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보고싶어 난 잘 지내. 아빠두 잘 지내지?

천사에게2013.03.13
조회164
 
 
 
 
 
 
안녕하세요 저는 20대 후반으로 접어들고있는 사람입니다
 
 
 
전 제 인생에서 가장 슬픈 이별을 했습니다
 
이젠 어떤 방법으로도 보여줄 수 없는 내 마음을 전하고자 끄적여봅니다
 
 
 
 
 
 
 
 
 
옆에 있을 땐 몰랐습니다. 당연하게 느껴졌고 제 곁에서 사라진다고 상상조차 하지않았습니다
 
 
과한 사랑을 받아도 당연하게 느꼈고
다시 그 사랑을 받지 못 한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습니다
 
 
물론 너무 많이 미워서 차라리 없어져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그러면 안된다고 하면서, 너무 미워서 싫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그는 제게서 너무나도 빨리, 갑작스럽게 떠나셨네요
 
 
 
아버지..
 
 
 
 
저희 아버지는 술을 밥보다 더, 물보다 더 자주 드시는 분이셨습니다
어머니와 저의 형제들에게도 고통의 나날이였죠
친구들에게는 부끄러움의 대상이였고 저희 가족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이였어요
 
물론 술 드시지않으면 가정적인 분이셨어요
 
 
말로는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당했습니다
어머니는 더하셨겠죠..
살아온 날들이 더 많으시니..
 
 
너무나 미웠습니다. 저의 일기에는 아버지의 욕이 난무하였고
아버님께서 술을 드신 날은 공포와 두려움에 쌓여 잠을 이룰 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기도했습니다
차라리 없어져달라고,사라져달라고, 어쩜 아프지도 않냐고
 
 
 
 
 
어렸을떄부터, 아니 기억하지못할뿐 태어날 때부터 전 그런 어둠 속에 자라왔습니다
매맞는 엄마, 무서워하는 오빠, 벌벌떠는 동생
이런 집에 태어난 것이 후회스러웠습니다
 
술 때문에 집에 잘 들어오시는 날도 없고 물론, 아버지의 월급 따윈 없었습니다
술은 한 번 마시면 보름은 거뜬히 드십니다
그렇게 드시는게 거의 한달에 한 번 꼴..
살기도 싫었습니다. 집도 나가고 싶었지만 어머니가 불쌍했습니다
저라도 똑바로 살아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집에서도 저와 오빠는 삐뚤어지지않고 잘 지내왔습니다
 
 
 
 
세월이 지나면 괜찮겠거니, 나이 드시면 덜 하시겠거니
하지만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았습니다
 
그렇게 나쁜 분은 아닙니다.. 술을 절제를 못 하시고 술 버릇이 안 좋으셔서 그러셨을 뿐..
 
 
 
정이많고 가족밖에 모르는 그런 분이셨습니다
 
 
가정일도 많이 도와주시고
오빠와 저의 출퇴근길, 동생의 등하교길엔 항상 아버지가 계셨습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전화 한통에 무조건 달려오시는 분이셨습니다
밥은 곧 죽어도 먹이셔야합니다
안 먹겠다고 하는 저희에게 달래고 달래고 달래서 먹이시고
늦은 새벽이라도 배고프다하면 맛있는 걸 만들어주시고 설거지도 아버지 몫이 였습니다
놀러 다니시는 걸 좋아해서 항상 동생을 끌고 다녔습니다
 
 
동생이 어디가자고 하면 싫은 티 한 번 안내시고 다녀와주셨습니다.
 
 
사달라는거 해달라는거 다 해주셨습니다.
 
 
그렇게 맨 정신에는 다신 없을 아버지이셨습니다.
항상 든든히 저희 곁을 지켜주시는 그런 아버지셨습니다.
 
 
 
그런 아버지가 갑자기 아프시답니다 간암이라고 하십니다
일하시다가 가끔 온 몸이 아프다고 맨날 주무시는 아버지를 보고 병원가라고 말만하고
저는 정작 아버지가 그렇게 아픈지도 몰랐습니다
처음엔 그게 어떤 병인지 잘 몰랐습니다
아버지도 증상이 나타나지않으셨습니다
평소와 다름이 없는데 간암이라고 말만 들으니까 와닿지가 않았습니다
 
 
아버지를 돌봐야하는데, 아버지곁에 있어드려야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한 창 놀러다닐 나이라며 모든 걸 뒷전으로 제 인생만 즐겼습니다
그렇게 고통스럽게하던 아버지가 아프셔서 누워계시니
더이상 힘들지않아도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생각치도 못한 병원비, 약값.. 거기에 대한 생각만 앞섰습니다
 
 
 
아버지가 병원에서 간암2기 판정을 받고 여러 검사를 하고
집에 있고 싶다고 하시고, 병원에서도 퇴원해도 된다고 약물치료 꾸준히하고
심해지면 병원으로 오시라고 하셔서 집으로 모셨습니다
 
 
그때..전 저를 용서 할 수가 없습니다
아버지 밥 한 번 차려드린 적이 없습니다. 오빠는 남자라 살갑게 대하지도 못하고
동생은 어려서 잘 모를 텐데..제가 했어야 했는데..
아버지가 몸에 통증을 느끼셔서 저에게 새벽마다 깨워 주물러달라고 할때마다 짜증내고
못 들은 척하고 피하고.. 아버지 손 한 번 따뜻하게 잡아 준 적이 없습니다
 
 
약을 챙겨드린 적도 없고 아버지가 몸에 이상이 있으시단걸 눈치채지도 못했습니다
 
 
어느 날..
밥맛이 없다고 자꾸 밥을 안 드시는데 배가 불러오시는겁니다
그래서 어머니가 죽을 사드렸는데
숟가락도 잘 못 집으시고, 물을 먹는데도 컵을 들지 못해 다 쏟으시는겁니다
 
 
몸이 아파 누워계셔서 근육이 다 없어져서 그랬던건데
그래도 아프다 말 한 번 못 하시고 밥 맛 없어도 아프다 소리 안 하려고
저희에게 미안해서 약은 꼭 챙겨드신건데..그래서 몸의 힘은 더 없어지신건데
전 그걸 이해 못하고 소리만 질러댔습니다
 
 
그게 너무 미안합니다
아무것도 못하고 보내드린게.. 사랑한다 말 한 번 못하고 보내드린게..
밥 한 번 제대로 차려드리지 못한게..
약 한 번 못 챙겨드린게..
 
 
병원에 통원치료할떄도 따라다니느게 너무 귀찮아서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겠는데 자꾸 아버지 마음대로 돌아다니시면서
실수하는게 부끄러워서
아버지가 병원 가자고 하는데도 소리지르고 나와버리고
병원 겨우 따라가서도 이제 나 안올꺼니까 오빠 데리고 오라고 한 것도
너무너무 죄스럽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쓰러지시고 병원에 다시 입원을 하셨는데
저를 못 알아보십니다
물 한 모금 삼키시질 못 합니다
소, 대변도 가리지못하십니다
눈에 초점도 없고 온 몸이 붓기만 하십니다
 
벌써 간성 혼수가 와서 집에서도 가끔 헛소리하고 그랬던건데
저는 전혀 알아채지 못 했습니다
 
결국 아버지 손을 잡고 목 놓아울며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외쳤을 떈
아버지꼐서 들으시는지 안 들으시는지는 모르지만
제게 대답 할 수 없고..저를 안아 주실 수도 없었을 때입니다
 
몇날며칠을 아버지곁에서
눈물로 지새우며 돌봐드렸지만 그땐 이미 아버지꼐서 제 이름도 부르지 못 할 때 였습니다
아픈데 아프다고 말 한 마디 못 하실 때였습니다
 
 
잘해 드릴 걸..잘해 드릴걸..이리 후회만 남습니다
 
 
아버지 가시던 날 비가왔습니다.. 그렇게 힘겹게 눈을 뜨고 계셨습니다
곧 떠나실 것 같은데도 잡고 게셨습니다..
살고 싶다고 하셨는데 ......아버지가 노력해보겠다고 도와달라고 하셨는데.........
그렇게 노력 한 번 못 해드렸는데 가셨습니다.....
 
아버지가 떠나고도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장례식장에서도..입관하실때도..발인때도..미친듯이 울었지만 믿기지 않았습니다
 
 
 
집으로 돌아와서도 아버지꼐서 누워계시던 그 곳에 있을 것 같고
대문 앞에 나와 날 기다리실 것 같고
나의 방문을 열어 맛있는거 해준다고 나오라고 할 것 같고
늦게 들어온다고 전화 올 것 같고
제 직장에 달려오실 것 같고
서툰 문자로 사랑한다 해주 실 것 같고
엄마와다정스럽게 안고 계실 것 같고
오빠와 저, 동생, 어머니와 함께 거실에서 오손도손 이야기 나누실 것 같습니다
 
 
그렇게 저의 하루를 챙기고 동행해주시던 분에게
전 그의 하루를 더욱 어둡고 힘들고 외롭게만 만들었습니다
 
 
다 있는데 저에게 없습니다
저에게도 있었는데 너무 빨리 가셨습니다
마음의 준비도 못하게..해드리고 싶은 말도 전하지못하게..듣고 싶은 말도 있는데 듣지 못하게
그렇게 성급히 빨리도 가셨습니다
 
친구들이나, TV속에서 아버지 애기를 할 때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간절 할 수가 없습니다
자주 사진을 드려다보면서 인사도하고 사랑한다고 말도 해드리지만
듣고 계신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전해지도록 도와주세요..
 
 
 
 
 
아버지..
제가 너무 어렸어요 그때는..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그때보다 늙으셨고 나이도 드셨을테지만
제겐 아직 젊은 아빠의 모습으로 남아계세요
어머니도 오빠도 저도 아직 아버지 사진으로, 아버지 얘기로, 가끔 꿈에 나오는 아버지로
아직 많이 울긴 하지만 괜찮아요
항상 옆에서 지켜주고 계실테니까요
어려서 몰랐던 동생도 이제 아빠를 많이 찾아요
아빠 생각이 많이 난데요
아빠가 끝까지 걱정하셨던 우리 동생요..아버지
아빠가 하나도 안 미워요
미워했던거조차 너무너무 미안해요..저 때문에 더 빨리 가신 것만 같아서..
아파도 아프다고 말 한 마디 안하시고, 아픈 것도 미안해하시고
그 몸으로 밥도 혼자, 약도 혼자, 병원도 혼자..
다 혼자하게 해드린거 너무 죄송해요
나의 아빠라서 너무 고맙고 감사하고 죽을때까지 사랑해요. 죽어서도 사랑해요
제발 거기에선 아프지말고 건강하셨으면 좋겠어요
아버지..그 이름이 오늘도 너무 간절합니다
 
 
 
 
 
여러분.
정말 있을 때 잘 해드리세요. 저는 이제 잘 해드릴 아버지가 없네요
그래서 후회하지않으려고 어머니께 잘 해드리려 하는데
그것마저 쉽지는 않네요
정말 공기같은 사람들이라 너무너무 소중한데 없으면 미칠 것같고 죽을 것 같은데
그게 당연한거라고..아니 거기에 대해선 생각조차 못해서
사라지고나면 이리도 후회하나봐요
전 울타리 하나를 잃은대신 잊고 살던 사랑을 찾았어요
저 어머니께 정말 잘하려구요..정말 잘하려구요
 
다른 분들도 물론 잘 하고 계시겠지만..부탁드려요
 
 
전 못했지만 여러분들은 아버지, 어머니 모두 죽도록 사랑해주세요
옆에 있는 애인, 배우자 모두모두 중요하지만
가족은 내가 이 생에 태어난 가장 첫 번째 이유이며, 첫 번째 보물이니까요
 
그들은 우릴 위해 희생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 아닙니다
우리를 낳고 길렀단 이유만으로
우리의 모든 짜증과 불만 스트레스를 받아주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나를 더 좋은 길로 이끌고 내게 갚지도 못 할 사랑을 주고
모두 떠나도 언제나 내 옆에 남을 사람들입니다
 
사랑해주세요
당신밖에 모르는 그들을..
잊지말아주세요
당신이 애를 낳고 길러도 이해 못 할 큰 크기의 사랑을..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아직도 너무 보고싶은 내 사람, 실감나지않는 내 사람
생신때마다 비가와요..신기하게
아버지 이제 모든 짐 놓고 좋은 곳에서 저희 지켜주세요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