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두손두발 다 들었다는듯 여후배들은 마지못해 선배들과 술잔을 부딪혔고, 선배라는 것들은 뭐가 그리 신났는지 입이 귀에 걸려있었다.
"자~ 우리 밴드동아리 '신음소리'에 입부한것을 다시한번 환영한다~ 이쁜이들 ㅋㅋ"
"선우야 너무 노골적인거 아니냐? 저러다 얘들 탈퇴라도 하면 어쩔려구"
"걱정마 영준아 내가 누구냐! 신이 내린 조각같은 외모의 소유자 박선우 아니냐 크크큭 마셔마셔~"
선우는 술이 제법 취했는지 과장된 제스처를 취했고, 때마침 영준과의 대화로 인해 후배들은 잠시나마 술과의 싸움에서 벗어난듯 했다. 이 기회를 놓칠새라 후배 두명중 긴 생머리의 소유자였던 '김지연'이 입을 열었다. 지연이는 이번 신입생중 한명이었는데, 재수를 여러번 한 모양인지, 아님 다른 개인적인 사정이 있는건지, 1학년인데도 불구하고 스물두살이란 나이에 처음엔 적잖히 놀랐던 기억이난다. 나이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같은 학년아이들과 비교해보면 많이 어른스러웠고, 외모까지 받처주는데다, 성격까지 털털해 학교 내에서 소문이 자자하던 그녀였다. 그런 지연이었기에 이 동아리에 가입한다고 했을때 엄청난 떨림을 가까스로 참아냈던 선우였고, 남다른 애정이 싹틀수있는 가능성은 충분해 보였다.
"선우선배 근데 밴드동아리면 공연같은것도 해요? 저 악기같은거 만저본적도 없는데..."
"나도.. 난 그냥 언니따라 온거잖엉.."
지연을 비롯한 후배의 말에 선우는 술을 한잔 더 들이키더니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말을 건넸다.
"그럼 어떡하니.. 당장 이번주 토요일이 공연인데... 망했네..."
"선우야 공연이라니..?.. 흡.."
뒤이어 의아해하는 영준의 말에 서둘러 그의 입을 막아버렸지만 눈치빠른 후배들의 눈빛은 예사롭지 않았다.
"아하하.. 농담이야 농담. 공연같은거 없어 큭.. 그리구 우리 동아리 에서 악기 다룰줄 아는사람은 영준이 밖에 없다? ㅋㅋ"
"선우야 그게 웃을일이냐.. 이러다 우리 동아리 조만간 사라질지도.."
선우의 손에서 벗어난 영준이 이어 말했고, 그에따라 후배들의 얼굴은 싸하게 굳어지고 있었다.
"그런데도 이동아리는 여태 용케도 건제하네요? 부원들도 선배두분이 다였던것 같은데..."
'뜨끔..'
"자자~ 계속~ 건제할테니까! 그냥 편하게~ 편하게 가자구~ "
선우는 잔에 술을 따르더니 이내 후배들에게 권하며 얼렁뚱땅 넘어가고 있었고, 큰 불만은 없었는지 후배들도 딱히 반발은 하지않았다.
그렇게 한시간정도 더 마셨을까? 어느덧 열두시가 다되가는걸 확인한 선우는 차끊길까봐 조마조마하는 후배들을 보내고 영준과 함께 자신의 자취방으로 가고있었다. 역시 아직 겨울이라 그런지 날씨가 무지 차가웠고, 추위에 몸을 바들바들 떨며 걷고있던 선우는 넌지시 말을 흘렸다.
"..사실.. 지연이 우리 동아리 들어오기전부터 관심이 있었거든.. 그런데 이제 자주 볼수있게됐으니.. 한번 고백해볼까 하고 ㅋ"
"뭐야~ 그럼 지금껏 나몰래 짝사랑이라도 하고있었다는거냐? ㅋㅋ 새끼 소심하기는.."
"그러게..ㅋㅋ"
"근데 지연이 학교에서 인기 장난아니던데, 니가 고백한다고 받아줄까?"
"나도 그게 걱정이긴한데.. 한번 질러볼라고 내가누구냐 박선우아니냐!!"
"어휴 저 자신감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건지 ㅋㅋ 다왔네 너희집. 추운데 얼른 들어가라~"
"왜~ 한잔 더하고 자고가라니깐"
"오늘은 컨디션이 별로라 이만 할련다~ 아무튼 뭐 도와줄거 있음 말하고 ~ 간다!"
서둘러 뒤돌아 발걸음을 재촉하는 영준을 뒤로하고 자취방에 들어온 선우는 피곤에 쩔어 당장이라도 깊은잠에 빠질듯, 집에 들어오자마자 침대에 쓰러지듯 누웠다. 그러나 몸은 피곤한데도 정신만은 말똥말똥한게.. 쉽사리 잠이 오진 않을것 같았다.
'알고있어요~ 바라~ 보오는~ 그 슬픔에~ 그~길을~~♬'
멍하니 가만히 누워있던 선우는 갑자기 주머니에서 요란하게 울려퍼지는 벨소리에 서둘러 핸드폰을 꺼내려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요즘 한창 보고있는 권상어 기미선 연가시 주연의 드라마 '슬펐던연가' OST의 주제가를 따라 읊던 선우는 핸드폰 액정에 보이는 하나의 이름에 순간적으로 마른침을 삼키며 긴장했다.
'김지연'
마치 짝사랑하고있는 자신의 치부가 드러난것같은 당혹감에 고민고민하던 그는 이러다 전화벨이 끊어질까 두려워 재빨리 폴더를열어 귀에 갖다데었다.
"여..여보세요?"
"선우선배~ 어떡하실꺼예요 막차 놓쳤잖아요.. 아흑..."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그녀의 목소리를 확인하자 꿈이 아니라는걸 깨달은 선우는 재빨리 말을 이어갔다.
"어~ 지연아.. 아직 집에 못간거야? 어디야?"
"선배가 계속 더 마시자그래서 이렇게된거 아니예요 책임져요! 아까 그술집앞 지하철역에 혼자 서있어요 흑.."
"어 그래 알았어 바로 나갈게 기다려!"
술이 확깨는것 같았다. 입이 귀에걸린 선우는 전화를 끊기가 무섭게 총알같이 집을 뛰쳐나갔고 얼마지나지않아 추위에 오들오들 떨며 손에 입김을 불고있는 지연이를 찾을수있었다. 그모습이 어찌나 가녀리고 사랑스러웠는지 감격에 겨워 눈물까지 흐를 지경이였다.
"지연아~"
'와락'
선우의 등장에 지연은 마치 남북한 이산가족이 상봉하듯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달려와 품에안겼고, 도저히 꿈인지 생시인지 구별이안되는 이상황에 자신의 귓방망이를 손으로 후려갈기는 선우였다.
"내가 얼마나 무서웠는지 알아요? 동생은 집에갔지, 차는 끊겨서 발은묶였지, 술취한 아저씨들은 힐끔힐끔 쳐다보지, 날씨는춥지, 흐흑.."
얼얼한 통증에 꿈이아닌 현실이라는 답에 도달한 선우는 품에안겨 바들바들 떨면서 하소연을 하는듯한 지연의 말에 그녀의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 주며 괜찮다고 진정시켰다. 그리곤 그녀의 머릿결에서 나는 상큼한 샴푸냄새가 코끝을 자극하며 몽환적인 기분을 만들고있던 탓에 잠시 그녀에게서 떨어진 선우는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괜찮으면 우리집에서 쉬다갈래..?"
누가봐도 보통 남자들의 뻔한 속임수로 보일듯한 말이었으나 그녀는 흔쾌히 승낙했고 그렇게 선우는 그녀와 자신의 자취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겉모습이 허름한탓에 입구에서 그녀의 미간이 살짝 주름지는것을 확인했지만, 막상 방에 들어오고나니 그녀는 언제 그랬냐는듯 탄성을 자아냈다. 이래뵈도 내가 한 깔끔 하는탓에..
"와~ 남자혼자 사는 방 치고는 제법 정리가 잘되있네요~? 놀랐어요.."
"헤헤 일단 침대에 좀 앉아있어. 우유라도 따끈하게 데워줄께"
사람좋은 미소를 지으며 최대한 조심스럽게 건넨 말에 지연은 알겠다는듯 방안 이곳저곳을 훑어보고 있었다. 익숙한 손놀림으로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 전자레인지에 넣고 어느정도 따뜻하게 데워 그녀에게 가져다주자, 그녀는 아직 녹지않은 차가운손을 녹여가며 조금씩 마시기 시작했고.. 제법 고요한 침묵이 시작되었다. 일단 데리고 오긴 했지만 무슨말부터 꺼내야할지, 이참에 그냥 술기운을 핑계삼아 고백을 해버릴지 고민하던 선우는 갑자기 들려온 그녀의 음성에 화들짝 놀라며 어색한 웃음을 흘렸다.
"근데 선배 오른쪽 뺨이 왜그래요? 영준선배한테 맞았어요? 새빨갛게 부어올랐는데..."
아까 지연을 안고있을때 너무 당황스러운 나머지 스스로 자해했던일을 떠올린 선우는 별거아니라며 대충 얼버무렸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넘어가던 찰나, 그녀의 뜻밖에 한마디가 그를 경악케 만들었다.
"선우선배 나 좋아하죠?"
"어.....어..?"
그녀는 똘망똘망한 눈으로 얼굴을 들이밀며 그에게 밀착했고, 선우는 정신이 혼미해지는것을 느끼며 무슨말을 어떻게 해야할지 머리를 최대한 굴리려 애쓰고있었다. 왠지모르게 두번다시 이런 절호의 찬스는 없다고 판단한 그는 가까스로 정신을 붙잡고 이 기회에 고백을 하기로 결심했고 그 모습은 마치 전장에 나가는 장수의 그것과 같아보였다.
"..어.. 그래.. 좋아해.. 처음 우리학교에 들어왔던 그때부터.. 쭈욱....헛"
말이 끝나기도전에 돌연 다가온 그녀는 그의 입술에 입을 맞췄고 선우는 그녀와의 진한 키스로인해 말을 이을수 없었다. 그녀의 샴푸향기가 참고있던 성욕을 자극시키기 시작했고, 그녀의 혀놀림은 마치 처음해보는 솜씨가 아닌듯 부드럽게 때론 강하게 그를 어루만져주었다. 그렇게 얼마간의 뜨거운 입맞춤이 이어지는가 싶더니 그녀는 돌연 그의 귓가에 작게 속삭였다.
헐... 이런 드라마 주인공같은 일이 자신에게도 생긴다는게 믿기지 않는다는듯 선우의 표정은 굳어진 표정을 뒤로한채 그녀는 다시 입을 맞추며 손은 그의 물건에 가져다데었다. 그녀는 조금씩 어루만지는듯 하더니 이내 바지속으로 손을 넣었고, 그의 터질듯한 물건을 꽉 움켜쥐었다. 선우는 이 미칠듯한 황홀한 감각에 현실임을 부정할수 없었고, 그렇게 뜨겁게 달궈져 더이상 참지못해 한계에 다다른 몸은 머리보다 먼저 움직였다, 마치 짐승의 그것과같은 행동에 그녀는 부끄러운지 얼굴이 새빨게졌고 방안은 거친숨소리만이 공간을 지배하고 있었다.
"하아.. 하아.."
내기라도 하듯 질세라 누가먼저랄것도 없이 서로의 옷을 벗겨가던 그들은 어느새 여지없이 알몸을 드러냈고, 이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기에 정신없이 분주하기만 했다..
어디선가 보고있는 하나의 시선도 느끼지 못한채..
그날밤을 계기로 얼마지나지 않아 선우는 지연과 교내 공식커플이 될수있었고, 복학생 주제에 주변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는 공공의 적이 되었다. 처음엔 대놓고 시셈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둥 남자가 아깝다는둥.. 학교 게시판에 익명으로 비난하는 글을 올리질 않나, 사물함에 씹던껌을 뱉어놓기까지.. 별의별 장난질에 '이곳이 대학교가 맞나' 싶을정도로 유치한 인간들에게 시달려야했다.
애써 무시하며 지내던것도 잠시 장난이 점점 도를넘어 지나쳐가자, 지연은 자연스럽게 주변을 의식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두려움에 떨기까지 했다. 그럴때마다 선우는 그녀를 품에안고 등을 토닥여주며 별일아니라고 괜찮다고 위로해주었고, 그녀는 그런 그에게 미안해 더이상 약한모습을 보이지 않겠다고 속으로 다짐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흘러 유치한 장난은 사그라드는듯 했고.. 어느덧 졸업을 앞둔 선우는 취업준비에 눈코뜰새 없이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처음 지연과 사귀었을때만큼은 그녀를 챙겨줄수 없었고.. 둘의 사이는 조금씩 멀어져만 가는것처럼 보였다.. 아직 3학년이었던 지연은 내심 그런 선우에게 서운했고, 이러다 깨져버릴것 같은 불안감탓에 매번 타던 장학금마저 놓치며 점점 추락하는 중이었다.
그렇게 한창 혼란스러운 위기를 맞이하고 있던 그녀앞에 홀연히 나타나 따뜻한 말로 다독여주는 한사람이 있었고, 그건 선우의 친구였던 영준이었다. 언제부턴지 기억이 잘은 나지 않치만 선우와 사귀고부터 사뭇 분위기가 차가워졌던 선배였기에 대하기가 몹시 불편했었고, 되도록이면 마주치지 않으려고 애썼던 사람이기도 했다. 눈빛에선 왠지모를 끈적함까지 느꼈었기에...
그렇게 피해다녔건만 여지없이 오늘은 제대로 걸리고말았다.
"요즘에 얼굴보기가 왜이리 힘들어.. 힘든일있어?"
학교앞 까페에서 따끈한 카페라떼를 마시고 있는 그녀앞에 언제 들어왔는지 영준이 들어와 친근하게 말을걸었다. 그목소리가 어찌나 음침했는지 순간적으로 그녀의 미간이 일그러졌다.
"힘든일은요.. 그런거없어요"
"선우가 못살게굴어? 요즘에 잘안만난다던데 맘고생이 심하겠네"
"아무일 없다니까요"
"이러다 조만간 둘이 헤어지는거 아닌가 몰라..바람이라도 났나.."
"선배!!!!"
갑작스럽게 소리친탓에 주변의 시선이 일순간 그녀에게 향했고, 그게 영준도 내심 신경쓰였는지 서둘러 수습하기 시작했다.
"왜 소리는 질러.. 장난이야 장난.."
"선배 그거알아요? 꼭 우리가 깨지길 바라는사람 같다는거"
"그럴리가 있겠니? 선우 친구인 내가 무슨이유로? 기분나빴으면 미안한데 선배한테 말하는게 그게뭐야!"
"아니면 다행이구요"
"사람이 기껏 걱정되서 애기하...."
앞에있는 카페라떼를 얼굴의 부어버리고 싶을정도로 얄미운 말투에 화가 머릿끝까지 치밀어올랐던 그녀였지만 선우의 친구이기도 한 그였기에 속으로 화를 삭히고 또 삭혔다. 도데체 선우선배는 왜 저런사람이랑 친구인건지 도통 이해가 되질않았다. 사람은 끼리끼리 어울린다던데.. 아무튼 잠시도 더는 같이 있고싶지않은 불쾌함에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난 그녀는 영준의 말을 끊고 할말만 하고 빠저나가려 했다.
"알았어요 아무튼 저 약속있어서 먼저 일어날께요. 그럼~"
서둘러 얼버무리고 이 기분나쁜 녀석에게서 달아나려는 지연은 발걸음을 옮기려는 찰나, 영준은 덥석 그녀의 손을 낙아채더니 입을 열었다.
"선우만나러 갈리는 없고, 바람이라도 피나봐?"
갑작스런 행동에 당황함도 잠시 갈라지는듯한 소름끼치는 음성에 그녀의 몸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것도 잠시 좀더 이 인간과 같이 있었다가는 영락없이 미쳐버릴것같은 마음에 바람이니 뭐니 그깟 터무늬 없는 말은 간단히 무시해 버리고 팔을뿌리치려는 그녀였다. 그러나 영준은 그런 지연을 그냥보내줄수 없는듯 잡은 손에 힘을 주었고, 도저히 그녀의 힘으론 빠져나갈수 없는 노릇이었다.
"바람피는거 아니면 내가 데려다줄께 괜찮지?"
"선배 이러는거 선우선배도 알아요?"
그녀의 말에 순간적으로 영준의 눈에 불꽃이 튀는듯 하더니 이내 다시 고요한 모습으로 돌아간채 그는 입을열었다.
"요새 밤길이 얼마나 흉흉한줄아니? 선우도 없는데 나라도 데려다 줄께 얼른 나와"
그녀의 대답은 들을필요가 없다는듯 영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카페밖으로 나가버렸고, 황당하다못해 이제는 진절머리가 날데로 난 그녀는 카페를 나와 그는 신경쓰지않고 근처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요란한 크락션소리에 황급히 뒤를 돌아본 그녀는 하얀색 세단을 타고 자신을 따라오는 영준을 볼수있었다.
'빵빵 빵빵빵'
"오늘 아주 제대로 날잡았나보네.. 아휴 짜증나..."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도 있고해서 마지못해 그녀는 그의차에 올라탔고 간단히 목적지만 말했다.
"신림역까지만 가주세요 그럼"
"OK~"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선우는 내일 있을 대기업 입사 지원서를 작성하다말고 핸드폰을 확인했다.
'오빠 오늘도 많이 바쁜가보네.. 이번주말에는 아무리 바빠도 꼭 볼수있으면 좋겠어. 난 지금 집에들어가는 길이니깐 걱정하지 말고. 그럼 수고하구 사랑해 ♡'
지연의 문자에 괜시리 지금껏 너무 소흘했던 죄책감이 들었는지 선우는 빛의속도로 답장을 보냈다. 이렇게 소흘해진것도 사실 그녀를 위해서였다. 취업이 성공해서 자리만 잡으면 바로 달려가 그녀에게 청혼할 요량이었던 선우였기에, 그때가서 감동할 그녀의 모습을 상상이라도 하는듯 그의 입가엔 살며시 행복한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나도 사랑해 지연아'
얼마나 달렸을까? 지금쯤이면 슬슬 목적지에 도착했었어야 정상이었는데 주변은 온통 나무들만 가득했던 창밖의 모습에 화들짝 정신을 차린 지연은 서둘러 영준에게 소리쳤다. 문자를 보내자마자 따뜻한 히터탓인지 졸음이 몰려와 깜빡 잠이들었던 자신을 책망하며..
"여기가 어디예요?"
'끼이이익'
그녀의 물음의 갑자기 차를 멈춰세운 영준은 잠시동안 침묵으로 일관하더니 이내 입가에 미소를 흘리며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킥킥킥... 글쎄다..? 어딜까..??"
갑자기 돌변한 영준의 행동에 잔뜩겁에 질린 그녀는 서둘러 밖으로 도망치기위해 차문을 힘껏 당겼으나.. 어느샌가 이미 잠겨있음을 알아챘고, 이내 얼굴은 새파랗게 질렸다.
"대체 왜이래요 ?!"
떨리는 그녀의 목소리를 뒤로하고 그는 천천히 과거를 회상하듯 입을열었다.
"2년전에 네가 처음으로 동아리 가입했던날 말야... 선우가 너한테 관심이있다고 내게 그랬지.. 겉으론 밀어준다고 했지만 내 속마음은 그게 아니었지. 나도 널 좋아했으니까. 어차피 선우가 고백한다해도 보기좋게 차일거라 생각했어. 네 사물함에 매일같이 갔다두었던 내편지는 언제나 읽지도 않고 휴지통에 버리는 너란걸 알았으니까. 당연히 차일거라 생각했지."
영준이 자신을 좋아했었다는 말이 지금 상황과 적절히 조화를 이루자 온몸에 소름이 돋는 그녀였지만, 그런 그녀를 아는지 모르는지 그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그런데 말이야.. 난 그날밤 못볼것을 봐버렸어. 집이 문이 잠겨있는바람에 선우 자취방에서 자려고 마음먹은 난 발걸음을 옮겼지.. 그런데 집에간다고 나갔던 네가 선우와 같이 있는것을 보니 어이가없었어. 마치뒤통수를 맞은기분이였지.. 둘한테 난 놀아난건가 싶었어. 조심스럽게 자취방의 창문으로가 문을 살짝열어보았어. 근데 그자식과 너는 얼마지나지 않아 그짓을 하고있더군? 아주 절정에 다다른듯 그자식의 터질것같은 물건을 넌 입에물고 뭐가그리 기분좋은냥 신음소리를 내기시작했지.. 난 다리가 풀려 걷는것 조차 힘들었어.. 내가 생각했던 너와는 너무나 다른 그모습에 충격을 받은거지. 그리곤 얼마 안있어 너희는 공식 커플이되었고, 남자 얘들은 선우를 시셈까지 하더군.. 아무한테나 몸을 내주는 더러운년이란것도 모른채말이야"
"그만... 그..만해..."
낮뜨거운 말이 이어짐에따라 수치심에 고개를 숙이고 떨리는 목소리로 지연은 사정했지만 그런말을 들어줄 그가 아니었다.
"그래 학교게시판에 글을올린것도 여러가지 유치한 장난을 친건 나였어. 근데 별로 흥미를 끌지는 못하더군, 그래서 맘을 바꿨지. 남자란 생물은 다 똑같기에 내가 아는 선우 그자식도 분명 언젠간 사랑이식어 널 버릴줄 알았어. 그럼 널 가질수 있을것 같았거든. 비록 더러운년이라 해도 널 갖고싶은 마음은 수그러들지가 않더라고.. 그런데 그런데말이야.. 그렇게 기회만 엿보고 있던 나한테 청천벽력같은 말을한건 다름아닌 선우 그자식이었어. 학교를 졸업해 직장을 잡게되면 너한테 정식으로 청혼을 한다더군.. 니가 감동해줄 생각에 입이 귀에걸린 그자식을 보니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랐어. 난 결국 기회만 엿보다 끝인건가? 내가 놈보다 못한게 뭐지? 내편지는 휴지통에 쳐박아버리는 네가 그자식은 뭘 그리 잘해줬길래 그렇게 메달리는거지? 어디가 그렇게 좋은데?! 아~ 그자식 아랫도리가 그렇게 맛있나?.."
사랑이 식은게 아니었다는 안도감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것도 잠시, 선우를 욕되게하는 이 인간의 말에 화가치밀어올라 무의식적으로 나온 행동이었다. 그러나 순식간에 달려드는 영준에 의해 그녀의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이 쌍년이 오냐오냐 해주니까 내가 만만해? 앙? 내가 그렇게 만만하냐고 시발년아!!"
지연은 안간힘을 다해 저항했지만 가녀린 그녀에게 건장한 남성의 힘을 압도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영준은 미친듯이 욕설을 퍼부으며 그녀의 옷을 죄다 찢어발기듯 거칠게 벗기고있었고, 어느새 그녀의 우윳빛 허벅지가 여지없이 드러남에 따라 욕정에 눈이먼 그는 더욱더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꺄아아아.. 아흐흐흑.. 제발 이러지마!! 제발.. 흐흑..."
"가만히 있어!!!!"
"흐아아아... 내가 잘못했어요.. 제발... 제발 더이상은.. 흐흐흑...끼야아아..."
그녀는 어느새 속옷마저 찢어져 가슴을 비롯한 그곳까지 여지없이 드러나 버렸다. 미친듯이 울고불며 발버둥 치는 그녀는 이미그의 손에 제압당한지 오래였고, 그는 그런 그녀위에 올라타 바지의 지퍼를 내리곤 자신의 물건을 강제로 쑤셔 넣었다.
"내가 못가지면 그자식도 못갖는거야 알아? 어차피 너같은 수건같은년 즐겁게 해주겠다는데 뭐가불만이야? 내 마음은 그렇게 짓밟아놓고 이제와서 도도한척이라도 하겠다는거야 뭐야!!!"
"흐으.. 아... 제발...흐흑.....하아...하아...흐으으....."
"거봐 너도 좋잖아? 안그래?! 넌 그냥 남자가 좋을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냐 맞지!?"
"하아...하아....흐흑..하아아,,,,흐윽..."
안간힘을 쓰고 참아내는 그녀였지만 그의 물건이 신경질적으로 그곳을 헤짚고 다니자 그 고통에 어느순간부터 신음이 새어나오고 있었고, 눈은 초점없는 흐리멍텅하게 쾡해져 있는데다가 영준의 움직임에 따라 위아래로 흔들리는것 빼고는 저항하던 힘이 다했는지 몸은 축 처져있었다.
얼마동안 피스톤운동을 하던 영준은 절정에 다다랐는지 이내 몸을 부르르 떨며 황홀한 신음을 흘렸다. 그리곤 서둘러 바지를 입으려는 순간 자신의 물건에 물건에서부터 지연의 하반신을 비롯한 차 시트를 흠뻑 적시고 있는 검붉은색의 액체를 확인할수있었고, 그게 피라는건 어렵지않게 알수있었다.
"흐아아아아아아악"
바지를입다말고 소스라치게 놀란 그는 뒤로 나자빠지며 운전석에 머리를 부딪혔고, 몸을 일으키려 무심결에 누른 크락션 소리에 또한번 소스라치게 놀랐다. 정말 가관이었다..
'빠아아아아앙'
"흐아아아아아악"
이유야 어찌되었든 미동도없이 저렇게 많은 대량의 피를 흘림에 그녀가 죽은거라고 판단한 그는 자신의 머리를 신경질적으로 쥐어뜯으며 생각을 쥐어 짜내기 바빴다.
"죽일생각은커녕.. 범할생각도 없었는데.. 그냥 단순히 겁만주려 했을뿐인데.."
홧김에 욱해서 벌인일이기에 정신상태는 온전할수가 없었다. 머리를 아무리 쥐어짜도 떠오르는 방법은 없었고, 결국 그는 더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음에 그녀의 존재를 세상에서 지워버려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래.. 따지고보면 다 저년때문에 벌어진일이야 난 잘못없어 없다고!!"
그는 지연을 힐끔 쳐다보고는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 부정했고, 서둘러 깊은 어둠속으로 차를 몰기 시작했다.
모든 흔적을 지워버리기 위해....
차 뒷자석에 뒤엉켜 널부러져있는 옷가지들 사이로 떨어져있는 주인의 손을 떠난 휴대폰이 누군가로부터 메시지가 수신되었음을 알리는듯, 바탕화면을 밝게 빛내고있었다.
소소한 무서운 이야기 18
출처 - 웃대 (못된야옹)님 -
9부. 회상
-7년전-
사람들로 붐비는 대학가의 한 술집.
술집 한가운데에 위치한 테이블에는 대충 이십대 초반의 대학생으로 보이는 남녀의 무리가 술판을 벌이고 있었고, 꽤 오랜시간 마셨는지 테이블 위엔 소주병이 한가득 모여있었다.
"자~ 마시고 죽자 죽어!! 끅.."
"선배님 저 술 못한단 말이예요.. 이러다 차끊기겠음.."
"그래요 선배 이제 그만 먹고 나가요~"
"이봐 후배님들~ 옮살부리지마 우리 동아리에 들어왔으면 주량부터 늘려야한다고 ㅋㅋ 자~ 짠~해야지!"
"헤에~..."
마치 두손두발 다 들었다는듯 여후배들은 마지못해 선배들과 술잔을 부딪혔고, 선배라는 것들은 뭐가 그리 신났는지 입이 귀에 걸려있었다.
"자~ 우리 밴드동아리 '신음소리'에 입부한것을 다시한번 환영한다~ 이쁜이들 ㅋㅋ"
"선우야 너무 노골적인거 아니냐? 저러다 얘들 탈퇴라도 하면 어쩔려구"
"걱정마 영준아 내가 누구냐! 신이 내린 조각같은 외모의 소유자 박선우 아니냐 크크큭 마셔마셔~"
선우는 술이 제법 취했는지 과장된 제스처를 취했고, 때마침 영준과의 대화로 인해 후배들은 잠시나마 술과의 싸움에서 벗어난듯 했다.
이 기회를 놓칠새라 후배 두명중 긴 생머리의 소유자였던 '김지연'이 입을 열었다.
지연이는 이번 신입생중 한명이었는데, 재수를 여러번 한 모양인지, 아님 다른 개인적인 사정이 있는건지, 1학년인데도 불구하고 스물두살이란 나이에 처음엔 적잖히 놀랐던 기억이난다.
나이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같은 학년아이들과 비교해보면 많이 어른스러웠고, 외모까지 받처주는데다, 성격까지 털털해 학교 내에서 소문이 자자하던 그녀였다.
그런 지연이었기에 이 동아리에 가입한다고 했을때 엄청난 떨림을 가까스로 참아냈던 선우였고, 남다른 애정이 싹틀수있는 가능성은 충분해 보였다.
"선우선배 근데 밴드동아리면 공연같은것도 해요? 저 악기같은거 만저본적도 없는데..."
"나도.. 난 그냥 언니따라 온거잖엉.."
지연을 비롯한 후배의 말에 선우는 술을 한잔 더 들이키더니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말을 건넸다.
"그럼 어떡하니.. 당장 이번주 토요일이 공연인데... 망했네..."
"선우야 공연이라니..?.. 흡.."
뒤이어 의아해하는 영준의 말에 서둘러 그의 입을 막아버렸지만 눈치빠른 후배들의 눈빛은 예사롭지 않았다.
"아하하.. 농담이야 농담. 공연같은거 없어 큭.. 그리구 우리 동아리 에서 악기 다룰줄 아는사람은 영준이 밖에 없다? ㅋㅋ"
"선우야 그게 웃을일이냐.. 이러다 우리 동아리 조만간 사라질지도.."
선우의 손에서 벗어난 영준이 이어 말했고, 그에따라 후배들의 얼굴은 싸하게 굳어지고 있었다.
"그런데도 이동아리는 여태 용케도 건제하네요? 부원들도 선배두분이 다였던것 같은데..."
'뜨끔..'
"자자~ 계속~ 건제할테니까! 그냥 편하게~ 편하게 가자구~ "
선우는 잔에 술을 따르더니 이내 후배들에게 권하며 얼렁뚱땅 넘어가고 있었고, 큰 불만은 없었는지 후배들도 딱히 반발은 하지않았다.
그렇게 한시간정도 더 마셨을까? 어느덧 열두시가 다되가는걸 확인한 선우는 차끊길까봐 조마조마하는 후배들을 보내고 영준과 함께 자신의 자취방으로 가고있었다.
역시 아직 겨울이라 그런지 날씨가 무지 차가웠고, 추위에 몸을 바들바들 떨며 걷고있던 선우는 넌지시 말을 흘렸다.
"영준아.. 지연이 어떠냐?"
"지연이? 뭐 괜찮지 얼굴도 이쁘겠다 몸매도 되겠다..성격 좋... 잠깐.. 너도 관심있냐?"
"..사실.. 지연이 우리 동아리 들어오기전부터 관심이 있었거든.. 그런데 이제 자주 볼수있게됐으니.. 한번 고백해볼까 하고 ㅋ"
"뭐야~ 그럼 지금껏 나몰래 짝사랑이라도 하고있었다는거냐? ㅋㅋ 새끼 소심하기는.."
"그러게..ㅋㅋ"
"근데 지연이 학교에서 인기 장난아니던데, 니가 고백한다고 받아줄까?"
"나도 그게 걱정이긴한데.. 한번 질러볼라고 내가누구냐 박선우아니냐!!"
"어휴 저 자신감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건지 ㅋㅋ 다왔네 너희집. 추운데 얼른 들어가라~"
"왜~ 한잔 더하고 자고가라니깐"
"오늘은 컨디션이 별로라 이만 할련다~ 아무튼 뭐 도와줄거 있음 말하고 ~ 간다!"
서둘러 뒤돌아 발걸음을 재촉하는 영준을 뒤로하고 자취방에 들어온 선우는 피곤에 쩔어 당장이라도 깊은잠에 빠질듯, 집에 들어오자마자 침대에 쓰러지듯 누웠다.
그러나 몸은 피곤한데도 정신만은 말똥말똥한게.. 쉽사리 잠이 오진 않을것 같았다.
'알고있어요~ 바라~ 보오는~ 그 슬픔에~ 그~길을~~♬'
멍하니 가만히 누워있던 선우는 갑자기 주머니에서 요란하게 울려퍼지는 벨소리에 서둘러 핸드폰을 꺼내려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요즘 한창 보고있는 권상어 기미선 연가시 주연의 드라마 '슬펐던연가' OST의 주제가를 따라 읊던 선우는 핸드폰 액정에 보이는 하나의 이름에 순간적으로 마른침을 삼키며 긴장했다.
'김지연'
마치 짝사랑하고있는 자신의 치부가 드러난것같은 당혹감에 고민고민하던 그는 이러다 전화벨이 끊어질까 두려워 재빨리 폴더를열어 귀에 갖다데었다.
"여..여보세요?"
"선우선배~ 어떡하실꺼예요 막차 놓쳤잖아요.. 아흑..."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그녀의 목소리를 확인하자 꿈이 아니라는걸 깨달은 선우는 재빨리 말을 이어갔다.
"어~ 지연아.. 아직 집에 못간거야? 어디야?"
"선배가 계속 더 마시자그래서 이렇게된거 아니예요 책임져요! 아까 그술집앞 지하철역에 혼자 서있어요 흑.."
"어 그래 알았어 바로 나갈게 기다려!"
술이 확깨는것 같았다. 입이 귀에걸린 선우는 전화를 끊기가 무섭게 총알같이 집을 뛰쳐나갔고 얼마지나지않아 추위에 오들오들 떨며 손에 입김을 불고있는 지연이를 찾을수있었다.
그모습이 어찌나 가녀리고 사랑스러웠는지 감격에 겨워 눈물까지 흐를 지경이였다.
"지연아~"
'와락'
선우의 등장에 지연은 마치 남북한 이산가족이 상봉하듯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달려와 품에안겼고, 도저히 꿈인지 생시인지 구별이안되는 이상황에 자신의 귓방망이를 손으로 후려갈기는 선우였다.
"내가 얼마나 무서웠는지 알아요? 동생은 집에갔지, 차는 끊겨서 발은묶였지, 술취한 아저씨들은 힐끔힐끔 쳐다보지, 날씨는춥지, 흐흑.."
얼얼한 통증에 꿈이아닌 현실이라는 답에 도달한 선우는 품에안겨 바들바들 떨면서 하소연을 하는듯한 지연의 말에 그녀의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 주며 괜찮다고 진정시켰다.
그리곤 그녀의 머릿결에서 나는 상큼한 샴푸냄새가 코끝을 자극하며 몽환적인 기분을 만들고있던 탓에 잠시 그녀에게서 떨어진 선우는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괜찮으면 우리집에서 쉬다갈래..?"
누가봐도 보통 남자들의 뻔한 속임수로 보일듯한 말이었으나 그녀는 흔쾌히 승낙했고 그렇게 선우는 그녀와 자신의 자취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겉모습이 허름한탓에 입구에서 그녀의 미간이 살짝 주름지는것을 확인했지만, 막상 방에 들어오고나니 그녀는 언제 그랬냐는듯 탄성을 자아냈다.
이래뵈도 내가 한 깔끔 하는탓에..
"와~ 남자혼자 사는 방 치고는 제법 정리가 잘되있네요~? 놀랐어요.."
"헤헤 일단 침대에 좀 앉아있어. 우유라도 따끈하게 데워줄께"
사람좋은 미소를 지으며 최대한 조심스럽게 건넨 말에 지연은 알겠다는듯 방안 이곳저곳을 훑어보고 있었다.
익숙한 손놀림으로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 전자레인지에 넣고 어느정도 따뜻하게 데워 그녀에게 가져다주자, 그녀는 아직 녹지않은 차가운손을 녹여가며 조금씩 마시기 시작했고.. 제법 고요한 침묵이 시작되었다.
일단 데리고 오긴 했지만 무슨말부터 꺼내야할지, 이참에 그냥 술기운을 핑계삼아 고백을 해버릴지 고민하던 선우는 갑자기 들려온 그녀의 음성에 화들짝 놀라며 어색한 웃음을 흘렸다.
"근데 선배 오른쪽 뺨이 왜그래요? 영준선배한테 맞았어요? 새빨갛게 부어올랐는데..."
아까 지연을 안고있을때 너무 당황스러운 나머지 스스로 자해했던일을 떠올린 선우는 별거아니라며 대충 얼버무렸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넘어가던 찰나, 그녀의 뜻밖에 한마디가
그를 경악케 만들었다.
"선우선배 나 좋아하죠?"
"어.....어..?"
그녀는 똘망똘망한 눈으로 얼굴을 들이밀며 그에게 밀착했고, 선우는 정신이 혼미해지는것을 느끼며 무슨말을 어떻게 해야할지 머리를 최대한 굴리려 애쓰고있었다.
왠지모르게 두번다시 이런 절호의 찬스는 없다고 판단한 그는 가까스로 정신을 붙잡고 이 기회에 고백을 하기로 결심했고 그 모습은 마치 전장에 나가는 장수의 그것과 같아보였다.
"..어.. 그래.. 좋아해.. 처음 우리학교에 들어왔던 그때부터.. 쭈욱....헛"
말이 끝나기도전에 돌연 다가온 그녀는 그의 입술에 입을 맞췄고 선우는 그녀와의 진한 키스로인해 말을 이을수 없었다. 그녀의 샴푸향기가 참고있던 성욕을 자극시키기 시작했고, 그녀의 혀놀림은 마치
처음해보는 솜씨가 아닌듯 부드럽게 때론 강하게 그를 어루만져주었다. 그렇게 얼마간의 뜨거운 입맞춤이 이어지는가 싶더니 그녀는 돌연 그의 귓가에 작게 속삭였다.
"하아.. 사실...나도.. 선배.... 좋아해요.. 그래서.. 동아리 가입도 한거구..."
"........안믿겨져.."
"그럼 믿게 해줄게요"
헐... 이런 드라마 주인공같은 일이 자신에게도 생긴다는게 믿기지 않는다는듯 선우의 표정은 굳어진 표정을 뒤로한채 그녀는 다시 입을 맞추며 손은 그의 물건에 가져다데었다.
그녀는 조금씩 어루만지는듯 하더니 이내 바지속으로 손을 넣었고, 그의 터질듯한 물건을 꽉 움켜쥐었다.
선우는 이 미칠듯한 황홀한 감각에 현실임을 부정할수 없었고, 그렇게 뜨겁게 달궈져 더이상 참지못해 한계에 다다른 몸은 머리보다 먼저 움직였다,
마치 짐승의 그것과같은 행동에 그녀는 부끄러운지 얼굴이 새빨게졌고 방안은 거친숨소리만이 공간을 지배하고 있었다.
"하아.. 하아.."
내기라도 하듯 질세라 누가먼저랄것도 없이 서로의 옷을 벗겨가던 그들은 어느새 여지없이 알몸을 드러냈고,
이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기에 정신없이 분주하기만 했다..
어디선가 보고있는 하나의 시선도 느끼지 못한채..
그날밤을 계기로 얼마지나지 않아 선우는 지연과 교내 공식커플이 될수있었고, 복학생 주제에 주변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는 공공의 적이 되었다.
처음엔 대놓고 시셈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둥 남자가 아깝다는둥.. 학교 게시판에 익명으로 비난하는 글을 올리질 않나, 사물함에 씹던껌을 뱉어놓기까지..
별의별 장난질에 '이곳이 대학교가 맞나' 싶을정도로 유치한 인간들에게 시달려야했다.
애써 무시하며 지내던것도 잠시 장난이 점점 도를넘어 지나쳐가자, 지연은 자연스럽게 주변을 의식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두려움에 떨기까지 했다. 그럴때마다 선우는 그녀를 품에안고 등을 토닥여주며 별일아니라고 괜찮다고 위로해주었고,
그녀는 그런 그에게 미안해 더이상 약한모습을 보이지 않겠다고 속으로 다짐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흘러 유치한 장난은 사그라드는듯 했고.. 어느덧 졸업을 앞둔 선우는 취업준비에 눈코뜰새 없이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처음 지연과 사귀었을때만큼은 그녀를 챙겨줄수 없었고.. 둘의 사이는 조금씩 멀어져만 가는것처럼 보였다..
아직 3학년이었던 지연은 내심 그런 선우에게 서운했고, 이러다 깨져버릴것 같은 불안감탓에 매번 타던 장학금마저 놓치며 점점 추락하는 중이었다.
그렇게 한창 혼란스러운 위기를 맞이하고 있던 그녀앞에 홀연히 나타나 따뜻한 말로 다독여주는 한사람이 있었고, 그건 선우의 친구였던 영준이었다.
언제부턴지 기억이 잘은 나지 않치만 선우와 사귀고부터 사뭇 분위기가 차가워졌던 선배였기에 대하기가 몹시 불편했었고, 되도록이면 마주치지 않으려고 애썼던 사람이기도 했다.
눈빛에선 왠지모를 끈적함까지 느꼈었기에...
그렇게 피해다녔건만 여지없이 오늘은 제대로 걸리고말았다.
"요즘에 얼굴보기가 왜이리 힘들어.. 힘든일있어?"
학교앞 까페에서 따끈한 카페라떼를 마시고 있는 그녀앞에 언제 들어왔는지 영준이 들어와 친근하게 말을걸었다.
그목소리가 어찌나 음침했는지 순간적으로 그녀의 미간이 일그러졌다.
"힘든일은요.. 그런거없어요"
"선우가 못살게굴어? 요즘에 잘안만난다던데 맘고생이 심하겠네"
"아무일 없다니까요"
"이러다 조만간 둘이 헤어지는거 아닌가 몰라..바람이라도 났나.."
"선배!!!!"
갑작스럽게 소리친탓에 주변의 시선이 일순간 그녀에게 향했고, 그게 영준도 내심 신경쓰였는지 서둘러 수습하기 시작했다.
"왜 소리는 질러.. 장난이야 장난.."
"선배 그거알아요? 꼭 우리가 깨지길 바라는사람 같다는거"
"그럴리가 있겠니? 선우 친구인 내가 무슨이유로? 기분나빴으면 미안한데 선배한테 말하는게 그게뭐야!"
"아니면 다행이구요"
"사람이 기껏 걱정되서 애기하...."
앞에있는 카페라떼를 얼굴의 부어버리고 싶을정도로 얄미운 말투에 화가 머릿끝까지 치밀어올랐던 그녀였지만 선우의 친구이기도 한 그였기에 속으로 화를 삭히고 또 삭혔다.
도데체 선우선배는 왜 저런사람이랑 친구인건지 도통 이해가 되질않았다. 사람은 끼리끼리 어울린다던데..
아무튼 잠시도 더는 같이 있고싶지않은 불쾌함에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난 그녀는 영준의 말을 끊고 할말만 하고 빠저나가려 했다.
"알았어요 아무튼 저 약속있어서 먼저 일어날께요. 그럼~"
서둘러 얼버무리고 이 기분나쁜 녀석에게서 달아나려는 지연은 발걸음을 옮기려는 찰나, 영준은 덥석 그녀의 손을 낙아채더니 입을 열었다.
"선우만나러 갈리는 없고, 바람이라도 피나봐?"
갑작스런 행동에 당황함도 잠시 갈라지는듯한 소름끼치는 음성에 그녀의 몸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것도 잠시 좀더 이 인간과 같이 있었다가는 영락없이 미쳐버릴것같은 마음에 바람이니 뭐니 그깟 터무늬 없는 말은 간단히 무시해 버리고 팔을뿌리치려는 그녀였다.
그러나 영준은 그런 지연을 그냥보내줄수 없는듯 잡은 손에 힘을 주었고, 도저히 그녀의 힘으론 빠져나갈수 없는 노릇이었다.
"바람피는거 아니면 내가 데려다줄께 괜찮지?"
"선배 이러는거 선우선배도 알아요?"
그녀의 말에 순간적으로 영준의 눈에 불꽃이 튀는듯 하더니 이내 다시 고요한 모습으로 돌아간채 그는 입을열었다.
"요새 밤길이 얼마나 흉흉한줄아니? 선우도 없는데 나라도 데려다 줄께 얼른 나와"
그녀의 대답은 들을필요가 없다는듯 영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카페밖으로 나가버렸고, 황당하다못해 이제는 진절머리가 날데로 난 그녀는 카페를 나와 그는 신경쓰지않고 근처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요란한 크락션소리에 황급히 뒤를 돌아본 그녀는 하얀색 세단을 타고 자신을 따라오는 영준을 볼수있었다.
'빵빵 빵빵빵'
"오늘 아주 제대로 날잡았나보네.. 아휴 짜증나..."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도 있고해서 마지못해 그녀는 그의차에 올라탔고 간단히 목적지만 말했다.
"신림역까지만 가주세요 그럼"
"OK~"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선우는 내일 있을 대기업 입사 지원서를 작성하다말고 핸드폰을 확인했다.
'오빠 오늘도 많이 바쁜가보네.. 이번주말에는 아무리 바빠도 꼭 볼수있으면 좋겠어. 난 지금 집에들어가는 길이니깐 걱정하지 말고. 그럼 수고하구 사랑해 ♡'
지연의 문자에 괜시리 지금껏 너무 소흘했던 죄책감이 들었는지 선우는 빛의속도로 답장을 보냈다.
이렇게 소흘해진것도 사실 그녀를 위해서였다. 취업이 성공해서 자리만 잡으면 바로 달려가 그녀에게 청혼할 요량이었던 선우였기에, 그때가서 감동할 그녀의 모습을 상상이라도 하는듯
그의 입가엔 살며시 행복한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나도 사랑해 지연아'
얼마나 달렸을까? 지금쯤이면 슬슬 목적지에 도착했었어야 정상이었는데 주변은 온통 나무들만 가득했던 창밖의 모습에 화들짝 정신을 차린 지연은 서둘러 영준에게 소리쳤다.
문자를 보내자마자 따뜻한 히터탓인지 졸음이 몰려와 깜빡 잠이들었던 자신을 책망하며..
"여기가 어디예요?"
'끼이이익'
그녀의 물음의 갑자기 차를 멈춰세운 영준은 잠시동안 침묵으로 일관하더니 이내 입가에 미소를 흘리며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킥킥킥... 글쎄다..? 어딜까..??"
갑자기 돌변한 영준의 행동에 잔뜩겁에 질린 그녀는 서둘러 밖으로 도망치기위해 차문을 힘껏 당겼으나.. 어느샌가 이미 잠겨있음을 알아챘고, 이내 얼굴은 새파랗게 질렸다.
"대체 왜이래요 ?!"
떨리는 그녀의 목소리를 뒤로하고 그는 천천히 과거를 회상하듯 입을열었다.
"2년전에 네가 처음으로 동아리 가입했던날 말야... 선우가 너한테 관심이있다고 내게 그랬지.. 겉으론 밀어준다고 했지만 내 속마음은 그게 아니었지. 나도 널 좋아했으니까.
어차피 선우가 고백한다해도 보기좋게 차일거라 생각했어. 네 사물함에 매일같이 갔다두었던 내편지는 언제나 읽지도 않고 휴지통에 버리는 너란걸 알았으니까. 당연히 차일거라 생각했지."
영준이 자신을 좋아했었다는 말이 지금 상황과 적절히 조화를 이루자 온몸에 소름이 돋는 그녀였지만, 그런 그녀를 아는지 모르는지 그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그런데 말이야.. 난 그날밤 못볼것을 봐버렸어. 집이 문이 잠겨있는바람에 선우 자취방에서 자려고 마음먹은 난 발걸음을 옮겼지.. 그런데 집에간다고 나갔던 네가 선우와 같이 있는것을 보니
어이가없었어. 마치뒤통수를 맞은기분이였지.. 둘한테 난 놀아난건가 싶었어. 조심스럽게 자취방의 창문으로가 문을 살짝열어보았어. 근데 그자식과 너는 얼마지나지 않아 그짓을 하고있더군?
아주 절정에 다다른듯 그자식의 터질것같은 물건을 넌 입에물고 뭐가그리 기분좋은냥 신음소리를 내기시작했지.. 난 다리가 풀려 걷는것 조차 힘들었어.. 내가 생각했던 너와는 너무나 다른 그모습에 충격을 받은거지.
그리곤 얼마 안있어 너희는 공식 커플이되었고, 남자 얘들은 선우를 시셈까지 하더군.. 아무한테나 몸을 내주는 더러운년이란것도 모른채말이야"
"그만... 그..만해..."
낮뜨거운 말이 이어짐에따라 수치심에 고개를 숙이고 떨리는 목소리로 지연은 사정했지만 그런말을 들어줄 그가 아니었다.
"그래 학교게시판에 글을올린것도 여러가지 유치한 장난을 친건 나였어. 근데 별로 흥미를 끌지는 못하더군, 그래서 맘을 바꿨지. 남자란 생물은 다 똑같기에 내가 아는 선우 그자식도 분명 언젠간 사랑이식어
널 버릴줄 알았어. 그럼 널 가질수 있을것 같았거든. 비록 더러운년이라 해도 널 갖고싶은 마음은 수그러들지가 않더라고.. 그런데 그런데말이야.. 그렇게 기회만 엿보고 있던 나한테 청천벽력같은 말을한건 다름아닌 선우 그자식이었어.
학교를 졸업해 직장을 잡게되면 너한테 정식으로 청혼을 한다더군.. 니가 감동해줄 생각에 입이 귀에걸린 그자식을 보니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랐어. 난 결국 기회만 엿보다 끝인건가?
내가 놈보다 못한게 뭐지? 내편지는 휴지통에 쳐박아버리는 네가 그자식은 뭘 그리 잘해줬길래 그렇게 메달리는거지? 어디가 그렇게 좋은데?! 아~ 그자식 아랫도리가 그렇게 맛있나?.."
'짝'
손벽을 치는듯 경쾌한 소리가 차안에 울려퍼졌고, 그건 지연이 영준의 뺨을 후려친 소리였다.
"말 함부로 하지마!! 적어도 너같은 놈보단 백배 천배 좋은 사람이야. 너같은게..."
사랑이 식은게 아니었다는 안도감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것도 잠시, 선우를 욕되게하는 이 인간의 말에 화가치밀어올라 무의식적으로 나온 행동이었다.
그러나 순식간에 달려드는 영준에 의해 그녀의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이 쌍년이 오냐오냐 해주니까 내가 만만해? 앙? 내가 그렇게 만만하냐고 시발년아!!"
지연은 안간힘을 다해 저항했지만 가녀린 그녀에게 건장한 남성의 힘을 압도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영준은 미친듯이 욕설을 퍼부으며 그녀의 옷을 죄다 찢어발기듯 거칠게 벗기고있었고, 어느새 그녀의 우윳빛 허벅지가 여지없이 드러남에 따라 욕정에 눈이먼 그는 더욱더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꺄아아아.. 아흐흐흑.. 제발 이러지마!! 제발.. 흐흑..."
"가만히 있어!!!!"
"흐아아아... 내가 잘못했어요.. 제발... 제발 더이상은.. 흐흐흑...끼야아아..."
그녀는 어느새 속옷마저 찢어져 가슴을 비롯한 그곳까지 여지없이 드러나 버렸다. 미친듯이 울고불며 발버둥 치는 그녀는 이미그의 손에 제압당한지 오래였고, 그는 그런 그녀위에 올라타 바지의 지퍼를 내리곤
자신의 물건을 강제로 쑤셔 넣었다.
"내가 못가지면 그자식도 못갖는거야 알아? 어차피 너같은 수건같은년 즐겁게 해주겠다는데 뭐가불만이야? 내 마음은 그렇게 짓밟아놓고 이제와서 도도한척이라도 하겠다는거야 뭐야!!!"
"흐으.. 아... 제발...흐흑.....하아...하아...흐으으....."
"거봐 너도 좋잖아? 안그래?! 넌 그냥 남자가 좋을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냐 맞지!?"
"하아...하아....흐흑..하아아,,,,흐윽..."
안간힘을 쓰고 참아내는 그녀였지만 그의 물건이 신경질적으로 그곳을 헤짚고 다니자 그 고통에 어느순간부터 신음이 새어나오고 있었고,
눈은 초점없는 흐리멍텅하게 쾡해져 있는데다가 영준의 움직임에 따라 위아래로 흔들리는것 빼고는 저항하던 힘이 다했는지 몸은 축 처져있었다.
얼마동안 피스톤운동을 하던 영준은 절정에 다다랐는지 이내 몸을 부르르 떨며 황홀한 신음을 흘렸다.
그리곤 서둘러 바지를 입으려는 순간 자신의 물건에 물건에서부터 지연의 하반신을 비롯한 차 시트를 흠뻑 적시고 있는 검붉은색의 액체를 확인할수있었고, 그게 피라는건 어렵지않게 알수있었다.
"흐아아아아아아악"
바지를입다말고 소스라치게 놀란 그는 뒤로 나자빠지며 운전석에 머리를 부딪혔고, 몸을 일으키려 무심결에 누른 크락션 소리에 또한번 소스라치게 놀랐다. 정말 가관이었다..
'빠아아아아앙'
"흐아아아아아악"
이유야 어찌되었든 미동도없이 저렇게 많은 대량의 피를 흘림에 그녀가 죽은거라고 판단한 그는 자신의 머리를 신경질적으로 쥐어뜯으며 생각을 쥐어 짜내기 바빴다.
"죽일생각은커녕.. 범할생각도 없었는데.. 그냥 단순히 겁만주려 했을뿐인데.."
홧김에 욱해서 벌인일이기에 정신상태는 온전할수가 없었다.
머리를 아무리 쥐어짜도 떠오르는 방법은 없었고, 결국 그는 더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음에 그녀의 존재를 세상에서 지워버려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래.. 따지고보면 다 저년때문에 벌어진일이야 난 잘못없어 없다고!!"
그는 지연을 힐끔 쳐다보고는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 부정했고, 서둘러 깊은 어둠속으로 차를 몰기 시작했다.
모든 흔적을 지워버리기 위해....
차 뒷자석에 뒤엉켜 널부러져있는 옷가지들 사이로 떨어져있는 주인의 손을 떠난 휴대폰이 누군가로부터 메시지가 수신되었음을 알리는듯, 바탕화면을 밝게 빛내고있었다.
'그래 조심히 들어가구, 이번주말엔 꼭 보자. 나도 사랑해 지연아♡ -박선우- '
10부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