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있어 행복합니다

아몬드2013.03.18
조회2,842

너무 추운 겨울을 보내서인지 이제 한낮의 날씨가 더 따뜻하게 느껴지네요.

 

맑은 하늘에서 마구 쏟아져내리는 햇빛 한 줌 받아서 어디론가 훌쩍 떠났으면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당신과 나의 만남은 그랬습니다. 

 

태백... 그곳에서... 우리가 나고 자란 그 고향에서였지요....

 

웃마을에 사는 당신... 아랫마을에 사는 저....

 

어렸을적부터 예배당에서 늘 보고 지낸 당신과 나....

 

전 겨우 중학교만을 졸업하고서 인근 탄광에서 경리일을 보게 되었습니다.

 

당신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원주에서 일을 하게 되었구요....

 

당신이 처음 월급을 받아 집에 오던날.....

 

당신의 부모님께 드릴 술과 함께 저에게 할말이 있다며 불러냈었지요...

 

그날이 아마도 발렌타인데이였었을 겁니다......

 

발렌타인데이가 여자가 남자에게 쵸코렛을 주는 날이기는 하지만....

 

누가 먼저든 사랑을 고백하는 것에 더 의미가 있다면서..

 

당신은 나의 손을 무작정 잡고 시내로 나갔습니다...

 

그리고 ...... 스낵집에 들어가 비빔밥을 사주시고는.... 영화를 보았고....

 

어둑어둑해진 저녁..... 나의 손을 당신의 팔에 당겨 넣으며......

 

쵸코렛 한 줌을 사주셨지요.....

 

카페에서...... 오랫동안 생각해 왔지만... 나의 베필은 너뿐이라며.....

 

내게 사랑 고백을 하셨습니다.

 

한동네에서 나고 자라다 보니 서로의 집안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지냈던 당신과 나....

 

당신의 아버지가 그러했듯 우리 아버지 역시 허구헌 날..... 술로 배를 채우며.....

 

가족들을 못살게 구는..... 때로는 집안 살림을 때려 부수고....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나이에 비해 십년은 더 족히 늙어 보이는 엄마의 얼굴 가득 꽃핀 주름살을 바라보며

 

서러운 눈물을 또 한번 흘렸었지요...

 

없는 집 맏이로 태어났던 저는..

 

중학교만을 졸업한 것도 감사하며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사회에 뛰어 들어야 했습니다.

 

당신 또한 마찬가지였구요....

 

어쩌면 컴플렉스였는지도 모릅니다....

 

대인기피증이었을수도 있구요.....

 

당신 또한 마찬가지였겠지요....

 

그래서... 너무 쉽게 당신의 청혼을 받아들였는지도 모릅니다.......

 

당신이 원주에서 서울로 일자리를 옮기고서 넉달쯤 지난 뒤...

 

저 또한 무작정 상경하여 공단에서 미싱사로 일하며 서로를 의지하면서 돈을 모았지요.

 

당신이나 나나.... 한달 받은 급료의 절반 이상을 각각의 집에 보내고....

 

나머지 돈으로 알뜰하게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동거라는 단어가 전혀 어색하지 않았던 것은 당신과 나.....

 

너무 잘 아는 사이였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예배당에서 여름 수련회를 가면 큰 방에서 함께 밤을 보내기 일쑤였고

 

그 모든 일련의 과정에서 서로의 장단점을 파악했는지도 모르지요.....

 

그처럼 열심히 살았던 당신.... 몇 해전 큰 사고를 당해었지요..

 

그러나 전 당신을 포기할수가 없었습니다...

  

그때의 현실을 회피한다면 저는 아마도 천벌을 받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렸을적부터 나의 삶이란 내게 주어진 삶이란 글자는 고단함을 동반한 그것이었기에.

 

당신의 병마로 힘겨워하시는 모습이나 경제적 여려움도..

 

모두 내가 짊어지고 나가야 할 운명의 화신으로밖에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당시에게 기적이 일어났던 것이지요.....

 

이제는 목발을 떼고도 어느 정도는 걸음을 걸을 수 있으니 말이죠....

 

전 말이죠....... 당신을 믿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누가 뭐래도 당시은 내 평생의 동반자이며 나의 등불이며 나의 반려자인 것입니다.....

 

올 여름쯤이면 정상인처럼 자유로워져 있을 당신의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지금에 처한 현실이 암울하다고 생각하면 한없이 그렇겠지만......

 

또 위기가 기회일수도 있는 거니까요.......

 

힘겨워 하지 마세요.......

 

그리고 부담스러워 하지 마세요.....

 

눈물을 보이지 말아 주십시요.....

 

내게..... 미안하다는 말....... 이제 더 이상은 싫습니다......

 

어두운 터널 속에서 헤매고 있을때.... 내게 손을 내밀어준 당신........

 

그 당신의 손길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니까요......

 

당신이나 나나 사십대인 것은 분명하나..

 

당신과 내가 걸어온 길은 오십 아니 그 이상의 것이었을 겁니다......

 

그렇지만 절망을 꿈꾸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 것이고..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기대하며

 

희망이라는 글자 하나 가슴 속에 아로새길수 있으니까 말이죠......

 

늘 반찬이 부실해서 미안합니다.....

 

그러나 불평 한번 하지 않는 당신..........

 

당신이 있어 행복합니다......

 

그리고 삶의 의미를 다시한번 깨닫게 됩니다.........^^

댓글 132

처음처럼오래 전

Best늘 힘이 되는 아내가 있다는거 소중한것이죠

플라워정미오래 전

Best정말 행복한 부부예요!!

솜사탕오래 전

Best좋은일들 행복한일들 많을 거예요 힘내세요 ㅠ.ㅠ

상큼이오래 전

더 사랑하고 행복햇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정현오래 전

어려움이 곧 추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힘을 내셨으면 합니다.모든일 잘 될거예요

나의전성시대오래 전

가슴 한편이 싸~~한데요..힘내시라는 말씀 드리고 싶답니다~

스잔오래 전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지네요~

ysysjin오래 전

님의 쓴 글에서 그 마음에 담긴 느낌이란 것을 잘 알거 같아요.

몰러알수가없어오래 전

소중한 사랑 너무 멋져요

내안에희망오래 전

글속에 믿음이 여실히 잘 나타나 있네요

경아럽오래 전

감동이 물밀듯이 밀려오네요 흑~~

초코송송오래 전

앞으로도 행복 가득하시길 바래요@@ 응원합니다

청춘일기오래 전

어려움 털고 밝고 맑은 웃음속에 행복이 함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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