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 정신병인 엄마때문에 죽고싶어요

..2013.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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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아무에게도 해본 적 없는 이야기라 뒤죽박죽인 머리속이 글로 잘 표현될지 모르겠어요. 저에게 삶 전체인 이 글이 사람들에게 공감이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너무나 개인적이고 또 너무 우울한 이야기네요. 글을 재밌게 쓰는 재주가 없어 또 재밌는 이야기도 아니라 다 읽으실지 모르겠네요. 혹시라도 비슷한 경험을 가지신 분이나 조언이 될만한 말을 전해주실 분이 있다면 평생 감사하며 살 것 같아요.

 

엄마라는 사람때문에 삶의 의욕이 없어집니다.. 열심히 살아도 아무리 온식구가 바둥대며 주위에서 저렇게까지 하냐는 소리를 들을정도로 살아도 결국 더 깊은 수렁에 빠지는 것 같아요.

엄마는 정신병자입니다. 병원에 간적은 없지만 그리고 겉으로 보기에, 말할 때는 누구보다 정상적이지만 엄마를 아는 우리 가족 모두는 엄마를 정신병자라고 말합니다.

 

엄마는 지능이 모자란 것도 아니고 서울의 좋은 대학교도 나왔습니다. 한 때 학원, 유치원을 운영하기도 했을만큼 똑똑했고 수완도 좋았던 것 같습니다. 엄마는 학원 뿐 아니라 장사도 했었고 이것저것 사업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였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어쩌면 태어나기 훨씬 전부터였을지도 모르지만, 엄마는 미쳐갔습니다.

 

어렸을 때 엄마가 보고싶어 이름 석자를 종이에 계속 써내려갔던 기억, 할머니집에 갇혀 문을 두드리며 열어달라고 했던 기억, 엄마가 너무너무 보고싶을 땐 누가볼까 혼자 울었던 기억.. 엄마에 대한 기억은 슬프고 응어리진 기억들 뿐입니다. 다만 그때의 시간은 저에게 없던 시간처럼 머리속 깊숙히 감추고 살았습니다. 그때 엄마는 교도소를 자주 들락거렸습니다. 죄명은 언제나 같았어요, 사기죄.

 

사기죄라는 것이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엄마의 사기에 대해 어떤식으로 설명해야 할까요. 보통 매체를 통해 접하는 사기는 고의적으로 돈을 뜯기위해 사람을 속이는 죄가 많죠. 엄마는 조금 다릅니다. 이해하실지 모르겠지만 엄마는 돈을 위해 사람들을 속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기도 자신의 거짓말에 빠져들고 있는 것 같아요. 설명하기가 힘드네요... '허언증'이라고 들어보셨나요? 허언증이 엄마를 표현하는 단 한가지 단어입니다. 엄마는 거짓말 속에 살고있어요.

 

엄마는 주위 모든 사람들에게 돈을 빌립니다. 과장이 아닙니다. 자신이 알고있는 모든 사람에게 손을 뻗습니다. 아빠부터 저와 동생들 뿐 아니라 이모, 할머니, 삼촌, 외삼촌, 친구 엄마, 우연히 알게된 사람, 심지어 교회 사람들 까지도. 자신이 필요하단 소리는 하지 않고 외할머니가 아프시니 돈을 빌려달라, 이모가 카드값이 없으니 돈을 빌려달라, 동생학원비를 내야한다 돈을빌려달라...이런식입니다. 너무나 진짜처럼 말하기 때문에 주위사람들은 빌려주게됩니다. 이 거짓말은 엄마에게 거짓말이 아닙니다. 평소에는 너무나 평범하다가 돈에관련해서 그 순간 다른사람이 되는 것같아요. 자신의 거짓말 속에 갇혀서 사는건지 그 태평한 모습은 지켜보면서 심장을 쿵 내려앉게 하네요.

 

이런 거짓말은 엄마 뿐 아니라 주위 모든사람에게 상처와 피해를 줬었어요. 일례로 저는 사람을 잘 믿지 못합니다. 엄마의 영향이 크겠죠. 동생은 동생친구의 엄마 카드를 쓴 엄마때문에 친구와 멀어지고 너무나 창피해합니다. 또 다른 동생은 아르바이트를 하는족족 엄마에게 돈을 뺏겨 대학도 못가고 일해서 번돈을 천만원가량 엄마에게 내줬습니다. 아빠는 말할 것도 없이 엄마를 교도소에 보내고 자신의 월급을 차압당하면서까지 결혼생활을 이어왔습니다. 끊임없는 엄마의 거짓말에 돈을 주고 다시 실망하고를 반복했습니다, 너무나 착실한 우리아빠는.

엄마의 거짓말은 끝이 없습니다. 돈을 10일까지주겠다, 애가아프다 11일까지주겠다. 12일까지주겠다. 언제까지 주겠다라는 말은 입버릇입니다. 실제로 들어올돈은 없는데도 말입니다.

 

 

이런 얘기까지하면 끝이 없지만 우리 집은 잘사는 편에 속했습니다. 집 두채와 아빠의 돈을 다 날려버린 것은 또 엄마였습니다. 엄마는 집까지 잃고도 돈을 쓰는 것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저의 중학교시절엔 가족끼리 찜질방과 모텔을 전전했습니다.막내동생은 아직 너무어렸는데도 그랬어요. 눈치챈 그쪽 사람들의 눈총과 멸시를 받았었죠. 그때의 기억또한 트라우마처럼 저를 괴롭히네요.

 

 

 엄마는 사람들에게 빌리는 돈을 모두 다단계에 퍼부었습니다. 다단계회사들은 엄마를 알고 연락을 해오는건지 엄마가 어떻게든 찾아내는건지 모르겠지만, 다단계로 이름난 회사는 모조리 손을 댔습니다. 음식쪽부터 건강식품, 화장품, 핸드폰.....알고있는 이름만해도 수십가지입니다. 전 그 다단계회사, 엄마를 꼬여낸 사람들을 다 죽이고싶습니다. 우리 가족을 이렇게 만든 그 사람들 세상에서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너무나 뻔뻔스럽게 엄마를 꼬여내고 엄청난 돈을 여기저기서 끌어들이게 하고 마침내 엄마 한사람을 빠져나올 수 없는 거미줄에 갇힌 것처럼 했죠. 정말 빠져나올 수 없습니다. 엄마돈을 쓴것도 아니고 여기저기 빌린돈이니까요.

 

동생이 엄마핸드폰에서 각각 1100만원과 300만원을 갚으라는 문자를 봤다네요. 그 돈을 다 다단계에 쓴것일까요? 모르겠습니다. 정말 모르겠어요. 저희 형편에 절대 갚을 수 없고 엄마는 또다시 교도소에 가겠죠. 실형을 살고도 돈을 갚아야하겠죠.

엄마는 고칠 수 없는 정신병입니다. 다단계 정신병이요, 허언을 하는 정신병이요. 고칠 수 없다는 건 제 22년 삶동안 이러한 일이 계속해서 반복되었기 때문입니다. 교도소에 있다 나오면 정신을 차리겠지 생각하는것도 잠시 금방 어디서 다른 다단계회사를 찾아 마치 자신이 사업이라도 하는 듯이 주위에 알리고 끌어들이고 돈을빌리고 걷잡을수없이 빌린 돈이 많아지고 다시 교도소에 갑니다.

 

곧 엄마는 가겠죠. 엄마도 알고 있습니다. 매일 술과 죽어버릴거라는 큰소리, 듣기싫은 울음소리로 동생들을 괴롭힙니다. 아직 어린동생을 두고 그 답답한곳에 다시 가고싶지 않은 맘이겠죠. 전 엄마가 교도소에서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나쁜 딸이라고 천하의 몹쓸년이라고 하시겠지만 엄마가 다시 집에서 술을 먹으며 동생들을 괴롭히고 아빠를 괴롭히고 우리맘을 정말 새까맣게 타게하는 것이 너무나도 싫습니다. 고칠 수 없다면 죗값을 받으며 제발 우릴 평범하게 두어줬으면 싶어요. 무서워요.. 계속해서 이런 악순환이 반복될까봐..

 

너무도 장황하고 두서없는 글이었지만 조언 부탁드립니다.. 저에겐 그것만이 필요합니다. 이모도 외삼촌도 모두 등을 돌리시네요. 그사람들 밉습니다 저에겐 따뜻한말이, 조언이 필요했을 뿐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