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저녁, 다이애나를 재우고 난 뒤 남편은 나와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들을 고심해서 고른 뒤 와인을 곁들여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준다. 요즘 영화가 거기서 거기인지라 나의 감흥을 일깨우는 작품들이 몇 없었는데, 그저께 밤 본 이 영화 <A Late Quartet> 는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딴짓하지 않고 보게 만든 영화라 몇자 적어보기로.
독립영화에 이토록 화려한 캐스팅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25년간 함께 공연을 해온 '푸가 현악 사중주단'의 창립자이자 첼리스트 피터 역에 크리스토퍼 워킨 (Christopher Walken), 제2 바이얼리니스트 로버트 역에 필립 시모어 호프만 (Phillip Seymour Hoffman), 사중주단의 홍일점이자 사중주단 내에서 벌어진 드라마의 키를 쥐고 있기도 한 비올리니스트 줄리엣 역의 캐서린 키너 (Catherine Keener), 그리고 완벽한 테크닉의 제1 바이얼리니스트 대니얼 역의 마크 이바너 (Mark Ivanir),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 2 바이얼리니스트와 비올라리니스트의 딸 역의 알렉산드라 이모젠 푸츠 (Imoogen Poots) 까지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라도 올랐을법한 화려한 캐스팅을 갖추고 있는 영화.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모였으니 뭔가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영화의 플롯은 아주 간단하다. 현악사중주단을 성공적으로 25년간 이끌어온 피터는 갑자기 찾아온 파킨슨 병에 사중주단의 탈퇴를 고려하게 되고 이것을 계기로 제 2 바이얼리니스트 로버트는 제 1바이얼리니스트의 자리에 대한 욕심을 가시적으로 드러내며 사중주단은 삐걱대기 시작한다. 설상가상, 로버트의 아내 비올리니스트 줄리아는 남편이 희망하는 제 1 바이얼리니스트 자리에 대해 회의를 보내며 이들 부부 사이또한 금이 가기 시작한다. 그들의 딸 알렉산드라는 엄마에 대해 가지는 애증감의 복수 비슷한 형태로 (비슷하다고 하자. 복수, 라고 단정지으면 영화가 너무 시시해지니) 제 1바이얼리니스트와 잠자리를 가지면서 영화는 클라이맥스에 다다른다. (알렉산드리아는 자기 엄마 혹은 사중주단이 가지는 메커니즘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사중주단 안에는 엄마가 (나를 가졌기에) 부부로 살아야하는 사람이 있고 (제 2바이얼리니스트),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며 (첼리스트), 열망하는 사람이 있다 (제1 바이얼리니스트).)
마무리를 지으며 영화는 베토벤의 후기 현악사중주곡 No. 14, Op. 131 를 무대에 올린다. 파킨슨병에 걸려 빠른 활쓰기를 하지 못하는 첼리스트 피터는 원래 쉼없이 가야하는 베토벤의 현악사중주 14번 곡을 임의적으로 중지시키며 새로운 첼리스트를 관중에게 소개시킨다. 새로운 첼리스트의 영입은 사중주단원들에게 인정받지 못한 부분이었지만 이렇게 팀의 리더 피터 자신에 의해 자의적 멈춤으로 팀에게 전환점을 마련해준다. 이 순간 팀 내에 있었던 갈등과 분열은 곡 연주를 완성시키자는 한마음으로 합쳐져서 조화로운 연주를 끝마치게 된다.
눈에 보이는 자명한 전개나 결말은 영화가 왜 아카데미에 오르지 못하고 바로 DVD 배급 영화로 구분되어지 수 밖에 없었는가를 보여준다. (감독이자 극본을 맡았던 야론 질버만 (Yaron Zilberman) 은 관객들에게 불필요할만큼 구구절절 영화가 보내주는 메세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점도 많은 별을 얻지 못한 이유 중 하나겠다.) 허나 이런 주제로 영화를 만들고 꽤 화려한 캐스팅을 성공시킨 부분엔 분명히 점수를 줄 수 있다. 겨울 뉴욕을 배경으로 펼쳐진 스크린 플레이도 무척 좋았고. 가타부타하고 기억에 남는 영화였다. 영화를 본 후, 40여분이 넘는 베토벤의 현악 4중주곡을 두번 내리 들어도 참 좋았을만큼.
[영화리뷰] A Late Quart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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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저녁, 다이애나를 재우고 난 뒤 남편은 나와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들을 고심해서 고른 뒤 와인을 곁들여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준다. 요즘 영화가 거기서 거기인지라 나의 감흥을 일깨우는 작품들이 몇 없었는데, 그저께 밤 본 이 영화 <A Late Quartet> 는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딴짓하지 않고 보게 만든 영화라 몇자 적어보기로.
독립영화에 이토록 화려한 캐스팅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25년간 함께 공연을 해온 '푸가 현악 사중주단'의 창립자이자 첼리스트 피터 역에 크리스토퍼 워킨 (Christopher Walken), 제2 바이얼리니스트 로버트 역에 필립 시모어 호프만 (Phillip Seymour Hoffman), 사중주단의 홍일점이자 사중주단 내에서 벌어진 드라마의 키를 쥐고 있기도 한 비올리니스트 줄리엣 역의 캐서린 키너 (Catherine Keener), 그리고 완벽한 테크닉의 제1 바이얼리니스트 대니얼 역의 마크 이바너 (Mark Ivanir),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 2 바이얼리니스트와 비올라리니스트의 딸 역의 알렉산드라 이모젠 푸츠 (Imoogen Poots) 까지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라도 올랐을법한 화려한 캐스팅을 갖추고 있는 영화.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모였으니 뭔가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영화의 플롯은 아주 간단하다. 현악사중주단을 성공적으로 25년간 이끌어온 피터는 갑자기 찾아온 파킨슨 병에 사중주단의 탈퇴를 고려하게 되고 이것을 계기로 제 2 바이얼리니스트 로버트는 제 1바이얼리니스트의 자리에 대한 욕심을 가시적으로 드러내며 사중주단은 삐걱대기 시작한다. 설상가상, 로버트의 아내 비올리니스트 줄리아는 남편이 희망하는 제 1 바이얼리니스트 자리에 대해 회의를 보내며 이들 부부 사이또한 금이 가기 시작한다. 그들의 딸 알렉산드라는 엄마에 대해 가지는 애증감의 복수 비슷한 형태로 (비슷하다고 하자. 복수, 라고 단정지으면 영화가 너무 시시해지니) 제 1바이얼리니스트와 잠자리를 가지면서 영화는 클라이맥스에 다다른다. (알렉산드리아는 자기 엄마 혹은 사중주단이 가지는 메커니즘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사중주단 안에는 엄마가 (나를 가졌기에) 부부로 살아야하는 사람이 있고 (제 2바이얼리니스트),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며 (첼리스트), 열망하는 사람이 있다 (제1 바이얼리니스트).)
마무리를 지으며 영화는 베토벤의 후기 현악사중주곡 No. 14, Op. 131 를 무대에 올린다. 파킨슨병에 걸려 빠른 활쓰기를 하지 못하는 첼리스트 피터는 원래 쉼없이 가야하는 베토벤의 현악사중주 14번 곡을 임의적으로 중지시키며 새로운 첼리스트를 관중에게 소개시킨다. 새로운 첼리스트의 영입은 사중주단원들에게 인정받지 못한 부분이었지만 이렇게 팀의 리더 피터 자신에 의해 자의적 멈춤으로 팀에게 전환점을 마련해준다. 이 순간 팀 내에 있었던 갈등과 분열은 곡 연주를 완성시키자는 한마음으로 합쳐져서 조화로운 연주를 끝마치게 된다.
눈에 보이는 자명한 전개나 결말은 영화가 왜 아카데미에 오르지 못하고 바로 DVD 배급 영화로 구분되어지 수 밖에 없었는가를 보여준다. (감독이자 극본을 맡았던 야론 질버만 (Yaron Zilberman) 은 관객들에게 불필요할만큼 구구절절 영화가 보내주는 메세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점도 많은 별을 얻지 못한 이유 중 하나겠다.) 허나 이런 주제로 영화를 만들고 꽤 화려한 캐스팅을 성공시킨 부분엔 분명히 점수를 줄 수 있다. 겨울 뉴욕을 배경으로 펼쳐진 스크린 플레이도 무척 좋았고. 가타부타하고 기억에 남는 영화였다. 영화를 본 후, 40여분이 넘는 베토벤의 현악 4중주곡을 두번 내리 들어도 참 좋았을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