼하고 신혼여행 때미국입국을 하는데 까다로운 미국 출입국 사람들도 남편이 군인이라는걸 공군장교라는걸 말했더니 악수를 하고 즐거운 여행되라고 깎듯이 인사를 하는걸보고 둘다 굉장히 놀랐던 적이 있습니다.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서는 군인이 명예롭고 존경받는 직업이라죠? 근데 우리나라에선 왜그리  무시당하고 처우도 나쁠까요...남편은 그래도 우리는 그나마 대우 괜찮은 거라고 육군이나 다른데는  진짜 사람사는게 말도 못한다고 하네요. 그러면서도 군인은 음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라며 욕을 먹어도, 무시당해도 어쩌겠냐며 가끔은 신세한탄을 하기도 합니다. 어쩌면 생활비 걱정도 오르는 물가 걱정도  이런저런 불평도 불만도 다 나라가 안전하게 있기 때문에 할 수있는 것들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렇기에 자기 청춘을 7년가까이 군대에서 보낸 제 남편과 어쩌면 인생을 보낸 더 높은 분들, 그리고 젊은 날 소중한 몇년을 나라를 위해 희생한 학생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끝으로 야간비행이 있어 열시나 되서야 퇴근해놓고 나더러 휴일에 놀러가지도 못하고 미안하다며 뒤늦게허겁지겁 집안일을 하고있는 듬직하고 다정한 남편, 모처럼 쉬는 내일엔 나를 위해 도자기를 만들어주겠다며 여주에 가자고 어린애처럼 들떠 있는 남편을 보며 사랑한단 말을 전하고 싶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대한민국 군인들 그리고 아내, 여친들 힘내세요 *^^*!(아 오늘 태극기들 다셨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