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영 피곤해서 할 말이 없네요 === 왁자지껄하고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광장에 홀로 있자니 왠지 혼자만 외톨이 같이 어색해 주변을 혹시나 싶어서 주변들 두리번 거렸지만 '역시나... 있을리가' 휴대폰을 꾹꾹 눌러서 메세지를 보낸다-어디쯤 왔어요?- 메세지를 보내고 가방에서 책을 꺼냈는데 비가와서인지 종이를 넘기는 느낌마저 눅눅하게 느껴졌다 책을 몇장 채 넘기지도 않아 휴대폰 진동이 울렸다- 거의 다 왔어 넌 어디야? -- 분수대에 있죠 천천히 와요 - 얼마쯤 지났을까 누가 어깨를 툭툭 건드려서 고개를 드니 반가움에 절로 미소가 떠올랐다 "멀리서 봐도 넌지 알겠더라" 바로 말이 나오지 않아서 잠시 지그시 쳐다봤다 딱히 읽히는건 없지만 간만의 목소리를 음미하면서... 익숙하면서 조금은 생소한 얼굴이라 예전엔 이렇게 똑바로 쳐다보기가 참 힘들었는데 하고 생각하며 차오르는 감정을 담아서 말했다 "오랜만이네요" "그러게... 왠일로 먼저 연락하네?" "얼굴 까먹겠다 싶어서요 한번쯤 되새길 필요가 있죠" 후후하고 웃었다 남은 감정을 털어버리듯이 "우리 얼마만에 만나는거지?" "어디보자... 언젠지도 기억이 안나네요 한참 됐죠" "그때 이후로 처음인가?" 어느 그때를 의미하는지 잘 알수가 없어 갸웃하고는 "아마도요 그랬던것 같네요" 뭐 아무렴 상관없으니 "배고프죠? 뭐 먹으러 갈까요?" 하고 덧붙여서 대충 얼버무려 버렸다 화장실 간사이에 혼자서 창밖을 멍하게 보고 있노라니 그냥 예전 생각이 났다 그래봐야 그리 오래된 이야기도 아니지만 그때도 이렇게 비가 추적추적 내렸는데 "뭐야? 아직도 주문안했어?" 하는 목소리에 뒷덜미를 잡혀 현실로 지익 끌려왔다 "같이 주문해야죠" 맥주 별로 좋아하지 않는건 알고 있지만 우겨서 온 맥주집이라 그런지 괜히 시비다 툴툴대며 메뉴판을 휘적휘적 넘기는 모습을 쳐다보고 있으니 "왜?" 날카롭게 째려본다 미소로 눈빛을 뒤로 넘기며 고르시라는 공손한 손짓을 했다 그러고는 또 지긋이 쳐다보니 "음... 오늘 이상하네 할말있어?" 겨우 말꺼낼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 술에 취한 분위기에 어울리는 말인건 알지만 그럼에도 취하지 않은 기분에 정확하게 말하고 싶었다 혼자만 알고 있으며 그만인 생각임에도 언젠가 분명 꺼내게 된다면 어딘가에 의존해서 핑계삼고 싶지도 않고 그것 탓이라는 오해도 받고 싶지 않았으니까 "아뇨 그냥요 오늘따라 예뻐보이네요" 그런 내말에 싱겁다는 듯이 픽 웃고는 메뉴판으로 시선을 돌렸다 말하지 못했으니 앞으로도 계속 못하겠지 그걸로 된거다 ---- 있잖아요 가끔... 이렇게 보고있으면 마주하고 있자니 조금 슬퍼지네요 예전에는 그렇게 좋았었는데... 아뇨 그렇다고 지금 불편하고 그런건 아니에요 지금도 이렇게 보고 있으면 편해요 마음이 가벼워지고 즐겁고 좋은데 예전 같지는 않아서요 그때는 표현하지 않아도 저절로 읽어낼 수 있는게 많았어요 오히려 눈에 보이는게 너무 많아서 곤란했죠 정말 사소한거에도 같이 있다는게 함께 한다는게 충만감이 들었고 아!, 목소리도 참 좋았는데 별것 아닌 이야기, 시시콜콜한 사생활도 알고 싶었고 나를 보고 하는 말이 다 달콤했어요 그렇게 자꾸 마음이 기울어지고 관심이가고 주고싶은게 많았어요 그러고 보면 아프기도 참 많이 아팠고 속상하고 그랬는데 근데 그게 다 좋았어요 그랬었는데, 그랬던 기억은 있지만 이젠 아니라서요 물론~ 지금 그런 마음이 든다면 곤란하겠지만요 쿡쿡 지금은 늙어서~ 농담이구요 쿡쿡 변하기도 변했지만 무엇보다 당신은 그래도 여전히 좋은 사람이고 앞으로 이런 만남이 없다면 굉장히 섭섭하겠죠 근데 설레던 마음이 사라진 변해버린 내 마음이 그냥 조금 서글퍼져서요 내가 좋아하던 것들이, 사랑하는 것들이 더이상 좋아할 수 없을 때 그 기억만을 가지고 다시 마주하는건 소중한것들을 놓쳐버린게 아니라 다시는 찾을 수 없도록 영영 잃어버리게 되는거잖아요 애증같은 감정의 응어리가 아니라 담담해져 버리면... 헷, 그렇잖아요? --- 콧바람 새어나오는 웃음에 가슴이 아려왔다 "골랐어요?" "아니... 뭐 마시지?" "KGB?" "야 장난하냐? 술 같지도 않잖아" "그래도 도수는 높다구요..." "딴걸로 할거야" "코로나?" "탄산이 너무 많아서 싫어 이 레몬 빠야" "레몬이 어때서요 쳇쳇 그럼 그냥 호가든해요" "호가든? 음... 그래 그거 마시지 뭐 별루면 네가 다 마시고" "네에 네에 저기요~" 웨이터를 불러서 주문하고는 "이번엔 제가 살게요" "정말? 잠깐만 나 그러면 바꿀래 저기.. 뒤에 잭다니엘로.." "뭐라구요? 요즘 제 귀가 않좋아서..." 모르겠다 그럼에도 자꾸 마주하게 되는건 과거의 행복의 단편이라도 잡고 싶은 애착인지도 사고는 맥주의 거품처럼 부풀어올랐다 사그라들어서 어디에도 찾을 수 없다===
그 놈의 사랑 이야기 [상실]
오늘은 영 피곤해서 할 말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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왁자지껄하고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광장에
홀로 있자니 왠지 혼자만 외톨이 같이 어색해
주변을 혹시나 싶어서 주변들 두리번 거렸지만
'역시나... 있을리가'
휴대폰을 꾹꾹 눌러서 메세지를 보낸다
-어디쯤 왔어요?-
메세지를 보내고 가방에서 책을 꺼냈는데 비가와서인지
종이를 넘기는 느낌마저 눅눅하게 느껴졌다
책을 몇장 채 넘기지도 않아 휴대폰 진동이 울렸다
- 거의 다 왔어 넌 어디야? -
- 분수대에 있죠 천천히 와요 -
얼마쯤 지났을까 누가 어깨를 툭툭 건드려서 고개를 드니
반가움에 절로 미소가 떠올랐다
"멀리서 봐도 넌지 알겠더라"
바로 말이 나오지 않아서 잠시 지그시 쳐다봤다
딱히 읽히는건 없지만 간만의 목소리를 음미하면서...
익숙하면서 조금은 생소한 얼굴이라
예전엔 이렇게 똑바로 쳐다보기가 참 힘들었는데 하고 생각하며
차오르는 감정을 담아서 말했다
"오랜만이네요"
"그러게... 왠일로 먼저 연락하네?"
"얼굴 까먹겠다 싶어서요 한번쯤 되새길 필요가 있죠"
후후하고 웃었다 남은 감정을 털어버리듯이
"우리 얼마만에 만나는거지?"
"어디보자... 언젠지도 기억이 안나네요 한참 됐죠"
"그때 이후로 처음인가?"
어느 그때를 의미하는지 잘 알수가 없어 갸웃하고는
"아마도요 그랬던것 같네요"
뭐 아무렴 상관없으니
"배고프죠? 뭐 먹으러 갈까요?"
하고 덧붙여서 대충 얼버무려 버렸다
화장실 간사이에 혼자서 창밖을 멍하게 보고 있노라니
그냥 예전 생각이 났다 그래봐야 그리 오래된 이야기도 아니지만
그때도 이렇게 비가 추적추적 내렸는데
"뭐야? 아직도 주문안했어?" 하는 목소리에
뒷덜미를 잡혀 현실로 지익 끌려왔다
"같이 주문해야죠"
맥주 별로 좋아하지 않는건 알고 있지만
우겨서 온 맥주집이라 그런지 괜히 시비다
툴툴대며 메뉴판을 휘적휘적 넘기는 모습을 쳐다보고 있으니
"왜?"
날카롭게 째려본다
미소로 눈빛을 뒤로 넘기며 고르시라는 공손한 손짓을 했다
그러고는 또 지긋이 쳐다보니
"음... 오늘 이상하네 할말있어?"
겨우 말꺼낼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
술에 취한 분위기에 어울리는 말인건 알지만
그럼에도 취하지 않은 기분에 정확하게 말하고 싶었다
혼자만 알고 있으며 그만인 생각임에도
언젠가 분명 꺼내게 된다면
어딘가에 의존해서 핑계삼고 싶지도 않고 그것 탓이라는
오해도 받고 싶지 않았으니까
"아뇨 그냥요 오늘따라 예뻐보이네요"
그런 내말에 싱겁다는 듯이 픽 웃고는 메뉴판으로 시선을 돌렸다
말하지 못했으니 앞으로도 계속 못하겠지
그걸로 된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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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요 가끔... 이렇게 보고있으면 마주하고 있자니 조금 슬퍼지네요
예전에는 그렇게 좋았었는데...
아뇨 그렇다고 지금 불편하고 그런건 아니에요
지금도 이렇게 보고 있으면 편해요
마음이 가벼워지고 즐겁고 좋은데
예전 같지는 않아서요
그때는 표현하지 않아도 저절로 읽어낼 수 있는게 많았어요
오히려 눈에 보이는게 너무 많아서 곤란했죠
정말 사소한거에도 같이 있다는게 함께 한다는게 충만감이 들었고
아!, 목소리도 참 좋았는데
별것 아닌 이야기, 시시콜콜한 사생활도 알고 싶었고
나를 보고 하는 말이 다 달콤했어요
그렇게
자꾸 마음이 기울어지고 관심이가고 주고싶은게 많았어요
그러고 보면 아프기도 참 많이 아팠고 속상하고 그랬는데
근데 그게 다 좋았어요
그랬었는데, 그랬던 기억은 있지만 이젠 아니라서요
물론~ 지금 그런 마음이 든다면 곤란하겠지만요 쿡쿡
지금은 늙어서~ 농담이구요 쿡쿡
변하기도 변했지만 무엇보다
당신은 그래도 여전히 좋은 사람이고
앞으로 이런 만남이 없다면 굉장히 섭섭하겠죠
근데
설레던 마음이 사라진 변해버린 내 마음이 그냥 조금 서글퍼져서요
내가 좋아하던 것들이, 사랑하는 것들이
더이상 좋아할 수 없을 때 그 기억만을 가지고 다시 마주하는건
소중한것들을 놓쳐버린게 아니라
다시는 찾을 수 없도록 영영 잃어버리게 되는거잖아요
애증같은 감정의 응어리가 아니라
담담해져 버리면... 헷, 그렇잖아요?
---
콧바람 새어나오는 웃음에 가슴이 아려왔다
"골랐어요?"
"아니... 뭐 마시지?"
"KGB?"
"야 장난하냐? 술 같지도 않잖아"
"그래도 도수는 높다구요..."
"딴걸로 할거야"
"코로나?"
"탄산이 너무 많아서 싫어 이 레몬 빠야"
"레몬이 어때서요 쳇쳇 그럼 그냥 호가든해요"
"호가든? 음... 그래 그거 마시지 뭐 별루면 네가 다 마시고"
"네에 네에 저기요~"
웨이터를 불러서 주문하고는
"이번엔 제가 살게요"
"정말? 잠깐만 나 그러면 바꿀래 저기.. 뒤에 잭다니엘로.."
"뭐라구요? 요즘 제 귀가 않좋아서..."
모르겠다 그럼에도 자꾸 마주하게 되는건
과거의 행복의 단편이라도 잡고 싶은 애착인지도
사고는 맥주의 거품처럼 부풀어올랐다 사그라들어서 어디에도 찾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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