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스토리 in 캐나다 (위기의 순간! 스토커)

완두콩2013.03.16
조회13,237

안녕하세요 완두콩 입니다.

이번 편에는 어떤 이야기를 쓸까 고민하다가 저희가 그 동안 사귀면서 제일 위기가 닥쳤던 순간을 써볼까 합니다. 첫 글에서 제가 잠깐 언급했었던 50대 정도의 일본인 아줌마 스토커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이 아줌마 때문에 J와 전 1년여 동안을 스트레스에 시달려야했었어요. ㅠㅠ 결국엔 저와 J를 일본 아줌마 혐오증에 걸리게 한 장본인이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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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가 여전히 젤라또 가게에서 일하고 있었을 때임. (J는 나와 사귀고 나서 한 두달 뒤에 다른 좋은 조건의 옷가게 매니저 자리로 옮김) 나와 사귀고 나서 한 달정도 되었을때 쯤에 언제나처럼 J는 젤라또 가게에서 친절함으로 온몸을 무장한채 일을 하고 있었음.


어느 날 한 5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일본인 아줌마가 젤라또를 사러옴. 앞서 말했다시피 J는 일본어를 잘 하는데 보통은 일본말을 안함 그런데 이 아줌마는 좀 나이가 들어보여서 영어를 못할 것 같다고 했다함. (일본인 전형적인 포스를 마구 풍겨서 캐나다에 잠시 놀러온 사람처럼 보였다고 함) 그래서 친절히 일본어로 젤라또를 퍼주고 계산도 마쳤는데 그 아줌마가 그때 J에게 반했었나봄. 

 

아무튼 자신을 카오리라고 소개한 이 아줌마는 그 다음날에도 또 다시 찾아와 J를 찾았다함. 그 날은 자신의 아들로 보이는 아이와 같이 왔었는데 J에게 소개도 시켜주면서 자신이 일본항공 승무원인데 ooo(우리가 사는 도시)로 자주 온다고 함.

또 한 J에게 자신이 일본에서 가지고 온 것이라며 하나씩 팩으로 되어있는(한국식 커피믹스 개별로 들어있는것 처럼 물에 바로 타먹을수 있는것)일본식 양파 soup같은 것과 일본 고양이 인형(꼭앞발을 하나씩 들고있는)을 J에게 주고 감.  그 이후로 한동안 안보이다가 J가 젤라또 일을 관둠.  (양파soup은 썩혀두다가 유통기한이 지나 버리고 고양이 인형은 다른 친구 줘버림)

 

J가 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시작한지 일주일쯤 뒤였던가 어떤 모르는 번호로 J에게 문자가 날라옴. 

 

낯선번호: 안녕 J 나 카오리야. 어떻게 지내니? 너가 일하던 xxx(젤라또가게) 에 갔었는데 너가 관뒀다고 하더라. 나 지금 ooo(우리가 사는 도시) 에 이틀정도 머물건데 나랑 저녁먹을래? K(항상 문자나 메일 뒤에 이 K를 붙였음 이후로 K만 보면 소름돋음ㅜㅜ)

 

이때 당시에 J는 IPhone 3G를 쓰고 있어서 문자가 날라온 순간 스크린을 통해서 보게 되었음. (J와 난 늦은 점심을 먹고 있었는데 마주보고 앉은 둘 사이에 J의 폰이 있어서 둘 다 동시에 봄) 난 이 여자가 어떻게 네 번호를 아냐며 물어봤고 J는 알 수 없다고 했음. J는 내가 보는 앞에서 그 여자에게 문자를 보냄

 

J: 네가 어떻게 내 번호를 아는지 모르겠지만 난 현재 여자친구가 있고 또 너를 볼 이유도 없다. ooo에 있는 동안 잘 지내다가 가라.

 

이런 식으로 정중하지만 확실하게 선을 그음. 

 

그런데 돌아온 답이 우리를 소름돋게 함.

 

카오리:  네 번호는 네가 일했던 젤라또 가게 직원에게 물어서 알게되었다. 네 이메일 주소도 알고 있다. 네가 원하지 않으면 저녁은 같이 먹지 않아도 되니까 잠시 만나서 커피나 마시자. 네가 여자친구가 있는건 상관하지 않는다. 난 너와 친구가 되고싶을 뿐이다. 나와 만날 생각이 있다면 언제든지 말만 해라. 내가 데리러 가겠다. K

 

아… 이 문자를 보는순간 우린 뭐 이런사람이 다 있나..정말 얼이 빠졌음. 

난 정말 황당해서 J에게 당장 젤라또 가게에 전화해서 누가 이 여자에게 네 번호를 가르쳐 줬는지알아내라 이건 명백히 위법이다 라고 열을 냈음. 

 

J가 젤라또 가게에 전화를 걸어서 왜 자기 개인번호를 이 여자에게 알려줬는지 물어보자 

직원 왈: 네가 일본에 있었을 때 친한 친구였다는데 번호를 잃어버려서 연락을 못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네 전화번호와 이메일 주소를 물어봐서 알려줬다라는 답을 들음. ㅠㅠ

 

결국엔 J가 이 여자에게 문자로 난 너와 만날 생각도, 친구로 지낼생각도 없을 뿐더러 날 내버려 둬라. 이제부터 문자나 이메일을 보내지 말아라 라고 강하게 밀어붙임.

 

이틀이 지난 후에 우릴 경악하게 만든 카오리..

 

카오리:  나 이제 비행하러 떠나는데 널 보지 못해서 아쉽다. 다음에 올 때 선물 사들고 올테니 한번 보자 K

 

이렇게 J에게 문자가 날라옴. 


아아가라ㅣ가ㅣ아다가가아아악!!!!!!


나와 J는 무슨 이런 미친여자가 다 있나 짜증을 내면서 그 문자를 씹음.

 

이 뒤로 카오리는 이틀에 한번꼴로 J에게 문자나 이메일을 보냄. 

주로 문자는 영어로 이메일은 일본어로 보냈는데 올 때마다 J는 나에게 보여주었고 우리는 고민을 해본 결과 그냥 무참히 이 여자의 모든 메세지를 무시하기로 함. (첫 문자 이후 몇번 보내지 말라, 여자친구가 있다 라고 말했지만 말을 못알아 듣는건지 아님 그냥 씹는건지 지 하고 싶은 말만 함. 그래서 그 여자 메일주소는 스팸처리하고 문자는 보내던지 말던지 그냥 무시함)

 

4~5번째 문자 & 메일 이후론 다 무시하고 답장은 보내지도 않음. (답장도 다 귀찮게 하지말아라 난 지금 여자친구와 행복하고 너를 만나기 싫다등등 정말 단호히 거절을 했음)

 

그러나 카오리… 하… 의지의 일본인이였음.  정말 단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문자와 메일을 보냄. 


아오!!!

 

보통 문자로는 “나 지금 ooo에 왔는데 너가 너무 보고싶다. 우리가 가기 좋은 레스토랑을 알게 되었는데 같이 가고싶다 -K”, “방금 ooo에 도착했다 이번엔  2주정도 있을거다. 네게 줄 선물을 사왔다 연락해라 -K”, “왜 답장이 없냐, 많이 바쁜가보다. 이해한다. 그래도 보고싶으니 한번만 이라도 답장을 해달라 -K”, “나 지금 아들과 저녁 먹는다. 너와 잘 지낼 것 같다 같이 동물원에 가자 ooo에선 한번도 가보지 못했다 -K” 등등 진짜 누가 보면 J와 카오리가 잘 되고 있는 사이인 것 같았음. 

 

보통 J가 우리집에 놀러오거나 내가 J집에 놀러가는 경우 (서로의 룸메와 친해지게 되어서 보통 내가 놀러가면 J룸메 커플들과 아님 J가 내 집에 놀러오면 내 룸메와 삼삼오오 같이 놀았음) 그 집안에있는 사람들 다 이 여자 뭐하는 여자길래 이렇게 귀찮게 하냐면서 뭐라고 함. 

 

메일로는 더욱 가관이었음. (우리는 비밀번호 같은건 공유하지 않지만 J가 카오리에게서 오는 메일은 올 때마다 보여주었음 그런데 이것도 하루 이틀이지 거의 3개월쯤 됐을때는 보지도 않고 스팸보관함을 비워버림)

 

비록 난 일본어를 못하지만 J가 옆에서 해석해 주거나 아님 번역기를 돌려서보기도 했는데 아…

 

“나 지금 일본에 도착해서 호텔에 있다. 여기 호텔은 다른 곳 보다 훨씬 비싸지만 난 할인을 받을수 있기때문에 너가 원하면 여기서 지내도 된다 -K”(아마 일본에 오라는 소리인 것 같았음), “(자기 아들과 찍은 사진을 보내며) 우리 디즈니 랜드에 다녀왔다 너와 함께 왔으면 더욱 행복했을거다 -K”, “계속 ooo에만 있으면 일본어 잊어버린다. 내가 비행기표 사줄테니 일본으로 와라 너와 있으면 너무 행복할 것 같다. 네가 좋아하는 음식은 내가 다 만들어줄 자신있다. ooo가면 다시 연락하겠다 -K” 등등 정말 우린 이 여자를 미친사람 취급을 했음. 그래서 더욱더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정말 하루도 빠짐없이 오는 이런 메세지의 압박감은 우리에겐 좀 심한 스트레스를 주었음. 

 

마치 연예인을 동경하다 자신의 연인이 되었다고 착각하는 사람마냥 행동하는 50넘은 여자에겐 무시하는것 말고는 우리가 뭘 해야 하는지 몰랐음.  이렇게 일년 조금 넘게 메일+문자를 보냈던 카오리… 결국 J와 길거리에서 마주치게 되었음.

 

한 날은 J가 일을 하다가 점심을 먹으러 항상 가던 foodcourt에 가려고 길을 걷고 있었는데 왠 일본인 아줌마가 “J!!!” 라고 소리치면서 팔을 양쪽으로 쭉 뻗으면서 J앞을 막아섬. (이 때 J와 같이 일하던 친한 친구가 옆에 있었는데 자기도 완전 놀랐다고 함. 갑자기 튀어나와서..) J는 완전 놀라서 어벙벙해 하고 있었고 이 여자는 “나 카오리야!! J 잘 있었어? 너무 보고싶었어! 왜 연락이 안된거야? 일하고 있는 중이야? 왜 이렇게 멋져졌어!” 등등 속사포처럼 쏟아냄 (J 옆에 있던 친구는 나랑도 굉장히 친해서 J대신 나에게 설명해줌)

 

당황한 J는 카오리에게 (50대 일본아줌마) “너와 이야기 할 이유가 없다. 나를 괴롭히지 말아라 다시 한번만 날 귀찮게 하면 가만있지 않겠다” 라며 화(?) 협박(?) 을 하고선 카오리를 지나서 빠른걸음으로 사라졌음. 

 

그렇게 점심을 먹고서 일터로 돌아왔는데 정말 대박인건 J가 저렇게 화를 내고 떠났을때 뒤를 몰래 쫒아 간거임. 그렇게 J가 어디서 일하는지 알게 된 후에 J가 일하는 가게로 무작정 찾아옴. 

 

가게 안으로 들어오는 카오리를 보는 순간 J는 눈이 뒤집혔음.  일년 넘게 문자와 메일로 괴롭힘을 당하고 또 나(글쓴이)를 이 일로 힘들게 한점 등등 모든 것에 열이 받은 J는 가게안에 사람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카오리에게 다가가서 (가게 정 중앙쯤) 살기를 띄며

 

“다시는 나를 괴롭히지 말라, 난 여자친구도 있고 너 때문에 내 여자친구가 힘들어 하는거 다시는 보기 싫다. 한번만 내 눈 앞에 나타나거나 연락하면 스토커로 경찰에 신고하겠다.”라고 살벌하게 큰 소리로 말함. 

 

가게 안에 있던 사람들 모두 들었고 제대로 망신을 당한 카오리는 그 이후로 연락을 끊음. 

 

정말 기가 막히고 웃겼던 것은 이 일이 있은 후에 온 문자 한통…


카오리: “난 네게 여자친구가 있는줄 몰랐다. 왜 나에게 말을 하지 않았냐 이럴줄 알았다면 네게 그렇게 호의적으로 대하지 않았을거다. 너 때문에 너무 창피하다. 어떻게 다른 사람들 앞에서 내게 이럴수 있냐 다시는 너와 연락하고 싶지 않다” 라는 장문의 문자를 보냄. 

 

정말 어이없지만 이 뒤로는 연락두절이었기에 지금은 너무 좋음. ㅋㅋ

 

인종을 떠나서 이런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머리로는 이해해도 어쩔수 없이 일본인 아줌마들만 보면 인상이 찌푸려짐.  벌써 2년정도 지난 일이지만 아직도 이 때를 생각하면 욕이나옴. 

다행히 J가 내가 오해하지 않게 처신을 잘 해줘서 우리 사이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지만 난 이 일로 인해서 가끔씩 우울해지고 이유없이 J에게 짜증도 많이 냈었음. 경찰에 신고할까도 했지만 카오리는 캐나다 국적이 아니었고 또 육체적으로 접촉(?)—집 앞에 찾아온다거나 편지를 보낸다거나 하는 것들—이 없어서 신고가 들어가지 않는다고 했음. 그래서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 일년 넘게 당하다가 한 번 망신을 주고 난 뒤에 깨끗이 사라짐. 

 

우리의 사이는 더욱 두터워지고 덕분에 J가 일하는 동료들과도 친해짐(가게안에서 망신 이 후 카오리를 욕하면서 친해짐 ㅋㅋ) 이래저래 정말 기막힌 경험을 했지만 지금은 추억으로 남았음 (사실 추억이라고 하기도 싫지만 딱히 뭐라 칭해야 할지 모르겠음)

 

 

음.. 이번엔 어떤 이야기를 해볼까.. 생각하다가 참 이런일도 있었지 하면서 적어봤어요. 앞에 두 얘기보단 조금 어둡긴해도 재미있게 읽으셨으면 해요.  다음엔 달달한 이야기로 올게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