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이었던 옛 은사님

아놔2013.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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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주의

 

안녕하십니다. 올해 20대의 건강한 청년입니다.

제 성격은 성인군자처럼 훌륭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서도, 나름대로 원만하다고 자부합니다.

 

제가 고등학교 3학년 시절.

제 담임 선생님이 30살의 여자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다지 친하지도 않았고, 그저그런 사제관계였습니다. 외모는 잘 모르겠지만, 선생님 곁에는 늘 남학생들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담임을 맡는 우리 반에서는 인기가 그렇게 없으셨습니다. 저도 한 때의 오해로 인해서 선생님을 미워하고 있는 적이 있었지요.

그런데 어느 날.

저희 반 친구(좀 개념이 없긴 했슴) 한 명이 여름에 덥다고 에어컨을 켜기 위해서 교장실로 간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중앙냉방 시스템이었기 때문에 선생님들의 허락이 있어야만이 에어컨을 가동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습니다. 그러나 담임선생님을 싫어했던 친구는 교장선생님께 가서 에어컨을 틀어달라고 부탁할 정도였습니다.

이 정도면 저희 반 친구들이 담임 선생님을 어떻게 생각할 지를 알고 계실거라 믿습니다.

 

그때 당시 저도 선생님을 꽤나 미워하던 한 사람이었지만, 왠지 이래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군가는 선생님 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했지요. 결국 제가 선생님께 많은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함께 반을 잘 이끌어 나가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멀리서 자취를 하시던 선생님은 아침밥을 굶고 오시는 경우가 많았고, 저는 아침밥도 챙겨드리고 항상 힘든 일이 있을때마다 제자로써 최선을 다할 수 있을 만큼 잘해드렸다고 생각했습니다.

선생님도 반에 관해서는 제게 거의 전적으로 의지하셨습니다.

 

제가 선생님을 도왔던 것은 두 번의 수술을 하시면서까지 우리 반을 위해서 열정을 태우시던 모습을 저만이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무도 병명도 모르고 무슨 일인지는 몰랐지만, 저는 잘 알고 있었기에

더 선생님께 잘 해드리고 힘이 되어 드려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제가 선생님을 개인적으로 마음에 품거나 하는 사심은 없다고 저는 자부합니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고3의 지옥같은 시간을 마치고 대학에 들어가면서부터, 점점 저는 선생님에 대해서 실망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학교에서의 '선생님'의 모습과, 사회에서의 '선생님'의 모습이 전혀 다르다는 것을 저는 알게 되었습니다.

일례로 선생님과 만나기 위해서 약속을 잡은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 일이 한창 바쁠때이기도 해서 특별히 그 시간을 비워놓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혹시라도 바쁘셔서 잊어버리실까봐 여러 번 문자를 보내드렸고, 약속 장소에 나왔지만 결국에는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까먹으셨다고 제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제가 책망을 했었지만, 스스로가 약속 잘 지키는 걸 못한다라는 말같지도 않은 변명이었습니다.

 

그리고 또한 제가 특별히 좋아하는 CD와 책을 동봉해서 선물로 보내드렸는데, 그것을 받으시고는 카카오톡으로 '나 이거 필요없는데, 너 다시 보내줄까?'라고 이렇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러한 일이 여러 번 있었다고 여러분께서 생각을 해보세요.

정말 저는 아직도 그때 당시의 제가 어떻게 참고 선생님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는지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저는 매년 생일도 챙겨드렸고, 무슨 기념일이 있을 때마다 항상 선물이나 편지를 보내드렸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이 제 생일도 모르고 제가 무슨 학교를 다니는지도 모르고 계실때가 많더군요. 그렇게 저도 조금씩 섭섭함이 쌓여갈 무렵이었습니다.

 

그러나 가장 결정적인 사건이 있었습니다.

눈이 막 오는 날에 제가 잠시 일을 보러 선생님의 학교가 있는 지역으로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그 지역의 다른 학교에는 제가 가장 존경하는 은사님 한 분이 교감으로 재직중에 있으셨습니다.

두 분을 다 만나기에는 시간이 허락하지 않을 듯하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선생님이 계신 학교에 '아이들 간식'을 놓고 간 일이 있었습니다.

 

그것을 보고 선생님께서는 왜 안 찾아왔냐고 저를 나무라셨고, 꼭 한 번 찾아와라라고 말씀도 하셨습니다.

그게 마음에 걸렸던 저는 급하게 일이 있어서 다시 그 지역을 찾았을때 선생님이 계신학교를 방문했습니다. 너무 바빠 미리 알리지는 못했습니다.

아직도 기억하지만 참 그날 눈이 많이 오더군요.

학교에서 도착하고 그때 처럼 아이들 간식을 쌓아두고 선생님이 계신 지를 살피고 커피나 한잔 얻어마시고 갈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를 발견하시고 나오시던 선생님께서는 저를 보시더니 대뜸 너 왜 왔니?라고 말씀을 하시더군요. 그래서 일 때문에 왔다라고 말씀드리고 교무실에서 기다리려고 했는데

오늘은 너무 바쁘니까 다음에 와라라고 하시고는 제게 축객령을 내리셨습니다.

그 상황에서 차만 마시고 가겠다고 하는 것도 너무 웃기고 창피한 상황이어서 얼굴이 벌개어져서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학교를 나왔습니다.

 

그 동안의 일로 섭섭함도 적잖이 쌓였던 차에 울고 싶은데 뺨을 아주 찰지게 때려주신 격이었습니다.

바쁘시다는 거야 이해하고 나름대로 사정이 있지만, 그럼에도 사람인지라 서운하기도 했고 그 추운 겨울에 그런 말씀을 하시니 저로써도 더욱 더 서러웠습니다.

결국 속상함에 서운함을 카카오톡으로 토로를 하자, 선생님께서는 '내가 너무 바빴다', '내가 바뻐서 멘붕이다'라는 말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나서 저로써도 갑자기 터져나온 섭섭함 때문에 너무했다고 생각해서 사과를 몇 번 했지만, 결국 다 무시로 일관하시고는 문자도, 전화도 다 씹으시더군요.

저는 그게 더욱 더 황당했습니다. 저도 잘한 거 없었고 그렇기 때문에 제가 먼저 잘못한 점은 사죄드리려고 했습니다만, 연락을 갑자기 끊어버린 선생님의 행동에 대해서 저는 깊은 상처를 받았습니다.

아무리 밉거나 혹은 싫더라도 선생님이나 어른이라는 분 답지 않은 행동이었고, 스스로의 잘못이 없다는 듯한 이러한 행동 때문에 더욱 더 큰 상처를 받았습니다.

제가 이렇게 누군가에게 일방적인 무시를 당해도 될만큼 크게 잘못한 것인지 모르겟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지금은 많이 아물었지만, '내가 이만큼 해줬는데... 어떻게 나에게 이럴 수가'라는 느낌 보다는 그런 분을 미처 알아보지 못하고 맹목적으로 잘해주었던 제가 바보스러웠던 건지요?

전 어른이 된다면 항상 자신에게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고 배웠지만,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관대하면서 저에게는 냉정하고 이토록 상처주도록 하시는 선생님을 보면서 참 세상에 개념없는 분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구나라는 것을 느낍니다.

 

여러분 정말 제가 그렇게 잘못을 많이 했나요?ㅜㅜ통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