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못 생겼다

마음이예뻐야2013.03.02
조회216,659

작년 여름이었다.

 

 

처음 그녀의 존재를  알게 된 건,

아는 동생과 메신저를 통해 대화를 하던 중이었다

 

동생이 같은 과에 착하고 괜찮은 아이가 있다며

나와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한 번 소개를 받아보는 게 어떤지 물었다

 

 


"예뻐?"

 

 

- 착해

 

 

"그래서

예뻐?"

 

 

- 귀여워

 

 

"안예쁘네 그럼"

 

 

- 응 ㅇㅇ 오빠도

 

 

"사진 있어?"

 


- ㅇㅇ 지금 보내 줌
 

 

파일 전송이 완료된 후

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었다

내가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ㅋ' 버튼을 누르고 있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러니까


나는 정말로

 

장난인 줄 알았다


웃으라고

보내준 줄 알았다..


그러니까 정말

친구의 사진이 아닌 줄

알았다고 난...

 

 

그 게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되기까진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왜? ㅋㅋㅋㅋㅋㅋ 별로야?

 오빠 스타일 아닌가보네

 

 


진심이었구나..
나와 잘 어울린다더니.....

 

 

 

"음 글쎄....

내 생각엔..

스타일보다는..

조금 더 고차원적인 문제가 아닐까 싶네"

 

 

 

-맘에 안들어?
 한 번 만나보지?
 착한데..
 내 생각엔 둘이 잘 맞을 것 같은데..

 

 

"대체 어떤 부분이?"

 

 

-실은 그 친구한테도 오빠 사진 보여줬더니까

 이그잭틀리, 지금 오빠하고 똑같은 반응이더라고
 
 둘이 천생연분인 듯..

 

 

 

 

 

 

딱히 어떻게 그녀의 외모를 설명하기는 좀 그렇다.

다만,

내가 그 순간

고개를 돌려 텔레비전을 보았을 때,

개그콘서트가 방영중이었고

'희극 여배우들'이란 코너에서는


웬 초절정꽃미녀가

'저는 사실 못생기지 않았습니다'

라며 당연한 소릴 하고 있었다.

 

 

 

 

 

 


그 때까지만 해도


그녀는 얼굴은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지금 문득 그런 기사가 생각난다

개그맨 오지헌의 부인이

그를 만나기 전,

집에서 가족들과 개그콘서트를 보면서

방송에 나오는 오지헌을 보고

혀를 차며

'ㅉㅉ 저 사람 부인은 누가 될지 진짜 불쌍하다'

라고 했는데

 

그 게 자기였다며..

 

 

 

 

 

 

 

 

 

 

얼마 후면 그녀와 만난 지 200일이다.

 

 

 


친한 동생과 친한 사이라
자주 마주치게 되었고
그러다 자연스레

같이 밥을 먹거나

차를 마실 기회도 종종 생겼었다

 

 

 

그렇게 조금씩 만남을 가지다보니

동생이 왜 내게 그녀를 소개시켜주려고 했었는지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녀의 따뜻하고 착한 마음씀씀이와 밝은 성격은

서서히 그녀를 예뻐보이게 했다


그녀와 함께한 시간은

내게 부족한 것 같던 그녀가

내가 감히 만날 수 없는 좋은 사람이란 걸 깨닫도록 만들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들게 낸 용기를

고맙게도 그녀는 받아주었다.

 

 

 

 

그녀의 어떤 점이 날 감동시키고

어떻게 그녀와의 만남이 이루어질 수 있었는지

자세히 쓰고 싶지만,

 

그런 얘기를 쓰게 되면

이 글이 자신의 얘기라는 걸

혹시 눈치 챌까봐

 

 


나는 그녀에게 그녀를 처음 봤을 때

내가 그런 생각을 했다는 걸 당연히 말하지 않았고

또 앞으로도 당연히 말할 생각이 없다

 

 

처음에 혼자 그런 생각을 한 것만으로

충분히 미안하니까

 


대신 앞으로의 시간동안
그런 못된 생각한 날 반성하면서
그녀가 더 많이 웃을 수 있게

 


그녀가 사는 세상이 더 행복하고 즐거울 수 있게
내가
도와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