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등학교 시절을 흔들었던 첫사랑 영어과외선생님.8

비온다2013.03.02
조회24,452

우리는 저마다의 이유로 침묵한다.

상처주고 싶지 않아서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서

달라질게 없어서

결국 아무것도 아니어서

말할 수 없는, 말하지 않는 사랑이 있다.

 

-냉장고에서 연애를 꺼내다- 박주영

 

 

 

 

 

 

 * 댓글 달아주시는거 되게 기분좋게 잘 읽고있어요 너무고맙습니당....분에넘치는 칭찬을 ㅋㅋㅋㅋ

답글 다 못달아도.. 이해해주세욤 *

 

-

믿을 수 없어... 꿈같다.

날아 갈 것 같다...

 

그순간 우린 되게 로맨틱했다.

샘은 늘 나를 이자식 저자식 임마 점마 했었는데,

그 순간만은 지연아 지연아 하며 내 이름을 달콤하게 불러주더군

 

그가 내이름을 불러 준 순간 

나는 그에게로 가서 꽃이 되었지

캬...ㅠㅠ

 

 

내 손을 잡고 머리칼을 쓸어주면서 이마에 입맞추고

볼에 입맞추고

눈을 마주치고....꿈뻑꿈뻑 킁킁

 

" 이제... 우리 둘다 담배끊자"

 

" ..........킁 .. 냄새 나요? "

 

" ..응.. "

 

" 오디서?"

 

" 머리카락에서...."

 

" 안나는데..."

 

" 나, 머리카락에 배였어"

 

 

 

머리카락 냄새 맡아서 어떻게 아냐고, 담배는 입으로 피는건데-3-

소심하고 착한 샘은 입맞춤 밖에 못하니까 발랑 까진 내가 먼저 키스 하는 수 밖에...

이 날을 얼마나 기다렸더냐

 

난 과감하게 샘 목덜미를 끌어안고 입을 맞췄다.

 

어쭈 하는 표정으로 잠깐 놀라더니, 이내 체념한듯 내 리드에 입술을 맞긴다.

 

샘은 지금까지도 모르고 있겠지만

 

이건 나의 순결하고 숭고하고 고귀한..... 지금껏 아껴두엇던 첫키스였다.

 

엄청 귀한거라구.

 

당연히 아니겠지만 샘이 첫키스인지 아닌진 상관없다, 괜찮다.

 

난 내입술을 샘한테 처음으로 줬다는 그사실만 중요하니까.

 

사람들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랑 하면 종소리가 난다고 하던데...

 

음 종소리?

그냥 축축한 순대 곱창 부비부비 하는느낌밖에 안들더라.

초보 티 내긴 싫었는데 걍 입 꾹다물고 있다가 혓바닥 낼름 낼름

키스 잘하려면 입안으로 글씨 쓰란 생각이 갑자기 나서 글씨쓸려고 시도했으나 민망해서 포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샘이 막 어이없다면서 자기 이마로 내 이마를 꽝 박더니

너 이런거 누구한테서 배웠냐면서

진짜 요즘 세상 말세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긴장이 풀리니까 하품이 나오더라...

이제 우리 자자고

거의 새벽 서너시 됐었거든..

 

" 우리 자요 이제"

 

" ............................어?"

 

" 잠온다고요.. 침대는 샘방에 하나밖에 없으니까 거기서 같이 자야지"

 

샘이 잠깐 고민을 하더니, 날 쇼파에서 안아들어서 침대로 옮겨준다.

 

막 볼에 뽀뽀해주면서

 

눕혀주고, 이불 깃 여며주고. 베개 위치 조정해주고.

 

내얼굴을 우리 엄마가 나한테 하는거처럼

 

빤히 보면서, 여기에 점이 있네.. 입술 만져 보고. 앞머리 만지고.. 쪼물딱 쪼물딱.

 

" 엄마 들어오시기 전에 들어가야 되니까 몇시간 못자겠다. 빨리 자"

 

이러고 거실로 가서는 이불을 펴는거임

아니 같이 자자고 막 그러니까 콱, 그러다가 한대 맞는 수가 있다고

까불지말고 조용히 자래

그냥 옆에서 자자니까 누가 뭐랬나..

 

그럼 나 무서우니까 문 열고 머리 내쪽으로 하고 자라고

진짜 가지가지 한다면서 궁시렁 궁시렁 결국 머리를 내쪽으로 하고 잤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랑 대화하면서..

샘은 엄청 피곤했는지 코 드르렁 드르렁 골면서 잠들고

나는 한숨도 못잤다.

 

 

 

한번 맘먹으면 무대뽀로 밀고 나가는 기질이 있는 나지만

아무리 쎈척하고 강한척 해도

아침에 집에 들어가서 일어 날 일들이 아득...하게 눈앞에 펼쳐지더라

말 안하고 이렇게 외박해본거 처음인데

엄마가 날 어떻게 할까

손이 막 덜덜 떨리는거다. 뭐라고 변명하나 샘 존재 들키면 난 끝장인데

 

지금이라도 가서 공중전화로 전화 해 줄까 어떻하지

 

막 무서워서 미치겠는거다 아빠 골프채로 나 맞는거 아니야?..

 

샘은 거실에서 세상 모르고 자고 있고,

 

앞으로 내가 어떻게 될까에 대한 생각이, 한번 시작되니까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막 날 괴롭히는거다

 

사랑 한번 하기 어렵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오 내 팔자야....

 

이불 걷고 일어나서, 조용히 샘옆에 가서 누웠다.

손을 잡았더니, 으음 하고는 일어날랑말랑 하더니 다시 자더라.

이불이 없어서 좀 추워도. 샘 옆에서 손 잡고 있으니까 그 생각이 다시 사라졌다

 

평온해졌다.

 

그래서 나도 걍 잤다,

 

참 단순한 영혼이다.

 

 

 

-

 

담날, 샘 이불 내가 잠결에 다 뺏어서 둘둘 말고 자고, 샘은 웅크려서 새우잠자고..

 

둘이 거의 비슷비슷하게 잠에서깻다

 

아직 덜깬 눈으로 너 왜 여기서 자냐고 굴러떨어졌냐면서 막 그러는데

 

까치집 지은 머리 너무귀여운거야

 

샘이 내 눈꼽 떼주고 빨리 씻으라고, 대충 밥차려줄테니까. 해서 씻고 나와서 밥먹고

 

밖으로 나왔다.

 

어제보단 덜해도 비가 추적추적 발에 본드를 붙여놓은것처럼 안떨어진다

 

집가기싫다..집가기싫다

 

속으로 계속 생각하니 말이 되어 나오더라 ㅋㅋㅋㅋㅋ

 

" 집가기 싫다..."

 

" 가야지..."

 

" .....바다 가고 싶다"

 

" 바다?"

 

" 네!!!"

 

" 비 오는데 무슨 바다야. 낼 우리 둘다 학교도 가야되고,

너 잘들어. 너 공부하고, 학교생활 하는거 소홀히 하지마.

니가 공부 열심히 해야 우리가 볼 수 있는거야"

 

 

 

" ...네"

 

우리 동네쪽으로 진입하는데 내가 여기 서서 걸어간다고 했다.

 

잠깐 동네 친구집 들러서 받아 갈 것 도 있고.. 여기서 내린다고.

 

알겠다고. 그러라고 차 갓길에 잠깐 세우고

 

" 내가 준 핸드크림 다썼어요?"

 

" 반정도??"

 

" 줘봐요, 보게"

 

열심히 발랐는지 진짜 얼마 안남았더라. 내가 짜서... 정성껏 손에 발라주고.

 

손등에 뽀뽀해줬다.

 

샘 내꺼야. 서울 가서 딴여자랑 놀지 마

 

이러니까 막 웃는다

어제까지만 해도 제자였던 애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이없나봐...

 

" 아니다 아니다 이러면 또 철없어 보이지 그래.

 

어.... 놀기는 놀되, 마음은 주지 말것???"

 

" ㅋㅋㅋ아는 것도 많으세요... 빨리 가."

 

" 네...."

 

헤헤 실실 웃다가 문 닫고 한참을 뒤에서 바이 바이 하고는 집으로...

아 조카 무섭다... 아 몰라

 

 

 

-

폰 키니 부재중 통화 오십건, 문자 다다다다다다닥ㄱㄱㄱㄱㄱㄱㄱㄱㄱ

 

친구가 너희엄마 전화왔다고. 너 어디냐고 나 뭐라 그래야 되냐 부터 엄마 문자..아빠문자..

 

용감하게 초인종 눌렀다.

 

거실엔 쎄 한 적막감이 나돌고............내가 올 줄 알았나??....엄마아빠 둘다 거실에 앉아있는거다.

 

다행히 연장은 없어...휴...

 

" 저... 저 왔어요"

 

" 앉아"

 

자 총알 맞을 준비를 하자.. 방패도 없으니까 맨몸으로 다맞아야 된다... ㅠㅠ

 

엄마가 죽일 듯이 노려보면서 거실바닥에 담배랑 라이터를 팍 던지는거다

 

아빠는 표정이 없다.

 

이거 누구꺼냐고, 우리집 사는 사람 너나 아빠 그리고 아줌마밖에 없는데 누가 폈지?

 

니가 혹시 미친 거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고.

 

너 왤케 속썩이니 대체? 왜??? 모의고사 시험친건 왜 찢어서 침대 밑에 쑤셔놨니 왜???

 

" 아니 여보 잠깐만, 확실히 물어보자. 아닐 수도 있잖아.

 

니꺼 맞냐 아니냐"

 

아빠가 담배를 흔들면서 물어본다.

 

맞아요... 대답하면서 바닥에 바로 무릎꿇었다.

 

갑자기 담배는 왜 피는거냐, 아빠가 묻는데 엄마가 끼어들어 끊어낸다.

 

미쳤지! 니가 미쳐도 단단히 미친거지, 그걸로밖에 설명 안되지.

 

" 2년전부터 폈었어요.."

 

엄마아빠 벙찌고..

 

니가 지금 양아치 새끼랑 다를게 뭐가 있냐며, 기집애가 담배를 펴? 그것도 2년씩이나

담배에 외박에......너 혹시 학교에서 애들은 안패니??

엄마가 막 흥분해서 다가온다. 위에서 날 내려다본다.

엄마랑 눈을 마주치기 싫어 고개를 아래로 푹 숙인다.

 

" 니까짓게 스트레스 받고 힘들면 얼마나 힘들다고, 교복 입고 담배를 펴?

내가 너를.. 그렇게 키웠어?? 내가 지금 이 나이에 고삼 딸래미한테 담배 끊으란 소리까지 해야되나???"

 

담배를 막 부러뜨려서 내 얼굴에다 던지는데,

걍 겸허히 다 맞았다.

 

 

" 모의 고사 점수 떨어진거 봐라... 야 한과목은 안쳤는지 아예 빵점이다 야... 대~단하시다..

아주 엄마아빨 갖고 노네.. 니 인생 스스로 망치고 싶다 그거야?? 보라고 이러는거야??

막나간다고 이제 막??"

 

 

" ............."

 

" 난 백번을 생각해도 이해 못하겠다고 여보, 나 얘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어

 

어떻게 이렇게 지 언니들이랑 달라?? 나 진짜 저거 못키우겠다.... "

 

엄마가, 내 앞에 쭈구리고 앉아서 미치겠다는 듯, 이마에 머리를 짚는다.

 

" .....나는 원래 언니들이랑 달랐어"

 

" ..뭐??"

 

" 지연이 방에 들어가. 빨리"

 

아빠가 무서운 얼굴로 손가락질한다, 들어가라고.

 

" 나는 다르다고. 다를 수도 있지! 언니들 둘 다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 가고 취직 잘하고

지금 돈 많이 벌고 잘살면 됐지. 나하나쯤은 그냥 내버려둬도 되지 않나????

아 저런 자식새끼도 있구나 할 수도 있잖아! 걍 돌연변이라고 생각하면 되잖아!!

지금까지 끊임없이 언니들이랑 비교했던 것처럼!!!! "

 

" 오지연 못하는 소리가 없다!! 들어가!!!!!!!!!!!!!!"

 

" 허어.......야 이년아.. 열손가락 깨물어서 안아픈 손가락 없듯이.

 

아 쟨 저렇게 뒤쳐지니까 포기하자.. 내비두자 .....이런엄마가 어딧어..

 

세상에 그런 엄마 있음 나와보라 그래!!!!!!!!!!!!!! 어디 한번 보자고.

 

세 새끼 똑같이 잘되길 바라는 내 마음, 니가 이해 못해도 상관없어. 아니 넌 이해 못해!!!!!!!!

 

너도 너 같은 새끼 낳아봐야 이해해.. 알아?!!!!!!!!!!!!!!"

 

 

엄마가 참았떤 눈물을 흘리며 안방으로 들어간다.

 

가슴 아프다....

 

아빠가 너 진절머리 난다.. 한심한 년

 

이라고 말하는거 같았다. 평소 아빠의 눈초리가 아니었다.

 

" 외박은 어디서 누구랑 했어"

 

" 찜질방..."

 

" 왜"

 

" ..........집에 있기 싫어서.. 답답해서.."

 

" 방 들어가.. "

 

" 아빠,...."

 

" 너랑 말하기 싫어... 방 들어가.

 

양심이 있다면 오늘은 얌전히 공부해.. "

 

 

-

엄마가 뒤적뒤적 해봤는지, 방이 좀 어수선하다...

문제집을 펴서 까마득한 깜장글씨를 하나 하나.. 본다.

양심이 있다면 공부를 하자.. 해야돼..

 

딸아.... 담배 왜 피는거야 대체?... 무슨 힘든 일이 있어서 그랬던거야? 2년전부터라니 엄만 몰랐잖아

엄마한테 말해봐....

내가 엄마라면 그렇게 물어봤을텐데...

 

 

.

그 후 엄만 날 표정없이 싸늘하게 대했고, 아빤 엄마보단 덜했지만,

날 보면 한숨만 푹 푹....

아침엔 신용카드 주면서, 인터넷 강의 들을때 결제 하고, 문제집 사고 해라.

 

엄마 맘 풀어줄 선물도 하나 사고..

라며 출근하신다.

 

 

 

.

" 자자.. 얘들아 이제는 어느정도 너희 갈 대학하고 과는 정해야 된다.

이제 슬슬 수시 생각만 하고, 수능 포기하고 자는 애들 많은데... 장기 레이스 끝까지 마무리 잘해야지.

담주부터 한명씩 야자시간에 상담하고, 그 다음주에 바로 부모님 상담한다.

야자 뺄라고 머리 굴리는 놈들... 용서 안한다... 차렷. 경례"

 

.

담임의 종례가 끝나고, 어김없이 들려오는 아이들의 질문세례.

궂이 궁금하다기 보단 습관적으로 서로에게 묻고, 자기 이야기를 하고...

" 대학교 정했나?"

" 어느 과 갈건데?"

다들 갈 대학 학과 다 정해서 홀가분 하겠다..

 

난 항상 수업 마치고 집으로 걸어가며, 샘이랑 다정하게 통화,

 

" 이제 담임 선생님이 한명씩 상담한데요.. 담주부터"

 

" 그래 이제 할 때지"

 

" 몰라 나 뭘 말해야 되지? 아무 생각이 안드네... 그 담주엔 또 부모님 상담이라던데.."

 

 

" 과 확실히 정했어?"

 

" 내가 하고 싶은건, 맛있는 빵이나 과자 만드는 파티쉐..

내가 직접 소박하고 예쁜 가게 차려 파는건데요..

호텔 경영?은 너무.. 광범위 하잖아요.. 그나마 내가 하고 싶은 거 범위에 속하긴 하지만.

4년제 가서 시간 썩히는 거 너무 돈아까워....... "

 

2년전. 엄마 아빠 몰래. 잠깐 제과제빵 학원을 다닌 적이 있었지.

 

거의 두달 다녔었나?

 

생각보다 재료값이 너무 많이 들어. 그당시에 내 용돈으로 충당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관뒀지만

 

그 잔 기억이 오래동안 남을 정도로 너무 즐거웠었다.

 

무언갈 하면서 가슴이 뛰는건 오랜만이었는데..

 

" 샘 이건 나 혼자 좀 더 생각 할께요. 어차피 우리 둘이 머리 모은다고 금방 해결되겠어요?ㅋㅋ

나 하고 싶은거 하려면 엄마 아빠를 뚫어야 되는데~~~~~"

 

" .......결국.. 전문대.. 생각 한거야?"

 

" .. 네"

 

" 목소리에 힘 없네... 걱정 되지..? :"

 

" 샘 걱정 마요. 대학 얘기 그만.... 샘하고 전화할때 이런 얘기 하기 싫어... 진짜..

아 난 왜 하필 고삼인가~~~~~~~~~~~~~~~~~~~~~~~~~~~~~~~~~~"

 

" 어떻게 설득할지 같이 잘 생각해 보자"

 

" 울엄마한테 과연 설득..이란 단어가 통할까ㅋㅋㅋㅋㅋㅋㅋ 울엄만 내가 젤 잘 알거든요..

 

이제 그만말할래 ㅠㅠ 제발.... 샘도 이제 집 가는중??"

 

" 응 나도 오늘 학과 세미나 갔다가. 교수님들이 한잔 하자시는데 그냥 집에 간다.

집에가서 처리 할 과제가 산더미다... 밤새야겠다 ㅠㅠ"

 

" 빨리 집에 들어가구..조심해서 들어가고.. 너무 늦게까지 공부하지말구..."

 

샘이 웃는 소리가 휴대폰으로 전해진다.

 

" 그래.. 빨리 들어가. "

" 집 들어가서 또 문자 할래.."

" 안돼"

" ..아............ 오늘 전화 너무 짧아요.. "

 

" 집 들어가면 연락 하지말고.. 공부 해야지. 나도 하고 너도 해야지"

 

아 가혹하다..

 

이제 겨우 월요일이이라니... 토요일까지 5일이나 남았다니!!!!!!!!!!!!!!!!!!!

 

집에 들어가는데, 아줌마가 2층 청소를 하고 있다.

막 드라마에 나오는 푼수 아줌마들처럼 ㅋㅋㅋ 막 종종걸음으로 나한테 다가오더니

무슨 은밀한 얘기 하듯이 바짝 다가와서

 

" 지연아, 너..혹시... 제빵 같은거 할라는거가??"

 

" 에?????????????"

 

이아줌마 우찌 알았지

조카 당황스러워서 눈만 꿈뻑꿈뻑, 엄마 들으면 어쩔려고..

 

" 엄마는 허리 아파서 침대 방 들어갔어~~~ 지금 부황 떠.. 아니, 아줌마가 니 방 청소하다가..

 

니 프린터로, 여러개 뽑아놨든데..???? 보니까 혹시 그쪽에 관심 있나 싶어서.."

 

" ...아줌마"

 

" 글쎄 아줌마 조카가~~ 대전에서 제빵 학원 다니거덩~~~~~ 걔도 지 엄마속 무지 썩였어~~~~

내가 혹시나 해서~~ 아니 나도 관심 많은 분야고 그런데~~ 엄마가 실망할텐데....너도 클났따 이제..."

 

" 아줌마!!!! 아..제발................ 아줌마 왜그래요?

 

아 제발 내 방 좀 뒤지지 마요.. 담배도 아줌마가 일렀어요??"

 

" 어머? 얘 봐라?"

 

아 진짜 이 미친아줌마

악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

 

자격 지심 있나... 막 한마디 하니까 흥분해서 길길이 날뛴다...

 

" 딸래미 같으니까 니 생각해서 이러는거지! 웃기네 얘 흥분하는거 봐라.. 와아 눈 치켜 뜬거 봐라.."

 

" 아줌마 제발... 부탁인데요 하시는 일이나 제대로 하시고요.

 

저한테 신경끄세요.. 아줌마까지 스트레스 주지 마세요... 제 방 이제 청소 마세요. 제에발.....

 

하지말라고 몇번을 몇번을 말해요..^^"

 

이빨 꽉 깨물고 소리 커질려는거 몇번을 참고 말했다.

제발요... 좀 가세요...

 

" 하아..아이고~~~~~~~~~~~~~~~~~~~~~내가 진짜~~~~~~~~~~~~~~~~~~~~~

 

이런일 한다고 무시 당하네~~~~~~~~~~~~~~~~~~~~~~~~~~~~~~~~~"

 

" 누가 무시해요 아줌마.. 그런 뜻이 아니라.."

 

" 야!! 너 나 무시했잖아!"

 

" 아줌마 그만하세요 엄마 들어요. 가세요. 걍 가세요"

 

" ....아이고 참 나.. 아이고!!!!!!!!!!!!!!!!!"

 

이러면서 쿵쾅거리면서 계단을 내려간다.

이게 무슨

아 골머리야.... 진짜 지금 내가 신경쓸 게 얼마나 많은데 아줌마까지 나서서 왜저래??

저 아줌마 왜저래? 뭐야 진짜

.

 

살금 살금 살금

행여나 들킬 새라 진짜 2층계단을 기다 시피 해서 1층으로 내려간다.

온 집안 불이 꺼져 있다.

살금 살금 살금

도둑고양이마냥 새벽 두시에 모자 쓰고, 현관문을 연다.

 

미리 집 앞에 와있는 친구들에게 손을 힘차게 흔들어서 인사하고, 쉿쉿 하며

집 앞 놀이터로 간다.

 

" 야아아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대박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그치.."

 

" 대애박... 완전 대애박.........그래서...결국...사귀는거야?????????"

 

" 어..사귄다..라는 확실한 그런건 없었는데. 사귀는거지 그게"

 

" 그래 멍충한년아 키스 했으니 사귀는거지"

 

" 헐... 사귀잔 말도 없었다며"

 

" 붕신아 요즘 어른들은 삘 통하면, 굳이 사귀자 그런 말 안하거든????"

 

지들끼리 설전 벌이고 난리남 ㅋㅋㅋㅋㅋ

 

" 근데... 대딩이랑 사귀는거... 좀 글치 않나?"

 

" 야 우리도 이제 대딩이거든 내년에????????????"

 

" .... 좀 원조 교제 같은 느낌도 들잖아"

 

걱정하는 말투로 날 바라보는 친구.. 너무 놀라서 말을 못잇는 친구..

축하해 주면서 조언해주는친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관심없는친구 ㅋㅋㅋㅋㅋ

 

" 미친게...... 원조교제 같은 소리 하고 있다. 말 그따위로 해야되나??"

 

" 아니... 그뜻이 아니라. 남들이 알면 다 그렇게 말한다 그말이다"

 

" 남들은 그렇게 말할지 몰라도 닌 그렇게 말하면 안되지"

 

" ...미안 진짜미안.. 걱정되서"

 

" ...진짜...진짜 순수한 감정이고.. 샘이랑 뭐 어떤거 전혀 없다. 걍 우린 ... 진짜 ... 순수하다고.."

 

순진하다면 순진한 여고생 다섯명은 그렇게 놀이터에서 쪼그려 앉아

앞으로 내 앞날에 대해 진지한 이야기들을 펼쳐갔다 ㅋㅋㅋㅋㅋㅋㅋㅋ

 

" 와 담배 말려 죽는 줄 알았네... 아 살거같다"

 

난 막 담배를 미친듯이 피워대고, 담배 안피는 내 친구들은 욕하기 바쁘고

 

" 엄마한테 들켰다더니 니 간댕이 알아줘야된다 집앞에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대박.."

 

" 야 지연아 근데.. 나도 학원에서 대학생이랑 사귀는 친구 있어서 얘기 좀 많이 들었거든..

 

걔 있잖아. 솔이.. 걔도 대딩이랑 사겼자나..

 

대학생들이 아무래도, 진도도 진짜 빠르고.. "

 

" 야 우리 쌤은 안그렇다고!!!!!!!!!!!!!!!!!! 내가 먼저 덥쳤다고!! "

 

" ..헉.... 어쨋든.......................철없는거 이런거 싫어해서. 막 떼쓰고 이런것도 싫어하고..

 

그래서 걔도 결국 두달인가 사귀고 차였잖아.

 

근데 확실히 대학생들이 알바하고 이래서, 돈은 많이 쓴데, 그만큼 선물 같은거 주고 받는 씀씀이도 크데

 

막 명품 사주고 이래야된다잖아, 야 그때 오빠가 솔이보고 명품 시계 사달라했음....."

 

" 허얼!!! 우리가 돈이 어딧다고!!! 대애박!!!"

다같이 합창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돈 안쓰면 안된다니깐!!! 받는 만큼 해줘야대!!! 차라리 걍 같은 거지인 고딩이 나아...ㅠㅠ"

 

대학생들은 다르다고 우리랑 사고 방식이나 행동하는 패턴이다르다고

우린 어쩔수 없는 고딩이지만, 걔네들은 걍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떡볶이 사먹는 우리랑은 다르다~

그러니 어느정도 맞춰줘야된다 어쩌구저쩌구

ㅋㅋㅋ지금생각하면 웃기는 말들이지 ㅋㅋㅋㅋㅋ 요즘은 대딩이 돈 더 없는데 ㅋㅋㅋㅋㅋㅋ

우린 그때 참 귀여웠다.

대딩은 대단하다.. 는 인식이 강했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난 너 걱정된다... 니 앞길이 훤히 보이거든.... 넌 일단 대학문제부터 해결해야된다... "

 

베프 혜원이가 내 담배꽁초를 치우며 말한다...

 

" 그래...알지.. 근데 지금은.. 행복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병신같지만 행복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 조카 철없지...

나 일케 대학때매 집때매 스트레스받는데.. 너희랑 샘이라도 내 옆에 있어서 난 숨쉴수있을거같애.."

 

 

 

.

 

 

 

역시 힘들 때 더 돈독해진다. 친구는..

우린 야자 끝나면 항상 울집 앞 놀이터에 모여 이렇게 수다를 두세시간 떨다가 집으로 돌아갔다.

내가 매일 지각하는건 대수였다.

맨날 지각하고 벌서고.. 그래도 포기 못하고 항상 야자 끝나면 샘하고 전화 한시간.

공부 하는척 좀 하다가 새벽에 몰래 친구들 만나서 또 두세시간

거의 강철 초인 체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오늘은 샘이 메일로 제과 제빵 관련 자료들, 기사들.. 대학 정보들을 보내줘서

그걸 쭈욱 보고 중요한거 프린터 하려고 저장해 놓고.

그러는데 노크도 없이 엄마가 불쑥 들어오는거다.

아무렇지 않게 컴터를 끄고

 

" 왜?"

 

엄마가 내 방을 스윽 둘러보더니

 

" 담배 또 폈지"

 

" 엄마..뭔소린데 냄새 맡아봐라 다 뒤져봐라!"

 

" 냄새 나는데"

 

" 아!! 진짜 생사람 겁나 잡네.."

 

" 가스나가... 니 .... 방에서 또발견 되면 그때는 머리 빡빡 깎여 절에 보낸다.."

 

" ...안핀다고 안핀다고..몇번을 말하냐고.."

 

" 지방 국립대 갈 수 있는지 담주에 샘한테 상담할거다"

 

" ............."

 

" 수시는 가망성 없제 니?"

 

" 수시도 수능도 안된다"

 

" 왜!"

 

" 내 성적 모르나? .... 엄마는 감이 없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지방이든 서울이든 국립대는 다 쎄다니까 엄마!!!!! 내주제에 야간으로도 못들어간다고!"

 

" 내가 왜 감이 없노!! 느그 언니들 일류대 다 보낸거 모르나??????????????

 

야아 남들이 내보고 자식 교육 책쓰라 칸다!! 알았나?????"

 

" ......."

 

스파르타식 막무가내 교육이겠지.

엄마한테 희망을 줬다 내가 진짜 그짓을 하는게 아니었는데..

엄마는, 아니라고. 접때 니 담임이랑 상담했을땐, 노력하면 될 수도 있다고. 수능으로 가능성있다고했고

어차피 그렇게 안될거면 너 재수하라고

 

어후 내가 미쳐..

난 펄쩍 뛰면서 죽어도 재수는 안할거라고 그것도 능력되는사람이 하는거지!!!

안될게 뭐 있냐며 작은 언니가, 차라리 재수하는게 낫겠데서 나도 그 생각에 동의했다고.

 

대답 않고 책상에 걍 머리를 박았다.

머리가 윙윙 거린다.

엄만 아랑곳 하지 않고, 죽어라고 일단 해 보라고. 세상에 노력으로 안되는건 없다 어쩌구..

공무원 하면 얼마나 좋은 줄 아냐. 당장 월급은 적어도 너 시집갈때 그 타이틀이 얼마나 중요한줄 아냐

돈보다는 명예다..라며 문을 쾅 닫고 나간다.

.

 

 

 

 

엄마를 꺾는다고 힘을 줘도 꺾을 수 있을까..내 손이 부러질거다 아마..

 

 

.

" 이번주 일요일에 성당 미사 무조건 가야돼. 엄마 어떻게 되는 줄 알지?"

 

아빠가 아침 식사때 날 타이른다.

엄만 봉사활동있어서 아침부터 성당 갔고...

 

" 왜 엄만 하나부터 열까지 나랑 안맞지..?"

 

" 뭐?"

 

" ...나도 엄마가 좋아하는걸 내가 좀 좋아했음 좋겠어...... 나도 내가 싫어...

 

성당 싫다고 몇번을 말해..?"

 

" .....너 엄마 앞에서 그 소리 해라. 좋은거다 생각하고 다니면 언젠가 믿음 생긴다...

 

아빠가 그랬잖아."

 

무교였던 울 아빠, 십년 만에 성당 다니게 만든 엄마라면 말 다했지.

 

이번주도 샘이 차를 타고 내려 온다고 했지만, 난 내가 서울을 가고 싶었다.

얼마나 좋아 방해 안받고

샘 자취방도 있고.

손 잡고 길 돌아다닐 수도 있고.

머리를 백번 천번 굴려봐도 답이 안나와..........으앙.................................

 

 

.

 

그리고 이제 다가오는 여름을 맞이하는 싱그러운 초록빛이 온 세상을 감싸고 있을 즈음..

좀 오글오글거리지만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당시엔 이때가

온세상이 싱그러운 초록빛이라 느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샘!!!!!!!!!!!!!!!!!!!!!!!!!!!!!!!!!!!!!!!!!!!!!!!!!!!!!!!!!!!"

 

힘껏 뛰어가 안기고, 우리 샘 얼굴 변했나 살펴 보고.

샘은 내얼굴 부비부비 하고

똑같다 ㅠㅠ 증발 안하고 아직 내 옆에 있구나 ㅠㅠ 아직 꿈같았거든....

조금 초췌해 보이지만, 밝은 모습으로 내 머리 부비부비 해주는 남자.

어제 새벽까지 과제하고, 두시간인가 자고 나 보러 내려왔단다.. 차 운전해서...

만나자마자 손 냄새 킁킁

어??냄새 안나네??

당근.. 샘 오기 하루 전에 다 몰아서 폈으니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둘이 밥 먹으러 들어가는데, 고등학생들이 좀 있었다.

샘이 자동적으로 딴데 가자 이러는거다.

아 상관 없다고, 왜그러냐고 난 막 당당하게 들어가려는데 좀 그렇다고. 핸들 돌리는거임

 

" ..아 진짜... 왜요? 나 쪽팔려서?"

 

" 내가.. 니가 쪽팔려서 그러겠냐..? 상식적으로? 니 생각 해서 그러는거지 임마"

 

" 나 이렇게 막 피해서 다니는거 짜증난다구요, 신경쓰지 말라구요

 

난 내친구들한테두 다 말했어!!!!! "

 

" .... 알았어 알았어... 심통 부리지마.. "

 

결국 멀리 돌아서, 우리집이랑 엄청 떨어진 동네에서 피자를 먹었다.

냠냠냠

난 먹으면서도 샘 얼굴만 보면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좋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푼수같이

 

" 야야 너 피망안먹냐?"

 

끄덕끄덕

 

샘이 겁나 웃으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요즘 무슨 초딩도 안하는 편식을 하냐고

가위바위보 해서 피망 먹기 하자고

내가 세판 해서 다 졌는데 걍 다 삼키니까

그럼 가위바위보 해서 피망 열번 씹기 하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웃기고 재밌고 나랑 잘 맞는데...

나이가 뭔 상관? 선생님 학생이 무슨 상관? 솔직히 학교 샘도 아니잖아

과외샘 아니었음 그냥 남자와 여자로 만날 수 있는 사이야.

그럼.. 그렇고 말고

 

내가 자연스럽게 샘 폰좀 보자고 했다.

왜?이러는데, 내가 샘 폰 볼 자격 안되냐고, 다들 보는 거 아니냐고

그러니까. 문자는 보지 말고 사진이나 그런거만 보라고

학생들이나 폰검사 하고 그러지, 나이들면 그런거 없다고. 그게 다 집착이고 서로 못믿어서 그런거다

난너한테 부끄러운 짓 하는거 없으니. 문자는 알아서 보지 말아라

보면 너한테 실망할거다.

이래..

그래서 사진만 보는데 여자 사진이 생각보다 많더라.... 자기랑 찍은 건 아니고 그냥

남자애들이랑 섞여서 찍은 사진

 

내가 고1때 사귄.. 애가 생각났다,

동갑 같은 반이었는데, 우린 정말 자연스럽게. 당연한 권리 인 듯 서로의 폰을 검사하고

감시하고

사진첩을 보며, 얘 누군데, 이름뭔데 무슨 사인데

따지듯이 캐묻고, 문자 한통 오는거에 집착하며 싸우고...

그땐 그런게 당연한 줄 알았다. 원래 사귀면 미친듯이 싸우고 하는거야..ㅎㅎ 그런 맛도 있어야지.

 

근데 샘이랑은 그게 아니었다

같이 있을 시간이 쥐뿔도 없는데

조금의 싸움의 빌미도 만들기 싫었고, 좋은 이야기 좋은 생각만 하고 싶었다.

샘이 그렇다면 그런가보다. 했다

여자 사진 보고도 걍 모른척했다.. 속은 쓰렸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ㅅㅂ

난 대학생이랑 만나는 거니까.. 괜한 집착은 더 어리게만 보이니까^^

 

샘이 피자 다 잘라서 먹여주고.. 음료수 떠다주고..

툴툴거리면서도 피망 다 골라주고 ㅋㅋㅋㅋㅋㅋㅋ

 

" 샘샘 근데.. 나 뭐 물어보고 싶은데요"

 

" ㅇㅇ"

 

" 나...좋아서.... 여자친구랑 헤어졌뎃자나요........"

 

그거 안물어보면 니가 아니지 ㅋㅋㅋㅋ 왜 지금 물어보나 했다고 ㅋㅋㅋ

깊게 사귄 여잔 아니고, 군대 제대해서 몇달 사겼던 여친 있었다고.

서너달 사귀고 있는데 너랑 과외 시작하고, 자긴 고향 내려와 있다보니, 서울 있는 그여자랑은

조금씩 멀어지고.. 마음도 떠나고.. 뭐 그렇게 됐다고

자기는 진짜 여자 차는 스타일 아니라서 걍 차일때까지 기다리는데

그땐 먼저 헤어지자고 했다고.. 뺨따귀 맞았따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겁나 웃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웃기냐?"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뺨맞았데 ㅋㅋ아상상된다 ㅋㅋㅋㅋ"

 

" 좋아하는 여자 생겼다 그러니까 바로 날리더라... 그래 맞을만 했지.."

 

근데 아마 그 여자가 내 과외학생이라고까지 얘기했으면 아마 이빨 한두개 부러졌을껄

이러면서 피식웃는다.

샘이 잠시 교수님 전화받으러 나가고, 난 재빨리 카운터 가서 피자값 계산하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

 

 

딴생각하지말고 따라오래서 카페갔는데

샘이 문제집 피고, 막 공부 준비 다 해온거임

뭐야 이거 ㅠㅠ

가방에서 빨리 필통 꺼내라고, 수능 준비 해야지 그러면서 막 과외쌤 모드로 다시 들어감..

징징대면서 테이블에 뻗어서 아 난 못한다고 그런게 어딧냐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싫다고 막 개기는데

저녁까지 해야 된다고 무조건

 

" 아... 싫은데 진짜"

 

" 짜식이.... 빨랑 샤프 들어... 남들 지금 다 독서실에서 공부하고있는데"

 

" 아...ㅠㅠ"

 

" 얌마 전문대는 그냥 들어가냐? 수능을 치긴 쳐야 할 거 아냐.. 빨리~~~

 

열심히 하면 오늘 저녁 맛있는거 사줄꺼야. 빨리 풀어"

 

아 왕짜증!!!!!!!!!!!!!!!!!!>0< 아아아아아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그럼 이거 지금만 한다고.. 밤엔 같이 놀아야 한다고 꼭

다짐 받고 공부했다.

과외샘모드로 돌아가서 난 또 엄청 까였다

다시 머리가 굳었냐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막 공부하는거 사진 찍어서 엄마 안심시킬려고 보내고..ㅋㅋ

나 친구들하고 지금 독서실에서 공부하고있다고..

ㅋㅋ 참 잔머리는 좋았다..

 

 

.

 

그리고 저녁 먹고..

과외비라고 또 내가 낼려니까 샘이 정색하면서 됐다고, 피자 니가 샀잖아 이러면서

자기가 내더라.. 비싼거 먹었는데.,.

너 자꾸 왜 몰래 내고 그러냐면서, 그게 더 부담스러우니까 그러지좀말라고

샘 나 돈많은데 나 일주일 용돈 십만원씩 받아여

글고 아빠가 책사라고 카드도 줬다구

 

으이그 이 한심아... 이 철없는 돌탱아.. 하면서 내 머리 쓰담쓰담 하다가 콱! 한대 쥐어박고ㅋㅋ

차로 드라이브 하는데, 진짜 리쌍 노래에 .. 나오는데 노래이름 몰겠다 ㅋㅋㅋㅋ

거기 가사처럼 삼백만원짜리 중고차를 타도 행복했다고..ㅋㅋ 정말 둘이 있다는거 자체가

넘 행복했따.

날씨 좋아서 창문 다 열고.. 샘 손 잡고.. 난 창밖보고 샘은 운전하고..

길에 파는 토스트랑 오뎅이랑 또 사먹고 , 같이 자판기 커피 마시면서 벤치에 앉아서 얘기하고

 

" 빨리 늙고 싶다"

 

" 엥?"

 

" 빨리 나이 먹고 싶다... 빨리... 늙고 싶다 "

 

나혼자만 늙어서 샘이랑 나이가 똑같아 지진 못하더라도

비슷하게라도 돼고 싶다. 

 

샘은 웃기만 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