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너덜너덜한 녀석을 주웠다.<번외>

txt2013.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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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만남부터 애태우던 그녀석과 7년의 시간을 함께하면서 나는 해가 지날수록 손이 덜가고

눈이 덜 닿게되었다. 사회초년생이란 핑계로 이리저리 바빳고 당시 연애라는것을 하고있었던 탓에,

그리고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인 후 내가 너에게 조금 소홀해도 이해해 주리라 모든게 여유로워지면

그땐 너에게 예쁜옷을 입혀 예쁘게 사진찍고 커다랗게 인화해서 액자를 만들어줄게 라며 나혼자 결론짓고 타협해버렸다.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집에 돌아왔을때

현관문 도어락소리가 들리면 한달음 달려오던 너는 없었다.

집은 네가 오기 전처럼 고요했고, 평소같았으면 아직 놀러나갔다 안들어왔나 싶었을텐데

그날은 이상하리만큼 불안했다.

 

아버지 역시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녀석이 자주 보이던 곳에가 찾아다녔다.

퇴근시간이 되어 동네에 들어서면 기다렸다는듯 어디 차밑에서 시컴둥이가 되어 아빠뒤를

조르르 따라 집으로 같이돌아오던 녀석이 이 작은 동네 어디에도 보이지 않자 아버지는 야속하리만큼

덤덤하게 말했다.

 

어디 차에 치여죽었나, 아니면 누가 데리고 가버렸나.

 

상상만으로 끔찍한 소리에 귀를 막아버리고

손톱만 질겅질겅 깨물고 있었다. 안좋은 생각만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얼마전에 집앞 창문아래서 놀던 녀석을  바라보고있었다.

왠 중학생 남자애들이 상자안에 소시지를 넣어두고 유인해 가두더니 들고가던 걸

나는 허겁지겁 소리질렀다.

 

우리집 고양이야 풀어줘! 학생 둘은 고양이가 너무 키우고싶었다며 나쁜 의도가 아니였다 당황해했고.

그 당시 빨간 니트에 목걸이도 채워놓아 우리집 아이라는것은 집주변 사람들은

대부분 알고있다.

 

"잃어버렸음 어쩔뻔했어 바보야 먹을거준다고 그렇게 다 따라갈래!" 

 바보같이 소세지를 맛있게도 주어먹고있었다.

 

어느때는 낑낑 소리지르는 소리에 내다보니 대여섯살 되보이는 꼬마아이와 그아이의 아빠가

녀석에게 돌을 던지고있었다. 우리집은 공원으로 올라가는 입구 옆에있어 사람들이 자주지나다니는데

겁이많은 고양이는 차밑에서 누워 비비적거리는거빼고 딱히 해를 주는 짓은 안한다

 

다만 자기 아들이 먼발치 누워있는 고양이를 보고 겁내하자

아빠는 돌을 던져 쫓을 심산이였나보다. 나는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쫓아내려갔다.

 

"아저씨!!! 우리고양이가 뭐 해코지했어요? 왜 돌을 던져요!!? 아이앞에서 동물한테 돌을 던져도 된다고

가르치시는거예요?" 라며 대차게 싸워댄적도 있다.

 

이런저런 일들을 생각하니 불안은 증폭되어갔다. 몇날을 찾아다니던 아빠도 반포기상태가 됬고

우리는 누가 데려가서 잘키워주는거였으면 좋겠다. 싶다가도 시간이 지날수록 정말 큰일이 나버렸나보다

그런거라면 시체라도 찾았으면 좋겠다의 절망적인 희망으로 전락해버렸다.

 

결국 들개에 의해 죽었다는걸 알게됬고 새끼 한마리만 남고 다 죽었다.

 

밥값많이 들고 털날리고 애물단지라고 다시는 동물 안키우겠다며 입버릇처럼 말하던 아버지는 한동안

비슷한 시간에 나가 동내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다시 조용한 우리집

 

그렇게 두어달 후 어디서 새끼고양이를 데리고와서는 조금 들뜬목소리로 나를 불러댔다.

깨끗히 씻기고 밥을 먹이고 신나게 뛰어다니는 녀석을 귀엽다는 듯 보던 아버지에게

 

"얘 우리가  키울거야? 와 진짜 못생겼다"라며 장난쳤다.

"안키워 그냥 잠깐 데리고 온거야"라는 말과는 달리 꽤나 못생긴 얼굴의 새끼고양이를 눈으로 쫒았다.

 

그러다 발견한 꼬리.

마치 그녀석과 같이 줄에 묶인것처럼 털이 없다. 거기다 이녀석은 꼬리 끝이 부러진것마냥 니은자로

휘어져있었다. 이틀에 한번 놀러오던 아이는 매일 오게되었고 녀석의 빈자리를 자연스럽게

비집고 들어왔다.

 

 

나는 어쩌면 새로 온 그 아이는 유일하게 생존했던 새끼고양이가 아니였나 싶다.

아버지는 어째서인지 나에게는 아이가 어디서 왔는지 얘기해주지 않았지만

그냥 느낌상 알수있다.

 

주위사람들은 길고양이는 다 비슷하게 생겼는데 너는 몇마리가 있던 너의 고양이 찾을수있냐고

물어들본다.

 

그건 자신의 고양이와 많은 시간을 함께한 친구들은 아마 대부분 알수있을거라고 대답했다.

특별히 예쁜것도 예쁜짓을 하는것은 아니여도 우리는 체취마져 같다며.

 

 

 

 

새로운 아이는 2012년과 13년에 4마리씩 두번의 출산을 한 엄마다. 기특하게도 새벽에

소리한번 지르지 못하고 예쁜 아이들을 낳았고 아버지는 모두 가까운 어린이집으로 입양보냈다.

 

유치원 아이들에게 엄마고양이와 새끼고양이들을 돌보게하고싶다하여 너무 아쉽지만

넓은곳에서 자유롭게 살게해주는게 좋을거같아.

 

누가 집에서 고양이를 키우냐며 버럭거리던 아버지는 아이들을 보낼때 한가지만 당부했다.

 

"내가 고양이를 정말 좋아하고 예뻐해요. 혹시나 키우다가 힘들거나 못키우겠으면 버리지말고

다시 데리고 와주세요. 내가 이건 꼭 부탁하고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