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무서운 이야기 20

그라시아스2013.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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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웃대 (못된야옹)님 -

 

 

 

 

 

 

 

 

 

 

 

 

11부. 회상③



















입가에 미소를 거둔 선우는 정체불명의 그 여인을 향해 입을 열었다.




"그래 그럼 뭘 어떻게 해준단거지?"



어디선가 불어온 차가운 바람에 나부끼는 그녀의 머리칼을 감상하던것도 잠시 그 여인은 손가락 두개를 피며 확인하듯 물었다.





"큭큭.. 네가 원하는건 두가지로군. 사랑하는 연인을 죽인 놈에대한 처절한 복수, 그리고 그 연인을 다시 만나고 싶은것. 어때 맞나?"




첫번째는 예상한대로 였지만 두번째는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이야기이다. 게다가 이미 죽은 그녀를 어떻게 다시 볼수있단 말인가..? 의아함에 선우는 서둘러 반문했다.




"지금 나랑 장난하자는건가? 마치 죽은 사람도 살릴듯한 말투로군, 네 존재가 남들과는 조금 다른 이질적이긴 하나, 난 그런 허무맹랑한 말장난이나 하자는게 아냐"




"큭큭큭.. 연인을 다시한번 보고싶다는 욕망은 네 깊은 마음속의 외침이거늘.. 모르겠단건가? 큭큭.. 그리고 난 살릴수 있다곤 하지않았어, 다시 만나게 해준다는 말이었지."



솔직히 따지고보면 이런 야심한시간에 이곳에 있다는것부터 이상했으나. 무복을 확인한 후로는 그냥 신기있는 무당으로만 여겼기에 간단한 말장난이나 들어주다 처리해버릴 심산이었다.
이곳에 있는 날 보았기에.. 그런데 처음 만났는데도 불구하고 사건의 정황을 이렇듯 꿰고있음에 범상치않은 존재라 여기고, 사뭇 진지하게 생각해보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건 완전 다른 문제였다. 죽은사람을 만나게 해주겠다니.. 죽은 혼을 불러준다고 굿이나 한판 거하게 벌이고 돈좀 벌어보겠다는 씨알도 안먹히는 장난질이 아닌가..




"미안한데 아무래도 사라져 줘야겠어"




말이끝남과 동시에 선우는 꽃혀있던 삽을 들며 전광석화라는 말을 방불케할 정도로 빠르게 여인에게 다가갔고, 이내 삽을 크게 휘둘러 정확히 머리를 내리쳤다.
마치 성공했다는듯 자신감에 찬 어조로 혼자 중얼거리며 그는 자연스럽게 여인이 있어야할 바닥으로 시선이 향했다.
그러나...




"그러게.. 괜히 오지랖만 넓어가지고 명을 달리하는거 아.....헛"



정확히 타격했다고 생각했는데.. 그곳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것참 답답한 친구로군.. 말귀를 그렇게 못알아 들으니 말이야.."



어느새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서둘러 고개를 돌리자 순간적으로 자신의 코앞까지 달라붙은 여인의 얼굴을 확인할수 있었고, 그 흉측한 모습은... 사람이 아니었다.
좀전까지의 얼굴과는 확연히 다른 주름이 자글자글한 노파의 얼굴에 그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뒤로 보기좋게 나자빠졌다.



"흐아아아아악"





그모습이 재밌다는듯 눈을 가늘게뜨며 미소짓는 그 여인의 얼굴은 그어떤 악몽보다도 끔찍한 장면이었다. 아까 처음 여인을 보았을때 느껴졌던 공포라는 감정에 다시한번 지배당한 선우는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나지막히 입을 열었다.






"하아..하아.. 정말 그녀를 볼수있다 이건가..?"




"이제 좀 말이 통할것 같은데? 보다뿐인가? 평생 같이 있게 해주지."



마치 꿈인것만 같았다 죽은 그녀와 다시 행복한 미래를 꿈꿀수 있다는게.. 정말 도무지 믿어지지 않았다.




"대..댓가는 얼마면... 되는건가...?"




"뭐? 얼마? 크크크크큭 큭큭큭 .. 내가 너희 인간들처럼 돈이나 벌자고.. 크크큭큭큭.. 생각할수록 웃음이 멈추질 않는군 크크큭큭큭..."





"너희 인간들...이라니.. 정말..사람이 아니라는건가?"




"방금 경험했잖나? 인간이 그런 몸놀림이 가능하던가? 크크큭.. 지금 니가 보고있는 이 몸뚱이는 한낱 껍질에 불과해..

내 이름은 '나이트메어" 너희들이 악마라 칭하는 존재중 하나다."





"악마라니...."






"그럼 계약은 성립된걸로 알고 이만 가보도록 하지."






"자.. 잠깐.. 그럼 도데체 댓가가 뭐냔 말이야!!"





"아까 말했을텐데? 차차 알게 될거라고.. 그런 얼빵한 표정 짓지말고 집에가서 잠이나 자지 그래? 큭큭큭"






그 여인은 그렇게 홀연히 사라졌고, 넋이 나간 사람마냥 멍하게 주저 앉아있던 선우는 혼잣말로 나지막히 읊조렸다.





"나이트.. 메어라..."




























기나긴 어둠이 지나가고 따스한 햇볕에 선우는 눈을 비비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얼마나 잠들었던거지..?"



어젯밤 지연의 사망소식부터 시작해서 너무나 정신없던 하루였기에 고단했던 탓인지 어느새 집에 돌아와 잠이들었던 모양이었다.
어찌나 신경을 쓴 모양인지 꿈속에서도 나이트메어라는 그 여인의 말이 귓가에 계속 맴돌았고, 그로인해 잠을 잤어도 피곤은 가시지 않은듯 몸은 찌뿌둥하기만 했다.
부재중 휴대폰 내역을 보니 어제 면접보기로 했던 회사에서 2통의 전화가 와있었고, 그외에 특별한 전화는 오지 않은 모양이었다.



일어나 대충 세안을하고 양치질을 하던 선우는 영안실에서 했던 사내의 말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고.. 칫솔질을 하다말고 멍하니 서있을뿐이었다.
한동안 지연의 생각에 멍하니 있던 그는 돌연 방에서 요란하게 울리는 휴대폰 벨소리에 대충 입을 헹구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알고 있어요~~~ 바아라~ 보오는~ '



"여보세요?"



처음보는 낮선 번호였지만 어제 많은일이 있기도 했기에 다급한 마음에 바로 통화버튼을 눌렀고 수화기 너머로 어디선사 들어본듯한 목소리가 이내 귓가에 울려퍼졌다.




"박선우씨 맞으시죠?"



"혹시.. 어제 형사분이신가요..?"




"네 기억하고 계셨군요.. 다름이아니라 김영준이가 새벽에 유치장에서 자살을 했습니다."





"뭐라구요?????"




"근데 이상한건 말이죠, 자신의 성기를 쥐어뜯어 입에 문채로 발견되었다는 겁니다. 수갑 연결 고리로 뜯은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만.. 너무 특이한 케이스라...."




"여보세요?? 여보세요?? 박선우씨 듣고계신가요??"






수화기 너머의 음성이 고요한 방안을 가득 메울뿐 선우의 존재는 이미 그곳을 떠난지 오래였다.
어젯밤 나이트메어란 여인과 만났던 그 산속을 향해 그는 미친듯이 달리고 있을뿐이었다.



'어젯밤 내게 한 모든 말들은 사실이었어..'




















얼마나 빨리 뛰어왔던지 어느덧 선우는 어제 그장소에 도착해있었다.
해가 있고 없고의 차이일뿐인데 어제 있던 곳이 맞나 싶을정도로 분위기는 남달랐다. 어제 파다만 흙과 두고간 삽이 없었더라면 아마 찾기 힘들었으리라.



"밤까지 기다려야 하나"



'어제 만날 장소정도는 정해두는건데..' 후회가 밀려왔지만 어젠 반신반의 했기에 다시 만날 필요성이 없을것만 같았었기에 그런거라.. 지금와서 후회해본들 달라질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 순간 뒤쪽에서 바스락 나뭇잎 소리가 들려왔고 선우는 급히 몸을 숨긴다는게 어제 자신이 파놓았던 구덩이속으로 빠져버렸다.
그리고 마치 기다렸다는투로 기분나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올줄 알았네 큭큭.. 근데 거긴 왜들어가있나? 이참에 묻어주랴?"



어젯밤 그 여인네의 목소리가 맞음을 확인한 선우는 재빨리 구덩이에서 기어올라왔고, 그곳엔 입이 귀에걸려있는 나이트메어란 존재가 서있었다.




"어떻게 한거지..?"




"알면서 뭘 물어보나? 어제 계약한거 벌써 잊은거냐? 큭큭큭 "




"그렇다고 대놓고 유치장에 있는 놈을 죽여버리면 어쩌잔거지? 흔적이라도 남겼다간 잡히는건 시간문제일텐데?"




선우에 말에 그 여인은 별 희안한 인간 다보겠다는 얼굴로 짜증스럽게 입을 열었다.



"네놈은 어째 그렇게 단순무식한지.. 내가 니들같은 인간이냐? 그런놈 하나죽이는건 일도 아니거든? 네 연인을 범하고 죽였으니 그에 상응하는 죽음을 선사해주었을 뿐인데 고맙다고는 못할망정 따지고 들기는.."




단순무식이란 말에 선우의 미간에 주름이 잡혔으나 그보단 정확한 정황을 아는게 중요했다. 혹시라도 용의자로 몰렸다간 큰일이기에..




"난 꿈을 조작할수가 있지. 조작 할뿐만이 아냐, 현실과 꿈의공간을 바꾸는 일도 가능하지.. 김영준은 내가 조작한 꿈속에서 비상식적인 죽음을 맞이했고 그걸 바꿔놓은것뿐. 어때 간단하지?"




"..그런게 정말 가능한건가..?..."




선우의 눈빛은 흔들리고 있었다.. 그러나 공포심 때문이 아닌 가슴 깊숙한데서부터 우러나오는 설레임 때문이였다. 그걸 반증하듯 그의 입고리는 서서히 올라가고 있었고, 이내 입을 열었다.





"크하하하하핫 재밌어 재밌어!!!! 크크크크큭.. 어젯밤 이곳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군 크크크큭"




"자 그럼 첫번째 댓가를 들어줘야겠어."




"뭐지? 말만해 내가할수있는건 다 해주지 크하하핫"




"거처를 마련해줬으면 해"




너무나 간단한 말에 선우는 황당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간단한 댓가로군, 좋아 어차피 빈방이 하나 있으니 우리집은 어때?"




"상관없다 큭큭"




"그럼 가도록 할까?"




그렇게 선우와 그여인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산을 내려와 길을 재촉하던 그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집에 당도할수 있었고, 익숙한 현관앞에서 선우는 주머니에서 열쇠를 찾다말고 아까 부리나케 나오느라 문을 잠그지 않았다는것을 알아차렸다.
손잡이를 잡아 당기려는 찰나 나이트메어가 그를 저지했고, 의아한 눈빛으로 선우가 입을 열었다.





"뭐지?"




"안에 누가 있다."



"있긴 누가있어 나혼자 사는 집이고만..."



불현듯 아까 형사와 통화하다말고 나왔다는 사실이 떠오르자 금새 표정이 어두워졌고, 이내 자신이 김영준을 살해한 용의자로 의심받고 있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마저 머릿속에 자리잡고 있었다.



"경찰인가..?"





설사 의심받고 있다한들 곰곰히 생각해보면 전혀 불리한 상황은 아니었다. 어젯밤 알리바이는 충분히 자신잇었고, 아까 나이트메어가 한 말처럼 꿈을 현실로 바꾼게 다인데 증거따위가 있을리 만무했다.
그렇다면 지금 내 집에 침입한 녀석은 아마도 심증만으로 행동했을게 틀림없었다.
어두웠던 얼굴은 언제 그랬냐는듯 금새 밝아졌고, 서둘러 집안으로 들어가기위해 다시한번 손잡이에 손을 얹졌다.





"잠깐"



"또 뭔데? 들어가도 괜찮다고.."




다시한번 나이트메어가 저지함에따라 표정이 구겨진 그는 짜증스럽게 중얼거렸다.




"네 바램중 또 하나는 죽은 연인을 만나는것이지? 그럼 잠깐 여기서 기다려라 큭큭"




상황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뜬금없는 말을 뱉은 나이트메어는 그를 밀치며 집안으로 들어가 버렸고, 따라 들어가려던 선우는 안에서 문을 잠궈 버린탓에 멍하니 서있을뿐이었다.






"어이 이봐!! 문안열어? 어이? .."







그렇게 한참을 문에 귀를대고 안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도, 문을 흔들며 소리치기도 하며 서성이던 그는, 어느 순간 '딸깍'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열렸음을 알수있었고, 재빨리 안으로 들어갔다.







"대체 뭐하자는...."







언성을 높이며 신경질적으로 문을 '쾅' 닫은 선우는 정체불명의 사내가 자신에게 와락 안기는 바람에 말을 끝마치지 못한채 어리둥절 하고 있었다.





"선배!! 흐흐흑..흐흑..."




"선배라니.. 대체 누구......?"




분명히 집안에 형사가 들어와있다고 판단했는데, 갑자기 '선배'라니 무슨 소릴하는건지.. 알수없는 사내의 말에 어안이 벙벙하던 그는 찰싹 달라붙어있는 사내를 억지로 떼어냈고,
이내 뒤에서 다가온 나이트메어가 그런 그에게 입을 열었다.





"다시 만난 소감은 어때?"




"다시 만나다니.. 난 이런녀석 본적도 없....어라?.. 당신은.. 분명.. 어제.."




사내의 얼굴을 다시한번 자세히 보자 어젯밤 경찰서에서 봤던 형사임을 알아차렸다. 그럼 예상대로 경찰이 날 의심했다는 건데.. 그건 그렇고 왜 나한테 달려드는건데.. 선배는 뭐고..
........그런데 왜이렇게 낮설지가 않은거지..? 두번째 보는게 다인데 마치 오랫동안 알고지낸 사이같은...




이상야릇한 감각에 사로잡힌것도 잠시, 나이트메어의 말이 불현득 스처지나감에 따라.. 선우는 무언가 해서는 안될 상상을 하고있었다.




"이제 좀 알아보겠어?"




나이트메어라는 그 여인의 입가엔 처음봤을때와 같은 미소가 어려있었고, 이제 좀 알아보갰냐는 그 말에 눈앞에 있는 사내가 누군지.. 왜 나에게 '선배'라 불렀는지 확실하게 알수있었다.
그리고 어느샌가 촉촉하게 젖어든채 심하게 떨리는 눈으로 사내를 바라보며 나지막히 읊조렸다.







"지..연인건가....?'



















12부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