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김없이 제시간에 햇님과 교대한 달님의 출근으로 야간업무를 시작하는 미약한 달빚이 온 세상을 어렴풋이 비추고 있었고, 그런 달빛에 의존해 골목을 어슬렁 거리는 한 사내가 있었다. 사내는 목적지가 분명한듯 발걸음에 망설임이 없었는데 마치 무슨 즐거운 일이라도 있는듯 입가엔 옅은 미소마저 흘리고있었는데, 주변이 어두운 탓에 가까이서 보지않는한 아무도 모를 노릇이었다. 이윽고 어느 집앞에 도착한 그는 주머니에서 작은 금속제질의 열쇠를 꺼내 익숙하게 문을 열며 들어갔고, 그곳이 사내의 집이란건 어렵지않게 짐작할수 있었다.
"다녀왔습니다."
집에서 부모님과 함께 거주하는듯 간단한 인삿말을 마친 그는 거실을 지나 안방으로 보이는 문을 열며 안으로 들어갔고, 그곳엔 어머니로 짐작되는 한 여인이 뒤돌아 앉은채 그의 출입을 허용하고 있었다.
"기분은 좀 후련해 졌나?"
어머니라 생각하기엔 어울리지않는 무미건조한 목소리를 내뱉은 여인은 사내를 쳐다보지도 않은채 입을 열었고, 그모습이 늘 일상인듯 그는 별다른 제스처없이 입을 열었다.
"후련해지려면 그놈을 처리해야 겠지요, 오늘은 그것보다 드릴말씀이 있습니다."
무슨일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기분이 나쁘긴 커녕 오히려 좋아보였던 사내였기에 여인은 잠시동안 침묵을 유지한채 고개만 살짝 끄덕일뿐, 그것도 뒤돌아 있었기에 확인하기 힘들었지만 하루이틀 보는게 아닌듯 사내는 재차 말을 이었다.
"이번에 바치는 혼까지 29명이 되는거잖습니까? 앞으로 15명 남은것이고요.. 그런데 일이 이렇게 된이상 시간을 좀 늦춰줬음 해서 말이지요"
알수없는 이상한 말임에도 불구하고 여인은 침묵으로 일관한채 사내의 말을 기다릴뿐이었고 아니나 다를까 그의 말은 그게 다가 아니었다.
"애초에 제가 이 일을 하게된 동기는 충분히 아실테고, 제 희망은 송두리째 뽑혀버렸으니 작은 복수나마 할수있게 도와주십사 하고 드리는 말씀입니다."
"무엇을 말이지..?"
"간단한일입니다. 처음에 계약하던당시 했던것처럼 지금 제가 갖고있는 이 혼과 그날밤 죽은 어떤이의 혼을 소환하여 살아있는 인간의 몸에 넣어주시는거죠"
"크크큭큭큭"
사내의 말이 재밌었는지 그 여인은 잠시동안 기분나쁜 웃음소리를 흘렸고 그는 마치 즐거운 클래식 음악을 감상하는듯한 얼굴로 흐뭇한 미소를 짓더니 입을 열었다.
"아니면 저 혼자 할수 있도록 가능한 힘을 제게 부여주시는것도 괜찮은 방법이지요. 이미 예전과는 비교할수 없을만큼 강해지셨지 않습니까? 젊음도 함께말이죠.."
"거의 90%는 계획대로 되었지 큭큭.. 아직 완성되진 않았다구 큭큭큭.. 지난번에 추가로 주입한 네힘이라면 그녀석을 없애고도 남는데 더 달라는걸 보면 뭔가 재밌는 일이라도 계획한듯 하구나?"
"흐흐흐.. 제가 놈을 죽이는건 충분한 고통을 맛보여준 후라도 늦지않습니다. 그리고 그 이왕이면 제손을 더럽히지 않고서 말이지요.."
"큭큭.. 좋다 지금껏 날 도운건 사실이니 그정도 못해주겠느냐? 크크크 좀더 말미를 줄테니 충분히 즐기고 오너라. 내 너에게 내 힘의 10할을 더 주입 해주도록 하지"
여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사내의 몸에 이질적인 강한 열기가 아지랑이로 피어오르는듯 하더니 이내 순식간에 체내로 흡수된듯 처음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호오~ 역시 대단하시군요 매번 보는거지만 실로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럼 전 이만 게임을 즐기러 가보도록 하죠"
무지 짧은 시간동안 벌어진 일이라 보통 사람이라면 무슨일이 있었던건지조차 분간하기 힘들었으나 그는 흡족한 미소를 지었고, 이내 나직히 입을열곤 방을 나섰다. 사내가 방에서 모습을 감추자 마치 자신의 일이라도 되는냥 즐거운 표정의 그 여인은 적막을 깨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 하늘에 태양이 두개나 있을 필요는 없겠지.. 안그런가? 선대 나이트메어.. 큭큭큭.. "
매번 허탕만 친탓인지 맥이 탁 풀려 집에돌아오자마자 자리에 털썩 주저앉은 난 깊은 한숨을 쉬었다.
혹시나 해서 강남서에 전화를 걸어 박형사님좀 부탁한다고도 해봤지만 예상대로 그의 실마리조차 찾을수 없었고, 마치 증발해버린 물을 찾는것처럼 불가능에 가까워 보이기만 했다.
이렇게 된 이상 기의 흐름을 느껴보는것 외엔 방법이 없다는 이야긴데.. 그도 거리가 한정적이니 근처에 있지않는이상 불가능했고.. 아무리 쥐어짜내도 명확한 답이 떠오르지 않자 없던 짜증마저 몰아칠 기세였다.
"아우 증말 뭐 어떻해야 되는건데.. 으아아아아"
'가뜩이나 나쁜머리 그만 탓하고 그냥 기다려보는건 어때?'
"뭐!!!!! 나 창문에서 뛰어내려?? 뛴다~??"
보다못한 나이트메어가 끼어들었지만 '가뜩이나 머리가 나쁘다'니.. 이게 사람을 뭘루보고.. 전학 오기 전만해도 나름 전교에서 상위권이었거든!?... 불난집에 기름을 붓는듯한 말에 분노게이지가 올라가는 나였다. 그치만 솔직히 지금 내가 할수있는건 아무것도 없으니.. 별다른 뾰족한 수가 생기지 않는 이상 기다리는것밖엔 없겠지..
'놈은 반드시 스스로 찾아올거다. 어찌됐든 네가 일을 방해한건 사실이니 가만히 내버려둘리가 없지. 게다가 꽤 아끼는듯한 동료가 눈앞에서 살해되었으니 말이야. 그러니 느긋하게 기다리는게 속편할꺼다.'
"흐음......."
그때 난 분명 놈을 노렸는데 뒤에 업혀있던 그자식이 대신 맞아죽는 바람에 놓쳤었지.. 문득 그때의 장면이 떠오른 난 처참하게 사방으로 튀는 살점들의 기억에 헛구역질을 하며 화장실로 향했다.
"우욱... 우웩....."
뭐 먹은게 없어 나올것도 없었는지 깨끗한 변기물을 한번 내리고 나와 다시 자리에 앉은 난 침대로 돌아와 누웠고, 어차피 기다려야 되는데다가 딱히 할일도 없었기에 억지로 이불을 덮으며 매우 이른 잠을 청하려 했다. 시간은 저녁 8시밖에 안되었으니.... 가만히 기다릴수밖에 없다면 체력보충이라도 해놓는게 신상에 이로울테니 말이다.
얼마나 지났을까 수십번도 더 이불을 뒤척이며 오지않는 잠과의 대치중이던 난 신경질적으로 이불을 벗어던지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물이라도 한잔 마실 요량으로 주방에 있는 냉장고로 발걸음을 옮기는 찰나 익숙한 소리에 책상위에 올려둔 휴대폰으로 향했다.
'지이이이잉'
메시지가 온 모양인지 진동음은 한번을 끝으로 멈추었고 휴대폰을 들어 확인한 난 왠지모를 익숙한 느낌에 사로잡혔다.
'이기준 어때? 마음에 드나?'
발신번호도 없는 문자한통에 온몸에 전률이 흐르던 것도 잠시, 알수없는 내용에 마음 한구석에 불안감이란 녀석이 싹트기 시작한 난 마치 보이지않는 사슬에 온몸이 결박당한듯 움직이지 못하고 마른침만 삼킬 뿐이었다.
"뭐가 마음에 드냐는거지? 도데체 무슨꿍꿍인거야.."
'하나.. 아니 둘인가...'
내 중얼거림과는 전혀 상관없어보이는 뜬금없는 나이트메어의 말에 의아함이 들어 되물어보려던 찰나, 이어지는 나이트메어의 외침에 난 무의식적으로 바닥으로 엎드릴수밖에 없었다.
요란한 폭발음이 터진것도 잠시 이어 들려온 파공음에 난 서둘러 거실로나갔고, 방금전까지 내가 서있던 자리는 마치 불에 심하게 그을린듯 타들어가고 있었다.
"나이트메어....우리집 말인데.. 자동 결계라는게 발동된다 했으니.. 나중에 원래대로 돌아가는거 맞지...?"
'아마도....'
순식간에 만신창이가 되버린 방의 모습에 스트레스가 쌓여감에 불안감은 짜증으로 바뀌어갖고,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할수는 없었기에 난 조심스럽게 양손에 기운을 모으기 시작했다.
여지없이 이어지는 공격에 난 모으고있던 기운을 양손을 들어 받아쳐버렸고, 사방으로 튕겨져 나간 기운에 의해 집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어있었다. 더이상의 스트레스를 받으면 놈들을 보기도전에 내가 죽을것같았기에 서둘러 밖으로 나가기 위해 다리에 기운을 모으기 시작한 난 빛과같은 속도로 현관앞까지 이동할수있었다.
'안돼!!!'
재빨리 손잡이를 잡고 문열 여는순간 나이트메어의 외침이 울린것도 잠시 순식간에 얼굴로 날아온 주먹에 방비조차하지 못한 난 그대로 날아가 벽에 볼썽사납게 처박혀버렸다.
"크허억.."
엄청난 충격에 고통스러워 하는것도 잠시, 앞에 서있는 녀석의 얼굴을 확인한 난 경악을 금치 못했다.
"크크큭 그동안 잘 지냈냐 빵셔틀?"
"....네가 어떻게..."
이윽고 뒤쪽에 내방 창문으로 넘어들어온 또한명의 사내역시 모습을 들어냈고.. 그 역시 익히 알고 있는 인물임에 난 아무말도 할수없었다.
"동혁아 현관 나두고 왜 창문으로 들어오고 지랄이야 등신같이 ㅋㅋ"
"그러게.. 괜히 '그분'말만 믿고 나름 기습한거였는데 영 시원치않네, 우리 빵셔틀 ㅋㅋ"
소소한 무서운 이야기 22
출처 - 웃대(못된야옹)님 -
13부. 기습
오늘도 어김없이 제시간에 햇님과 교대한 달님의 출근으로 야간업무를 시작하는 미약한 달빚이 온 세상을 어렴풋이 비추고 있었고, 그런 달빛에 의존해
골목을 어슬렁 거리는 한 사내가 있었다.
사내는 목적지가 분명한듯 발걸음에 망설임이 없었는데 마치 무슨 즐거운 일이라도 있는듯 입가엔 옅은 미소마저 흘리고있었는데, 주변이 어두운 탓에 가까이서 보지않는한 아무도 모를 노릇이었다.
이윽고 어느 집앞에 도착한 그는 주머니에서 작은 금속제질의 열쇠를 꺼내 익숙하게 문을 열며 들어갔고, 그곳이 사내의 집이란건 어렵지않게 짐작할수 있었다.
"다녀왔습니다."
집에서 부모님과 함께 거주하는듯 간단한 인삿말을 마친 그는 거실을 지나 안방으로 보이는 문을 열며 안으로 들어갔고, 그곳엔 어머니로 짐작되는 한 여인이 뒤돌아 앉은채 그의 출입을 허용하고 있었다.
"기분은 좀 후련해 졌나?"
어머니라 생각하기엔 어울리지않는 무미건조한 목소리를 내뱉은 여인은 사내를 쳐다보지도 않은채 입을 열었고, 그모습이 늘 일상인듯 그는 별다른 제스처없이 입을 열었다.
"후련해지려면 그놈을 처리해야 겠지요, 오늘은 그것보다 드릴말씀이 있습니다."
무슨일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기분이 나쁘긴 커녕 오히려 좋아보였던 사내였기에 여인은 잠시동안 침묵을 유지한채 고개만 살짝 끄덕일뿐, 그것도 뒤돌아 있었기에 확인하기 힘들었지만
하루이틀 보는게 아닌듯 사내는 재차 말을 이었다.
"이번에 바치는 혼까지 29명이 되는거잖습니까? 앞으로 15명 남은것이고요.. 그런데 일이 이렇게 된이상 시간을 좀 늦춰줬음 해서 말이지요"
알수없는 이상한 말임에도 불구하고 여인은 침묵으로 일관한채 사내의 말을 기다릴뿐이었고 아니나 다를까 그의 말은 그게 다가 아니었다.
"애초에 제가 이 일을 하게된 동기는 충분히 아실테고, 제 희망은 송두리째 뽑혀버렸으니 작은 복수나마 할수있게 도와주십사 하고 드리는 말씀입니다."
"무엇을 말이지..?"
"간단한일입니다. 처음에 계약하던당시 했던것처럼 지금 제가 갖고있는 이 혼과 그날밤 죽은 어떤이의 혼을 소환하여 살아있는 인간의 몸에 넣어주시는거죠"
"크크큭큭큭"
사내의 말이 재밌었는지 그 여인은 잠시동안 기분나쁜 웃음소리를 흘렸고 그는 마치 즐거운 클래식 음악을 감상하는듯한 얼굴로 흐뭇한 미소를 짓더니 입을 열었다.
"아니면 저 혼자 할수 있도록 가능한 힘을 제게 부여주시는것도 괜찮은 방법이지요. 이미 예전과는 비교할수 없을만큼 강해지셨지 않습니까? 젊음도 함께말이죠.."
"거의 90%는 계획대로 되었지 큭큭.. 아직 완성되진 않았다구 큭큭큭.. 지난번에 추가로 주입한 네힘이라면 그녀석을 없애고도 남는데 더 달라는걸 보면 뭔가 재밌는 일이라도 계획한듯 하구나?"
"흐흐흐.. 제가 놈을 죽이는건 충분한 고통을 맛보여준 후라도 늦지않습니다. 그리고 그 이왕이면 제손을 더럽히지 않고서 말이지요.."
"큭큭.. 좋다 지금껏 날 도운건 사실이니 그정도 못해주겠느냐? 크크크 좀더 말미를 줄테니 충분히 즐기고 오너라. 내 너에게 내 힘의 10할을 더 주입 해주도록 하지"
여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사내의 몸에 이질적인 강한 열기가 아지랑이로 피어오르는듯 하더니 이내 순식간에 체내로 흡수된듯 처음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호오~ 역시 대단하시군요 매번 보는거지만 실로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럼 전 이만 게임을 즐기러 가보도록 하죠"
무지 짧은 시간동안 벌어진 일이라 보통 사람이라면 무슨일이 있었던건지조차 분간하기 힘들었으나 그는 흡족한 미소를 지었고, 이내 나직히 입을열곤 방을 나섰다.
사내가 방에서 모습을 감추자 마치 자신의 일이라도 되는냥 즐거운 표정의 그 여인은 적막을 깨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 하늘에 태양이 두개나 있을 필요는 없겠지.. 안그런가? 선대 나이트메어.. 큭큭큭.. "
매번 허탕만 친탓인지 맥이 탁 풀려 집에돌아오자마자 자리에 털썩 주저앉은 난 깊은 한숨을 쉬었다.
혹시나 해서 강남서에 전화를 걸어 박형사님좀 부탁한다고도 해봤지만 예상대로 그의 실마리조차 찾을수 없었고, 마치 증발해버린 물을 찾는것처럼 불가능에 가까워 보이기만 했다.
이렇게 된 이상 기의 흐름을 느껴보는것 외엔 방법이 없다는 이야긴데.. 그도 거리가 한정적이니 근처에 있지않는이상 불가능했고.. 아무리 쥐어짜내도 명확한 답이 떠오르지 않자 없던 짜증마저 몰아칠 기세였다.
"아우 증말 뭐 어떻해야 되는건데.. 으아아아아"
'가뜩이나 나쁜머리 그만 탓하고 그냥 기다려보는건 어때?'
"뭐!!!!! 나 창문에서 뛰어내려?? 뛴다~??"
보다못한 나이트메어가 끼어들었지만 '가뜩이나 머리가 나쁘다'니.. 이게 사람을 뭘루보고.. 전학 오기 전만해도 나름 전교에서 상위권이었거든!?... 불난집에 기름을 붓는듯한 말에 분노게이지가 올라가는 나였다.
그치만 솔직히 지금 내가 할수있는건 아무것도 없으니.. 별다른 뾰족한 수가 생기지 않는 이상 기다리는것밖엔 없겠지..
'놈은 반드시 스스로 찾아올거다. 어찌됐든 네가 일을 방해한건 사실이니 가만히 내버려둘리가 없지. 게다가 꽤 아끼는듯한 동료가 눈앞에서 살해되었으니 말이야. 그러니 느긋하게 기다리는게 속편할꺼다.'
"흐음......."
그때 난 분명 놈을 노렸는데 뒤에 업혀있던 그자식이 대신 맞아죽는 바람에 놓쳤었지.. 문득 그때의 장면이 떠오른 난 처참하게 사방으로 튀는 살점들의 기억에 헛구역질을 하며 화장실로 향했다.
"우욱... 우웩....."
뭐 먹은게 없어 나올것도 없었는지 깨끗한 변기물을 한번 내리고 나와 다시 자리에 앉은 난 침대로 돌아와 누웠고, 어차피 기다려야 되는데다가 딱히 할일도 없었기에 억지로 이불을 덮으며
매우 이른 잠을 청하려 했다. 시간은 저녁 8시밖에 안되었으니....
가만히 기다릴수밖에 없다면 체력보충이라도 해놓는게 신상에 이로울테니 말이다.
얼마나 지났을까 수십번도 더 이불을 뒤척이며 오지않는 잠과의 대치중이던 난 신경질적으로 이불을 벗어던지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물이라도 한잔 마실 요량으로 주방에 있는 냉장고로 발걸음을 옮기는 찰나 익숙한 소리에 책상위에 올려둔 휴대폰으로 향했다.
'지이이이잉'
메시지가 온 모양인지 진동음은 한번을 끝으로 멈추었고 휴대폰을 들어 확인한 난 왠지모를 익숙한 느낌에 사로잡혔다.
'이기준 어때? 마음에 드나?'
발신번호도 없는 문자한통에 온몸에 전률이 흐르던 것도 잠시, 알수없는 내용에 마음 한구석에 불안감이란 녀석이 싹트기 시작한 난 마치 보이지않는 사슬에 온몸이 결박당한듯 움직이지 못하고
마른침만 삼킬 뿐이었다.
"뭐가 마음에 드냐는거지? 도데체 무슨꿍꿍인거야.."
'하나.. 아니 둘인가...'
내 중얼거림과는 전혀 상관없어보이는 뜬금없는 나이트메어의 말에 의아함이 들어 되물어보려던 찰나, 이어지는 나이트메어의 외침에 난 무의식적으로 바닥으로 엎드릴수밖에 없었다.
'엎드려'
"와장창..."
'쐐애애애애애액'
요란한 파공음을 흘리며 창문에서 날아든 기운이 아슬아슬하게 머리위를 스쳐지나가는 감각에 온몸에 소름이 돋는 나였다.
"쐐애애애애앵'
'콰가가강'
요란한 폭발음이 터진것도 잠시 이어 들려온 파공음에 난 서둘러 거실로나갔고, 방금전까지 내가 서있던 자리는 마치 불에 심하게 그을린듯 타들어가고 있었다.
"나이트메어....우리집 말인데.. 자동 결계라는게 발동된다 했으니.. 나중에 원래대로 돌아가는거 맞지...?"
'아마도....'
순식간에 만신창이가 되버린 방의 모습에 스트레스가 쌓여감에 불안감은 짜증으로 바뀌어갖고,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할수는 없었기에 난 조심스럽게 양손에 기운을 모으기 시작했다.
여지없이 이어지는 공격에 난 모으고있던 기운을 양손을 들어 받아쳐버렸고, 사방으로 튕겨져 나간 기운에 의해 집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어있었다.
더이상의 스트레스를 받으면 놈들을 보기도전에 내가 죽을것같았기에 서둘러 밖으로 나가기 위해 다리에 기운을 모으기 시작한 난 빛과같은 속도로 현관앞까지 이동할수있었다.
'안돼!!!'
재빨리 손잡이를 잡고 문열 여는순간 나이트메어의 외침이 울린것도 잠시 순식간에 얼굴로 날아온 주먹에 방비조차하지 못한 난 그대로 날아가 벽에 볼썽사납게 처박혀버렸다.
"크허억.."
엄청난 충격에 고통스러워 하는것도 잠시, 앞에 서있는 녀석의 얼굴을 확인한 난 경악을 금치 못했다.
"크크큭 그동안 잘 지냈냐 빵셔틀?"
"....네가 어떻게..."
이윽고 뒤쪽에 내방 창문으로 넘어들어온 또한명의 사내역시 모습을 들어냈고.. 그 역시 익히 알고 있는 인물임에 난 아무말도 할수없었다.
"동혁아 현관 나두고 왜 창문으로 들어오고 지랄이야 등신같이 ㅋㅋ"
"그러게.. 괜히 '그분'말만 믿고 나름 기습한거였는데 영 시원치않네, 우리 빵셔틀 ㅋㅋ"
"니들이 왜..."
"그건 알거없고, 니가 박지민하고 준석이 죽였다며? ㅋㅋ 새끼 빵셔틀주제에 뒤통수 치는 재주있다?"
"처음부터 재수없었다니까 저새끼는 딱 뒤에서 호박씨 까게 생겼잖냐"
"하긴.. ㅋㅋ 자 아무튼 이제 어떻게 요리해볼까나~ 여전히 허접한 이새끼를 ㅋㅋㅋ"
내앞에 서있는 두 인영의 존재로 인해 난 혼란에 빠질수밖에 없었다.
잘 알고있는.. 아니 알다 뿐인가, 과거 빵셔틀 시절에 죽고싶은 고통을 안겨준 같은 학교 같은반 녀석들인데...
'마음에 드냐던게 이런거였나..? ..박형사 이 개자식이..'
그들은.. 나 때문에 죽은 강준석의 패거리였던..
김민기 김동혁 이었다...
14부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