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를 저희 엄마보고 모시라고 합니다.

고민2013.04.15
조회12,111

제목 그대로입니다.

저희 집 사정을 자세히 얘기하자면

시골에 계신 할머니는 저희 아버질 낳아주신 친 할머니가 아니시구요.

할아버지께서 새로 들이신 계모입니다.

아버질 낳아주신 친할머니는 지병으로 돌아가시고

아버지 5~6살 때 쯤 할아버지께 시집 오신 분이시구요.

아버지 밑으로 아들 셋을 낳으셨습니다.

 

그래서 둘재 작은 아버지와 아버지와의 나이차이는 7살 정도 나구요.

아버진 따지고 보면 장남이시지만 할머니의 온갖 학대에 초등학교만 간신히 졸업하셔서

쫓기듯 집에서 나와 남의 집 전전하시며 일을 배우셨습니다.

아버지께서 어머니와 결혼하시기 전 중동에 일하러 가셨구요.

그 돈을 보내서 작은 아버지들 교육비에 보태셨더라구요.

 

아버진 초등학교 졸업이지만 나머지 작은 아버지들은 모두 대학교 졸업이셨습니다.

 

한국에 돌아와 중동에서 일했던 돈들이 작은 아버지들께 모두 들어간 거 아시곤 허탈해하셨지만

결혼비용 다시 모으셨는데 저 할머니가 자기한테 돈을 맡겨놓으라고 구슬렸더군요.

부모님의 사랑이 고팠던 아버진 .. 돈 나올때만 잘해주시는 할머니임에도

잘해주시니까 (돈을 노린건데...)다 맡기셨답니다.

 

늦은 장가를 가기 위해 결혼비용 달라하니. 그 돈으로 땅을 샀다하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우리 엄마 친정집 제게는 외갓집이죠..

처가살이를 시작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하네요.

 

저희 엄마가 명절때 내려가면 몇 달은 그 집에 잡혀서 농사일 거들고 살림하고...

할머니는 그렇게 우리 엄마를 부려 먹었다고 합니다.

연락도 없고 오질 않는 엄마를 찾아 우리 외할머니가 시골에 가서 보니

엄마 꼴이 말이 아니어서 그 길로 짐싸서 다시 델꼬 오셨다고 하네요.

 

그 정도로 우리 아버지와 우리 엄마는 그 집에서 머슴과 식모일뿐

자식은 전혀 아니었다고 합니다.

 

그래도 아버지가 못 배우셨지만 기술도 좋으시고 똑똑하셔서 자리 잡아갈때쯤.

아버지께서 할아버지 일을  도와 드린적이 있었는데

할머니께서 할아버지와 아버지 사일 이간질 하셔서 두 분은 크게 싸우셨고

한동안 서로 왕래도 없으시다가

할아버지 돌아가시기 전에 연락이 되어서 보게 되었습니다.

 

할아버진 그렇게 돌아가시고 저희 아버지도 지병이 생기셔서

모아둔 돈 다 병원비로 들어가고 돌아가시게 되었구요.

엄마가 우리들 교육시키며 고생 고생 하셔서 저도 시집 보내고

제 동생도 담달에 시집을 갑니다.

 

그런데 얼마전 동생 시집 간다고 시골에 방문했는데

동생 시집가고 나면 그 할머니를 우리 엄마보고 모시라고 하네요.

 

어이가 없는건.. 땅욕심이 많아 우리 아버지 결혼비용까지 쓸어가서 산 땅들

작은 아버지들끼리 다 나눠 가지고 저희 엄마 앞으로 3000만원 가량 되는 땅 하나 주셨으면서

할머니앞으로 이제 재산 없으니  우리 엄마보고 모시라니요...

 

착한 우리 엄마 우리 키우고 아버지 병수발 한다고 30년이 다되어가도록 한번도 쉰적도 없이

일하셨습니다.

 

이 얘길 접한 우리 신랑이 너무도 열받아 하면서 울 엄마를 우리가 모시자고 하네요.

엄마는 사위에게 부담 주기 싫다고 완강하게 거절하고 있으신 상태구요.

 

제가 궁금한건... 이럴 경우 엄마가 할머니를 모시지 않게 되면 ..

혹시 노인 방임.. 이런거에 해당이 되는가요??

 

얼마전 친정에서 물건 정리하다가 중동에서 일할 때 아버지가 적으신 일기장을 발견했는데

읽다가 우리 아버지 불쌍해서... 정말 많이 울었거든요.

그 들이 우리 아버지께 한 일들 생각하면 진짜 화병걸릴 정도인데...

왜 할머니를 우리엄마가 모셔야 하는건지...

 

정말  고민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