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살 커피숍 알바 하면서 만났던 키가 멀대같이 컸던 친구와의 설레는 첫연애 이야기를 쓸까,
25살 직장에서 만났던분과의 아쉬웠던 만남 이야기를 쓸까 고민을 하다가..
25살 직장에서 만났던분과의 아쉬웠던 만남 이야기를 쓰려고 합니다.
어쩌면 22살때 첫연애를 했던 친구가 저에게 첫사랑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저에게 진정한 첫사랑은 25살때 만났던분이라서요^^
(22살땐, 그친구에겐 미안하지만;; 사랑이라기보다 호기심이 더 컸던거 같아요.)
그 분을 많이 사랑했고 지금도 마음한켠에 깊이 남아있기때문에...
다른사람을 사랑하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연애에 관심이 없어지고, 이렇게 건어물녀가 된건지도 모르겠네요.ㅎㅎ
때는 바야흐로 2년전,
제가 한 공기업 연구소 물리팀에서 직원들의 업무를 분담해 도와주는
협력직원으로 일하고 있을 때였어요.
원래 저의 꿈은 방송국 PD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때 대학에 합격하고도 집안 형편이 많이 어려워
졸업후 바로 알바와 직장생활을 하게 되었어요.
알바할때는 못느꼈는데 직장을 다니면서 현실의 벽을 많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고졸은, 직장에서 아무리 열심히 성실히 일해도 인정받기 힘들다는것을
많이 느꼈죠.. 그리고 취업할때도 고졸보다는 대졸을 더 좋은 자리에 많이 뽑고,
직장생활에서 대우도 많이 해주더군요.
그래서 저는 이런 현실이 너무 치사하기도 하고, 너무 억울하기도 해서
다시 방송국PD가 되겠다는 마음을 품고 대학에 가겠노라 다짐을 했습니다.
그래서 오전~오후6시까지는 직장에 다니며 학비와 생활비를 벌고,
저녁에는 수능공부를 하기로 마음을 먹고 직장을 알아보다 이곳에 오게 됐어요.
"은영씨 오늘은 일이 좀 많네요. 오늘 휴가가신 분들도 많고 해서... 미안하지만 오늘만 좀 고생해주세요~~'
"아..네..;;"
이곳에서의 하루하루는 쉴새없는 일의 연속이었습니다.
점심시간빼고 정말 쉴틈없이 일했던거 같아요.
직원들중 한사람이 휴가라도 가면 혹은 월차라도 내면 그 몫을
협력직원들이 담당해서 해야 했기에 그날은 일이 배로 많아지곤 했죠 ㅠㅠ
그래서 야근하는 날도 점점 늘어갔습니다. 수능공부를 해야하는 저로서는
참으로 난감했죠. 게다가....
"정은씨 오늘은 일이 좀 많네요~~ 오늘 월차이신 분들도 많고 해서.. 미안하지만 오늘만 좀 고생해주세요~~"
".......대리님. 죄송하지만 저 아무래도 못하겠습니다. 저 이번주까지만 하고 그만둘게요."
"엥? 아니 정은씨, 갑자기 이러시면 곤란하죠~~오늘만 좀 이해해줘요~ 내일부터는 다시…"
"이런게 한두번이 아니잖아요. 이름만 협력직원이지, 알바나 마찬가지인데 알바한테 일을 이렇게 많이시켜도 되는거에요? 팀장님도 대리님도 처음에 왔을때 분명 야근할정도로 일을 주진 않을거라고 하셨었는데요. 죄송하지만...저도 저녁에 제가 하고싶은것도 있고 해야할것도 있어서.. 더이상 여기는 못다닐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이렇게 저와 같이 일하던 옆자리 단짝 동료까지 그만두었습니다.ㅠㅠ
이 친구가 그만둔 뒤로, 저는 더 많은 일을 해야 했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
일주일에 2~3번이던 야근을 매일하게 되었죠...OTL.....
사실 저도 그만두고 싶었지만, 당장 다른데 구하기도 귀찮고 돈도 좀 필요해서
꾹꾹 참고 있었는데... 야근을 매일 하다보니까 그만둬야 하나 심각한 고민에 빠지기 시작했어요.
그러던 어느날!
"지금 잠깐 회의실로 다 모이겠습니다~"
대리님의 말씀에, 오랜만에 아침조회네?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갔습니다.
회의실로 가니 직원들과 협력직원들이 모여있었고 중간에 팀장님이 계셨어요.
그리고 그 옆에 처음보는 두사람이 서있었습니다.
"오늘~~여러분들께 소개시킬 두사람이 있어서 이렇게 모이라고 했어요.
오늘부터 우리와 함께 물리팀에서 일하게 될 신입직원 입니다.
신입이니라 처음이고 많이 낮설거에요. 그러니 여러분들께서 많이 가르쳐주시고,
또 먼저 말도 걸어주고 친하게 지내길 바랍니다.
자, 그럼 신입으로 왔으니 여기 선배들에게 자기소개를 해야겠죠?
두분중, 내가 먼저 나를 소개하겠다"
"제가 먼저 하겠습니다!"
팀장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바로 옆에 있던 체격이 좀 있고 안경을쓴 남자 신입이 큰소리로 외쳤습니다.
[순간 큰소리에 저포함 모두 살짝 놀란 눈치였어요]
"안녕하십니까. 저는 단0대 00과를 졸업하고 이제 막 정식으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27살 유제현 이라고 합니다.군대는 갔다 왔구요, 사당에 삽니다.
여자친구는 제가 군대있을때 고무신거꾸로신어서 지금은 없습니다. 대학교 다닐때, 그리고 군대가기전에 알바는 많이 해봤는데 이렇게 직장은 처음입니다. 처음이라 여러모로 많이 부족하고 도움이 필요합니다. 선배님들, 앞으로 잘부탁 드립니다!! 귀엽게 봐주세요~~!"
하고는 거의 90도로 꾸벅 인사를 하고 얼굴이 새빨게진 남자 신입.
나름 슬프면서도 재미있는 자기소개에 다들 웃음과 미소를 띄우며 남자신입에게
박수를 보냈습니다.이런 남자 신입의 자기소개가 끝나자, 그 옆에 있던 여자신입은
부담감을 한가득 느끼고 있는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죠. (저라도 부담스러웠을듯..ㄷㄷ)
"아..안녕하세요! 저는 25살 최혜리라고 합니다. 서울 노원에 살구요. 3남1녀중 셋째입니다. 아..저도 처음이라 어색하고 많이 부족한데..잘부탁드립니다 선배님들!"
여자신입의 떨리는?자기소개가 끝나고 모두 환영의 박수를 쳐주었습니다.
이렇게 그날 아침은, 두 신입사원의 소개로 시작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저도 여자인지라...
남자신입의 모습과 소개가 퍽 인상에 남았고 그렇게 그날 하루도 바쁘게 지나갔어요.
야근이 끝나고 집에 오니 저녁 10시.
녹초가 된 저는 그대로 침대에 쓰러졌습니다.
몸도 마음도 너무 피곤해서 공부를 할 생각도 없이 바로 잠이 들었어요.
'아..이러면 안되는데......대학....가야되는데.....'
대신 꿈속에서 열공을 했죠 ㅠ_ㅠ
이런 생활이 한달 넘게 지속이 되다 보니 도저히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고 또 고민하다가.. 이러다가는 공부도 못하고
대학도 못갈것만 같아서 직장을 그만 두기로 마음을 먹었죠.
'직장이 목적이 아니야.학비는..일단 대학을 가고 PD가 되는게 목표잖아,강은영.
너 나이도 25이라구.. 하루라도 더 젊을때 공부하자. 직장말고,
차라리 일이 좀 적은 알바를 구하자. 그래. 강은영! 정신차리자!'
다음날 아침, 저는 팀장님께 찾아가 일을 그만두겠다고 말씀드리면서 사유를 설명했습니다.
"제가 방송국 PD가 되는것이 꿈인데요, 그래서 더 늦기전에 올해 그와 관련된 대학에 가고 싶어요.
27살, 건어물녀의 첫사랑
안녕하세요.
저는 27살 지~극히 평범한,
(1주일에 5일을 빡세게 일하고 주말에 뻗는) 직장인 입니다.
그리고 연애보다는 집에 혼자있는 것을 좋아하고,
직업과 취미생활에는 열정을 갖고 투자를 아끼지 않지만
연애에 대한 욕구가 사라져버린 소위 '건어물녀'이기도 하지요.
(제가 제 자신을 건어물녀라고 소개 하니 뭔가 기분이 묘하네요ㅋㅋ)
혹시, 건어물녀가 뭔지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 건어물녀란?
'호타루의 빛'이라는 일본 드라마에서 탄생된 캐릭터
연애보다는 집에 혼자있는 것을 좋아하고, 건조하고 메마른 감성을 지닌 여자로
건어물처럼 마음도 애정도 바짝 말라버렸다고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 건어물녀 테스트
1. 맨날 귀찮아~귀찮아 거린다.
2. 남자 만날 마음이 전혀 없다
3. 퇴근 후 집에 가는 것이 제일 좋다
4. 퇴근 후부터 출근 전까지 추리닝 차림으로 지낸다
5. 방안에 늘어놓은 옷가지를 피해 걸어다닌다.
6. 하루의 스트레스와 시름을 캔맥주로 푼다.
7. 문자의 대답이 짧고 늦다.
8. 혼잣말이 많다. 애완동물과 대화를 한다
9. 긴 베게를 끌어안기를 좋아한다.
10. 집에 안주용 건어물이나 견과류가 늘 준비되어 있다
11. 혼자 밥을 먹어도 외롭지 않다
12. 재밌는 일도 귀찮아서 안 한 적이 있다
13. 연애의 끝은 늘 안 좋다고 생각한다
14. 최근 가슴이 두근 거린 기억은 계단을 걸어 올라갔을 때뿐
15. 금요일 밤은 어딜 가도 번잡해서 주로 집에서 보낸다
* 9~12 개 : 반쯤 건어물녀
* 13개 이상: 완벽한 건어물녀
저는 여기에 13개 이상 해당되는 '완벽한 건어물녀' 라지요. 하하.
하지만 저도 처음부터 건어물녀였던 것은 아닙니다.
한창 고3때(수능준비에 정신없을때인데도ㅋㅋ)는 선생님을 열렬히 짝사랑 하기도 했었고,
20대 초반에는 같이 알바했던 친구와 설레이는 첫연애를 하기도 했었죠.
지금까지 연애한 횟수만 보자면 2번이 되겠네요.
(첫번째는 22살 알바하면서, 두번째는 25살 직장에서 만난분과.)
문득 네이트판을 보다가 첫만남에 대해 쓰는 판이 있길래,
건어물녀인 저도 과거 첫만남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봤어요.
보통 첫만남 하면 첫사랑이야기나 첫연애이야기를 많이 떠올리잖아요~
그래서 저두 생각해봤죠. 첫만남... 첫사랑....
고3때 짝사랑했던 훈남 국사선생님 이야기를 쓸까,
22살 커피숍 알바 하면서 만났던 키가 멀대같이 컸던 친구와의 설레는 첫연애 이야기를 쓸까,
25살 직장에서 만났던분과의 아쉬웠던 만남 이야기를 쓸까 고민을 하다가..
25살 직장에서 만났던분과의 아쉬웠던 만남 이야기를 쓰려고 합니다.
어쩌면 22살때 첫연애를 했던 친구가 저에게 첫사랑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저에게 진정한 첫사랑은 25살때 만났던분이라서요^^
(22살땐, 그친구에겐 미안하지만;; 사랑이라기보다 호기심이 더 컸던거 같아요.)
그 분을 많이 사랑했고 지금도 마음한켠에 깊이 남아있기때문에...
다른사람을 사랑하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연애에 관심이 없어지고, 이렇게 건어물녀가 된건지도 모르겠네요.ㅎㅎ
때는 바야흐로 2년전,
제가 한 공기업 연구소 물리팀에서 직원들의 업무를 분담해 도와주는
협력직원으로 일하고 있을 때였어요.
원래 저의 꿈은 방송국 PD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때 대학에 합격하고도 집안 형편이 많이 어려워
졸업후 바로 알바와 직장생활을 하게 되었어요.
알바할때는 못느꼈는데 직장을 다니면서 현실의 벽을 많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고졸은, 직장에서 아무리 열심히 성실히 일해도 인정받기 힘들다는것을
많이 느꼈죠.. 그리고 취업할때도 고졸보다는 대졸을 더 좋은 자리에 많이 뽑고,
직장생활에서 대우도 많이 해주더군요.
그래서 저는 이런 현실이 너무 치사하기도 하고, 너무 억울하기도 해서
다시 방송국PD가 되겠다는 마음을 품고 대학에 가겠노라 다짐을 했습니다.
그래서 오전~오후6시까지는 직장에 다니며 학비와 생활비를 벌고,
저녁에는 수능공부를 하기로 마음을 먹고 직장을 알아보다 이곳에 오게 됐어요.
"은영씨 오늘은 일이 좀 많네요. 오늘 휴가가신 분들도 많고 해서...
미안하지만 오늘만 좀 고생해주세요~~'
"아..네..;;"
이곳에서의 하루하루는 쉴새없는 일의 연속이었습니다.
점심시간빼고 정말 쉴틈없이 일했던거 같아요.
직원들중 한사람이 휴가라도 가면 혹은 월차라도 내면 그 몫을
협력직원들이 담당해서 해야 했기에 그날은 일이 배로 많아지곤 했죠 ㅠㅠ
그래서 야근하는 날도 점점 늘어갔습니다. 수능공부를 해야하는 저로서는
참으로 난감했죠. 게다가....
"정은씨 오늘은 일이 좀 많네요~~ 오늘 월차이신 분들도 많고 해서..
미안하지만 오늘만 좀 고생해주세요~~"
".......대리님. 죄송하지만 저 아무래도 못하겠습니다.
저 이번주까지만 하고 그만둘게요."
"엥? 아니 정은씨, 갑자기 이러시면 곤란하죠~~오늘만 좀 이해해줘요~
내일부터는 다시…"
"이런게 한두번이 아니잖아요. 이름만 협력직원이지,
알바나 마찬가지인데 알바한테 일을 이렇게 많이시켜도 되는거에요?
팀장님도 대리님도 처음에 왔을때 분명 야근할정도로 일을 주진 않을거라고 하셨었는데요.
죄송하지만...저도 저녁에 제가 하고싶은것도 있고 해야할것도 있어서..
더이상 여기는 못다닐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이렇게 저와 같이 일하던 옆자리 단짝 동료까지 그만두었습니다.ㅠㅠ
이 친구가 그만둔 뒤로, 저는 더 많은 일을 해야 했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
일주일에 2~3번이던 야근을 매일하게 되었죠...OTL.....
사실 저도 그만두고 싶었지만, 당장 다른데 구하기도 귀찮고 돈도 좀 필요해서
꾹꾹 참고 있었는데... 야근을 매일 하다보니까 그만둬야 하나 심각한 고민에 빠지기 시작했어요.
그러던 어느날!
"지금 잠깐 회의실로 다 모이겠습니다~"
대리님의 말씀에, 오랜만에 아침조회네?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갔습니다.
회의실로 가니 직원들과 협력직원들이 모여있었고 중간에 팀장님이 계셨어요.
그리고 그 옆에 처음보는 두사람이 서있었습니다.
"오늘~~여러분들께 소개시킬 두사람이 있어서 이렇게 모이라고 했어요.
오늘부터 우리와 함께 물리팀에서 일하게 될 신입직원 입니다.
신입이니라 처음이고 많이 낮설거에요. 그러니 여러분들께서 많이 가르쳐주시고,
또 먼저 말도 걸어주고 친하게 지내길 바랍니다.
자, 그럼 신입으로 왔으니 여기 선배들에게 자기소개를 해야겠죠?
두분중, 내가 먼저 나를 소개하겠다"
"제가 먼저 하겠습니다!"
팀장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바로 옆에 있던 체격이 좀 있고 안경을쓴 남자 신입이 큰소리로 외쳤습니다.
[순간 큰소리에 저포함 모두 살짝 놀란 눈치였어요]
"안녕하십니까.
저는 단0대 00과를 졸업하고 이제 막 정식으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27살 유제현 이라고 합니다.군대는 갔다 왔구요, 사당에 삽니다.
여자친구는 제가 군대있을때 고무신거꾸로신어서 지금은 없습니다.
대학교 다닐때, 그리고 군대가기전에 알바는 많이 해봤는데 이렇게 직장은 처음입니다.
처음이라 여러모로 많이 부족하고 도움이 필요합니다. 선배님들, 앞으로 잘부탁 드립니다!!
귀엽게 봐주세요~~!"
하고는 거의 90도로 꾸벅 인사를 하고 얼굴이 새빨게진 남자 신입.
나름 슬프면서도 재미있는 자기소개에 다들 웃음과 미소를 띄우며 남자신입에게
박수를 보냈습니다.이런 남자 신입의 자기소개가 끝나자, 그 옆에 있던 여자신입은
부담감을 한가득 느끼고 있는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죠. (저라도 부담스러웠을듯..ㄷㄷ)
"아..안녕하세요!
저는 25살 최혜리라고 합니다. 서울 노원에 살구요. 3남1녀중 셋째입니다.
아..저도 처음이라 어색하고 많이 부족한데..잘부탁드립니다 선배님들!"
여자신입의 떨리는?자기소개가 끝나고 모두 환영의 박수를 쳐주었습니다.
이렇게 그날 아침은, 두 신입사원의 소개로 시작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저도 여자인지라...
남자신입의 모습과 소개가 퍽 인상에 남았고 그렇게 그날 하루도 바쁘게 지나갔어요.
야근이 끝나고 집에 오니 저녁 10시.
녹초가 된 저는 그대로 침대에 쓰러졌습니다.
몸도 마음도 너무 피곤해서 공부를 할 생각도 없이 바로 잠이 들었어요.
'아..이러면 안되는데......대학....가야되는데.....'
대신 꿈속에서 열공을 했죠 ㅠ_ㅠ
이런 생활이 한달 넘게 지속이 되다 보니 도저히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고 또 고민하다가.. 이러다가는 공부도 못하고
대학도 못갈것만 같아서 직장을 그만 두기로 마음을 먹었죠.
'직장이 목적이 아니야.학비는..일단 대학을 가고 PD가 되는게 목표잖아,강은영.
너 나이도 25이라구.. 하루라도 더 젊을때 공부하자. 직장말고,
차라리 일이 좀 적은 알바를 구하자. 그래. 강은영! 정신차리자!'
다음날 아침, 저는 팀장님께 찾아가 일을 그만두겠다고 말씀드리면서 사유를 설명했습니다.
"제가 방송국 PD가 되는것이 꿈인데요, 그래서 더 늦기전에 올해 그와 관련된 대학에 가고 싶어요.
학비 모으면서 저녁에 수능공부하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야근이 많으니 안되겠다 싶어서요..
죄송하지만. 사람 구해질때까지, 이번달말일까지만 다니겠습니다."
팀장님이 그냥 계속다니라고 설득하시긴 했지만, 저는 완고하게 그만두겠다고 말했고,
그렇게 저는 그달 말일까지 직장을 다니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말하고 나니 마음이 정말
후련했습니다.비록 다시 일을 구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지만,
그래도 여기보다는 낫겠거니 싶었죠.이제 한결 후련해진 마음으로 화장실에 가려고 하는데,
엘리베이터 앞에 대리님과 다른팀 대리님이 같이 있는게 보였습니다.
"오대리, 신입직원 두명 여기팀에 들어왔다면서?"
"아~응. 또 단대충이야."
"단대충???"
"단0대랑 충X대 말이야~ 우리팀에는 유독 단0대랑 충X대 졸업한 애들이 많이온단 말이지."
저는 순간 깜짝 놀랐습니다. 단대충이라니. 줄임말이라고 해도 어감이 썩 좋지가 않았습니다.
'대학을 나와도, 스카이가 아니면 이렇게 취급을 받는건가...?'
마음 한켠이 씁쓸해졌습니다...그냥 줄여서 말한것 뿐일지도 모르는데,
그당시 저로서는 대학을 못나왔다는 자격지심에 괜한 상처로 다가왔던건거 같아요.
"저, 안녕하세요!"
약간 씁쓸하고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을때, 새로온 남자신입직원이 저에게 다가와
밝게 인사 했습니다.
"아..안녕하세요."
"저는 새로온 신입직원 유제현이라고 합니다.
실례지만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팀장님께서, 선배님들 보면 이름을 다 알아두라고 하셔서요~하핫"
"아..저는 직원은 아니고 협력직원이에요.
(선배님이라 함은 직원들은 지칭하는 말이라서 얘기한건데,
눈치를 보니 아직 직원과 협력직원의 구분이 있는것을 모르는것 같았습니다.)"
"아~~그래도, 어쨌든 저보다 먼저 오셨잖아요~~"
"아....저는 강은영이라고 해요."
"아, 은영씨! 앞으로 잘부탁드려요^^"
"아...네. 저도 잘부탁드려요"
저는 갑작스러운 통성명에 어색하게 대답했고,
남자신입은 밝은 미소를 짓곤 실험실쪽으로 갔습니다.
비록 저번에 소개할때랑, 지금 잠깐 본게 다지만, 체격도 듬직하고 깔끔한 호감형 인상에
목소리도 밝고 좋아서 앞으로 여직원들에게 인기남이 될거 같은 예감이 들었죠.왠지..
"제현씨, 처음이라 어렵죠?곧 있으면 익숙해질거에요~~"
"제현씨 이거는요 이렇게 하는게 아니라 요렇게 하는거에요옹~~"
"제현씨 처음인데도 되게 잘한다~~~"
제 예상대로 남자신입은 여직원들에게 인기가 상.당.히 좋았습니다.
여직원들은 뭘 할때마다 남자신입을 불렀고 조금만 잘해도 칭찬을 마구마구했죠.
그럴때마다 남자신입은 '아닙니다' '고맙습니다' '과찬이세요' '더열심히하겠습니다' 라는
말들로 겸손하면서도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줬어요. 그게 비록 신입이라서 어느정도 꾸며진
모습이라 할지라도, 꽤 괜찮은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사성도 상.당.히 밝았죠.ㅎㅎ조금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그렇게 남자신입의 인기가 높아져 갈때,
저의 하루하루는 산더미같은 일에 여유 없이 흘러갔습니다.
'조금만 견디면 돼!! 이제 1주일만 있으면 이곳에서의 생활도, 이 산더미같은 일도 굿바이다~'
저는 제 마음을 다잡으며 빨리 1주일이 흘러가기를 바랐습니다.(기도까지 했죠.ㅋㅋ)
"은영씨 오늘도 오더가 좀 많네요~~ 오늘은 2실험실 가서 XX실험도 해주셔야 해요~
지금은 실험하고있는 분이 계시니까 이따가 점심먹고 오후시간에 가서 해주세요~"
"아...네...;;"
여느때처럼 대리님께서는 저에게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일거리를 주셨죠.
(이날은 특별히 제일 하기싫은 XX실험까지...ㅠㅠㅠㅠ)
XX실험은 실험 특성상 다른 실험실과 떨어진, 회의실 옆에 붙어있었어요.
그래서 점심을 먹고 그냥 바로 XX실험실로 들어갔습니다.
(자리에 왔다 가기 귀찮아서리..;; 이때도 좀 건어물녀 기질이 있었나봅니다ㅎㅎ)
'아...오늘따라 일이 무진장 하기 싫다....'
하기싫은 실험이라 더더욱 일이 하기가 싫었습니다 ㅠㅠ
어차피 이 실험실은 사람들이 거의 안와서 잠깐 눈좀 붙이자 하고 눈을 감았어요.
근데 그때 사람들의 인기척이 들렸고 옆방으로 사람들이 들어가는것 같은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리고 말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죠.
"!@#!#!$$#%이번에 일거리가 많이 들어왔어 그리고~!##@!!해서!@#!#해야되"
회의실과 실험실과의 벽이 좀 얇아서 사람들의 말소리가 어설프게 들렸습니다.
저는 그냥 직원들과 팀장님,대리님이 회의하는가부다...하고 눈을 감으려고 했는데.
"근데 은영씨가 그만 두겠다고 해서 일 배분할때 !@#!@#!@$! 해야될거같아"
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순간 귀가 번쩍 뜨여서 감았던 눈을 뜨고
더 자세히 듣기위해 벽쪽으로 귀를 가져다 댔습니다.
"안돼요 팀장님!! 저희 지금도 일 많은데.."
"정은씨 그만둔지 얼마나 됐다고, 또 그만둔다고요?"
"오대리! 또 일 많이준거 아냐??"
"많이주긴 뭘 많이줘~ 다 똑같이 줬는데, 아니 나한테는 왜 얘길 안하고 갑자기 그만둔다는거야?"
여직원들과 대리님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리고 곧이어
"왜 그만둔대요?"
"방송국 PD가 되고싶대. 그래서 대학에 가야하는데 여기 다니면 공부를 할수가 없어서
안되겠다고 하더라고. 어쩔수없지. 본인이 하고싶은게 있는데 억지로 붙잡아 둘수는 없잖아"
"방송국 PD요? PD는 무슨..그게 얼마나 어려운데.
그냥 여기서 실험이나 계속 하라그래요. PD는 무슨.."
그때 갑자기 실험실 문이 열리고, 누군가 들어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아무도 없을줄알았는데~~"
남자신입직원 이었습니다. 저는 순간 놀라 벽쪽에 갖다댔던 얼굴을 바로 떼어 비커를 찾는척
움직였습니다. 좀 어색한 제 모습에 남자신입직원은 약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는
저를 바라보았습니다.
"아! 은영씨...맞죠?"
'내 이름을 기억하고 있네..?'
"아..네네"
"왜 자리에 안계시나 했더니 여기 계셨군요~ 혹시 제이름 기억하세요?하핫"
"...아...유제현..이라고 하셨던거 같은데;;"
"네 맞아요! 기억력 좋으시네요^^"
"하..핫;;"
정말..밝은사람인거 같습니다.
저는 친하지 않은 사람은 대할때 좀 어려워해서 어색한 웃음을 지어보이며 대답 했습니다.
저도 밝게 대답하고 싶은데..마음처럼 쉽지가 않더라구요.ㅠㅠ
"저두 XX실험 하려고 왔어요 ㅎㅎ
어제 잠깐 다른분께 배우긴 했는데, 다시 하려니 좀.막막하네요.
은영씨도 XX실험 하실거죠? 그럼 옆에 앉아서 은영씨 하는거좀 보면서 할게요. 하핫^^"
"아, 네네!"
"최대한 실험하는데 방해 안되게 보면서 할게요.
혹시라두 신경쓰이시면 말씀해주세요~^^"
"아..네넵! 막보셔도 되요!"
저의 말에 남자신입은 '쿡'웃더니 실험도구들을 책상에 꺼내고 제 옆자리에 앉았습니다.
사실 남자신입직원이...제옆자리에 앉아서 실험하는게 무지 신경쓰였습니다.
조금. 설레기도 했구요..☞☜
그치만 저는 최대한 티 안나게 묵묵히 실험을 했습니다. 그리고 곧 실험에 집중했습니다.
근데, 아까 들었던 말이 문득 머릿속을 휘젓기 시작했습니다..
'방송국 PD요? PD는 무슨..그게 얼마나 어려운데.
그냥 여기서 실험이나 계속 하라그래요.
PD는 무슨..'
'그냥 여기서 실험이나 계속 하라그래요.
PD는 무슨..'
'그냥 여기서 실험이나 계속 하라그래요.
PD는 무슨..'
'PD는 무슨..'
'PD는 무슨..'
'PD는'
'무슨..'
생각 안하고 싶은데 자꾸만 생각이 났습니다.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내꿈이 무시당한거 같아서, 슬펐습니다.생각할수록 화도나고 슬퍼져서 다른생각을 하려고
애써봐도 자꾸만 저 말이 떠올라 마음을 콕..콕..찔렀습니다.
'왜 내가 여기서 이렇게 무시를 받아야 하지?나도 할수 있다구..나도 할수 있는데..'
참고 또 참으려고 꾹꾹 막았던 눈물샘에서 눈물이 흘러 내렸습니다.
한번 흐르니 주체할수없이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콧물도 주루륵 흘렀습니다.
'아이씨, 정말 왜이러냐. 찌질하게 왜이래 강은영. 실험해야되는데, 저런 말때문에 왜 울어.'
"은영씨?! 괜찮으세요??!?"
옆에서 실험하던 남자신입이 점점 눈물 콧물 범벅이 되어가는 제 얼굴을 보더니 놀란 표정으로
물었습니다.그리곤 헐레벌떡 일어나더니 휴지를 갖고와 저에게 주며 걱정스런 눈빛을 보냈습니다.
"은영씨 무슨일이에요?"
"아..죄..죄송해요..그냥 이게..가루가 눈에 들어가서요."
저는 애꿋은 실험하던 가루를 손으로 막 만지작 거리며 그 손으로 눈물을 닦는
제스쳐를 취했습니다. 정말 너무 창피했습니다.
하필이면 왜 남자신입은 오늘 여기서 실험을 하는건지...
근데 갑자기 남자신입이 제손을 덥썩 잡아 내리더니 본인의 손으로
제 눈가를 만지며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었습니다!
"가루 만진 손으로 닦으면 어떡해요?!
가루가 더 들어가잖아요"
저는 순간 화들짝 놀라 벌떡 일어났어요.
"..아, 죄송해요. 가루가 들어가면 더 아프실까봐.."
남자신입은 약간 멋쩍은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저도 순간 놀라 일어난거라,
이걸 어떡해야할지 판단이 서질 않았습니다.
남자신입은 호의를 베푼건데, 제가 저도 모르게 그만 ㅠㅠㅠㅠㅠㅠㅠㅠ
(22살때 연애 이후 내얼굴을 만진 남자의 손길은 처음인지라;;;)
"하하! 이거 참, 여자의 얼굴을 함부로 만지면 안되는데. 제가 실례했네요^^;"
"아..아니예요! 저, 그럼 화장실좀 다녀올게요!"
저는 황급히 문을열고 화장실로 갔습니다. 마치 도망치듯이 그렇게 나와버렸습니다.
'이게 아닌데...ㅠㅠㅠㅠㅠㅠㅠㅠ'
그렇게 화장실로온 저는 순간 거울을 보고 놀라지 않을수가 없었습니다.
얼굴이....말이아니었습니다. 눈물 콧물 범벅에 눈은 빨개져 있었습니다.
아까 가루만진 손으로 눈물 닦는 제스쳐를 취할때 정말 가루가 눈에 들어간 모양입니다.
최대한 얼굴을 진정시키고, 빨간눈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올때까지 기다리다가..
마음을 다시 다잡고 실험실로 향했습니다.
'들어가면..뭐라고 하지? 어떻게..해야하지? 아씨. 정말 미치겠다 ㅠㅠㅠㅠㅠ'
실험실로 가는 발걸음이 왜이렇게 무겁던지, 그대로 그냥 집으로 도망치고만 싶었죠.
그렇게 실험실로 다다르고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