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이라는 게 있는 걸까요? 20대 초반 첫 연애를 시작하면서 행복한 인연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렇지만 저의 실수로 그리고 나쁜 남자들만 고르고 또 고른 저의 안좋은 안목으로 인해 연애는 그리 오래 가지 않았지요. 직장 생활을 타지에서 혼자 하니 너무 외로움을 많이 타서 신경성 위염에 항상 약을 달면서 살았었지요. 인터넷 카페에서 정모도 추진하고 정모에도 참석해 봤지만 제 인연은 잘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인연을 찾는 게시판에 익명으로 글을 올리고 제 메일 주소로 많은 사람들이 메일을 보내주었습니다. 그러다가 짧고 간략한 글의 메일이 날아들었습니다. 자기 소개도 밋밋하고 뭔가 찌질찌질거리는 글... 이건 아니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죄송하지만 님은 저랑 잘 안 맞는 것 같습니다. 라고 거절의 메일을 보냈죠. 그 사람의 답장이 왔습니다. 이렇게 거절의 메일을 보내준 것을 보니 님도 좋은 분 같다고 좋은 인연 찾으시라고 저도 찾아보겠다고 말이죠.. 이런...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한 느낌이 왔습니다. 이 사람은 정말 괜찮은 사람이구나. 보통 거절의 메일을 보내면 기분 나쁘다는 메일이 오거나 메일을 하지 않거나 둘 중 하나인데... 난 거절했는데 상대방은 칭찬을 하고 축복을 한다라...? 심장이 두근두근 했습니다. 늦지 않았으면 했습니다. 미안합니다. 내가 사람을 못 알아본 것 같다구요. 다시 메일을 이어갈 수 있을지 조심스럽게 물어보았습니다. 그 사람은 흔쾌히 허락을 해 주었고.. 우리들의 메일 놀이는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하루에 2-3통씩 메일을 보냈습니다. 서로에 대해 소개를 했고 관심사나 취미에 대해 물었습니다. 마지막에 서로 묻고 싶은 질문 하나씩을 적어 놓아 자연스럽게 메일이 이어질 수 있도록 했구요. 가족에 대해 물었을 때 그 사람은 머뭇거렸지만.. 침착하게 글을 써 주었습니다. 요약하면 지금 어머니가 아파서 요양원에 계시다. 뇌출혈로 쓰러지셔서 장애 1급 판정을 받으셨고 움직이지 못하신다 라구요.. 그 사람은 그 때 일어났던 일에 대해 이야기를 적어 내려가면서 그 때 일이 떠올라 눈물이 났다고 합니다. 그리고 전에 소개팅해서 만났던 여자가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듣더니 연락이 끊겼다라고 합니다. 왜 그 일이 남일 같지 않았을까요.. 저 역시 마음 한 켠이 오그라들고 쓰라리면서 통증이 느껴졌습니다. 그 사람에게 제가 어머니를 위해 기도해 드리고 싶다고..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 하였습니다. 한동안 마음이 아픈 것이 떠나질 않았습니다. 마치 우리 엄마가 아팠던 것처럼 말이죠. 그리고 그 사람을 위로해 주고 싶었습니다. 그 사람과 메일을 수십통 오가는 도중 관심사와 취미가 비슷하다는 것을 느꼈고 메일이 짧다고 느껴져서 메신저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새벽 2시 3시까지도 이어지는 대화.. 너무나 놀라웠습니다. 서로 이렇게 닮은 사람이 있을까 싶어서.. 다음날 출근을 위해 억지로 끄고 잠들어야 했지요. 메신저로 뭔가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 부족하다 여긴 우리는 전화를 시도했습니다. 여... 보세요? 참으로 듣기 좋은 목소리였습니다. 남자답고 부드럽고 깨끗한 목소리.. 역시 새벽까지 통화가 이어졌습니다. 이렇게 나와 잘 맞는 이 사람.. 누군지 궁금하단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서로 사진은 교환했지만.. 실물이 누군지 궁금했습니다. 이렇게 좋은 느낌이 직접 만나서도 이어졌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남자와 제가 살고 있던 중간지점 영등포에서 우리는 만났습니다. 카페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에고 차가 막혀서 조금 늦었네요. 1층에 문을 열고 들어가니 둥근 얼굴에 빨갛게 볼을 칠한 것 같은 듬직한 남자가 저를 기다리고 있네요. 여기에요 하면서 꽃다발로 저를 보며 흔듭니다. 차를 시켜서 2층으로 올라갔습니다. 이런 안 입던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었는데.. 제가 계단위로 먼저 올라갔습니다. 어머 나 치마 입었지? 라는 생각을 가지고 오르는 순간 이미 늦었습니다. 계단은 좁았거든요. 좀 부끄러워서 얼굴이 빨개져 있는데 그 사람은 이런 저런 얘기를 늘어놓습니다. 역시 참 말을 잘합니다. 서로 비슷한 게 맞구나 싶어서 안도감이 듭니다. 점심시간이라 밥을 먹으러 갑니다. 평소에 먹던 곳이 아니라 조금씩 양볼에 넣어가며 먹는데.. 그 사람은 내가 다람쥐 같이 볼을 부풀려서 먹는다고 먹고 있는 제 볼에 손가락으로 톡톡 두들겨 줍니다. 이제 헤어질 시간이에요.. 오후에 친척언니 아가 돌잔치에 가야 하거든요. 영등포에 엄마와 오빠를 만나러 갑니다. 제가 물어봤습니다. 같이 가실래요? 힘드시면 괜찮구요. 라고 말이죠. 이 사람 흔쾌히 가겠다라고 합니다. 인사도 드릴겸 엄마와 오빠가 있는 곳으로 갑니다. 안녕하세요. 00에서 근무하고 있는 000이라고 합니다. 라고 씩씩하게 엄마에게 인사하는 그 사람.. 간단히 소개를 하고 헤어졌습니다. 만난지 첫날 이렇게 가족에게 처음 소개시켜 준 여자는 저 밖에 없었을 겁니다. 오빠는 되려 저한테 이렇게 갑작스럽게 소개시켜 주면 어떡하냐고 역정을 냈고... 엄마는 그럴 수도 있지 않냐며 그 사람을 두둔해 주었습니다. 돌잔치에서 올 때 그 사람은 영화 티켓이 있다며 영화를 보자고 했고 엄마에게 흔쾌히 허락을 받은 저는 그 사람을 만나러 갔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 시간이 남아 오락실에 스트리트 파이터로 게임도 하고 초능력자 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잠시 어깨를 기대어 앉습니다. 포근합니다. 그 사람이 제 머리 냄새를 맡는 것이 같이 느껴집니다. 어떡하지? 머리에서 냄새가 나려나?? 그 사람은 나중에 햇빛 냄새나는 어린아이의 향 같다며 좋은 느낌이라 했었습니다. 영화를 다 본 후 횡단보도를 건너가려 할 때 그 사람은 제 몸무게를 재 보겠다며 갑자기 저를 번쩍 들어안습니다.. 이거 내려 놓으라고 전 손방망이질을 쳤고 겨우 내려놓았던 그사람.. 버스 정류장이 왜 이렇게 빨리 가게 느껴지는 지요.. 조금 더 오래 있고 싶었는데.. 시간이 늦었고... 야속하게도 버스가 먼저 와서 잡아 타게되었습니다. 뭔가 말할 것이 있는 것처럼 망설이던 그 사람... 무슨말을 하고 싶었던걸까요...? 첫만남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전 지방으로 떠났습니다. 직장이 지방이라 그 사람과는 주중에는 만날 수 없었습니다. 그 사람과 이런 저런 메일을 주고받는 중 그 사람은 제가 있는 곳으로 온다 했습니다. 서울에서 버스로 3시간정도 걸리는 거리...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그 사람을 기다렸습니다. 바닷가로 가서 비싼 회를 사줄까 했는데.. 그 사람은 너무 비싸다며 만류를 합니다. 유명한 두부집이라는 간판을 믿고 두부집으로 향합니다. 이런 처음 대접한 식사인데... 너무 맛이 없습니다. 내가 만들어도 이것보단 낫겠다 싶어 투덜투덜 대지만.. 그 사람은 참 맛있게 먹어 줍니다. 바닷가에 가니 넓은 백사장이 펼쳐져 있습니다. 바다를 보다가 그 사람이 얘기를 합니다. 일주일간 고민해 온 그 사람이.. 제게 많이 보고싶었다며.. 좋은 인연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며 사귀고 싶다고 합니다. 저도 떨리는 마음에 저도 좋다고 했고 바람이 너무 불어 추운 그 때 그 사람이 꼬옥 껴안아 주었습니다. 갑자기 눈이 맞는다고 해야 하나요? 1시간 가량 껴안으면서 많은 시간 입맞춤이 있었습니다. 추운 것도 모르고 그렇게 시간이 흘렀습니다. 첫날 그 사람을 모텔에 혼자 둘 수는 없는 것 같아 찜질방에 가자고 했습니다. 찜질방에서도 저도 피곤해서 잠이 드는데.. 깰 때마다 그 사람이 절 쳐다보고 있습니다. 공공장소라 애정행각을 많이 삼가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내며?!? 다시 바닷가로 나갔습니다. 여기 저기를 구경하고 내가 만든 밥이 먹고싶단 그 사람에게 부족한 실력이지만.. 김치볶음밥을 해주었습니다. 참 맛있게 먹어 주더군요... 그 사람이 돌아간 후 일주일에 한 번씩은 꼬옥 만났습니다. 제 부모님께 만나는 사람이 있다고 했고 그 사람의 부모님에 대해 이야기를 털어놓았습니다. 어머니가 많이 아프시다고 말이죠. 집에서는 난리가 났습니다. 니가 너무 힘들다. 왜 하필 니가 그렇게 어려운 곳에 가야 하냐면서... 만나지 말라 했습니다. 너무 힘들었습니다. 이렇게 시련이 빨리 찾아올 줄 몰랐습니다. 아니 알면서도 부정하고 싶었습니다. 명절 즈음 부모님의 한숨과 반대가 힘들었던 제가 밥을 먹으며 내일 아침 직장 있는 지방에 내려가겠다 했습니다. 부모님이 안 계실 때 말하지 않고 먼저 가버린 저에게... 부모님은 저를 이제 다시는 보지 않겠다라고 하시며 남자가 좋으면 가버리라고 하시는데.. 이대로 호적이 파이는줄 알았습니다. 발을 동동동 구르는 저를 그 사람은 따뜻하게 안아주었고 뭔가 대책이 필요했습니다. 저의 진심을 부모님께 알릴 필요가 있었습니다. 편지를 썼습니다. 자필로 쓰니 7장이 나오더군요. 그 사람의 장점과 어머니가 생각하시는 힘든 점은 나타나지 않을 거다. 라고 저의 진심을 담아서 썼지만.. 답장은 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만나지 말라고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그 반대를 통해 조금씩 그 사람과 저의 사이는 더 단단해 지고 있었습니다. 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무렵. 상견례 하기 전에도 보통 예식장을 잡는다는 얘기가 있어 예식장 예약을 했습니다. 날짜는 만난지 1년되던 날로 말이죠. 그 사람은 저의 집에 여러 번 방문을 했고 부모님은 탐탁치 않아 하셨습니다. 그건 바로 살 때문이었죠. 100kg 가까이 나가는 그로 인해 결혼하면 더 살찐다 어머니도 아프신데 건강이 염려된다며 결혼을 미루라고 하셨습니다. 이대로 결혼을 미루게 되면 끝일 것 같아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하면서 버텼습니다. 부모님이 만족하실 만큼은 아니지만 살을 뺐습니다. 우여곡절로 결혼에 성공했고..... 반대하는 결혼은 행복하지 않다는 통념을 깨고 잘 살고 있습니다. 떡두꺼비 같은 옥동자 아가와 함께 오손도손 살고 있습니다. 오늘도 퇴근해서 돌아올 신랑을 기다리면서 말이죠..^^ 3
거절도 예쁘게 한다면 좋은 인연이 찾아와요.
인연이라는 게 있는 걸까요?
20대 초반 첫 연애를 시작하면서 행복한 인연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렇지만 저의 실수로 그리고 나쁜 남자들만 고르고 또 고른 저의 안좋은 안목으로 인해
연애는 그리 오래 가지 않았지요.
직장 생활을 타지에서 혼자 하니 너무 외로움을 많이 타서 신경성 위염에 항상 약을 달면서 살았었지요.
인터넷 카페에서 정모도 추진하고 정모에도 참석해 봤지만 제 인연은 잘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인연을 찾는 게시판에 익명으로 글을 올리고 제 메일 주소로 많은 사람들이 메일을 보내주었습니다.
그러다가 짧고 간략한 글의 메일이 날아들었습니다. 자기 소개도 밋밋하고 뭔가 찌질찌질거리는 글...
이건 아니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죄송하지만 님은 저랑 잘 안 맞는 것 같습니다. 라고 거절의 메일을 보냈죠.
그 사람의 답장이 왔습니다. 이렇게 거절의 메일을 보내준 것을 보니 님도 좋은 분 같다고
좋은 인연 찾으시라고 저도 찾아보겠다고 말이죠..
이런...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한 느낌이 왔습니다. 이 사람은 정말 괜찮은 사람이구나.
보통 거절의 메일을 보내면 기분 나쁘다는 메일이 오거나 메일을 하지 않거나 둘 중 하나인데...
난 거절했는데 상대방은 칭찬을 하고 축복을 한다라...?
심장이 두근두근 했습니다. 늦지 않았으면 했습니다. 미안합니다. 내가 사람을 못 알아본 것 같다구요.
다시 메일을 이어갈 수 있을지 조심스럽게 물어보았습니다.
그 사람은 흔쾌히 허락을 해 주었고.. 우리들의 메일 놀이는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하루에 2-3통씩 메일을 보냈습니다. 서로에 대해 소개를 했고 관심사나 취미에 대해 물었습니다.
마지막에 서로 묻고 싶은 질문 하나씩을 적어 놓아 자연스럽게 메일이 이어질 수 있도록 했구요.
가족에 대해 물었을 때 그 사람은 머뭇거렸지만.. 침착하게 글을 써 주었습니다.
요약하면 지금 어머니가 아파서 요양원에 계시다. 뇌출혈로 쓰러지셔서 장애 1급 판정을 받으셨고
움직이지 못하신다 라구요.. 그 사람은 그 때 일어났던 일에 대해 이야기를 적어 내려가면서
그 때 일이 떠올라 눈물이 났다고 합니다. 그리고 전에 소개팅해서 만났던 여자가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듣더니 연락이 끊겼다라고 합니다.
왜 그 일이 남일 같지 않았을까요.. 저 역시 마음 한 켠이 오그라들고 쓰라리면서 통증이 느껴졌습니다.
그 사람에게 제가 어머니를 위해 기도해 드리고 싶다고..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 하였습니다.
한동안 마음이 아픈 것이 떠나질 않았습니다. 마치 우리 엄마가 아팠던 것처럼 말이죠.
그리고 그 사람을 위로해 주고 싶었습니다.
그 사람과 메일을 수십통 오가는 도중 관심사와 취미가 비슷하다는 것을 느꼈고
메일이 짧다고 느껴져서 메신저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새벽 2시 3시까지도 이어지는 대화.. 너무나 놀라웠습니다. 서로 이렇게 닮은 사람이 있을까 싶어서..
다음날 출근을 위해 억지로 끄고 잠들어야 했지요. 메신저로 뭔가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
부족하다 여긴 우리는 전화를 시도했습니다. 여... 보세요? 참으로 듣기 좋은 목소리였습니다.
남자답고 부드럽고 깨끗한 목소리.. 역시 새벽까지 통화가 이어졌습니다.
이렇게 나와 잘 맞는 이 사람.. 누군지 궁금하단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서로 사진은 교환했지만.. 실물이 누군지 궁금했습니다. 이렇게 좋은 느낌이 직접 만나서도
이어졌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남자와 제가 살고 있던 중간지점 영등포에서 우리는 만났습니다.
카페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에고 차가 막혀서 조금 늦었네요. 1층에 문을 열고 들어가니
둥근 얼굴에 빨갛게 볼을 칠한 것 같은 듬직한 남자가 저를 기다리고 있네요.
여기에요 하면서 꽃다발로 저를 보며 흔듭니다. 차를 시켜서 2층으로 올라갔습니다.
이런 안 입던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었는데.. 제가 계단위로 먼저 올라갔습니다.
어머 나 치마 입었지? 라는 생각을 가지고 오르는 순간 이미 늦었습니다. 계단은 좁았거든요.
좀 부끄러워서 얼굴이 빨개져 있는데 그 사람은 이런 저런 얘기를 늘어놓습니다.
역시 참 말을 잘합니다. 서로 비슷한 게 맞구나 싶어서 안도감이 듭니다.
점심시간이라 밥을 먹으러 갑니다. 평소에 먹던 곳이 아니라 조금씩 양볼에 넣어가며
먹는데.. 그 사람은 내가 다람쥐 같이 볼을 부풀려서 먹는다고 먹고 있는 제 볼에
손가락으로 톡톡 두들겨 줍니다. 이제 헤어질 시간이에요..
오후에 친척언니 아가 돌잔치에 가야 하거든요. 영등포에 엄마와 오빠를 만나러 갑니다.
제가 물어봤습니다. 같이 가실래요? 힘드시면 괜찮구요. 라고 말이죠.
이 사람 흔쾌히 가겠다라고 합니다. 인사도 드릴겸 엄마와 오빠가 있는 곳으로 갑니다.
안녕하세요. 00에서 근무하고 있는 000이라고 합니다.
라고 씩씩하게 엄마에게 인사하는 그 사람.. 간단히 소개를 하고 헤어졌습니다.
만난지 첫날 이렇게 가족에게 처음 소개시켜 준 여자는 저 밖에 없었을 겁니다.
오빠는 되려 저한테 이렇게 갑작스럽게 소개시켜 주면 어떡하냐고 역정을 냈고...
엄마는 그럴 수도 있지 않냐며 그 사람을 두둔해 주었습니다.
돌잔치에서 올 때 그 사람은 영화 티켓이 있다며 영화를 보자고 했고
엄마에게 흔쾌히 허락을 받은 저는 그 사람을 만나러 갔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 시간이 남아 오락실에 스트리트 파이터로 게임도 하고
초능력자 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잠시 어깨를 기대어 앉습니다. 포근합니다.
그 사람이 제 머리 냄새를 맡는 것이 같이 느껴집니다. 어떡하지? 머리에서 냄새가 나려나??
그 사람은 나중에 햇빛 냄새나는 어린아이의 향 같다며 좋은 느낌이라 했었습니다.
영화를 다 본 후 횡단보도를 건너가려 할 때 그 사람은 제 몸무게를 재 보겠다며 갑자기
저를 번쩍 들어안습니다.. 이거 내려 놓으라고 전 손방망이질을 쳤고 겨우 내려놓았던 그사람..
버스 정류장이 왜 이렇게 빨리 가게 느껴지는 지요..
조금 더 오래 있고 싶었는데.. 시간이 늦었고...
야속하게도 버스가 먼저 와서 잡아 타게되었습니다. 뭔가 말할 것이 있는 것처럼
망설이던 그 사람... 무슨말을 하고 싶었던걸까요...?
첫만남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전 지방으로 떠났습니다.
직장이 지방이라 그 사람과는 주중에는 만날 수 없었습니다.
그 사람과 이런 저런 메일을 주고받는 중 그 사람은 제가 있는 곳으로 온다 했습니다.
서울에서 버스로 3시간정도 걸리는 거리...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그 사람을 기다렸습니다.
바닷가로 가서 비싼 회를 사줄까 했는데.. 그 사람은 너무 비싸다며 만류를 합니다.
유명한 두부집이라는 간판을 믿고 두부집으로 향합니다. 이런 처음 대접한 식사인데...
너무 맛이 없습니다. 내가 만들어도 이것보단 낫겠다 싶어 투덜투덜 대지만.. 그 사람은
참 맛있게 먹어 줍니다.
바닷가에 가니 넓은 백사장이 펼쳐져 있습니다. 바다를 보다가 그 사람이 얘기를 합니다.
일주일간 고민해 온 그 사람이.. 제게 많이 보고싶었다며.. 좋은 인연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며
사귀고 싶다고 합니다. 저도 떨리는 마음에 저도 좋다고 했고 바람이 너무 불어 추운 그 때
그 사람이 꼬옥 껴안아 주었습니다. 갑자기 눈이 맞는다고 해야 하나요?
1시간 가량 껴안으면서 많은 시간 입맞춤이 있었습니다. 추운 것도 모르고 그렇게 시간이 흘렀습니다.
첫날 그 사람을 모텔에 혼자 둘 수는 없는 것 같아 찜질방에 가자고 했습니다.
찜질방에서도 저도 피곤해서 잠이 드는데.. 깰 때마다 그 사람이 절 쳐다보고 있습니다.
공공장소라 애정행각을 많이 삼가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내며?!? 다시 바닷가로 나갔습니다.
여기 저기를 구경하고 내가 만든 밥이 먹고싶단 그 사람에게 부족한 실력이지만..
김치볶음밥을 해주었습니다. 참 맛있게 먹어 주더군요...
그 사람이 돌아간 후 일주일에 한 번씩은 꼬옥 만났습니다.
제 부모님께 만나는 사람이 있다고 했고 그 사람의 부모님에 대해 이야기를 털어놓았습니다.
어머니가 많이 아프시다고 말이죠. 집에서는 난리가 났습니다. 니가 너무 힘들다.
왜 하필 니가 그렇게 어려운 곳에 가야 하냐면서... 만나지 말라 했습니다.
너무 힘들었습니다. 이렇게 시련이 빨리 찾아올 줄 몰랐습니다. 아니 알면서도 부정하고 싶었습니다.
명절 즈음 부모님의 한숨과 반대가 힘들었던 제가 밥을 먹으며 내일 아침 직장 있는 지방에
내려가겠다 했습니다. 부모님이 안 계실 때 말하지 않고 먼저 가버린 저에게...
부모님은 저를 이제 다시는 보지 않겠다라고 하시며 남자가 좋으면 가버리라고 하시는데..
이대로 호적이 파이는줄 알았습니다. 발을 동동동 구르는 저를 그 사람은 따뜻하게 안아주었고
뭔가 대책이 필요했습니다. 저의 진심을 부모님께 알릴 필요가 있었습니다.
편지를 썼습니다. 자필로 쓰니 7장이 나오더군요. 그 사람의 장점과 어머니가 생각하시는
힘든 점은 나타나지 않을 거다. 라고 저의 진심을 담아서 썼지만.. 답장은 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만나지 말라고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그 반대를 통해 조금씩 그 사람과 저의 사이는 더 단단해 지고 있었습니다.
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무렵. 상견례 하기 전에도 보통 예식장을 잡는다는 얘기가 있어
예식장 예약을 했습니다. 날짜는 만난지 1년되던 날로 말이죠.
그 사람은 저의 집에 여러 번 방문을 했고 부모님은 탐탁치 않아 하셨습니다.
그건 바로 살 때문이었죠. 100kg 가까이 나가는 그로 인해 결혼하면 더 살찐다 어머니도 아프신데
건강이 염려된다며 결혼을 미루라고 하셨습니다.
이대로 결혼을 미루게 되면 끝일 것 같아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하면서 버텼습니다.
부모님이 만족하실 만큼은 아니지만 살을 뺐습니다. 우여곡절로 결혼에 성공했고.....
반대하는 결혼은 행복하지 않다는 통념을 깨고 잘 살고 있습니다.
떡두꺼비 같은 옥동자 아가와 함께 오손도손 살고 있습니다.
오늘도 퇴근해서 돌아올 신랑을 기다리면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