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지도 못하겠고 이 남자와 결혼을 해야 하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하싫다정말2013.03.23
조회2,153

 

선 봤습니다.

결혼을 전제로.

오빠는 34살. 저는 30입니다.

저는 전문대 나와서 대기업도 아닌

그냥 작은 곳에 취직했다가

사장이 사기치고 도망쳐서 월급 떼먹힌 적도 있고

마찬가지로 작은 규모의 건설회사 들어갔다가 3개월 내내 일이 없어서

진짜 한달동안 5시간?????????????????(그정도 했으면 많이 했을거예요) 겨우 했고

그렇다고 맘이 편했으면 말을 안하죠

상사는 더럽게 눈치 주고 있고

대리는 전무 아들에 지들끼리 짝짜궁하고 있고

하... 참다 참다 결국 때려치고 다른데 갔죠.

다른데 갔더니 거기 사장은 완전 더 가관이더라구요.

얘기를 하자니 끝이 없네요.

어째든 옆에서 엄마가 보기에도 속이 터졌는지

결혼이나 하라고 덜컥 선자리를  주선하더라구요.

저희집도 그리 잘사는 집이 아니니 남자 집도 당연 고만고만한 집이었습니다.

오빠는 일단 4년제 다니다 중간에 편입을 하고 군대 갔다오고 뭐하고 해서 29에 대학을 졸업을 했구요.

그렇게 크지도 않지만 작지도 않은 곳에서 어느정도 월급 받으며 다니고 있었습니다.

저 만날때까지는 쓰러져 가는 중고차를 끌고 다녔나 보더라구요.

이제 어느 정도 기반도 잡았고 모아논 돈도 있고 해서

저 만나기 3개월 전에 그 모아논 돈으로 그 잘난 새차 하나 뽑으셨습니다.

돈은 돈대로 쓰고 덜 메꿔진 돈은 할부로 돌렸나본데

다니던 직장 짤리기 전까진 아무 문제 없었죠.

처음 사귈 땐 여느 커플 처럼 달달하고 깨볶고

자기는 지금까지 제대로 연애 한번 못해봤다고 짧게만 몇번 연애한게 다고

저랑 만나기 전에 4년동안의 공백이 있었다며 결혼을 전제로 만나는 만큼

저한테 정말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하더라구요.

그런 마인드였기에 초반엔 얼마나 달달했겠어요. 

하지만 얼마 못가더라구요.

오빠는 일단 개인주의입니다.

타인과의 교류를 그다지 즐기는 편이 아니예요.

자기일은 자기일이고 남의 일은 남의 일입니다.

남일엔 무관심. 신경도 안쓰죠.

그와 반대로 저는 좋게 말하면 사교성이 좋고 나쁘게 말하면 오지랖이 넓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애정결핍이 있어요. 항상 옆에 사람이 있어야 하죠.

그게 성격인지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를 여의고 남동생만 편애하는 엄마 때문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여튼 정반대의 둘이 만나 사랑의 힘으로 어느정도 까지는 잘 맞춰가며 만났는데

두달 전 회사에서 오빠를 잘랐습니다.

정확히 잘랐다기 보다는 연봉협상 때 연봉을 깍겠다 하더라구요.

그 이상은 못 주겠다. 그 연봉을 줄테니 다닐테면 다녀라.

권고사직이나 다름없죠.

결국 오빠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으로 사직서를 내고 퇴직금을 받고

실업급여를 신청하며 차 할부금에 대한 걱정과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회사를 나왔습니다.

그 전까지도 참 자주 싸우던 저희였는데 오빠가 실직하고 난 뒤

오빠의 예민함은 극도로 치닫았어요.

우리는 너무 자주보고 돈도 너무 많이 쓴다. (커플통장에 서로 20씩 넣고 썼었어요)

가끔 보고 돈도 줄이자.

네. 당연히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돈을 줄이자가 아니라 거의 쓰지 말자 더군요.

돈이야 제가 내면 되니까 되겠지 싶었어요.

그것도 안된대요.

가급적이면 2만원도 안쓸수 있으면 쓰지말자는데

상황이 이해는 가는데 서운하더라구요...........

한겨울에 밖에서 데이트 할 수도 없는거고 서로 부모님 집에 살고 있고

차라리 내가 쓰겠다는데 그거도 안된다니요.

그럼 보지 말자는 건가요?

그리고 오빠가 연애초기에는 제 카톡에 목숨을 걸었거든요.

어느 순간 많이 시들해지더군요.......

저보고 저는 카톡을 너무 실시간으로 한답니다.

자기는 저 만나기 전에는 카톡도 잘 안했는데 저 만나고 폰을 붙잡고 산다는군요.

줄이자는 건지.. 그 말 듣고 웬만하면 줄이려 노력했습니다.

소홀해져 간다는 게 이런건가 싶었습니다.

그리고 진짜 싫은 것.

오빠는 오래된 친구들도 있고 주위에 사람이 없는 건 아니지만

잘 안만납니다.

친구가 우선이고 친구에게 목숨걸고 그런 것 절대 없습니다.  

그건 맘에 듭니다.

대신 게임을 합니다.

아이온인가요?

저 만나기 전엔 주말에 집에 있을 때 했던 모양이고

저 만나고나서는 저 만나느라 잘 안했습니다.

그런데 실직하고 나서는 다시 게임을 하더라구요.

일주일에 한 두번?

겜방 가서 밤 늦게까지 있습니다.

그래 오빠도 스트레스 풀어야지 꼴보기 싫었지만 이해하려 했습니다.

사는 낛이라곤 차와 컴퓨터라는데 이해해야지요.

하지만 정말 게임을 할 때는 아예 연락에 소홀해지더군요.

아 너무 섭섭하고 답답하고.

그것말고도 이것저것 다 참다참다 결국 감정이 펑~!! 했습니다.

헤어지자 했어요.

여기다 일일히 적진 않았지만 오빠의 무심함에 많이 싸우고 많이 울었거든요.

오빠가 고치겠다 했습니다.

피시방 가게되면 12시 이전엔 꼭 집에 가고 그 후부터는 잘 안가긴 했습니다.

그리고 이건 명백히 성격차이에서 오는 거라는 걸 저도 잘 알지만

오빠는 잠깐 잠깐 보고 싶어합니다.

잠깐 집 앞에 와서 얼굴 보고 싶어하고,

제가 도서관에 있다고 치면 도서관와서 얼굴 보고 가고,

저번에는 집에 있는데 면접 보고 오는 길이라고

잠깐 보자고 하더군요.

둘다 공백이고 시간도 밥 먹을 시간이라 내심 기대했었습니다.

밥 먹고 들어가자 하진 않을지.

와서 차안에서 얘기만 합니다.

제 배에선 계속 꼬르륵 소리가 났고 참다못한 제가 햄버거 먹으러 가자고 했습니다.

밥도 먹고 싶고 커피도 먹고 싶은데

그렇게 다 먹기엔 돈이 많이 드니 롯데리아가면  2000원짜리 커피와 햄버거를 먹으면

둘다 먹을 수 있고 돈이 절약 될테니까요.

아니나 다를까.

잠시 생각하더군요.

내키지 않다는 표정.

서운한 제가 이상한 겁니까??????????????????

기분 나쁜 제가 이상한거예요????????????????

연인과의 잠자리 문제도 항상 제가 얘기합니다.

초반에는 많이 불타올랐죠.

이제는 가고 싶지 않나봐요.

먼저 얘기를 하는 적이 없네요.

잠자리에 환장한건 아니지만 좋아하는 사람과 같이 살 맞대고 싶은 건 당연한거 아닌가요?

원래 자기는 성욕이 그리 크지 않다고 하는데 일주일 전 일입니다.

오빠는 그 일주일 전 주에 취직을 했구요.

어찌어찌 연봉 맞추고 대리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근데 회사가 일주일에 3번 야근은 기본이고 당분간 토요일에도 특근이 계속 있나봐요.

일을 하는건 상관없는데 생각보다 연봉은 적고 일 더한다고 월급을 더 주는 것도 아니고

오빠네 아버님은 작은데 들어갔다고 뭐라 하시고 나름대로 스트레스를 받나봐요.

그런 오빠를 위해 토요일날 새벽에 일어나 부랴부랴 샌드위치를 쌌습니다.

감자 계란 삶고 으깨고 당근 데치고 햄 자르고 등등 예쁘게 용기에 담아서

회사에서 간식으로 먹으라고 커피랑 준비해서 오빠 출근시간에 만났지요.

몇개 먹으면서 고맙다고, 맛있다고.

그러면서 저녁에 동창 모임있는데 술 마시러 가도 되냐고 했더니

내키지 않아 하더라구요.

저도 차라리 오빠랑 같이 있는게 나을까 싶어서 그럼 오빠가 나랑 놀아줄래?

이랬더니 웃으면서 바로 싫답니다.

제가 싫어? 이랬더니 싫대요. 진짜 싫어? 이랬더니 아니라고 뭐할까? 이러는데

오랜만에 같이 있자고 했습니다. 잠자리요.

그랬더니 표정....... 하............

서운함이 북받쳐 오르더라구요.

얘기는 흐지부지 되고 출근한다고 오빠는 가고

서운한 맘을 감출 수 없어서 카톡으로 얘기 했습니다.

 

' 오빠같이 바쁘고 피곤해서 잠깐잠깐 보길 원하는 연애를 원하는 여자는 아무도 없어.

아니 오빠같은 여자나 일에 빠진 여자는 가능하겠다.

근데 난 그런 여자가 아니니까 오빠 성향에 맞춰주기가 힘들다. 그리고

상식적으로 안봐도 될뻔 했어. 안보는게 더 나았어. 이라는 소리가 가당키나 해?

어떻게 그런 소리 듣고도 아무 맘이 안들어? (그 전 주말에 이런저런 사정으로 제가 슬럼프와

우울증에 빠져서 집에서 하루종일 울었었거든요. 그런데 오빠는 진짜 오랜만에 군대 모임 있다고

다른 지방으로 가서 내내 술마시고 다음날 그 피곤한 몸을 이끌고 저 보러 왔습니다.

술 냄새 폴폴에 피곤에 미쳐하더라구요.. 솔직히 기분 별로였습니다.

오랜만에 군대모임이라 하니까 나 힘들고 우울해. 속상하니까 같이 있어줘. 라는 소리 할수도 없었지만

와서도 고작 그 짧은 시간에 차라리 피곤해 죽겠다고 하질 말지 아니 차라리 오지나 말지.

저 위한다고 와가지고 저는 기분만 더 별로고 그래서 제가 장난으로 안봐도 될뻔했다고 했습니다.)

나 같으면 듣자마자 자존심 상하고 어처구니가 없어서 그자리서 따졌어.

날 뭘로 보냐고. 그따위로 생각하냐고.

그리고 동창 모임 남자가 껴있어서 가지 말라 그래놓고 놀아달라니까? 싫어?

그렇게 피곤하고 바쁜데 연애는 뭐하러해?

그냥 옆에 있고 결혼해서 자기 자식 낳아달라고 하는거야?'

 

라고 보냈고 오빠는 저한테 말 험하게 한다고

하루에 열두시간 반씩 일하는 사람한테 것도 일 시작 이제해서

정신없이 일 배우는 사람한테 토요일도 출근해서 일하는 사람한테 놀자는데

내용이 잠자리냐 한마디 합니다.

 

하.. 일 안할 땐 여유없고 돈 없어서 못 놀고

일 시작하고는 바쁘고 피곤해서 안된답니까?

저는 일 안하나요?

물론 힘든거 이해합니다.

근데 제가 10대 철없는 애마냥 떼를 썼나요?

다섯시에 일 끝나고 그 후에 저랑 모텔 가는 것도 힘든가요?

그 다음날 일요일날 일찍 들어가 쉴수도 있는거 아닌가요?

제가 너무 속좁은 마음에 그런건가요?

여자분들은 아시잖아요.

꼭 잠자리가 목적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있고 싶은 것을요.

 

그래도 오빠는 제가 그동안 서운한거 얘기하고 싫은거 얘기하면 고치려 하고 노력해주었습니다.

그건 인정해요.

제가 적은 이 내용들도 성격차이라는 건 알아요.

근데 제 성격이 오지랖이라 이 내용들이 섭섭하고 서운한건가요? 

 

오빠랑 사귀는게 왜 이렇게 힘든건지 모르겠습니다.

연애때도 이렇게 절 힘들게 하는데 결혼을 하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거 같아

너무 걱정됩니다............

결혼하신 선배님들 차라리 헤어져야 옳은 걸까요?

제 나이도 벌써 30입니다..

이제 또 누굴 만나야 하나요.........

방탈이면 죄송합니다.............답답한 마음에 두서없이 글을 써내려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