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거나 기묘하거나 18

미녀2013.04.02
조회2,118

룰루-

안녕하세요!!

이어지기판 저두하고싶어요 ㅠㅠ 근데 아무리찾아봐도 어떡해 하는지모르겠어여 ㅠㅠ

판님들이 알려주세여 ㅠㅠㅠㅠㅠㅠㅠㅠ

글은 어디서찾냐구용? 공포사이트들을 찾아다녀용!!

오늘의 이야기 스타트해볼께여~

이어지기판할주아시는분 댓글좀 달아주세여 저도 계속찾아볼께여

 

 

- 두남녀의 비밀 [프롤로그]

 

내나이 열일곱에 아빠라는 이름의 짐승만도 못한 새끼한테 성폭행을 당했다.

엄마가 떠나버리고 정확히 3일이란 시간이 흐른뒤에 겪은 일이었다.

사업실패로 좌절한 나머지 술에 빠져살던 이새끼는 엄마와 내게 아무런 도움도 아니, 도움은 커녕 하루하루 공포에 떨며 지내게 만들었다.
힘겹게 하루종일 식당에서 뼈빠지게 일해서 벌어온 그 피같은 돈을 이 미친새끼는 너무나 당연하단 듯 강탈해갔고 그마저 도박장에서 전부 잃고 오는날이면 엄마와 난 개처럼 맞기 일쑤였다.
하루라도 온몸에 멍이 가실날이 없었고 정말 죽여버리고도 싶었지만 날 감싸안고 '수정아 괜찮아 엄마가 지켜줄께' 라며 미소짓던 엄마의 모습을 볼때마다 그런 마음을 애써 누를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렇게 유일한 하나의 끈이었던 엄마마져도 날 버리고 떠나버렸을땐 그 절망감은 이루 말할수 없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그새끼는 내 몸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엄마때문에 참아왔던 분노였기에 망설임이 없었던 난 그새끼를 죽일수 있을것만 같았고 당연히 그래야만 한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그건 내 착각이었고 그 사실을 알게되었을땐 이미 내 몸은 더럽혀질때로 더럽혀져 있었다. 그 앞엔 바지 지퍼를 올리며 쌍욕을하는 그새끼의 모습이 내눈에 맺히며.
그날 이후로 난 모든것을 잃었다. 온몸이 갈기갈기 찢어져 만신창이가 된것처럼 고통스러웠고 삶의 의미조차 사라져 버린것 같았다.

난 눈을 질끈 감는다. 눈물은 나지 않았다. 그냥 '이대로 죽어서 사라질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조용히 읊조릴 뿐이었다.

그리고 오늘, 지금 이순간도 그런 반복되는 일상에 아무런 저항없이 눈을 감는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정적만이 감돌던 방안에 평소완 다른 낮선느낌의 소음이 찾아왔다.


'탁'


'탁' '탁'


뭐지? 그 강아지가 이번엔 또 뭔짓을 꾸미는걸까?
살며시 눈을 뜬 난 방안에 아무도 없음을 어렵지 않게 알수 있었다. 아마 잠이 들었던 모양이었다.


'탁'

'탁'


창문에서 나는 소리였다. 누군가 돌이라도 던지는건가? 정말 여유로운 삶을 사는 모양이네 이런 시덥잖은 장난질이나 칠정도로 평온한걸 보면.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은 나는 창문을 확 열어 젖혔다.


'퍽'


눈이 캄캄해지며 뭔가 번쩍한것도 잠시 왼쪽 눈가에 얼얼한 통증마저 동반되자 난 신경질적으로 소리를 질렀다.


"뭐하는짓이야!"


거기엔 처음보는 낮선 남자가 날 올려다 보고 있었다. 대충 내 또래로 보이는. 남자는 자기가 날린
돌맹이에 내가 맞자 적잖히 당황한듯 아무말도 못하고 있었다.

"........"


"뭐? 너 도데체 뭔데? 남의집 창문에 돌은 왜 던지는건데!?"


"........"




이게 뭔 싸이코같은 짓거리란 말인가. 어이가 없다못해 부아가 치밀어 오르는 순간 이었다.
그러나 얼마안있어 아무말도 없이 날 바라만 보고있는 녀석이 왠지모르게 낮설지가 않게 느껴졌다.
꼭 내가 아는사람? 어떤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다. 기분이 이상하다.

처음 눈이 마주쳤을때 부터였을까? 난 녀석의 눈빛에서 오래전부터 알고있는 감정이 묻어나오는걸 느끼고 있었다.. 그리움이란 차갑고도 외로운 감정이.
나도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져 간다. 갑자기 왜이러지? 생전 처음보는 녀석으로 인해 꼴사납게 이게 뭐란말이야

괜시리 신경질이 난다.
난 일부러 큰소리로 욕짓거리를 내뱉으며 창문을 거세게 닫아버렸다.계속 녀석과 마주하고 있다간 안될것만 같았다. 마치 옷을입고있는데도 알몸을 보여주는것처럼 부끄럽기까지 했기에. 바닥에 쓰러지듯 주저앉았다.

볼을타고 흐르는 낮선 감각이 느껴진다. 뭐지? 이제와서 눈물이란 말이야? 가슴이 너무나 답답하다. 주먹만한 돌멩이가 몸속에 자리잡고 있는것만 같다. 너무 아프다. 지금까지 이런적은 없었는데 이번만큼은 정말 너무 아프다. 그새끼한테 성폭행을 당했을때조차 이렇게 아프진 않았는데 너무나 이상하다.좀전의 이상한 녀석으로 인해 평범한 사람들의 삶이 부러워지기라도 한걸까?
아니면 녀석에게서 익숙한 감정을 느낀 이유에서일까?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아무리 참고 참아도 눈물이 멈추질 않는다.

'도대체 왜!! 왜!!!'

서럽다. 비참하다. 지금의 내 삶이 너무나 초라하다. 언제나 처럼 고개를 떨군다. 그렇지만 오늘은 그 언제나와는 기분이 너무 이질적이다. 눈을 질끈 감아본다. 그리고 머릿속에 한사람의 모습이 떠오른다.

'엄마'

왜일까? 갑자기 날 버리고 간 사람이 떠오르는 이유가. 대체 뭐때문일까? 아직도 난 엄마를 그리워 하고 있던걸까? 인정하기 싫지만 그사람을 떠올리고나니 뭔가 마음이 편해지는것을 느낀다. 따뜻하다.
아무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마치 엄마품속에 있는것만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몸이 점점 나른해진다. 귓가에 너무나도 익숙한 그리고 너무나도 듣고싶던 그사람의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수정아 괜찮아, 엄마가 지켜줄께'

포근하다. 눈을 뜨기 싫다. 이대로 잠이 들면 그사람을 만날수 있을것만 같다.
지금의 현실에서 벗어나 행복했던 과거로 돌아갈수 있을것만 같다.

눈꺼플이 무겁다.

정신이 점점 뿌옇게 흩어진다.






엄마가 너무 보고싶다.
































운이 좋았던걸까? 짐정리를 하다말고 잠깐 나와 담배 한개피를 피고있을무렵 창밖을 내다보는 무심한 눈빛의 그녀를 발견할수 있었다.
뭘 그렇게 뚫어져라 바라보는것인지 문득 궁금해진 나는 그녀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려본다. 그곳엔 쓰레기통을 뒤적거리는 작은 새끼 고양이 한마리가 있었다.

"야아옹"

엄마라도 잃은것인지 그 작디 작은 몸뚱아리로 발버둥치고 있는 모습이 애처로워 보인걸까? 울음소리 조차 구슬프게 느껴지는 순간 이었다.

"야아옹"

내 시선을 느낀탓인지 녀석은 나를 힐끔 쳐다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자리를 벗어났다. 난 괜시리 무안해진 제스쳐를 취하며 다시 그녀에게로 고개를 돌린다.
그러나 야속하게도 그녀는 이미 보이질 않는다. 역시 그녀도 새끼 고양이를 바라보고 있던게 맞은걸까?
난 들고있던 꽁초를 바닥에 비벼 끄고는 집으로 들어간다. 이 동네에 산다는건 알았지만 이렇게 빨리 만나게 될줄은 몰랐다. 그것도 이렇게 가까운 곳이었다니,, 피식 입꼬리가 올라간 난 지갑속 사진 한장을
꺼내 본다. 분위기는 사뭇 달랐지만 사진속엔 분명 좀전의 그녀가 활짝 미소짓고 있었다.

'그래 이번엔 달라'




뉘엿뉘엿 해가 저물어 감에 따라 대지를 덮고있던 땅거미가 점차 모습을 키워가고 있다. 별로 많은 짐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꼬박 8시간이나 걸려버렸다. 옷에 묻은 먼지를 털고 수도꼭지를 돌려
손을 씻는다. 차가운 물에 씻겨내려가는 비눗물이 지친몸을 달래주는것만 같다. 은은한 비누향에 상쾌함을 느끼던 난 옷을 갈아입고는 집을 나섰다.

봄이라곤 해도 아침 저녁으로 일교차가 심한 탓인지 제법 차가운 밤공기가 내 뺨을 스친다.
역시 서울과는 다른 맑은 공기탓일까? 한껏 기분이 들뜬 나는 가벼운 발걸음을 느끼며 콧노래마저 흥얼거렸다. 그렇게 만나고 싶던 그녀를 드디어 보게된다는 설레임 때문이었으리라.
불과 100미터 남짓의 걸어온 거리를 뒤로한채 그녀의 집앞에 선 나는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렸다.

일단은 이사도 왔으니 가벼운 인사로 시작하는게 좋겠지? 내 물음에 수긍이라도 하듯 둔탁한 철문이 경쾌한 소리를 내지른다.

"계세요?"

고요한 적막감이 감도는 가운데 내 목소리만이 허공에 메아리친다. 아무도 없는건가? 다시한번 문을 두드려 본다.

"아무도 안계세요?"

잠시 외출이라도 한 모양일까? 한것 들떳던 얼굴에서 한줄기 실망감이 드리운채 씁쓸한 미소를 짓던 난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채 발걸음을 돌린다. 그런 내 마음을 아는건지 둔탁한 철문이 좀전과는 다른
기이한 소리를 내며 내 뒷덜미를 잡아챘다.

"누구야"

굵은 음성이 귓가에 맴도는것 보다 진한 알콜냄새가 코끝을 찌르는것이 한발 앞섰다. 열린 대문 틈새로 대충 4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의 눈빛과 마주하자 왠지모르게 꺼림직한 기분마저 들기 시작했다.
쾡하게 풀린 눈동자와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에서 좀전의 진한 알콜냄새의 원인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순간이었다.

"아, 안녕하세요. 이번에 새로 이사온 사람인데요"

"그래서?"

"인사라도 드릴겸 해서요."

"알았으니 놓고 가"

"네?"

"이사 왔다며, 뭐 가져온거 아니야?"

"아,,"

"뭐야 빈손이야? 나참, 술맛 떨어지게"

"저기.."

남자는 더 들을 필요도 없다는듯 신경질적으로 문을 쾅 닫아버리고는 들어가 버렸고, 다시 찾아온 고요한 적막만이 나를 다독 거렸다.

'이사람은 누구지?'

닫혀버린 둔탁한 철문이 좀전과 달리 더욱 굳건하게 느껴지는건 나만의 착각일까? 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내일 아침에 다시 올 요량으로 몸을 돌린다.
그녀 혼자일거라고만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보다. 어쩌면 다행인건가? 누군가 그녀를 보살펴주고 있었다는것이니.


"야이 신발.. 가만.. 있어?"


갑자기 안에서 들려온 말소리에 아까완 다른 이유로 돌리던 발걸을 멈춘다. 불현듯 작은 고사리같은 손으로 어머니의 치마자락을 붙잡았던 내 어린시절의 기억이 떠오르며 모든 감각을 마비 시키는것 같다.

"뭐지?"

난 알수없는 힘에 이끌리듯 대문에 귀를 바짝 붙인채 숨을죽였다.


"........"


내가 잘못들은걸까? 얼어붙을것 같은 차가운 대문의 감촉만이 귓바퀴를 감쌀뿐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잘못 들었나?"


그래 이것저것 정리하느라 지칠대로 지친탓인것 같다. 너무 조급할것 없잖아? 내일 다시오면 되는거니까.
난 불이 꺼져있는 그녀의 방으로 짐작되는 창가를 한동안 응시한채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겼다.




따뜻한 햇살이 방안을 환하게 비춰주고 있다. 눈부신 빛에 얼굴을 찌푸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입이 찢어져라 하품을 하던 난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마시곤 식탁위에 있는 꾸러미를 바라보며 만족한 웃음을 띄었다.

생각해보니 빈손으로 인사하러 가는건 좀 아닌것도 같아 새벽에 레시피를 보며 급하게 만든 잡채였다. 무엇보다 그녀에게 내가만든 음식을 먹게 해보고 싶다는 작은 욕심이 생겼던 이유에서 였지만.


만들고 남은 잡채로 아침겸 점심을 해결한 나는 옷을 갈아입고 거울앞에 섰다. 이정도면 제법 괜찮은것 같다. 거울에 비친 모습에 만족한 난 식탁위에 놓여있는 꾸러미를 들고 집을 나선다.




"똑똑똑"


어제와 마찬가지로 둔탁한 철문이 나를 반겼고, 난 망설임 없이 문을 두드린다.


"계세요?"

"........"


아무 대답도 들리지 않는다. 마치 어제로 돌아간것만 같은 느낌이다. 이번엔 정말 어디 외출이라도 한건가 싶다. 타이밍 한번 기가 막히다 정말. 고개를 푹 숙인채 한숨을 내쉰다.


"에휴.. 좀있다 와야되나..?"


자연스럽게 그녀의 방으로 짐작되는 창가로 시선이 향한 난 창문에 비친 실루엣을 확인할수 있었다. 금새 얼굴에 화색이 도는 순간이었다.

'집에 있었구나.'

난 다시한번 문을 두드리기 위해 손을 뻗었고, 둔탁한 철문이 삐걱거리며 열린건 그때였다.

"남의집 앞에서 뭐하는거지?"

어제보다도 더욱 진한 알콜냄새를 풍기며 모습을 드러낸 아저씨를보며 난 멎쩍게 머리를 긁적이며 인사했다.

"아, 안녕하세요"

"뭐야 너 어제 그놈이잖아?"

"아, 그게 그러니까 어제 제대로 인사를 못한것 같아서요. 그리고 이것도."

어떻게 된게 어제 저녁에 봤을때 보다도 훨씬 더 상태가 안좋아 보이는 그에게 난 최대한 밝은 미소를 지으며 음식꾸러미를 건넸다. 그러나 그의 표정은 오히려 더욱 심각하게 구겨지기 시작했다.

"너 이새끼 누구야 도데체 무슨 꿍꿍이야! 그년이 시켰어? 나 살아있나 보고오라고 앙?"

"네..?"

그리곤 알수없는 말을 내뱉고는 돌연 바짝 다가와 내 멱살을 움켜잡았다. 눈이 금방이라도 터질듯 실핏줄이 팽창되며 부푼모습에 흡사 지옥에서온 마귀라도 마주보고 있는것처럼 오금이 저려왔다.
이런게 진짜베기 살기라는것을 어렴풋이나마 느낄수있던 순간이었다. 그는 내귓가에 입을 들이대며 또박또박 속삭였다.

"잘들어 새끼야. 니가 어디사는 놈이건 난 전혀 중요치 않아. 그러니 한번만 더 내 눈에 띄었다간 정말 죽을줄 알아. 알아들어?"

"무..무슨..말을 하시는건지.."

대체 무슨말으 하는것인지 알길이 없었다. 그러나 그런 내 사정따윈 안중에도없다는듯
그는 움켜쥐었던 멱살을 풀며 날 거세게 밀쳐 버렸다. 갑자기 내동댕이 쳐져 중심을 잃은 난 보기좋게 바닥을 나뒹굴었다.

"시발 그년이나 딸년이나, 카앍 퉤. 재수가 없으려니까"

'콰앙'


거칠게 닫히는 철문소리가 쩌렁쩌렁 귓가에 울림도 잠시 이미 그런 소리따윈 내겐 안중에도 없었다.
옷의 묻은 흙먼지를 털며 자리에서 일어난 나는 멍하니 굳게 닫힌 철문을 바라본다. 이건 내가 생각했던 상황이 아니었다. 좀전의 그의 살기어린 모습이 떠오른다. 순간적으로 아주머니가 '위험할수도 있다'고 했던 말이 뇌리를 스쳐지나갔다.
아마 아주머니는 저 사람을 염두해두고 했던 말인지도 모르겠다. 생각이 여기까지 도달하자 당장이라도 무슨일이 터질것만 같았다. 당장이 아니라도 이대로 놔두다간 분명 그녀에게 무슨일이 생길것 같았다. 어쩌면 이미 그런일이 생겼을수도,,
그렇다면 그녀는 고통속에서 하루하루 불안에 떨며 살아왔다는 말이 된다.
불안한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며 눈덩이만큼 커져만 갔고, 내 마음은 조금도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래 일단은 무사한지 얼굴만이라도 확인해야겠어'

앞으로의 일은 차차 생각하기로 하고 일단은 그녀의 얼굴을 봐야 조금이나마 진정될것 같았다. 그때였다. 안에서 인기척이 느껴진다. 난 재빨리 뒷쪽의 자동차뒤로 몸을 숙인채 숨을 죽였다.


'끼이익'


"아따 이 잡놈이 누구한테 오라가라 하는거야? 뭐, 내딸이 얼마?"
"너 이새끼 거짓말이면 내손에 죽을줄 알아 거기서 꼼짝말고 기다려 지금 갈테니까"


운이 좋았다. 문을열고 나오는건 다름아닌 좀전의 그였으니까. 무슨 급한일이라도 생긴 모양인지 수화기너머로 소리치는 음성엔 다급함이 절실히 묻어나오고 있었다. 다행히 그는 내 존재를 눈치채지 못한듯 했고 헐레벌떡 자리를 벗어났다. 그리고 난 분명히 들을수 있었다. '내딸' 이라는 단어를.

'그럼 저게 아버지였던건가?'

미칠 노릇이었다. 딸까지 팔아먹으려는 저런인간이 아버지라니,,
멀찌감치 사라져가는 그를 뒤로한채 난 재빨리 대문앞으로 몸을 옮긴다.


'지금이라면 그녀를 볼수있겠어'


'덜컹'

혹시나 기대했던 내가 병신이었다. 문은 굳게 잠겨있었고 난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했다. 담을 넘어가기엔 무리가 있었고 만에하나 누군가 보기라도 한다면 무단침입으로 잡혀갈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동네 시끄럽게 큰소리로 소리칠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는 중 땅바닥에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는 돌맹이가 눈에 들어온다.

'저거다'


초등학교때 친구들과 장난삼아 남의집 창문에 돌을 던지던 철없던 그 시절이 떠오른것도 잠시 난 망설임없이 서너개의 돌을 집어들었다.


'탁'

'탁탁'


너무 세개 던져버리면 창문이 깨질수도 있다. 적당히 힘을 조절하며 던진다는게 이렇게 힘들줄이야..
들고 있던 대여섯개의 돌맹이중 마지막 남은 하나가 내손을 벗어낫을때 창문이 열리며 그녀가 얼굴을 내밀었고 그걸 알았을때는 이미 늦었다.

'퍽'

"뭐하는짓이야?"

"......."

그러나 난 아무말도 할수 없었다.

멀리서 봤을땐 이정도일줄은 몰랐는데 너무 야위웠다.
생기없는 그녀의 눈빛에선 미약하지만 그리움이란 감정이 묻어있었고 그건 분명 내가 아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일 것이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나때문이다. 나때문에 그녀는 이런 힘든 삶을 살수밖에 없었던것이다.
순간적으로 그녀의 얼굴에서 아주머니의 모습이 오버랩되며 내 머리는 악몽같은 그날의 기억속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다리가 부들부들 떨린다. 그녀를 마주보는것조차 너무나 큰 미안함에 숨이 막힌다.

그녀가 뭐라고 말하는것 같다 하지만 내 귓가엔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아니 들린다. 그녀의 목소리가 아닌 생생한 그날 소리가 마치 현실이라도 된다는듯 내 귓가를 헤짚고 들어온다. 어느새 주변은 칠흑같은 어둠속으로 물들어간다.

'아주머니!! 아주머니!!!!!!'

'안돼!!! 제발!!!!!제발 눈을떠요!!!!'

'으아아아!!!!!!!!!!!!!!!'

내 외침소리와 함께 시작된 새하얀 공간속에서 그녀가 날 바라본다. 여기엔 그녀와 나 단 둘뿐이다. 그녀가 묻는다. 왜 그랬냐고 도데체 뭐때문에 그랬냐고 다그친다. 무섭다 너무너무 무섭다. 무작정 달리기 시작했다. 끝도없는 새하얀 공간을 미친듯이 달린다.







어떻게 집에 돌아왔는지 모르겠다.
진정되지 않는 가슴을 부등켜앉고 집에 들어와 문에 기댄채 고개를 푹 숙인인 나를 발견할수 있었다.
어깨가 움츠러 든다. 한없이 내 모습이 증오스럽다.

그 악몽같은 날로부터 1년이란 시간이 흘렀건만 내 마음은 아직도 그곳에 있었다.
더이상 도망치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이렇게 볼품없이 무너져 버렸다. 이대론 죽어서도 그사람을 볼 면목이 없다는걸 너무도 잘 알고있으면서 뼛속까지 이기적인 난 또다시 도망쳐버렸다.





볼을타고 한줄기 눈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눈물을 흘릴 자격도 없는 주제에,

이렇게 살아있는 주제에,


아무것도 안하는 이런 이기적인 내가



이젠 너무 무섭다.





















-시리도록 차가운 봄의 어느날. 우리둘은 그렇게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