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무서운 이야기 25

그라시아스2013.04.12
조회669

출처 -웃대 (못된야옹)님 -

 

 

 

 

 

 

 

 

 

 

 

 

 

 

 

 

 

 

 

 

 

 

 

 

 

16부. 준비


























여느때와 같은 학교생활을 하고있던 난 종례시간이 끝나기 무섭게 서둘러 집으로 향했고, 어떻게보면 매번 이런식으로 자리를 벗어난탓에 아직까지 변변한 친구조차 사귀지 못한것일수도 있었다.
익숙한 교문을 지나 귀에 이어폰을 꼽고 좋아하는 멜로디를 감상하던 난 머릿속으로 울려퍼지는 나이트메어의 목소리에 짜증섞인 말투로 나직히 입을열었다.



"밖에선 되도록이면 말걸지말라고 했잖아 이상한놈으로 본다고.."



'뭘 새삼스럽게 이미 다 이상하게 보고있어 큭큭..'



"아우 증말.. 왜 뭔데그래?"



"딱히 뭐가 있는건 아니고 너무 태평해보여서 말이다..'



"그렇게 보이냐? 속으로 얼마나 불안해 죽겠는데.. 근데 아무리 그래봤자 뾰족한 수가 없잖아?.. 그날이 되봐야 결판이 날테니.."




'앞으로 '4일' 남았군'



"알고있으니까 강조하지마 짜증날려그러잖아.."




혼자말하며 걷고있는 날 주변사람들은 별희안한놈 다보겠다는듯 혀를차며 스쳐지나갔지만.. 이어폰을 끼고있었기에 어찌보면 전화통화 하는거라 생각해주는 사람도 있을거란 나름의 안도감으로 인해
별로 그런건 신경쓰지 않는 나였다.



익숙한 집에 들어온 난 서둘러 방으로 들어와 창문을 활짝 열었다. 나름 시원한 바람이 열린 창문틈새로 살랑살랑 불어들어옴에따라 커튼은 마치 춤이라도 추는듯 느낌있게 팔랑거렸다.


난 참았던 욕구충족을 위해 교복 안주머니에 있던 담배를 꺼내 입에 문채 불을 붙였다.




'고작 담배 피려고 빨리 들어왔냐 ..'




"고작 담배라니.. 너는 몰라 한번 중독되면 헤어나올수 없는 이느낌을..!! 교복입고 밖에서 필수는 없잖아 ㅎ"




'막아보이겠다더니 세상만사 팔자 좋아보이는구만..'




"딱히 지금 내가 할수있는일도 없잖아.. 단기간에 갑자기 '확~!!' 하고 강해질리도 없고.."




'그놈한테 질꺼같나..?'



"너도 그때 느꼈잖아.. 내 목을 움켜잡았던 그 살기.. 도저히 감당할수 있는 놈이 아냐..."




그때의 생각으로 인해 온몸을 부르르 떨며 진저리를 친 나는 다시 들고있던 담배를 한모금 깊게 빨아들였다.



"후우........"




세상이 어떻게 돌아갈려고 이런일이 생기는건지.. 또 하필이면 왜 내가 이런짐을 지어야하는지.. 난 답답한 마음이 웅어리져 있는듯 가슴이 꽉막혀있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럴수록 눈앞에 지민의 모습만이 어른거렸기에.. 더더욱 힘들고 지치고 있는지도 몰랐다.






'바보냐? 해보지도 않고 포기해버리게? 내가 보기엔 충분히 이길수 있다고 본다만..'




"어이구.. 왜이렇게 띄워주냐 부담스럽게 ㅋㅋ"




'내가 너에게 진실을 말했던 날 기억하고 있나?'




"그래 기억하고말고 재수없게 나랑 똑같은 얼굴 하고선.. 그리고.. 그날 준석이가 죽었잖아... 나때문에.. 어떻게 잊겠어.."




'그날 네가 했던것도 그럼 기억하겠지?'



'무슨..? 너 때렸다고 보복이라도 하겠다는거야?'




'....... 그게아니라 그날 넌 나한테 복수한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었지 네 목에 칼을 갖다대고 말야'




"아... 분명.. 그랬지 근데 그게 뭐 어쨌다는건데..?"




'그곳은 혼과 정신만이 들어올수있는 공간이다. 근데 넌 방에있던 커터칼을 어떻게 손에들수가 있었던거지? 그때 적잖히 당황했다고..'




"커터칼..? 모르겠어.. 너무 화가났었고 어느순간 그냥 손에 들려있던데.... 그게 그렇게 이상한거야?"




'그건 즉 네가 현실의 물건을 소환했다는 말이 된다.. 그렇다는건 네게 아직 숨겨져있는 힘이 있다고 난 생각하는데.. 뭔가 집히는거라도 없나?'



"흐음.... 전혀...."




'그걸 역이용한다면 그 공간에 존재하는 것도 이곳으로 소환할수 있다는 말이되겠지. 그럼 지금의 너보단 좀더 발전할수 있다고 본다만..'



"네말을 듣고있자니 무슨 만화영화속 주인공이라도 된 기분인데? 히히"



'..........'




난 왠지모르게 어깨를 으쓱하며 천진난만하게 웃었고 그게 마음에 들지않은 모양인지 나이트메어는 아무말도 하지않은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었다.





'그곳에 드나들수 있는건 죽은자의혼과 산자의 정신, 그말은 이 세상 모든 만물이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말이다. 인간들이 상상하는것 또한 정신의 일부분일터,
내 생각이 맞다면 아마 네 상상속에서 창조한 그어떠한것이라 할지라도 이곳으로 소환하는게 가능할거란 말이다.. '





"흠... 뭔가 대단한것 같긴한데 .. 중요한건 그걸 어떻게 하냐는거야... 난 도통 모르겠단 말이지..."




'내가 하고싶은말은 그러니 너무 낙담하고 포기하고 있지 말라는거다.. 시간도 얼마남지 않았으니 말이야..'





"꼭 우리 부모님같은 소리하고있네.. 걱정하지마. 보기엔 이래도 네가 생각하는것만큼 좌절상태는 아니니까.. 날 믿고 지켜보라고.."



'.........'




"그리고 몰랐던 사실 알려줘서 고맙다 나이트메어.."




'고맙긴.. 너와난 한배를 타버렸잖나? 당연한거지.. 큭큭'




"그래.. "




난 창밖으로 시선을 고정한채 담배 한개피를 떠 꺼내물었고, 이내 불을붙여 깊게 한모금 빨아들였다 내뱉었다.

뽀얀 담배연기가 시야를 가린탓에 답답할만도 했지만, 난 그런건 안중에도 없이 무언가 깊은 생각에 잠긴듯..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을 무심하게 바라볼 뿐이었다.







































지나치게 스산한 기운만이 멤돌고 있는 가운데 드라큘라라도 금새 튀어나와 목을 사정없이 물어뜯을것만 같은 음산한 지하실.. 그곳은 일전에 이상호와 박선우가 대화를 나눴던 그 장소였다.
그때와 다름없이 얼룩덜룩 하고 지저분한 배경은 무엇하나 달라진게 없었고 구지 그때와 다른게 있다면 그곳에 존재하는 사람이 세명이라는것과 이상호는 없다는것 정도겠다.


뭐가그리 신났는지 싱글벙글 웃고있는 박선우와는 달리 바닥에 주저앉아 고통스러운듯 몸을 부르르떠는 동혁과 민기는 점점 얼굴이 백짓장처럼 하얗게 변해가고 있었다.





"왜들그래? 마음에 안드나?"




"크으으윽.. 살려주세요.. 약속과 틀리지 않습니까......크흑.."



"약속은 됐으니 제발.. 이 힘좀 거둬주세요 제발... 더이상 못버티겠.. 크헉...."




선우는 고통스럽다는 그들의 울부짖는 소리에도 불구하고 마치 잔잔한 클래식 음악을 감상하는듯한 여유로운 표정이었고 이내 안타깝다는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약속? 난 니들이랑 약속같은거 한적 없는데 말이지 크크큭"




"그날.. 놀이터에서.. 분명 크흑...."



"제발.. 살려주세요 제발... 허어...억..."





"아아~ 그거? 그건 그냥 니들이 원해서 따라온거잖아.. 그래서 난 늬들한테 신비한 힘도 나눠줬고.. 근데 뭐가 불만이지? 크큭..큭... 애초에 내가 필요한건 니놈들 몸뚱이뿐이었어 알겠냐? 큭큭큭"





"크허허허허허헉...."


"젠자....아.........허억................."





"그래도 늬들덕분에 이기준의 성격을 어느정도 파악하는데 도움이되었으니 수고했단 말은 해야겠군, 크크큭큭큭.. 그리고 이정도 고통도 이겨내지 못하는것들이 그자식을 죽일수 있을것같나? 큭큭"





".................허억.."



"크으으............컥"






'털썩.. 털썩"






"혹시나 하고 기대한 내가 미친놈이지.. 그래서 그냥 원래계획대로 실행하는것뿐이니 너무 원망말라고.. 큭큭.. 어이..이봐 사람이 말을 하는데 뭐이렇게 조용...."





엄청난 고통이 몸을 훑고 지나간듯 끔찍한 비명을 지르던 그들은 의식을 잃은건지 죽은건지 어느순간 잠잠해졌고 갑자기 찾아온 적막의 인사에 선우는 귀찮다는듯 인상을 찌푸리며 그들에게 다가갔다.





"증말 허약해 빠져가지곤.. 벌써 끝이라니.. 짜증이 솟구치는군.."





선우는 쓰러져있는 그들의 코끝에 손가락을 갖다데며 숨이 붙어있는지 여부를 확인해 보았고 결과가 만족 스러웠는지 입꼬리가 금새 한쪽으로 올라가있었다.





"혼을 주입하는건 성공한것 같군... 큭큭"




선우는 손을 피며 무언가 알수없게 중얼거렸고 얼마지나지 않아 그의 손위엔 두개의 반짝이는 빛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내가 원하는 외형의 모습을 갖춰라"





선우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 반짝이는 두개의 빛덩어리는 움직이기 시작했고, 각기 김민기와 김동혁의 몸속으로 흡수되어 들어갔다.


잠시후 누워있는 그들의 몸에서 은은한 빛이 감돌기 시작하더니 머리부터 발끝까지 몸 구석구석이 묘하게 변하기 시작했고 이내 마치 영화속 늑대인간이 늑대로 변하는것처럼 보기 흉측하게
변해가기 시작했다.

모르는 사람이 이곳에 있었다면 그 괴기스러운 모습에 현기증이 날법도 했지만 선우는 그냥 무심하게 바라볼뿐이었고 들쑥날쑥 나왔다 들어갔다를 반복하며 변해가던 몸은
어느새 평범한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방금전까지 있었던 김민기와 김동혁과는 사뭇 다른 인간의 모습이었지만 너무나도 익숙한 그 모습에 선우는 흡족한 미소를 지은채 손을 거두었다.





"큭큭.. 이걸로 모든 준비는 끝.. 크큭큭..."




박선우는 이전과 다른모습을 한채 누워있는 그들에게서 시선을 고정한채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고, 그들의 모습을 안주삼아 한모금 깊게 들이마쉰 담배맛을 천천히 음미하며
천천히 자리에 주저 앉았다.




"후우~~~~~큭큭큭"




무슨 재미난 상상이라도 하는듯 실실 웃으며 담배를 태우던 그는 반도 타들어가지 않은 담배를 구석에 아무렇게나 휙 던져버리고는 나직히 중얼거렸다.






"이기준.. 일그러질 네놈 표정을 생각하니 웃음이 멈추질 않는구나 크큭.. 큭큭큭"










































멍하니 창밖을 내다보며 생각에 잠긴지 얼마나 지났을까 난 어느새 어둑어둑해진 주변환경에 의아해하며 마치 잠에서 깬듯 허둥지둥 고개를 돌리다 창틀에 머리를 부딪혀버렸다.



'쾅'



"크악!!!!!!!"



'개그하냐?'



"아니거든!?"




나이트메어의 말에 부딪힌 머리를 세차게 문지르며 퉁명스럽게 대답한 난 신경질적으로 창문을 쾅 닫고 침대로 돌아가 드러누웠다.




'지금까지 잤던거 아니었냐? 또자게?'




"아깐 생각중이었다고 생.각! 너무 머리를 써서 이제 정말 자야하는거고!"




'......................'





아무리 고민한다고 모든게 꿈이 될수는 없는거였고 내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더 나아가 내 소중한 사람들마저 이 혼란에 휩쌓일수도 있는노릇이기에..

문득 부모님이 생각난 나는 오랜만에 전화라도 드릴 요량으로 주머니에서 뒤적뒤적 휴대폰을 꺼내보았다.

생각해보면 서울에 온 뒤로 한번도 전화를 드린적이 없었네.. 간혹 문자나 한두개 보냈을뿐.. 죄송스런 마음이 비바람이 몰아치듯 거세게 불어오던 나였다.


익숙한 번호를 누르고 핸드폰을 귀에 갖다댄 난 잠시후 반가운 목소리를 들을수 있었다.




"여보세요~"



수화기 너머로 카랑카랑한 여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고 동생인걸 알아차린 난 무심하게 한마디만 내뱉을 뿐이었다.

아 일전에 내가 얘기 안했던가? 나한테는 두살터울의 여동생이 하나있다. 이름은 '이지윤'. 기집애가 얼마나 성깔이 더러운지 서울에 올라온 이유중 하나도 바로 그런동생이랑 같은공간에 있고 싶지 않아서기도 했다.
남들은 귀여운 여동생 잘좀 챙겨주라는둥 남매가 사이가 좋아야한다는둥 말이많지만.. 직접 이녀석을 경험해보고 나면 내가 왜이러는지 대충 고개를 끄덕이며 슬그머니 자리를 피하기 바빴다.




"엄마바꿔"




"뭐야 난또 누군가 했네 잘난 기준오라버니 아니심까!?"



"야 장난할기분 아니니깐 엄마나 바꿔"



"싫은데~? 그리고 지금 집에 나혼자있어 멍충아"



"에이 뭐야 그럼 핸드폰으로 해야겠네 끊는다."



"잠깐!"




"뭔데?"



"하나뿐인 여동생과 거의 세달만에 통화하는건데 태도가 그게뭔데! 죽고싶어? 요즘좀 안맞았지? 앙? 내가 찾아간다? 너 거기서 공부는안하고 계집질이나 하고 있는거아냐!?
내가 진짜 찾아........."



'딸깍'





머릿속에 위험경보가 울려퍼지자마자 본능적으로 전화기를 끊어버리는데 성공했고, 다행히 단련된 재빠른 대처덕분에 고막에 무리가 가는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귀따가워 죽겠네... 저놈 기집애가 성질머리하곤.."





난 부모님 휴대폰 번호를 누르고 통화버튼을 누르려다말고 잠시 고민에 빠졌고,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종료버튼을 누른채 휴대폰을 도로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그렇게 사이가 안좋던 여동생의 목소리임에도 불구하고 오랜만이라 그런지 아니면 지금의 상황때문인지 왠지모르게 그 목소리를 듣고나니 어느정도 기운이 났고, 나도모르게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번졌다.




"그래.. 모든일이 끝나고 그때가서 전화드리자.. 나에겐 돌아갈 곳이 있잖아? 그러니 무슨일이 있어도 꼭 살아남는거야"




'이제야 좀 제대로 할 마음이 생긴모양이군'




"원래부터 제대로 할 생각이었거든?!"




'인간들이 말하는 가족이란 아마 이런것이겠지..? 여동생의 한마디에 기운을 차린 지금의 너처럼..'




왠지모르게 쓸쓸한듯한 나이트메어의 말에 가슴 한켠이 짠.. 해지는듯한 난 최대한 밝게 웃으며 힘있게 말할뿐이었다. 이번 싸움에서 반드시 이겨야 나이트메어도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갈수 있을테니..







"그래 맞아.. 그러니까 절대로 지지않겠어..!!"





"큭큭... 기대하지.."














17부에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