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묘미] 진정한 사랑을 알게 해준 외국인 그녀 1

땡땡2013.03.18
조회261

 

안녕하십니까? 힘쎄고 좋은 아침.
내 여자에겐 따뜻한 30대 도시남임.
애인이 음스므로 음슴체

 


유의사항 : 끝까지 볼 것. 한국 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함.
               말이 많아서 좀 길어질 수도 있음. (특히 요새 달다구리한 사연들에 질린 솔로들은 특히

               끝까지 볼 것. 끝까지 안보고 욕하는거 못들은체 하겠음 )

 

 

 

 

이 이야기는 약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감.

나란 남자 그리 기억력이 좋은 남자가 아님.
가끔 내가 어제 뭐먹었는지도 깜뿍깜뿍하기 때문에 디테일은 적당히 미화되어 있을 수 있음.
이해 바람.

 

 

 

 

 


이 글을 읽는 당신들은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알고 있음?


당시 20대 초반이었던 나는 그 전까지 몇명의 여자친구와 사귀고 헤어진 걍 평~범~한 남자였음.

학교 친구, 교회 누나, 친구의 친구.. 뭐 다들 그렇 듯 그렇게 만났고
여친이 다른 친구와 눈이 맞거나, 전학가서 헤어지거나, 뭐 그런식으로 헤어졌지.
대부분 내가 고백해서 사귄거였고, 좋아서 고백했었음.
난 이게 사랑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거였지.
눈이 까뒤집히는 열정적인 사랑은 아니었지만, 나란 남자 원체 이성적이고 시크한 남자였으니까.


그런 나에게 사랑의 정의를 바꾼 그녀가 나타났음.

 

 

때는 몇년도인지는 까먹었지만 어쨌든 20대 초반 여름이었다고 기억함.

 

 


당시 난 대학교를 1년만 다녀두고 학비 감당이 도저히 안되서 휴학하고 일을 하고 있던 참이었음.

그때만 해도 지금 같이 코코아톡을 쓰던 시대가 아니라 컴터로 메신저를 쓰는게 일반적이었는데
지금이야 다들 네이트온 쓰겠지만 그때만 해도 엊그제 서비스가 종료된 MSN도 많이들 썼었슴.

갑자기 누군가로부터 친추가 되더니 메시지가 날아왔음.
그것이 이 이야기의 시작.
두둥.

 


 - hi?


뭐 이런 시작이었을 거임.
상대는 외쿡인이었는데, 내가 모 사이트에 뭔가를 써놓은 걸 보고 아이디를 추가해

대화를 시도한 것이었음. (디테일을 묻진 마삼. 기억 안나..-_- 십년 전이야..)
예전에 스카이프야 그런 일이 많았는데 그땐 그런걸 쓰던 때도 아니었고
MSN으로 그런 건 또 처음이라 신기 했음.

한국에 관심이 많아서 한국인 친구를 만들고 싶어서 대화를 시도한 것이라고 했음.
영어를 잘하는 건 아니었지만 어차피 그쪽도 영어가 모국어인 나라가 아니라 적당적당히 대화가 통했음.
갸를 통해 걔 주변에 비슷비슷한 친구들을 초대해서 대화하게 되고 친구되고 뭐 그렇게 됬음.
나도 대화를 통해 영어를 쓰고 느는게 신나서 꽤 재미졌었음.

 


그러다가 그녀를 소개받았음.

 

그녀는 한국인 남자친구도 있어서 한국에 관심이 많다고 했음.
처음엔 그녀도 남친이 있고, 나도 여친이 있던 상황이라 그냥 친구로써 대화할 뿐이었음.

대화의 내용은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상당 부분 그녀의 남자친구에 대한 내용이었음.
내가 사는 곳과는 꽤 먼 지방에 살고 있던 남자였는데 알고보니 약혼자라고 했음.
그 남자가 점점 더 자기에게 소홀해 지는데 그녀는 그게 한국에서는 당연한 상황인지
궁금해 했음. (근데 들으면 들을수록 걍 나쁜 남자 같았음)
그녀는 그 남자가 점점 멀어져가서 굉장히 우울해 했음.

 

근데 시간이 가면 갈수록 서로 대화가 무지 많아지고 잘 맞는다는 걸 느낌.
되지도 않는 영어를 가지고 대화를 하는데도 너무 즐거운 것임.

그렇다고 그때만해도 그게 사랑은 아니었음.

 

 

 

 

어쨌거나 대화창이 점점 길어져 가던 어느날 이었음.

 

 

- 뚜그당 (MSN 알림음)

 

그녀 - 나 알바 두개 더 시작했어.

 

난 조금 걱정이 됬음. 사실 그녀가 몸이 좀.. 아니 굉장히 많이 안좋음.
정확하게 Cancer라는 단어는 아니었는데 기억은 안나지만
병명은 간암이라고 했고 항상 피곤해 하던 여자임.

 

나    - 너 괜찮아? 갑자기 왜?
그녀 - 집에서 원조가 끊겼어, 부모님이 카드를 없애버리셔서.
나    - 뭔 일 있어?
그녀 - 사실 너 좋아하게 되서, 약혼자에게 헤어지자고 말했어.
나    - 에엑;;?
그녀 - 약혼 까지 해놓고 다른 남자 만난다고 부모님이 엄청 화내시고 카드 뺏으셔서 일 늘린거야.


헐!

허걱
정말 깜짝 놀랬음.
사실 약간씩 나에게 마음을 표현하긴 했는데, 각자 언어가 다르다보니 그냥 친구로써
하는 말이라고 생각했었음.

심장이 쿵쾅쿵쾅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음.

 

 

이 글을 보는 뭇 남자라면 짐작했겠지만..


그녀는 예뻤다. (진지하므로 궁서체)


게다가 똑똑했음.
나이가 나와 비슷했는데 의대에 다니고 있었고, 학비를 위해 아르바이트로 모델을 뛸 정도였음.
그렇다고 슈퍼모델 급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학교 모델 정도는 될 수준이라고 보면 됨. 예쁘장..

몸매도 완전 내취향... 하악하악...
난 살짝 살집있고 통통한 여자를 좋아했는데 그녀가 딱 그랬음.
가끔 화상채팅으로 헤드셋 끼고 대화를 하곤 했는데
딱딱 끊기는 티미~한 캠 동영상 너머로 약간 까무잡잡한 그녀가 웃으면
반질반질한 그 볼이 너무너무 귀엽고 예쁜 거임.
(처음엔 별 생각 안했는데 좋아하게 된 이후로는 볼 수록 너무 예뻤음)


한편 상대 약혼자는 솔직히 조금.. 아주 조금.. 나보다 잘 생겼고, (크흠)
나보다 나이도 많고 이미 직장도 자리를 잡은 남자였음.
자세한 이야긴 하지 않았지만 눈치로 봐서는 집안도 좋은 남자인 것 같았음.

집이 어려워서 한푼 지원도 못 받아 휴학하고 100만원 남짓한 돈을 벌고 있던 나와는
여자로서는 솔직히 비교하기 어려울만큼 매력적이었을거라 짐작함.

 

 

 

그렇게 예쁘고 똑똑한 그녀가,
집안 원조도 끊기고, 잘난 약혼자도 버리면서 나를 좋아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반하지 않을 수 있었겠음.

다른 무엇보다도 불리한 점 유리한 점을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그저 마음 가는대로 아.무. 조.건. 없.이. 나를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그녀의 모습이
솔직히 충격적이었음.

 

 

그건 표현하자면 아무런 향도 나지 않은 순수하게 달콤한 솜사탕의 맛과 같은 것.

 


나는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음.

 

 

 

그러자 알게 되었음.
내가 여태 여자친구를 만나오며 느낀 감정은 사랑이 아니었다는 걸.

나는 그걸 느끼자마자 당시 사귀고 있던 여자친구에게 이별을 고했음.
지금 생각해도 정말 미안하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그 전까지 내가 여자친구를 사귀어 온 것은 사랑이 아니라
그냥 다른 친구들보다 좀더 친한 친구에 대한 감정이라고 느낀 이상 더 만날 수가 없었음.

바람을 피웠다고 말할 사람도 있겠지만
그건 그녀와 만나느냐, 만나지 않느냐와 상관없는 것이었음.
돌이켜 생각해보면 어머니 없이 자라며 생긴 비어 있는 마음 속 애정 결핍의 공간을
여친을 사귀는 것을 통해 채워보려고 했던 것 같기도 함.

변명의 여지 없이 정말 전 여친에게는 미안한 짓이었다고 생각함.

 

 

 

 


그녀와는 메신저 화상 채팅을 하며 사랑을 쌓아 나갔음.
보면 볼수록 예쁘고 착하고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벅차게 고마웠음.

 

 

초겨울 무렵, 그녀를 한국으로 초대했음.

비행기 도착 예정시간보다 30분도 더 일찍 공항에 도착해 그녀를 기다리던 날이 기억남.
외모에도 크게 관심이 없던 내가 가진 옷 중 가장 예쁜 옷을 골라 입고
머리도 단정하게 자르고 기다렸음.

 

오면 무엇을 해줄까, 어딜 데려갈까, 무엇을 먹일까...
지금 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제 어디쯤일까? 도착했을까? 짐을 기다리고 있을까?

 

문이 열리고 그녀가 나오는데, 까만 눈과 마주치는 순간
머릿속에 그 많던 생각이 다 사라졌음.

그녀는 곧바로 내게 걸어와 입을 맞췄음.

 

공공장소에서 뭐 애정표현 하면 안되고자시고 아무생각도 안나!!!

 

뭐라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운데..
그냥.. 그랬음.
행복하고..
심장이 가슴이 아니라 귓가에서 두방망이 쳤음.

 

원래 그녀 나라 말로 이런저런 이야기하려고 멘트도 준비해놓고 했었는데

그냥 아무말도 못하고 꼬옥 끌어 안았음.

품안에 그녀가 있다는 것이 말할 수 없이 행복했음.

여태까지 이 품안에 아무것도 없이 빈 채 살아왔다는게 믿겨지지 않을 만큼..


그렇게 와서 한 한달에서 한달 반 정도를 있다가 갔음.

그동안 제주도도 가고, 놀이동산도 가고, 동물원도 가고..

테디베어 박물관에 가서는 예쁜 커플 곰인형을 샀음

하나는 파란 리본, 하나는 분홍 리본이 묶여 있는 테디베어에

우리는 서로의 이름을 붙였음.

자국에 돌아가서도 서로의 이름을 부르자고.

 


 

여느 연인들이 가는, 하는 모든 것들을 다 했음.

 

회사 옆 자취방에서 혼자 살고 있던 나는 퇴근 후에 집에 불이 켜져 있고
비록 맛은 괴상하지만 나름 김치 볶음밥 등 저녁을 차리고 기다리고 있는 그녀를 정말
너무나 사랑하게 되었음.

 

사람이 가족을 이루고 살아가는 이유가 이런 거라는걸 알았음.

어릴 적에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아 외롭게 자랐던 내게

그녀와 함께한 한달여는 처음으로 결혼이라는 것, 가족이라는 것에 대한

로망을 갖게 해준 시간이었음.

 

 

 

 

그리고..

 

에..

 

ㅎㅎㅎㅎㅎㅎㅎ

 

 

 

그간 사귄 여자친구들과는 한번도 해본 적 없던 사랑의 행위도 그녀와 처음으로 나누었음.
일부러 안하겠다 다짐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전 여친은 교회에서 만난 사람이라 혼전순결주의였고
나도 그다지 꼭 하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의도하지 않았는데
그녀의 주도로 처음으로 하게 됨.

솔직히, 내가 너무 서툴러서 그리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지는 않음. 부..부끄러운 기억임.

디테일은 생략.

판춘문예에 이런거 쓰면 안된다는거 알긴 하는데 뒤의 전개상 어쩔수 없는거라..

운영자님 이해부탁드림요~음흉

 

 

 

 

 


약 한달 반 정도 같이 있다 돌아갔는데 그녀는 항상 저녁을 먹고 약을 먹어야 했음.

 

 

아까 잠깐 언급 했는데, 그녀에게는 심각한 지병이 있었음.
치료나 상태에 따라 수명이 짧으면 1~2년 내에 죽을 수도 있는 병이었음.
그것 때문에 꾸준히 약을 먹고 있었던 것임.

캠으로 볼 때는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직접 만나보니 정말 몸이 안좋은 것 같다고

생각이 들 만큼 얼굴이 안되 보였음.

 

다른 사람들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지만
나에겐 그것이 짧은 시간 내에 모든 것을 다 이루고 표현해야 하는 시간이었음.

사랑하는 여자가 죽어간다는 것은.

거기에 우리는 원거리 연애를 하고 있었고 얼굴 맞대며 대화하는 이 시간이

얼마 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 너무나 마음이 아팠음.

 

그래서 마음이 급했음.

하루 빨리 그녀와 결혼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방법을 찾기 시작함.

 

짐작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 때 나는 군대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였음.
몇몇 사정 때문에 현역으로 안가고 방산에서 근무 하고 있던 상황이라
바로 무언가 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음.

대신 여기저기 알아보기 시작함.

 

일단 계획을 세우길,

1. 자퇴를 하고,
2. 다국적 기업에 입사해서
3. 그녀의 나라로 발령을 받는다.

 

 

...........참, 꿈도 야무진 젊은 시절의 나로다. 음흉

 

사실 어이없게도, 그 꿍꿍이를 꾸미고 있던 시절, 그녀와는 사귀자는 말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고
(따라서 우리는 몇일 사귀었는지 기념일도 없음...)
그녀는 약혼자와도 정리가 다 되어 있지 않았으며 울 아부지도 내가 누구와
사귀는 지도 모르고 있던 상황이었음.

 


당시 그녀에게만 포옥 빠져 있던 나는 다른 친구들에게도 이런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았는데
그나마 한 친구에게는 그럭저럭 이야길 많이 했었음.

 

본인 - 나 자퇴하고 oo갈라고. (oo <- 그녀 나라)
친구 - ...뭐래 진담이냐?
본인 - ㅇㅇ.
친구 - 있지 땡땡아. 잘 생각해봐.
       모델 할만큼 예쁘고, 의사 할만큼 똑똑한데, 암에 걸려서 죽어가는 가련한 애가 여친이랬지?
본인 - ㅇㅇ
친구 - 그 여친 약혼자도 있고 집에서 반대도 극심한데 너랑 만난다고 지금 그러는거랬지?
본인 - ㅇㅇ
친구 - 님하;;...니 보기엔 어디로봐도 막장 아침드라마로 보이지 않냐???
본인 - 그런 이야기 많이 듣는다.

 

친구는 한참동안 침묵하더니 말을 이었음.

 

친구 - 다 좋은데, 학교는 졸업하고 가라. 아님 그냥 일단 휴학상태로 뭘 하던가.
       나중가서 맘 바뀌어도 그건 철회 안되잖아. 졸업하고 가도 되는 걸 왜케 맘이 급해?

 

 

나~중에 그 친구가 이야기 하길, 그런 이야기 많이 듣는 다는 말을 하면서도

그녀를 믿는다고 말하는 내가 불안해 보이면서도 참 안타까웠다고 했음.

말릴 사람은 많을 테니 자긴 응원은 못해도 힘내라고 해주고 싶었다고 함.

그 친구는 더이상 여친 이상하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음.

 

 


그 친구에겐 이야기 하지 않았지만 나는 맘이 급한 이유가 하나 더 있었음.
자기 나라에 돌아간 여친이 임신한 것 같다는 이야길 했기 때문임.

아기?!!!

내가 아빠가 된다고?

조금 불안하고 떨리는 마음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흥분과 기대가 더 컸음.

아, 정말 잘해야지.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어야지.

정말 예쁜 가정을 꾸리고 싶다 하는 마음으로 심장이 가득 찼음.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그 나라는 더 엄격한 낙태 금지국이라 곤란해 했음.

그녀는 낙태를 생각하는 것 같았지만, 난 내가 책임지겠다고 걱정말라고 했음.

 

 

 

불행인지 다행인지 몇 주 후에 임신이 아니었다는게 확인이 되었음.

나는 조금 실망했지만 그래도 여친이 다행스러워 하는 모습에

그걸로 좋다고 생각했음.

생기지도 않은 아이보다 당연히 여친의 마음이 소중했으니까.

 

 

 

 

 

그런데 이 때 부터 였음.. 뭔가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하는 조짐은...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