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런거 있잖아요, 딱 봤는데 숨이 헉 하고 멈추는 것 같은.

초코2013.03.22
조회1,329
그때가 중학교 입학하고 반이 나뉘어서 첫 등교 하던 날.
중학교 입학 전만 해도,
동네 사진관이랑 동네 치킨집 등등, 동네 브랜드 간판 많이 달린, 그닥 시골은 아니었지만 그렇고 그런 보통 마을에서 보통 사람들인 철수 영희 영자 말자 등등과 함께 초등학교를 다니다 보니,
이성과 동성의 구분보다는 하교길 뒷산에 있던 개구리 올챙이 메뚜기 같은 각종 생물들 구분 짓기에 더욱 열정을 불태 웠던 비포 더 사춘기 시절에 충실 했던고로,
여자가 뭔지, 사랑이 뭔지, 가슴 저린 아픔이 뭔지, 당연히 몰랐던 때였다.
그런 나에게, 
버스를 타고 산을 넘어 30분이나 걸려야 나타나는 세련된 도시 한 가운데에 우뚝 하고 서 있던 남녀 공학, 그것도 남녀 합반의 위엄을 자랑했던 **중학교 란 존재는,
마치 '너에 사춘기는 내가 책임져 줄께!' 라고 말하는 선녀들의 유혹 같은 것이였다.
그랬다.
급이 달랐던 건지, 선택의 폭이 넓었던 건지, 유혹이 막강했다.
이성의 유혹.
뭐... 
아무튼 그땐 그랬다.
반 배정을 받고 첫 등교 하던 날.
그녀를 만났다.
내 옆에 짝이 되어 앉았던 그녀.
진심 숨이 멈췄었다.
그닥 예쁘지도 않았고, 그닥 몸매가 좋지도 않았다.
근데 웃는게 예뻤고, 목소리가 밝고 명랑했다.
'젠장...' 
그때 처음 생각했다.
우린 전생에 연인이였을지도 모른다고.
근데 또 생각했다.
아마도 나 때문에 헤어졌을지도 모른다고.
(나 이래봐도 키크고 잘생겼다는 소리 많이 듣는 남자 사람이였음. 절대 자기 자랑 맞음. 근데, 순진해서 여자 앞에서는 완젼 조용해짐. 그때 그녀는 성격이 완전 활기 찼다는. 남자들하고도 잘 지내고, 갈수록 인기 짱이 되어 감. 아 놔... ㅠㅠ)
사춘기가 시작되고 이성에 눈을 떠 처음으로 만난 내 첫사랑을 일년동안 혼자 앓는 짝사랑으로 보냈던 나.
소풍, 운동회, 합창대회 등등 몇번에 이벤트에서 그 아이와 사귈 수 있었던 기회가 여러번 있었지만, 일학년이 다 끝나 갈 동안에도 난 그 아이에게 좋아한다는 말 한마디 못하고, 되려 좋아하는 거 들킬까봐 티 안내려고 매일 매일 발악하며 버텼다능. ㅠㅠ
'내가 미쳤지'
그 아이를 볼때 마다 숨이 멈추고, 안보이면 환하게 웃는 얼굴이 계속 떠오르는데, 다음날 만나면 아무렇지 않게 점잖 빼고 하루를 함께 보내는 성인군자 같은 생활을 했다는 것은...
하,지,만,
나의 첫사랑은 드라마 막장 같은 스토리로 끝이 나 버렸다.
겨울 방학을 하루 앞둔 마지막 수업날. 
그녀는 떠났다. 
서울로. 
그 아이가 손수 오려 만든 크리스마스 카드 한장만 내 신발장 안에 하나 남기고 말이다.
...
'겨울눈처럼 차가운 너였지만 널 좋아했어' 
...
세월이 흘러 그 아인 자신을 너무 너무 사랑하는 어느 멋진 남자와 결혼을 했고 정말로 이쁘고 총명하게 생긴 딸 아이를 낳았다.
내가 미니 홈피를 시작하게 된 것도 그 아이 때문이였고, 내가 미니 홈피를 지워버린 것도 그 아이 때문이였다.
...
'현생에서 이뤄지지 못했으니, 다음 생을 기약 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땐 내가 너에게 먼저 고백할께. 
첫눈에 내 숨을 멈추게 한 여자는 너 말곤 아무도 없었으니깐.
하지만, 
그때도 지금처럼 된다 해도 난 괜찮을 것 같기도 해.
왜냐고?
지금에 넌 너무나 행복해 보이니까.'
....
아마도 우린 이런 식으로 늘 똑같은 전생을 반복해 왔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